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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광우병 논란

조회 수 1028 추천 수 0 2008.05.03 21:38:57

같은 제목의 글을 이번주 씨네21에 실었지만 이건 진지한 글이 아니라 그저 잡담이다.


반대론자들이 퍼트리는 논리에 과장이 있다는 지적은 올바르다. 그런 부분은 또 여러 사람들이 지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게다가 PD 수첩의 경우 한국인 유전자형에 대한 부분을 제외하면 (이건 그저 하나의 연구결과에 불과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특별히 과장 보도를 한 것 같지도 않다. 사람들이 미국에서 발생한 역대 광우병 환자 수가 3명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 같지도 않으니, 광우병 걸릴 확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이 충분히 홍보가 안 된 것도 아니다. 그러니 정부와 보수언론은 상황파악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애써 피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더라도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이렇게 많은 반대자들이 결집하게 될 줄은 '몰랐다'. 왜 이것이 도화선이 되었는지 흥미롭다. 한번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내 생각엔 먹거리 문제인데다, 아이들이 연루되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쓰레기 만두 파동을 생각해 보면, 한국인들은 다른 문제보다 특히 먹거리에 예민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실 쓰레기 만두는 인체에 유해하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는데도, (나중에는 식약청이 '무해'하다고 해명했던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먹거리가 아닌 다른 문제와 비교할 때는 형평성이 없지만)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 이 정도까지 반응하는 것이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지 모른다.  


두번째 요소가 '아이들'인데, 이게 좀 재미있다. 사실 한국인들은 '죽을 놈은 죽고 살 놈은 살아야지.'라는 사고방식에 익숙한 사람들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죽는다'라는 말은 대개 문자 그대로의 죽음은 아니고 비유적인 의미에서의 죽음, 망한다는 의미이니 얘기가 다르기는 하다. 하지만 적어도 한두명의 사상자를 낼 것이 확실시했던 이라크 파병에 큰 문제의식을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이 (파병된 군인들 중에서 사망한 사람은 결국 고 윤장호 병장 - 사후 하사로 진급함 - 밖에 없었지만) 이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게 민감하다는 사실은 별도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그 이유가 바로 아이들 때문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학교급식을 염려하는 학부모들의 불안이 정권을 뒤흔들고 있다. 지원자들만 죽을 가능성이 있는 해외파병에 비해, 확률이 아무리 낮아도 내 아이가 희생당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또하나 재미있는 것은 '아이들'이 스스로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 싸이를 공격했던 이들 중엔 초딩들도 있다고 한다. 아이들의 분노는 뭔가 세대론의 문제를 이 지점에 응축시켰다는 느낌도 든다. 그들은 광우병의 잠복기간이 길기 때문에, 어른들은 큰 문제가 안 되지만 자신들은 더 큰 피해를 본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실 광우병 잠복기간은 5년에서 10년 사이로 알려져 있으니 (당연히 이 역시 아주 정확하지는 않다. 광우병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는 것이 너무 많다.) 이들의 생각이 썩 타당하지는 않다. 그렇더라도 그들은 기성세대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움직임이 앞으로 어떻게 전환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 (게다가 이들의 주장은 정부 당국의 변명을 옹색하게 만들고 있다. 아이들이 무섭다는데 별 거 아니니 그냥 먹으라고 하는게 어른의 역할은 아니지 않나. 확률 낮으니 그냥 쳐먹으라는게 어른이 애한테 할 소린가.)


2002년과 2004년 촛불시위에 참석했던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참여가 그리 온당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이 젊은이들 사이에 냉소주의가 만연하게 된 큰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과거를 곱씹어 본다면, 이번에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하게 된 청소년들을 마땅히 우리는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 같다.  

SimpleLife

2008.05.03 23:09:11
*.86.201.1

아줌마들이 무섭다는것 역시 또 입증되었지만 저희동기아이들중에는 저보고 '언니 저 살고싶어요. 언니가 명박이한테 사골좀 고와 가져다주세요.' 하는 아이들도 있더군요 푸하.

