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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뭐 툭하면 북한 가라고 하는 한국 우파들의 말뽄새를 되돌려 주려는 하나의 시도였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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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관 재판 개입 비판이‘좌파적’인가? 459호

신영철 대법관이 문제가 된 것은  촛불시위 참여자들에 관한 재판에 개입했기 때문이다. ‘촛불 재판’에 대해 현직 판사들이 위헌제청신청의 추이를 지켜보려는 자세를 취했을 때 대법관은 이메일을 보내 ‘현행법에 의하여 통상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위헌제청신청을 한 판사를 따로 불러 기각요구를 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그가 단독으로 압력을 행사했는지, 혹은 이메일에 적힌 것처럼 이용훈 대법원장의 뜻을 전달한 것인지, 아니면 행정부와 이심전심의 교감을 나누었는지는 지금 시점에서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판사 개개인의 판단에 영향을 주려고 한 행위가 절차적으로 문제가 될 뿐더러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송두리째 뒤흔들 수 있는 부적절한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게다가 국회에 나온 그는 재판 개입 사실이 전혀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판단여하에 따라 국회에서 ‘위증’을 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만일 그의 행동을 위증이라 본다면 현행법으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형이 요구된다. 그가 사퇴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 훨씬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위증으로까지 보지는 않더라도 그가 입법부의 권위를 훼손한 것은 분명하다. 즉 이 사건은 민주주의 국가의 ‘삼권분립’을 논할 때의 ‘삼권’의 무려 2/3에 달하는 입법부와 사법부의 정당성에 흠집을 낸 사건이다.


이런 사건이 나면 보수주의자들이 먼저 나서서 펄펄 뛰며 비판해야 정상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신주단지처럼 여기는 국가의 권력이 정당한 근원에서 나오지 않고 통치자들의 자의성에 달려 있음을 암시하는 사건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앞장서서 대법관을 처벌하자고 주장하고, 이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는 것이 보통의 보수주의자들이다.


하지만 조선일보 등의 한국 토종 보수세력은 이 문제를 ‘절차’의 관점에서 보는 것을 거부한다. 사법부 내의 좌파들이 좌파 매체와 협력하여 사법부를 무너뜨리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현실인식이다. 이명박 정부를 흔들 우려가 있는 사건들은 모두 좌파들의 책동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 황당했으면 경향신문에서 1면 기사로 반박문을 썼을 정도다. 그렇게 말하면 뭐가 달라질까? 그들의 사고방식에 의하면 현 정부에 대한 모든 비난은 ‘순수한 비난’과 ‘좌파들의 농간에 놀아난 비난’으로 구분될 수 있다. 봐줄 만한 것은 ‘순수한’ 것이라고 말해주다가 어느 순간 감당이 안 될 성 싶으면 ‘좌파들의 농간에 놀아난’ 것이라고 말하는게 그들 방식이다. 황당한 소리다. 용산참사를 좌파가 일으켰나? 재판 개입을 좌파가 했나? 이 모든 것이 좌파들에게 놀아난 결과라고 한다면, 그 좌파들이 준동할 떡밥을 쉼없이 던져주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국가와 보수세력에 대한 신뢰를 지속적으로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한반도 적화통일의 길에 기여하는 용공분자들이라고 불러줄까?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소리가 가능한 이유는 그들이 민주주의를 절차의 문제가 아니라 세력의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이며, 국민들도 자신들과 비슷한 이해수준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굳게 믿기 때문이다.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체제의 재생산 구조를 통해 민주적인 권력을 산출하는 체계가 아니다. ‘좌파’라는 불순물들을 끊임없이 솎아내야 유지되는 일종의 정수처리장이다. 물론 모든 종류의 비판을 수구기득권의 딴지로 몰아세웠던 참여정부 시절의 개혁세력도 그 비슷한 오류를 보여주긴 했으나, 이것은 정도가 심하다. 그런 얼척없는 정치철학(?)을 강변하면서 국민들에게 국가에 대해 무조건 복종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대법관 파동에 대해서는 한 줄도 안 쓰면서 경찰이 시위대에 맞는 나라가 어딨냐고 묻는 조선일보는 국가가 예전처럼 이 나라에서 가장 강한 깡패가 되어야 된다고 믿는 듯 하다. 사상의 자유와 거주이전의 자유를 지지하는 나는 조선일보 경영진이 스트레스 그만 받고 경찰이 시위대에 결코 맞지 않는 북방의 강대한 나라들로 이주하셨으면 한다. 중국, 아니면 북한. 충고하자면 중국의 공안들도 가끔 시위대에 맞는 일이 있으니 북조선 행을 택하시는 것이 확실하겠다. 가시겠다면 이전 비용의 일부를 보탤 용의도 있다.


w0rm9

2009.03.17 08:29:00
*.186.105.140

진퉁 빨갱이. 좆선일보. ㅋ
재밌는 글이네요 :)

하뉴녕

2009.03.17 10:24:21
*.46.3.223

감사합니다. :)

Jocelyn

2009.03.17 09:23:46
*.246.187.134

글도 멋지고 삽화도 참 근사하군!

하뉴녕

2009.03.17 10:24:50
*.46.3.223

개인적으로는 여신이 실눈을 뜨고 저울의 기울기를 가늠하고 있는 모습을 그렸다면 더 재미있었을 것 같은데 말야. ㅎㅎ

독자

2009.03.17 23:23:35
*.173.169.96

아 글좋다. 아니 글쓴이의 기가 아주 뭐랄까 투명하고 맑은 느낌

웅스

2009.03.18 00:27:29
*.236.49.112

간만에 댓글답니다. 명쾌하고 산뜻한 명문이라 댓글을 아니 달 수 없네요 ㅋㅋ 특히 "그들이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일종의 정수처리장이다" 요 부분은 근래 본 가장 강력한 풍자네요. 잘 기억해뒀다가 저도 나중에 써먹으렵니다.(단... 저작권에만 저촉되지 않는다면 말이죠ㅋㅋ) 앞으로도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하뉴녕

2009.03.19 11:14:30
*.139.11.164

정치학 베이스가 없는지라 그 부분을 정확하게 쓴 건지 좀 의심이 들었는데 칭찬해 주시니 기분이 좋네요. :) 가져다 쓰시는 거야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앞에다가 '한윤형의 표현을 빌리자면' 정도만 붙여주시면 대만족이지요. 지면이 부족하고 할 말이 많은 경우엔 그것조차 생략되어도 할 수 없고...^^;;

단홍시

2009.03.18 09:26:16
*.142.65.66

역시 자타가 공인하는 진빠1호이십니다 :)

하뉴녕

2009.03.19 11:14:42
*.139.11.164

고마워요. ㅋㅋㅋ

음...

2009.03.21 04:21:22
*.154.102.138

글 시원합니다. 그런만큼, 저도 이주의 그날만 오신다면! 백수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비용일부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선인장^^

2009.03.23 09:50:52
*.106.160.19

"북한으로 가라~" 저도 종종 써먹어야겠습니다. ㅎㅎㅎ
듣자하니 북한에는 광고주불매운동 같은 것도 없다고 하는군요.
여러 모로 조선일보 경영진이 꿈꾸던 나라가 아닐지...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니 그들은 "북한으로 가라~"라는 말을 내심 반갑게 여길 수도 있겠는걸요.
북한의 지배계층이 누리고 있는 비판세력이 없는 독점권력. 이것이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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