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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대한민국 개조론> 비판 : 2. 한미 FTA

조회 수 1416 추천 수 0 2007.08.20 17:44:31
대한민국 개조론 상세보기
유시민 지음 | 돌베개 펴냄
'대한민국의 실질적 개조'를 위해 유시민 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올리는 상소문! 2006년 2월,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되자 여론은 들끓었다. 시사평론가로 맹활약했던 그에게 보건복지 개혁의 희망을 품기도 했으며, 또 한편으로는 너무 혁명적인 성격이라 보건복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비판하기도 하였다. 1년 4개월 동안 장관으로 일하고 물러난 유시민이 임기 중 못다 이룬 대한민국 개조의 꿈을
 

이 책에서 한미 FTA 문제를 다룬 부분은 “선진통상국가, 박정희 대통령의 유산”과 “약제비 적정화와 한미 FTA” 정도다. 그중 후자는 보건복지부 업무와 관련된 각론이고 총론은 전자뿐이다. 이 챕터를 통해 한미 FTA의 정당성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박정희 대통령은 ‘성공한 독재자’이다.

2) 그 성공의 요인은 ‘수출주도형 불균형성장전략’이다.

3) 이 전략의 선택은 대한민국이 통상국가로 가는 운명을 부여했다. 다른 길은 다 봉쇄되었다. 대한민국은 이미 통상국가다.

4) 한미 FTA는 그 운명에 따라 예정되어 있는, 필연적인 선택이다.

5) 세계경제는 WTO 회원국이 150여개이고, 이미 체결된 FTA가 170개를 넘는 등 통합의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6) 내부개혁을 통해 우리의 규범과 제도와 정책이 국제사회의 요구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7) 한미 FTA는 단순히 관세 이하를 통해 한미 간의 무역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선진통상국가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다.

8) 대한민국은 밖으로는 선진통상국가 되어야 하고, 안으로는 사회투자국가가 되어야 한다. 



정말 좋은 얘기다. 무슨 얘기냐 하면, 내가 토론해 본 모든 노빠들은 기본적으로 이 틀 위에서 놀고 있었다. 그러니까 이것만 비판하면 된다. 정태인이 이 책의 서평 제의를 거절한 것도 이해가 간다. 안 이어지는 것들을 추상 수준에서 억지로 붙여놓은 이 논변이 참여정부와 그 지지자들이 지난 일년간 앵무새처럼 반복해 온 논변이기 때문이다.



첫째, 박정희식의 ‘수출주도형 불균형성장전략’은 ‘한미 FTA'와는 명백히 다른 정책이다. 그리하여 장하준과 같은 사람은 “청와대 386들이 박정희 콤플렉스가 있어 그와 반대로만 하려고 하다보니 FTA같은 걸 하게 되는 거다.”라는 논지로 말을 한 적이 있을 정도다. 박정희식 경제개발 정책은 국가가 주도하는 산업정책이 중심이다. 유시민 책에 나온 말을 인용하면, “국내에 축적된 자본이 없는 상황에서 산업화를 시작한 박정희 정부는 원조와 차관 등 해외에서 조달한 투자 재원을 수출 중심의 경공업에 집중 투입한 다음 중화학공업으로 주력 산업을 교체하는 방식의 압축적 산업화를 추진했습니다.” 이런 정책은 FTA가 설파하는 자유무역의 이념과 명백하게 배치된다. 그저 양쪽 다 수출 늘리는 정책이라고 같은 것이 아니다.


박정희가 ‘성공한 독재자’라면, 왜 성공한 그 방법을 따르지 않는 것인가? 그게 아니라 박정희의 전략이 현 시대의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왜 한미 FTA가 박정희의 정책에 필연적으로 예정되었던 것이라고 ‘구라’를 치는 것인가? 선진국들은 후진국들에게 언제나 자유무역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왔다. 유시민에게는 논리적으로 두 가지 길이 있다. 첫째는 그 논리가 언제나 보편타당하며, 박정희가 저런 식으로 통제 안 하고 자유무역을 했다면 대한민국이 더 발전했을 거라고 주장하는 것. 둘째는 그 논리가 후진국에는 타당하지 않지만 대한민국 정도 레벨의 국가에는 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 그런데 그는 이 두 가지 길을 거부하고 '박정희=한미 FTA'라는 공식을 기입한다. 거짓말이다. 저열한 정치적 책동이다.



