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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국가주의는 파시즘으로 통하는 지름길?

조회 수 3213 추천 수 0 2009.01.27 12:02:16


(...) 국가주의란 곧 파시즘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다. 1월 20일자 <한겨레신문>은 이명박정부가 '파시즘 프렌들리'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기사는 학계에서도 이명박정부의 파시즘화를 지적하는 의견들을 연달아 내놓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전규찬 교수는 최근 간행된 계간지 <문화과학>에서 이명박정부의 성격을 '치안의 스테이트(state)'라고 규정하면서, "(이명박정부 들어)법치 확립을 명분으로 경찰기구가 통치 전면에 부상하고 건전한 여론 형성을 빌미로 미디어에 대한 장악과 통제가 시도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성공회대의 이광일 연구교수는 <시민과 세계>에 기고한 글에서, 이명박정부를 "치안기구의 감시 통제 기능을 극단화한 '신자유주의 경찰국가'"로 규정하면서 파시즘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경고한다.

 
파시즘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탄압하고 반공을 내세우며 개인을 불신하고 영웅을 숭배한다. 물질문명을 추구하는 근대화지상주의 역시 파시즘의 특징이다. 파시즘은 합리성을 중시하지 않으며 자기에게 불리한 사건을 음모로 보는 속성을 띤다.

 
이런 파시즘의 속성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의 다수 보수인사들에게서 파시즘의 면모가 드러난다. 특히 최근 발생한 용산 참사에 보인 그들의 언표는 전형적인 파쇼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여지없이 개인보다는 국가를, 인간보다는 문명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반대자를 반역자로 모는 행태 역시 파시즘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약간 미안한 일이지만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다분히 파쇼 기질을 보이는 인사들을 실명으로 몇 거론해 보기로 한다.



이명박 까는 건 좋지만 이렇게 개나 소나 다 파시스트라고 부르면 뭐 어쩌란 얘긴지 모르겠다. 국가주의가 파시즘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국가주의하다가 파시즘으로 가는 수도 있긴 있을 게다. 하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처칠이나 드골이 파시즘의 입구였나? 나폴레옹 3세는 파시즘의 예비였던가? 소비에트도 파시즘인가? 말이 전혀 안 맞는다. 그런데도 국가주의는 파시즘을 불러오므로 국가주의자는 파시스트, 너희들 나쁜놈! 이렇게 말한다면 '비탈길 논증의 오류'가 된다. 말하자면 가스와 수도를 공기업으로 운영하는 것을 허용하면 곧 이 세상 모든 기업이 국유화되고 공산주의 체제가 도래할 것으로 믿는 어느 정신나간 자유지상주의자의 어법과 비슷한 것이 되는 것이다. 이 용어의 인플레 속에서 용산은 광주가 되고 이명박은 전두환이 된다. 아고라에서도 그런 조류가 있는 모양이고, 우석훈 박사는 국가가 마치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일부러 사람을 죽인 것처럼 쓰고 있다.


경제 위기의 클라이막스를 거치면서, 수십명 아니 수백명이 경찰 작전 중 이런저런 이유로 죽게 될텐데, 미리 몇 사람 본보기를 하는 것이 전체적인 사망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정말 할 말 없다.

출처 :
"용산 살인, 망자에 대한 예의부터 갖추자" [우석훈 칼럼] '경찰국가' 한국, 이를 떠받치는 보수언론


국가가 의도적으로 죽였다고 주장하지 않는다면 용산 참사에 정부가 책임질 일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이명박 정부를 파시즘이라 부르지 않으면 그들은 선량한 정부로 변신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르는 걸까? 정치를 대하는 도식 자체가 과거의 것, 정확히 말하면 87년 이전의 것으로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재 파쇼 세력 vs 민주화 세력. 이렇게 돌아가면 문제가 해결 될 것인가?


