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그러나 지적으로 탁월하게 손학규를 취급하신 철학적 원칙주의자 대통령께서는 나와 견해가 다르신 모양이다. 정무회의에서 손학규가 왜 나쁜 놈인지 조목조목 서술하셨다니, 역시 지식인 대통령은 뭐가 틀려도 틀리다. 대통령이 손학규를 비판하면 손학규의 인기가 올라갈텐데, 혹시 손학규를 이인제만큼 키워서 대선정국의 '말'로 써보겠다는 심후한 의도가 있는게 아닐까 하는 의심까지 든다.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자학은 도통 안 하시는 성격 같으니, 그런 전제를 깐 전략을 쓰셨을 것 같지는 않다.
여하간 내가 보기에 이 논쟁은 손학규의 판정승으로 보인다. 그가 크리티컬 히트를 한방 날렸으므로. 다음은 손학규의 일문일답인데, 크리티컬 히트는 빨간색으로 표기했다.
--청와대 정무팀이 노 대통령의 탈당 비판 발언이 오해인 지 아닌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내 말의 진정성은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할 지를 지켜보면서 판단해주기 바란다. 나는 미래를 향한 새로운 길을 열겠다는 충정을 갖고 창업의 길에 나섰다. 대통령께서도 진정성을 갖고 저의 진정성을 봐주길 바란다.
--김부겸(金富謙) 의원이 손 전 지사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는데 교감이 있었나.
▲앞으로 내가 하려는 것이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새 정치의 기본 방향은 역사를 거스르는 얼치기 좌파, 역사를 거꾸로 가는 수구보수가 아니라 미래지향적이고 국민통합을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이다. 그런 정치에 충실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면 함께 힘을 합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에 그런 위치에 있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반성하고 새로운 틀을 함께 할 수 있다.
--노 대통령에게 좀 조용히 계시라고 하는 말씀인가.
▲내가 대통령이 되면 책상 앞에 앉아 이메일 보내고 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손 전 지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친정인 한나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새롭게 잘 하자는 것이므로 내가 옛날 한나라당에서 이상과 뜻을 펼 수 없다고 해서 나왔으니, 한나라당도 혁신하고 변화하기를 바란다.
...사실은 나도 그게 못내 궁금하다. 국정홍보처야 하는 일이 홍보니까 '트랙백 홍보'가 좀 짜증나도 참아줄 수밖에 없다지만, 철학적 원칙주의자 대통령께서는 왜 이렇게 서핑할 시간이 많이 남으시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