둘째, WTO와 FTA는 궤가 다른 문제다. 다자간 무역협상인 WTO가 완전히 시행된다면 양자간 무역협상인 FTA는 존재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니까 WTO 운운하며 개방이 대세라는 건 역시 개념을 대충 꿰어맞춘 ‘거짓말’에 해당한다. 그리고 그 ‘체결된 170개의 FTA'에 대해 말하자면, 그 중에서 한미 FTA만큼 덩치가 큰 FTA는 하나도 없었다. ‘통합의 가속페달’, 아니 FTA의 가속페달을 밟은 것은 세계경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참여정부다. 그러니까 진취적인 선택이라고 자랑하는 게 아닌가? 아니 어디서는 필연적이라고 강변하고 어디서는 진취적이라고 자랑하면 그게 말이 될 소리인가? 제발 주어와 술어는 명확하게 연결하자.



셋째, 그는 FTA가 단순히 무역 더 하자는 조약이 아니라 선진통상국가를 위한 내부개혁을 위한 조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문장의 의미를 명확히 하자면, 대한민국 정부는 통상국가를 위한 개혁을 할 능력이 없으니 미국자본을 끌어들여 글로벌 스탠다드로 제도가 재편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서 ‘글로벌 스탠다드’란 ‘미국식 체제’를 의미한다. 이익집단들의 반발이 두려워 개혁을 외국 자본의 힘으로 추진하겠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오는 걸까? 그리고 미국 자본에 의한 개혁이 반드시 국익에 합치할 거라는 확신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피부색 노란 미국인 변호사가 던져준 프리젠테이션 자료에서? 


이런 정책이야 말로 국민투표감인데 그저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동의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얼버무린다. 국민의 여론수렴없이 국회만 동의받으면 된다는 식의 절차적 민주주의자라면, 왜 탄핵 때는 그렇게 울부짖으면서 끌려나갔을까? 절차적으로 볼 때, 당시의 탄핵은 ‘국민의 선택’이 아닌가? 물론 당시 국회의 선택은 곧 전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왔지만, 탄핵이 가결되던 당시에는 그걸 알 수 없었다. 미리 알고 울었다면 미아리에 점집이나 차릴 일이고. 또한 지금은 왜 책을 내면서 ‘국가의 주인인 국민’에게 읍소하고 있을까? 그저 국회에 읍소하면 될 일 아닌가? 국회가 생까면 그것을 국민의 뜻으로 알면 될 일이고. 자기 편할 땐 국민의 말을 들어야 되고 자기 불편할 땐 국회 비준만 통과하면 된다는 이런 정신세계를 가진 분이 얼마나 낯짝이 두꺼운지 ‘민주적 리더십’ 운운한다. 가소로운 일이다. 



넷째, 미국 자본의 힘으로 개혁하여 선진통상국가로 가겠다고 주장했으면 적어도 “대한민국은 밖으로는 선진통상국가 되어야 하고, 안으로는 사회투자국가가 되어야 한다.” 따위의 거짓말은 늘어놓지 말아야 한다. 이 문장은 한미 FTA가 ‘단순한 통상조약’일 경우에야 겨우 의미를 지닐 수 있는 문장이다. 한미 FTA 반대론자들, 그리고 세계은행의 권고는 미국과의 FTA는 ‘단순한 통상조약’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몇몇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협정으로 인해 시장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능력이 아예 사라지게 될 거라는 것이다. ‘투자자-직접소송제’는 뻘로 있나? 그런 제도들을 다 받아들여놨으면서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일까? 미국 정부는 FTA 협상시 한국의 법과 제도를 자기들 무역하기 편하게 바꾸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는데, ‘안으로는 사회투자국가’가 되겠다니, 무슨 수로? 그리고 만일 그런 압력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선전했던 ‘개혁’의 효과는 어디로 가는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하지 않고 좋은 건 둘 다 가지려는 이 독특한 심보에 ‘유시민 심보’라는 이름을 붙일 것을 제안하는 바이다.


노무현 대통령과 유시민은 모두 비전2030이 언론과 진보세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억울해한다. (정말 이놈의 정부는 억울해하라고 뽑아준 모양이다.) 설령 그게 쓸모있는 정책이라 해도 턱밑에 한미 FTA라는 이슈가 있는데 이슈화될리도 없거니와, 한미 FTA 이후에 그 정책들이 실행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그들은 답변한 적이 있는지? 한미 FTA가 단순한 통상협정인지, 아니면 단순한 통상협정이 아니라면 국가의 시장통제력은 어느 정도 남게 되는지, 그 통제력 안에서 적합한 정책은 무엇인지를 설명한 적이 있는가? 그런 설명이 없다면 저 논변은 공중에 붕뜬 논변일 뿐이다. 그저 오늘은 낚시하고 내일은 농사짓겠다는 식의, ‘좋은 게 좋은 거지.’ 수준의 변명이다.    



다섯째, 한미 FTA처럼 사회 각 분야에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이슈에 대해 논하려면 적어도 각 부문별로 분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저 느슨한 총론에는 그런 ‘개념’이 존재하지도 않는다. 정말이지 한심한 일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반대론자들과 논쟁을 하겠다는 건가?