가령 우리 시대의 문제를 '민주주의'라고 말해보자. 그렇다면 그것은 어째서 문제인가? 그 민주주의란 것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인 것일 게다. 지금 우리가 '민주주의의 훼손'이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도 그런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훼손이라고 얘기할 때 일종의 강탈을 생각한다. 말하자면 자동차가 잘 움직이지 않으니 고쳐써야 한다고 말했더니, 누군가 자동차를 훔쳐갔으니 모두 일어나 다시 찾아오자고 외치는 셈이다.
 

그런데 문제의 본질은 우리가 그렇게 찾아온 자동차를 지난 20년 동안 부적절한 방식으로 험하게 굴렸다는 것이 아니던가? 이 문제를 '자동차 강탈범'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선량하게 해석하자면 순진한 것이고 냉소적으로 해석하자면 정략적인 것이다. 왜냐하면 오늘날 자동차 강탈범을 비난하는 이들 중에는, 지난 20년 간 주도적으로 자동차를 이상하게 굴린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누가 잘났니 못났니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이 문제에 있어 우리는 이명박보다 크게 나을 바가 없다는 것 정도는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될 테니 말이다.



어차피 경찰 진압봉과 물대포가 아니라면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정권이 되었으므로, 경찰국가 체계로 한국은 운영될 것이다.

출처 : "용산 살인, 망자에 대한 예의부터 갖추자" [우석훈 칼럼] '경찰국가' 한국, 이를 떠받치는 보수언론


이런 식의 어법도 마찬가지로 문제다. 나는 경찰국가라는 개념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그러니까 이명박 정부를 경찰국가로 규정하는 것에 대해선 그렇다고 치자. 우석훈 혼자 한 말도 아니고 여러 지식인들이 한 말이니 아마도 맞는 말(이 아니라면 적어도 맥락은 있는 말)일 것이다.


하지만 현 정부가 "경찰 진압봉과 물대포가 아니라면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정권"이라는 것은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그렇게 믿고 있거나 믿고 싶어하는 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국가라는 것이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이들의 정신은 아직도 2008년 5월 말에서 6월 초 무렵의 광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일까?


제발 정신차려라. 그 군중은 옛날 옛적에 모두 해산당했다. 그리고 지금의 시위대는 그 시기의 시위대만큼의 국민적 지지를 받지 못한다. 이명박 정부가 용산 참사에 대해 참으로 안이한 대응을 하여 꺼져가던 촛불을 조금 되살려 놓았다는 것이 현 시기의 객관적인 정세다. 지금 시위하는 사람들이 나쁘거나 모자라다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는 거다. '반정부 투쟁' 하려면 상황파악은 해야 하잖은가?


아마도 이명박 정부는 임기를 모두 채울 것이다. 설령 경제위기로 흥분한 군중들이 엄청난 소요를 일으켜 한국 정치인들이 이명박이라는 정치인을 도마뱀 꼬리처럼 잘라내는 결정을 한다 하더라도, 그 수혜자는 박근혜가 될 것이다. 이건 그냥 사실판단이다. 그러니까 박사모로서 이명박을 비판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이명박이 아닌 대한민국'이 뭐 어떤 꼬라지여야 되는지에 대해 최소한의 고민이 필요한 것이다. "대안은 노무현이다. 그런데 조중동에 속아 노짱을 못 알아본 너희 우민들, 국개들, 답이 업ㅂ다."고 말할 거라면 나도 더 할 말은 없고.


여하튼 이렇게든 저렇게든 '길'을 만드려면 사태에 대한 지적인 파악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태를 파악하기엔 부적절한 개념어에 감정을 담아 경멸어로 사용하고, 멀쩡한 개념어를 수사로 바꾸어 이상한 소리를 하며, 심지어 그 이상한 소리를 스스로 믿고 있다면 이건 뭐 어쩌자는 얘기인지 모르겠다. 





P.S 시국이 수상해도 저는 먹고 살아야 하므로..... 이벤트는 주욱 계속됩니다.

2009/01/23 - [공지] - [찌질한 이벤트] 책 제목을 공모합니다.

 

고양이

2009.01.27 16:06:14
*.117.48.38

진짜 파시즘이라면...정말 섬뜩한 얘기죠. 오마이가 저렇게 남의 일처럼 깔 수 있는 일이 아닌데. 파시즘의 가장 큰 특징은 '국민의 지지'고, 지금 상태의 민주노동당이 국민다수의 지지를 받아 집권한다면 가장 파시즘에 가까운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싶긴 한데...

하뉴녕

2009.01.27 17:13:58
*.108.31.38

그 말씀하신 '가장 큰 특징'을 많은 이들이 생략하는 것 같아서 참 당혹스럽네요. 동감합니다.

3po

2009.01.27 17:04:25
*.191.50.54

이 글에는 지금 절실하게 필요로하는 사유들이 담겨있습니다.

하뉴녕

2009.01.27 17:14:13
*.108.31.38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걷다가

2009.01.27 18:01:35
*.33.224.37

명박정권을 규정할 적절한 용어가 필요한건 맞는데.. '파시즘'이나 '경찰국가', '신자유주의 어쩌구..'처럼 기존의 개념을 성찰없이 사용하려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정권의 특징 일부를 가리키는 말로선 적절할지몰라도 정권 전체의 성격을 일컫는 용어론 다들 안맞죠. 적절한 용어가 없으면 새로운 개념을 창안해도 되는데, 그런 고민은 게으른지 안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RebelArmy

2009.01.27 20:50:10
*.117.250.78

저에게 매우 유익한 글 이였습니다. 읽다보니 제가 많이 따끔 거리는 부분이 있네요 대체로 옳은 말 인것 같스빈다.
==ㅋ... 많이 책 읽어야 겠습니다.

gomgoem

2009.01.27 23:07:01
*.82.44.159

이 아저씨.. 또 퍼나르게 만드네;; 옳소!!

놀이네트

2009.01.27 23:09:06
*.208.209.123

"이명박 정부를 파시즘이라 부르지 않으면 그들은 선량한 정부로 변신하는가? 그렇지 않다. 그런데 왜 그렇게 부르는 걸까?"에서 '파시즘이라 부르면'이 아닌가요?
그냥 넘어가려다가 마음이 복잡해져서요. 우석훈씨가 여기말고도 저기하고 쩌기서 까이는 걸 보니까 안스러워요. 몇몇 글들 읽고 나서 좀 당분간이라도 차분히 지내면 좋을 텐데...

책제목 이벤트는 '발현'이나 '지향'같이 시대착오적일 정도로 장중한 걸로 밀고 싶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못된다면 간지라도 나야죠. ^^;;

하뉴녕

2009.01.28 12:57:54
*.7.211.161

이명박 정부가 "파시즘은 아니다."라고 말한다고 해도, 그들의 악랄함이 사라지거나 희석되지는 않는다는 의미였습니다. 글을 좀 클리어하게 쓰지 못한 것 같네요. ㅈㅅ...

책제목에 대한 조언 감사합니다. ^^

눈팅

2009.01.28 03:19:48
*.180.98.141

1. 우석훈이, '국가가 의도적으로 죽이지 않았다면 용산 참사에 정부가 책임질 일이 없다.'거나, '이명박 정부가 파시즘이 아니라면 그들은 선량한 정부다.'고 주장한다고 생각하십니까?

2. 우석훈이 말한, '경찰 진압봉과 물대포가 아니라면 단 하루도 버티지 못하는 정권'의 의미가, '현 정부가 경찰 진압봉과 물대포가 아니라면 정확하게 24시간 0분 0초를 버티지 못하는 정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현 정부가 비판 세력에 대해 과도하게 물리적인 힘으로 억압하는 정권'이라고 생각하십니까?

3. 우리가 20년 동안 자동차를 '훼손'했다면 지금 자동차를 '강탈'당할 수 없다는 것인가요? 그건 서로 모순적인 의미는 아니지 않나요? 즉, 우리가 20년 동안 자동차를 '훼손'했고 아울러 지금 지금 자동차를 '강탈'당할 수도 있지 않나요?

4. 과거 20년의 정권을 지지했던 사람이나 이명박을 지지했던 사람이 오십보 백보라고 생각하지만, 요즘의 상황을 보면 오십보 이백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천보가 만점이겠지만..