유일하게 존재하는 각론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에 약제비 적정화를 위해 자신이 뭔가 좋은 일을 했다는 변명뿐이다. 그냥 FTA하면 약제비가 치솟을 수 있었는데 자신이 직전에 제도개혁해서 막아냈단다. 그 말이 맞다고 치자. 그러면 미국자본이 와서 개혁을 해줄 거라는 그 잘난 믿음은 어떻게 되는 걸까? ‘개혁’은 FTA와는 또 다른 문제라는 걸, 미처 개혁이 안 된 상황에서 개방이 되면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유시민의 ‘잘난 척’은 무의식적으로 발설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일이 있었다면 다른 분야에서는 해야 할 법제화를 제대로 추진했는지 살펴보는 것이 최소한 영장류의 두뇌를 소유한 자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보건복지부는 미리 법제화를 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내가 잘났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에 대해선 말 안한다. 하지만 FTA는 좋은 거다. 미국자본이 우리를 구원할 것이다.” 이걸 지금 뭐라고 불러줘야 하나? 논증? 말? 거짓말? 괴성? 허튼 소리? 어린이 옹알이? 비문? 명명하기도 귀찮으니 읽는 사람이 알아서 선택하셨으면 한다. 



또한 FTA 반대론자에 대한 비판을 요약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a) 박정희 경제체제의 대안으로 박현채의 <민족경제론>이 있었다.

b) 박정희의 선택으로 인해, 그 대안은 ‘이론적 모색’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제 와서 그것을 되돌릴 수는 없다.

c) 박현채의 제자들은 ‘수출주도형 불균형성장전략’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운동세력이 되었다. 그들이 ‘민주화 세력’이다.

d) 지금의 실정에서 FTA 반대는 ‘민족경제론’과 같은, 실현될 수 없는 안티세력에 불과하다.

e) 그들은 자신이 무조건적인 개방반대론자가 아니지만, 한미 FTA뿐만 아니라 모든 FTA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적인 개방반대론자가 맞다. 

f) 박현채 선생이 살아계셨다면 한미 FTA에 찬성했을 것이다.



a에서 c까지는 동의하지만 d,e,f는 궤변이다. 첫째, 한국 정도로 개방화가 진척화된 사회에서 ‘무조건적인 개방반대론자’하려면 적어도 WTO 탈퇴정도는 주장해야 한다. 그런 사람 대한민국에 없다. 지금이 대원군 시대인가? ‘쇄국주의자’라고 몰아붙이게. 둘째, 박현채의 제자들이 주장한 ‘외채망국론’이 들어맞지 않았던 것은 한국의 외자도입은 한국정부가 주도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한미 FTA는 (김영삼 정권 때의 무분별한 단기 외채도입과 마찬가지로) 그 모든 의사결정을 미국 자본에게 넘기겠다는 건데, 그 발상은 외채망국론이 잘 들어맞을 법한 나라를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참여정부만큼 박현채를 사랑하는 집단도 없는가 보다. 입으로는 박정희가 맞고 박현채가 틀렸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박정희가 틀렸고 박현채가 맞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쓴다. 이쯤되면 정신분석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나, 그들의 음험한 정신세계를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상식인의 건전한 욕망이 그 위험한 시도를 가로막는다.


요약하자면 유시민의 한미 FTA 옹호론은 무식함을 드러내고, 독창적이지 않으며, 기본적인개념들의 사용이 옳지 않다. 이런 주장에도 국운을 걸 수 있다는 게 한국 사회가 지금 처한 곤경의 본질이다. 그렇지만 저런 말을 글로도 떳떳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슬픈 일이다.


 


익명

2007.08.21 00:31:06
*.94.41.89

제일 처음 이 부분만. "'수출주도형 불균형성장전략’은 ‘한미 FTA'와는 명백히 다른 정책이다" 라 하셨는데, 유시민이 이 두 가지가 같은 정책이라고 한 적 없습니다. 현재 시점에서 박정희의 유산에 의해 '필연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정책이라고 했을 뿐이지요. (부언하자면, 이 둘은 수출을 중시한다는 측면에서 비슷할 뿐 그 외에는 많이 다르답니다. 뭐가 어떻게 다른지는 유시민의 책을 정독하셨다면 아실 수 있겠죠.)

루니

2007.08.21 02:14:17
*.43.242.68

듀나 게시판에서 H님 이시죠? 열열히 유시민의원 지지하시더니^^

하뉴녕

2007.08.21 08:22:49
*.176.49.134

정독해도 다르다는 얘기, 그 책에선 없더군요.

익명

2007.08.21 10:25:00
*.94.41.89

루니/ 듀나 게시판을 통해서 이 링크를 들어온 건 맞구요, 저는 H님은 아닙니다.