루시앨

2009.01.28 09:42:52
*.36.106.59

주인장님은 아니지만....

1.에 관해서는 우석훈 님이 저 말을 왜 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것 같네요. "설마 A라고 하는걸까? 그렇다면 할말 없다."는, 일종의 Innuendo죠. 윤형님의 글은 그러한 rhetoric이 가지는 행간(...어이없는 가정)을 잘 짚어주었다고 생각하는데요.

2. 와 관련해서도, 레토릭의 의미를 무시한채 읽으려 하신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네요. 물론 눈팅님은 그걸 충분히 걸러낼 수준이 되시겠지만, 레토릭 안에 들어있는 우석훈 박사가 의도한 뜻도 읽는다면, 윤형님의 글이 이해가 갈거라 생각합니다만;

동굴아저씨

2009.01.28 11:35:32
*.117.48.38

무지나 과장이나 선동에 대해 항상 의식에 빨간 불을 켜놓고 있지 않으면, 이백보건 오십보건 낙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민주주의란 주체의 자율성과 부단한 자기계몽과 그에 따르는 판단을 전제로 한 체제인 것 같습니다. (여기 주인장께서도 아시겠지만 저는 언제나 엘리트주의자였지요(웃음))

하뉴녕

2009.01.28 13:03:58
*.7.211.161

1. 아뇨. 그런 말은 안 했죠. 제 말은 우석훈이 그런 말을 했다는게 아닌데요.

1) '국가가 의도적으로 죽이지 않았다면 용산 참사에 정부가 책임질 일이 없다.'

-> 이렇게 생각할 이유가 없으므로, 우리는 굳이 용산 참사에 대해 "국가가 의도적으로 죽였다!!!"라는 '오바'를 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2) '이명박 정부가 파시즘이 아니라면 그들은 선량한 정부다.'

-> 이렇게 생각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명박이 악랄하다고 해서 그들을 굳이 '파시즘'이라고 불러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got it?


2. 전자요. 후자가 상식적인 견해이긴 한데, 만일 그렇다면 굳이 글을 그렇게 쓸 이유가 없지요. 그리고 '경찰국가'라는 것에 대한 규정도 후자에 가까울 텐데, 왜 굳이 전자로 읽힐 수 있는 구절을 집어넣었는지 이해가 안 갑니다. 한두 구절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글이 너무 부실합니다.


3. 모순적이지 않죠. 굳이 비유를 계속 이어나간다면 스스로 훼손했고, 남에게 강탈도 당한 거 맞습니다. 맞긴 맞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강탈당한 거 도로 찾자~!"라는 구호와 행동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는게 제 얘기입니다.


4. 그럴 수도 있겠는데 제 글의 논지와는 크게 상관이 없습니다. 이명박이 노무현보다 심하게 나쁜 놈이라는 것과, 이명박이 파시즘이라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입니다.

루시앨

2009.01.28 09:34:00
*.36.106.59

진심으로 문제의식에 공감합니다.
지금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방법들을 모색할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정략적으로 인왕산 모처 및 그와 관련된 곳을 공략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필요해 보입니다. 특히 지금처럼 논리와 현실을 벗어난 '허공속의 프레임'을 구축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말이죠.

하뉴녕

2009.01.28 13:04:19
*.7.211.161

감사합니다.

지나가다

2009.01.28 22:37:56
*.33.60.9

좋은 글 자주 읽고 갑니다..

근데 읽다 든 생각인데, 파시즘이란 개념을 과잉적용(?)한다는 말씀에 동의하면서도, 또 현실과 어긋나는 공상의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에도 동의하면서도, 또 그렇게 해서 생기는 효과에 대한 우려에 동의하면서도....

찜찜한 것은 그렇지 않다고 지적하기만 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문제를 환기시키는 것은 좋은데, 언제나 환기만 하고 있는 것 아닌지, 권투로 치면 아웃복싱에 만족하고 있는 것 아닌지... 모..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그럼 이 정권을 모라고 해야할까요? 이러저러하게 생각해보자 라고 말을 꺼내는게 지금 더 중요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버를 피하고 조금 지나면 어떤 얘기든 나올까요?