윤형님/ 보통 책쓰면서 저자가 "정독하면 알 겁니다" 라고 쓰지는 않죠. 크게 다른 점 한 가지만 들자면, 일방적인 국가 주도형이냐, 민간 주도냐 하는 것이겠죠.

수출 주도형 전략이 과연 우리 현실에 맞는 것이냐에 대해서 여러 가지 논의를 할 수는 있겠습니다만...

익명2

2007.08.21 11:07:14
*.106.15.143

책의 내용에 대한 진위 여부를 넘어서
그 논의 자체에 대한 평가를 한 글인데
익명님의 글은 생뚱맞은 것 같군요.
한미FTA의 논의에서 한나라당계열과 정권지지자계열이 같이 찬성하면서도 논의의 방점이 다른 이유를 익명님이 극명하게 보여주시네요.
-책에 대한 평가
-한미FTA에 대한 평가
-책에 담긴 한미FTA에 대해 유의원의 인식에 대한 평가
이 세가지는 다릅니다.

익명2

2007.08.21 11:09:36
*.106.15.143

엇, 윗 리플 수정이 안 되네요.
-책에 담긴 한미FTA에 대해 유의원이 가지는 인식에 대한 평가

하뉴녕

2007.08.21 11:33:13
*.176.49.134

익명/ 설마, 농담하신 거죠? 설마하니 제가 책에서 '정독하면 다르다.'는 구절을 찾길 원했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정독해 봐도 그 책엔 그런 얘기가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그 논변 자체가 짧아서 오해의 여지도 없어요. 님이 덧글에 쓰신 내용은 그 책의 내용이 아니라 그 책의 빈공간을 채우려는 님의 상상력의 산물입니다.

김대영

2007.08.21 08:49:14
*.138.147.134

책은 안읽어봤지만... 도대체 박정희의 "국가주도형수출드라이브" 정책이 왜 필연적으로 "한미FTA" 체결을 지지하는지 알 수가 없네... 갸우뚱... 그냥 단순하게 이제까지 계획경제를 했으니까 앞으로는 자유시장경제로 가야한다 이건가?...(니미 좆또 유치하다...ㅋㅋ)

하뉴녕

2007.08.21 11:28:46
*.176.49.134

그런 설명도 없어. 정말 위에 적은 논변이 전부야. 박정희가 통상국가를 만들어서, 다른 길이 없으니까, 한미 FTA는 해야 한다. 박정희의 선택이 이미 한미 FTA를 내정했다...

찬반 여부를 떠나 경제학적으로 지나치게 허접한 논리지. A=~A, 거의 동일률을 어기는 수준이야.

우와아앙

2007.08.21 13:24:09
*.94.44.1

댓글 보고 듀게에 가봤는데 그곳에 계신 유빠분들... 참 경악하게 만드네요.
이명박빠들 보다 더 이명박스러운 마인드를 가지고 계시다니..
참 이상한게 노빠들이 분화되고 업그레이드 되어 유빠가 되었을텐데 그 노빠들만도 못하네요.
노빠들은 지키지는 못했지만 겉으로나마 상식이 통하는 사회니 민주적 절차니 하는 대의명분을 내세웠는데 듀게의 유빠들은 그런 대의명분조차 귀찮은듯 벗어던지고 막나가고 있군요.
유시민 옹호를 위해 사회적 약자를 잉여인간 취급하며 사회적 약자를 위한 최소한의 논의조차 민노당식 뜬구름 잡기로 붉은색 칠해버리는 모습은
경선 연설때 "누가 나에게 돌을 던질 수 있습니까" 외치던 이명박의 모습과 똑같아 소름끼치네요`

익명

2007.08.21 13:48:11
*.94.41.89

익명2/네, 다 다른 거죠. "한미 FTA"와 "FTA"도 다른 거랍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글의 첫머리에, 책에서 얘기된 내용과 다른 얘기가 마치 유시민이 이렇게 썼다라는 식으로 묘사되어 있길래, 그게 아니라고 댓글을 달은 건데 그게 왜 "생뚱맞"죠? 모르겠네요.

익명

2007.08.22 00:56:37
*.94.41.89

독해력이 부족하신 분 같군요. (친절하게 설명하자면) 본문 첫째 단락에서 박정희식 수출전략이 FTA와 다르다는 것을 엄청나게 강조하고 있죠? 그런데 유시민은 "'박정희=한미 FTA'라는 공식을 기입한다" 라고 써져 있죠? 그래서 제가 유시민은 '박정희=한미FTA'라고 한 적이 없다라고 한 것인데, 이게 이해가 안되시나요?

유까/유빠의 이분법도 참 편리하게 사용하시는 것 같고. 뭐 저를 까로 보시든 빠로 보시든 상상은 자유겠습니다만, 무지개는 총천연색이랍니다. (이것도 굳이 친절하게 밝혀드리자면) 유시민이 최소한 이명박보다는 낫다고 보는 평범한 시민이랍니다.

나원참

2007.08.22 05:58:29
*.39.213.114

익명/독해력이 없는 건 어느 쪽이예요? '박정희=한미FTA'라는 기호는 전자에 의해 후자가 필연적으로 도출된다는 유시민의 주장인 거고, 그게 그냥 '논리적'으로 봐서도 서로 연관없다는 얘기를 여러 사람이 성의있게 주구장창 하고 있는건데, 누가 언제 같은 거라고 했냐느니 그런 쓸데없는 소리는 왜 하는 겁니까? (설마.. 니네 언제 유시민이 '박정희=한미FTA'라고 그랬다고 우기는 거야~ 라고 하는 거라면 정말이지 어이없는 피식~) 30년 이상 일본 식민지 노릇 했으면 해방된 후에도 그 '규정'을 벗어날 수 없는 건가 보죠?

얼음공주

2007.08.21 14:45:08
*.134.88.150

블로그 구경잘 하였습니다. 블로그에 필요한 동영상, boom4u.net 도 구경 오세요~~

永革

2007.08.21 15:46:33
*.152.93.194

눈팅만 하다 처음 댓글 답니다. 인간이 어떻게 망가졌을까 궁금하기는 한데 읽기는 싫은 책이었는데, 비판하신 내용을 보니 얼마 전 부산대 강연문이던가에서 읽었던 내용에 조금 살 보탠 수준으로 짐작되네요.

김지하나 박노해를 보며 실망했던 윗 세대의 마음이 이러했을까요. 개혁당 부술 때 분노했지만 그래도 장관되기 전까지는 가끔 정당 개혁 떠벌여서 일말의 기대는 버리지 못했는데, 이젠 그가 지식소매상으로서 썼던 책들도 그냥 모두 버리고 싶네요.

tango

2007.08.21 17:32:20
*.51.10.39

永革님, 그 책들 걍 버리시길...

유시민은 무슨 일을 하든 튀어보이고 싶어하는
정치적 동물일 뿐이라고 보여집니다.

걍 저 하나 나가서 열린당 합류하면 될걸
지가 만든 개혁당 지 스스로 깨면서,
(아주 비민주적인 방식으로 깻죠 아마)
마치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로 들어가는 듯한
비장미를 뽐내고 자빠졌던 인물아니겠습니까?

이라크 파병 시, 끝가지 고뇌하는 '척'하면서
"(파병에) 반대하지만, 찬성한다."며 똥폼잡은 것이나,

최근 국민연금 개정안 상정시,
누가 해도 당연히 해야 할 일 하고있으면서,
그것도 정치적 조율에 실패할 법도 한 이상한 안 하나
상정해놓은 주제에, 마치 '누구도 손 대지 못했던 난제 하나
풀어놨는데, 정치권 때문에 미래세대의 복지가 땅에 떨어지게
생겼다'는 식으로 선동하며 사퇴하네 어쩌네 벼랑끝 전술 펼쳐댄
것이나....뭐 처음부터 캐쥬얼 차림 등원으로 '주목' 받았던
정치인 유시민의 정치역정이란, 탁월한 관심끌기 전술 이상의
콘텐츠 따위는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익명

2007.08.22 01:02:16
*.94.41.89

이건 인상비평의 전형이군요. 이런 식이라면 tango님에게 "컨텐츠"가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을 사람이 누가 있을지 ?

tango

2007.08.22 16:40:13
*.51.10.39

인상비평의 전형이라...는 님의 말씀은
결국 인상비평은 쓸모없는 것이란 말씀인가요?
인상비평은 인상비평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법이지요.

제 댓글이 '인상비평의 전형'이라고 보신 님의 코멘트가 제 댓글의 '주관성'에 대해 비판하신 거라면,
글쎄요. 제가 보기엔 유시민의 행적에 대해 꽤나
팩트에 근거한 논평이었다고 생각하는데...그걸 뭐
주관적 인상비평일 뿐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더 할 얘긴
없군요.

익명

2007.08.22 19:28:13
*.94.41.89

한나라당 경선이 한참 진행 중일 때 전여옥이 했던 말이 생각나는군요. "정부에서 이명박 죽이기를 한다는 것은 [팩트]다" 라고 했었죠 아마도? 팩트와 견해를 혼동하지는 마십시다. 저도 이만.

people

2007.08.22 10:50:04
*.217.28.87

유시민과 같은 사람들의 생각은 "세계화=거스를 수 없는 흐름=FTA=한미FTA"이지요. 저런 사고가 정책의 수준에서 묻어나오기 시작한건 김영삼 때부터였지만..