와우

2009.01.29 01:58:19
*.99.14.180

지나가다//아웃복싱이 맞는 타이밍이면 아웃복싱을 해야죠. 괜히 타이밍에 맞지 않는 훅을 날렸다가는 허점만 노출됩니다. MB에 파시즘을 가져다 붙이는 건 타이밍이 안맞는 훅이죠. 분명 MB가 잘못하고 있긴 하지만 좌파진보진영에선 문제점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공공사회적인 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정권이 바뀔 때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될 수 있거든요. 가령 어떤 기업을 국유화시키면 공산당이라고 덮어 씌우는 것처럼요. 윤형씨 글은 이걸 견제하자는 거 같아요. 물론 정치인들은 이러한 효과를 보고 싶겠으나 우석훈을 비롯해 위에 언급된 '학자'들에게서도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와우

2009.01.29 02:08:52
*.99.14.180

예전에 고종석씨 칼럼에서 이명박 정부를 박정희 시절에 비유하는 건 오히려 박정희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거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요. 고종석 본인이 박정희 때의 끔찍한 시절을 경험한 사람으로써 이명박 정부가 싫어도 지금의 정부를 파시즘이나 경찰국가에 비유해선 안된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를 뭐라 불러야 할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이 글은 지적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다시 지나가며

2009.01.30 00:56:17
*.142.46.161

음... 사족 같이 한마디를 덧붙이네요.. 말꼬리 잡으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지적만으로 의미있다는 것에 동의합니다.. 그런 지적이 필요하고, 또 실제로 개념의 과잉사용이 사태의 본질을 오해하게 하여, 엄한 헛짓을 유발하기도 하니까요..
또 이런 개념의 과잉사용이 나이브한 글쓰기에서 연유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종의 정치적동원에 이용하려는 의도 때문일수도 있구요..

그런데 요즘 이런 문제에 대한 글들을 보면 둘 중에 하나인 것 같아요.. 하나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라는 아웃복싱과 아는 얘기, 지나간 경험에 무조건 대입하려는 뭇지마 파이팅이죠...

기존의 얘기가 맞지 않다면, 아니 대입하기 어렵다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이런, 저런 방식으로 새로운 얘기를 해보자고 제안하는 것이 생산적 논의를 위해 필요한데, 약간은 이론적 관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 그냥 학문적 논쟁의 소재라면, 그것도 재밌겠지만, 현실에 개입하려는 평론이라면, 좀 더 새로운 인파이팅의 모습이 필요한 것 아닌가해서요..

한윤형씨는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하는데, 좀 얄미울 정도로 치고 빠지는, 그야말로의 평론가 스타일을 유지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답니다..

얘기하고 말고는 본인의 자유이지만, 무책임한 눈팅이면서도 그런 기대를 갖기도 하는 저같은 사람은 이런 주문을 하고 싶어지기도 한답니다..

몇년전에 아니 지금도 진행형이기도 하지만 일본파시즘논쟁이 생각납니다.
1930년대 이후 일본을 파시즘을 봐야할지 말지를 가지고 수많은 논쟁이 있었고, 논쟁 자체로는 파시즘으로 보기 어렵다는 얘기가 대세를 잡았지만, 결국 남은 건 전쟁기 일본사회에 대한 모호한 이해와 그럼 모 어쩌자고 라는 냉소적인 반응이었거든요..

학문수준이 여기보다 한참 앞서있는 일본이지만 결국 그런 식의 논쟁방식이 실천적으로는 일본진보지식인세력의 약화를 가져왔다는 얘기를 얼핏 들은 것도 같답니다..

사실은 이렇게 얘기하는 저도 무책임한 인간이지만, 그냥 몇자 적고 갑니다...

한윤형씨의 예리한 지적은 언제나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는 것 잊지 말아주시구요..