양녕대군

2007.08.22 21:27:03
*.24.179.119

이럴때 정혜신씨가 한겨레 칼럼에 한방 쏴 줬으면 좋겠어요 "유시민의 분열증적 정치행보: 박정희에 대한 남근선망 컴플렉스와 민중살해 욕구" 뭐 이런...

'개조'라,,,,

2007.08.23 09:16:17
*.125.118.80

권위적 계몽주의를 잔뜩 묻힌 '개조'까지 같다붙인 책 내용이 궁금하긴한데, 책값이 만원이 넘는군요. 저도 읽고 까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못까는 현실,,,

개방이살길

2007.08.24 02:21:28
*.229.49.14

다들 뭣도 모르면서 유시민 욕만 하고 있군여.
우리나라는 개방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나라입니다.
FTA는 개방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구여.
FTA는 전세계에서 170여개 국가가 하고 있는 것입니다.
FTA는 전세계적 추세로서 이는 자유개방경제로 가는
피할 수 없는 세계적 흐름을 상징합니다.
과연 한국이 이런 흐름을 무시하고 계속 세계경제 속에서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피할 수 없다면 받아들이면서 문제가 있다면 해결하려는 노력을
해야지 피할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지 말자고 하는 것은 무슨
개념입니까?

칠레를 보십시오. 46개국과 FTA를 맺었고, 그덕에 세계 여러
경제선진국이 남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칠레에 투자하려 하고
있다는 한국경제신문 기사를 한번 보십시오. FTA는 잘만 활용하면
충분히 기회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질 수 있습니다.

대안없이 비판만 하는 여러분들을 보니 한숨만 나오는 군요.
그저 FTA반대만 외치면 진보이고 뭔가 되어보이는 듯 착각하는
분들 각성하십시오.

하뉴녕

2007.08.24 02:58:16
*.176.49.134

1. 유시민이 한 말과 똑같은 말...:) 그 논변(?)을 논파하는게 이 글의 주제인데...ㅋㅋ

2. 어익후, 님이 생각하는 대한민국의 발전모델은 무려 '칠레'로군요. 놀랍습니다. ㅋㅋ

김대영

2007.09.11 12:22:01
*.43.145.8

역시 공부하는 사람은 이래야 됩니다. 퍼온 글인데 한번 읽어들 보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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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간의 독재의 터널을 지나온 우리나라에 있어 민주화가 되었다는 지금까지도 정치권의 구태를 보고 있는 것은 분명 괴로운 일이다. 하지만 그나마 시민사회의 발전과 민주의식의 성장으로 구태 정치인마저 옛날처럼 쉽게 행동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한 역사적 진보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이들 구태 정치인들보다 더욱 위험한, 새로운 종류의 정치인들이 더욱 큰 우려를 자아낸다. 말로는 온갖 신선함과 개혁적인 것이 자기 것인 양 하고, 소외계층을 생각하는 척 하고, 구태세력에게 시비를 걸어 대치하는 듯하지만, 정작 권력을 잡았을 땐 구태세력과 다름없는 정책을 더 과감하게 추진하고는 또 다른 말의 성찬으로 안 그런 척 하는, 그런 부류들 말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인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이 지난 주말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그가 장관시절 '국정 브리핑'에 기고 한 글의 일부를 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 보는 대한민국은 슬픔으로 가득한 세상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장애를 안고 나온 아기들, 부모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 의지할 자식도 재산도 돈도 없는 노인들, 원인조차 모르거나 원인을 알아도 고치기 어려운 질병에 걸린 이들, 교통사고나 산업재해로 장애를 얻은 어른들, 자신에게 닥친 크고 작은 시련과 삶에 대한 회의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려는 사람들, 일해도 일해도 가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사람들. 이 모두가 보건복지부의 이른바 '정책고객' 또는 '정책수요자'들이다. 대한민국 사회의 빛과 그늘 가운데 보건복지부는 주로 그늘을 살피는 일을 맡고 있기에, 과천 청사 보건복지부 장관실에서 바라보는 세상은 눈물과 회한, 슬픔과 절망으로 넘쳐 흐른다...' - 지난 3월 6일, 국정브리핑 공직자 칼럼 기고문 중

필력이 좋은 그의 글에선 소외계층에 대한 애정이 넘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지낸 그가 장관시절 정작 한 일은 무엇이었나. 그가 장관 시절 앞장 서 추진했던 의료급여 본인 부담금 부과, 무상 예방접종 사업 무산, 국민연금 개정안 등 하나씩 짚어보자.

소외계층을 위한 의료급여제도, 무상원칙 무너뜨린 유시민

사회복지 지출은 OECD 최하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도 그나마 오랫동안 잘 자리 잡은 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제도가 있으니 그것이 의료 급여제도다. 의료 급여 제도는 유시민 전 장관 표현대로 소득이나 재산이 매우 적거나 희귀 난치성 질환에 걸린 국민이 돈 없어서 죽는 일이 없도록 무료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이다.

참여정부 들어 이 제도의 발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방치되었다 싶었던 희귀성 난치병 질환자 등을 급여 대상자에 새로 포함시켰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 발전을 거꾸로 돌려놓은 것이 유시민 전 장관이다.

지원 대상을 늘리니 자연히 재정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 책임이 '의료 쇼핑'을 즐기는 등 혜택을 남용하는 소외계층에게 있으니 병원 갈 때마다 돈을 내라며 이른바 ‘본인 부담금’을 도입한 것이다. 당연 질병이 많은 고령자나 만성질환자 등 건강상 취약한 이들이 주로 많은 의료급여 수급자가 일반 건강보험 가입자보다 병원 이용이 많은 것은 전혀 잘못된 일이 아니다.

'의료급여 환자의 진료비가 건강보험 환자의 3.3배나 많다'는 복지부가 ‘의료쇼핑’의 증거로 제시한 통계는 이 같은 병의 중증도가 제대로 고려 안 된 엉터리였다. 이를 스스로 인정하고 드러나 열흘 만에 뒤집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다시 내놓은 통계에서 수치는 반 토막(1.48배)이나 났지만 문제는 여전했다.

그래도 유시민 전 장관은 직접 현란한 '국민 보고서'까지 써가며 직접 정책을 밀어붙였다. 겉으로는 '반성문' 같이 치장한 이 글 속에서 자기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해 극히 일부의 자극적인 극단적 사례를 들어 '정책 고객'에 대한 도덕적 마녀사냥을 서슴지 않았다.

유시민 전 장관 스스로도 절대다수의 의료급여 수급자가 선량한 이용자임을 잘 알진데 일부 남용사례를 핑계로 전체 이용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과연 일말의 합리성이라도 있는가. 국가 인권위원회의 '인권침해 우려가 있다'는 권고도 쇠귀에 경 읽기였다.

그 뿐이 아니었다. 본인 부담금을 부과하는 대신 건강유지비를 지급하겠다고 하더니 사이버 머니로 지급한다며 다른 건강보험 환자와 구분되는 플라스틱 카드를 도입하였다. 의료급여 환자임이 너무 드러나면 암암리에 차별이 있다며 보험증을 같은 색깔로 바꾼 지가 언젠데 이젠 아예 대놓고 드러나는 플라스틱 카드를 도입한 것이다.

몇 천원, 몇 만원 하는 본인 부담금이 유시민 전 장관에게는 푼돈일지 모르지만 한 푼이 아쉬운 어려운 이들에게는 발길을 잡는 장벽이 된다. 플라스틱 카드가 얼마나 행정적 편의를 안겨줄 진 모르지만 다른 이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그 것은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차별의 낙인이 된다.

소외계층에 마음아파 하던 글 속의 유시민 장관은 어디 갔는가. 그의 정책에서 삶이 어려운 이들은 혜택을 남용하는 부도덕 집단이자 관리와 통제의 대상일 뿐이었다.

2세를 위한 무료 예방접종 사업, 앞장서 무산시키고서 남 탓?

결핵, B형 간염, 홍역, 풍진, 파상풍, 백일해, 일본뇌염 등등 아이에게 맞춰야 하는 수많은 국가 필수 예방접종이 보건소뿐만 아니라 일반 의원에서 모든 국민에게 무료로 제공 될 뻔 했었다. 그러나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 발의로 입법화된 이 사업을 앞장서 철회시킨 사람도 바로 유시민 전 장관이었다.

이유는 담뱃값 인상 무산이었다. 유시민 전 장관은 무상 예방접종을 주도한 민주노동당이 예산을 마련하려는 담뱃값 인상에 반대했다면서 민주노동당이 무책임한 정당이라는 비판의 근거로 즐겨 사용하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승인된 사업 예산을 국회 예결산특위에 전액 삭감을 요청하여 정작 사업을 무산시킨 것이 본인이면서도 말이다.

더욱이 그가 국민건강 증진시키는 무상 예방접종 사업 예산을 국민건강을 해치는 담배 판매에서 마련하려는 기본 발상부터가 코미디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놀랍다. 결국 담뱃값 인상에 있어 흡연율을 낮춰 국민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복지부의 명분은 거짓이었고 정작 관심 있었던 것은 흡연자의 호주머니였다는 것을 장관이 스스로 자랑하고 다니는 셈이다.