건필하십쇼

xenga

2009.01.30 04:01:51
*.254.121.204

설득력있는 지적이긴 한데, 그런 작업, -즉 이명박 정부의 성격규정-이야말로 학문을 업으로 삼는 분들이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러나 그 '규정'이 아무리 치밀하고 엄밀해도 '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소리는 여전히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파시즘 논쟁의 방식이 일본진보지식인세력의 약화를 가져왔다는 건, 제가 과문해서 처음 듣는 얘긴데, 좀 의문스럽습니다. 그보다는 천황제에 대한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극적인 용인 하에 천황제가 존속된 점, 자민당의 장기집권 기간 동안의 엄청난 경제성장, "역사적 전통"이라고까지 표현되는 일본좌파지식인의 전향 같은 요소들이 더 직접적인 원인인 듯 싶은데 말이죠.

동굴아저씨

2009.01.30 08:37:40
*.140.136.173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면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 그게 웬 아웃복싱? 그리고 쥔장의 현실판단(내지 개입)은 라는 포스팅에서 불충분하나마 설명된듯하네요.

하뉴녕

2009.01.30 16:27:53
*.138.76.57

1. 일단 저를 과대평가하시는 것 같고...

2. 동굴아저씨 님의 말대로 라든지, '혁명적 우익'이라는 규정으로 제 깜냥 안에서 설명하려고 했구요.

3. 쟁가 님 지적대로 그보다 정치한 분석은 사실 학자들에게 요구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4. 그리고 그런 작업, 누군가는 이미 하고 있지 않을까요? 잘못된 개념정립, 과도한 수사를 비판하는 글에 이런 식의 반응이 나오면 조금 당혹스럽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남경태 님이 쓰신 <개념어 사전>이란 걸 슬쩍 들춰봤는데, 파시즘 항목에선 파시즘의 최소 성립요건으로 '대중의 지지'를 들고 있더군요. 그러니 동굴아저씨 님의 지적이 정확한 듯. 모든 독재가 파시즘이 아니라는 얘기도 합디다. 이명박 정부의 경우 '독재'라고 부르는 것도 수사의 영역이지 규정의 영역은 아닐테지만 말이에요.

지나가다

2009.01.30 23:06:48
*.33.60.9

제가 오버했습니다.. ^^

사실 근데, 원래 정의대로 하자면 쓸 수 있는 개념은 거의 없습니다. 개념대로 파시즘을 쓸 수 있는 나라는 아마 이탈리아 밖에 없을겁니다.. 어떤 부분을 본질로 보고 확장시키는가가 문제인 것 같더군요...

쓸데 없는 소리에 답변까지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매번 글 읽는 재미가 참 좋습니다.. 글이 다루는 내용이 너무 안타깝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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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엄기호 [12] [2] 하뉴녕 2009-10-30 1253
17 [프레시안] 20대의 자기인식이 시작 되다 - 연세대학교 개청춘 상영회 후기 [10] 하뉴녕 2009-10-05 3013
16 [미디어스] 촛불시위와 세대론 - 왜 세대론이 우리를 괴롭히는가? [13] 하뉴녕 2009-05-03 4000
15 소위 ‘20대의 목소리’란 것에 대해 [29] [4] 하뉴녕 2009-02-21 2014
14 386 이후 세대의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해선? [6] 하뉴녕 2009-02-15 910
13 [프레시안] "변희재, 진중권이 아니라 '<조선> 386'과 싸워라" - [기고]'88만원 세대'가 바라보는 '<88만원 세대> 논쟁'(下) [21] [1] 하뉴녕 2009-02-11 3246
12 [프레시안] 우석훈, 말의 덫에 빠졌다 - [기고] '88만원 세대'가 바라보는 '<88만원 세대> 논쟁' 上 [13] [2] 하뉴녕 2009-02-10 2219
» 국가주의는 파시즘으로 통하는 지름길? [23] [2] 하뉴녕 2009-01-27 3213
10 이명박과 폭력시위, 그리고 주민소환제 [13] 하뉴녕 2008-06-08 1579
9 북한 문제와 중국 문제 [9] 하뉴녕 2008-03-29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