그리고, 국가 예산의 0.025% 정도밖에 안 되는 500억원이 삭감되었다고 66억원 들여 시범사업까지 한 사업을 무산시킨 것은 장관의 의지 부족 또는 능력 부족이 아닌가. 자신의 눈의 대들보를 남의 비난 근거로 사용하는 그의 능력이 놀라울 따름이다.

국민연금, 정부내 합의기구 논의도 무시하고 일방삭감 강행

참여정부의 복지에 대한 의지, 동시에 유시민 전 장관의 복지에 대한 의지가 말 뿐임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국민연금 개정안에서였다. 국민연금 하면 무슨 당장 난리가 날 것 같이 정부나 언론이나 이야기 하지만 우리나라가 현재 OECD 평균 연금 지출 수준인 GDP 7%에 이르려면 2050년이나 돼서야 이다.

하지만 나는 복지를 강조하기 마다 않는 현 정부의 진정한 복지에 대한 의지는 국민연금 문제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고령화가 현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분명하고 가장 큰 사회적 위험임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여기에 얼마나 사회적인 투자를 할 용의가 있느냐가 2030년에야 무엇을 얼마나 하겠다는 백 권의 보고서 보다 직접적인 의지의 시험대인 것이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급격하게 진행되는 고령화에 의해 급증하는 노후불안을 연금, 수당, 노동시장정책 등 어떤 정책 수단을 통해 얼마나 어떻게 사회가 공정하게 분담할 것인가이다. 현재 유일한 사회적 노후소득 보장 장치인 국민연금을 대책 없이 일단 깎고 보는 것이 '복지'를 생각하는 장관의 우선순위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유시민 전 장관은 이를 '장관직을 걸고' 추진했다. 처음부터 그는 정부가 사회적 합의기구로 설치한 '저출산 고령화 대책 연석회의'에서의 논의조차 거부하고 일방적인 연금 삭감만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였다. 여성, 시민, 노동, 농민 단체는 물론 불교, 천주교, 기독교 등 종교단체들까지 한 목소리로 이 같은 장관의 전횡을 막아달라고 청와대에 '읍소'하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이같이 유시민 전 장관은 권위주의적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었을 뿐만 아니라 노후소득보장 제도인 국민연금 제도를 국민의 복지 차원이 아닌 국가 재정 문제로밖에 볼 줄 모르는 그의 편협한 시각을 확인시켜 주었다. 유 전 장관의 주장처럼 국민연금을 삭감하기만 하면 정부는 재정 부담을 덜지 모른다. 하지만 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늘어나는 노후불안은 사회적 분담의 몫이 줄어드는 만큼 그대로 힘없는 서민들의 몫으로 늘어날 뿐이다.

그의 개혁적 이미지는 정책 비판능력 부족한 언론 때문

이 모든 것이 지극히 뿌리 깊은 권위주의와 구시대적인 관료주의의 관행에 젖어있는 결과물 들이다. 그럼에도 유시민 전 장관이 여전히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이미지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정치적 발언엔 쌍심지를 켜다가도 조금만 복잡한 정책적 사안이면 제대로 된 분석이나 비판은 고사하고 정부 발표를 받아 적기 바쁜 언론들 덕이 크다. 결국 개혁적 이미지에 의한 열광적 지지는 허상에 기반해 있을 뿐이다.

유시민 전 장관이 정말 본인의 생각에 의해서 장관 시절 그런 정책들을 추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수 십년 보수정권에 익숙한 관료들이 갖다 주는 정책을 졸졸 따른 결과였을 것이다. 여기까지는 다른 수많은 정치인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것이지만 문제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비단 구태 정치인들도 여론의 눈치라도 보고, 시민사회의 비판을 의식한다. 한나라당 정치인은 원래 그렇다고 알기라도 한다. 하지만 노무현이나 유시민 같이 스스로의 정책적 이해력에 비해 자신에 대한 확신이 지나치게 강한 정치인들은 관료주의적, 구시대적 정책에선 제대로 벗어나지도 못하면서 그 것을 마치 애초의 진보적 신념이었던 마냥 행세하며 앞뒤 안보고 밀어붙인다.

그 결과 그나마 있었던 공공의 기반이나 어렵게 이뤄낸 정책적 발전도 과감히 무너뜨려 버린다. 그러고서도 무엇을 했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말의 성찬으론 자신은 여전히 개혁적인 양, 마치 구태 세력과 싸우고 있는 양 치장하니 안 그래도 취약한 합리적인 정치적 논의의 기반마저 허물어 버리는 것이다.

이들이 여타 다른 구태 정치인들 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 같은 이유이다. 선택의 실패는 노무현 한 번으로 족하고도 남는다. 유시민, 그는 안 된다.

하뉴녕

2007.09.11 12:50:28
*.46.105.45

엇. 정말 좋은 글이다. 누가 쓴 거야? 어디서 퍼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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