마르세리안

2008.05.03 23:19:30
*.129.164.107

아. 윤장호 하사는 아프가니스탄 파병군인입니다. 글 행간을 읽다보면 오해할 수도 있겠네요 ㅎ

이삭

2008.05.03 23:52:51
*.55.7.214

어제 오늘 청계천에 계속 갔다 왔어요.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늦게 갔기 때문에 제 느낌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여하간 느낌상으로는 오늘은 어제보다 사람들이 너무 얌전해 보였어요. 학생들이 어제보다 오늘 훨씬 더 많았고... 어제는 사람들의 구호가 분노로 살아 숨쉰다고 느껴졌는데 오늘은 영 그런 분위기가 안 되더군요.

blus

2008.05.04 00:02:29
*.13.168.208

마지막 말이 폐부에 깊게 와닿습니다. 정말 소중히 해야할 새싹들입니다.

Jens

2008.05.04 02:04:32
*.127.216.72

시위가 소풍같아 졌다고 좋다는 분들도 있더군요.
아무래도 어머니들, 여학생들이 많이 나와서 그렇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이 시점에서는 분노보다는 좀 차분한 이성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이 상황을 다르게 보면 파시즘으로 치환;시킬 수도 있을 테니..
학생들이 많이 나온 김에 입시 체제에 대한 불만도 좀 드러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청바지

2008.05.04 05:35:33
*.31.190.7

저도 어제 오늘 계속 청계천에 갔었는데요, 오늘은 더욱더 생기가 느껴지던걸요?^^ 여중생, 여고생들이 정말 발랄하게 연단 위의 연사들과 교감하면서, 때로는 적극적으로 연사를 끌어내리기까지 하면서 집회를 즐기고, 울고, 소리치고 하던걸요? 무엇으로 이 친구들을 돕고 함께 할 수 있을지 다들 생각해보아야 할 때인 거 같습니다. 저랑 제 친구들은 한가지 정했는데요, ㅎㅎ 비밀이에요^^

Jocelyn

2008.05.04 06:43:41
*.75.190.150

망하거나 죽지 않고 살 수 있겠나 싶은 날들인데,
제가 좀 불만인 점은, 미국산 쇠고기가 '아주 수월하게' 한국에 수입된다는 것은, 광우병 위험이라는 요소 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데, 너무 광우병 위험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쌀 수입 문제에 있어서는 '식량의 무기화'나 '쌀이 가진 특수한 의미', '논농사의 환경적 영향' 등 여러가지를 문제제기 했는데, 광우병 공포는 너무 압도적으로 흘러서 생산적 담론에 오히려 방해가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無難

2008.05.04 12:26:03
*.142.232.90

흥미로운 움직임인 것 같습니다. 그건 그렇고, MB와 한나라당이 민심을 완전히 잘못 읽고 있는 것 같더군요. 10여년 전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하뉴녕

2008.05.04 13:05:45
*.180.10.159

SimpleLife/ 그, 그렇군요 ;;

마르세리안/ 지적 감사드립니다. 저도 잊고 있었어요. ^^;;

이삭/ 하루이틀할 시위는 아닌 것 같으니까 좀더 지켜봐야겠죠...

blus/ 말을 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인데, 말할 권리가 있다고 사회에서 인정하지 않죠. 부모님과 선생님도 동의하는 이런 사건을 계기로 그 친구들이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듯 하니... 이 사건을 넘어서 발언권을 획득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말이에요.

Jens/ 일리있는 지적입니다.

청바지/ ㅎㅎㅎ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Jocelyn/ 동의합니다. 저의 경우는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GMO쪽이 더 위험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어서...반MB정서가 이걸 계기로 표출하는 셈이니 뭐라고 말하기가 참 힘듭니다. 그래도 한번 과장된 부분을 정리해 볼 필요도 있을 듯...

無難/ 야당 개입설은 어이가 없더군요. 개입만 하면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나오나...쩝

여울바람

2008.05.05 11:32:21
*.143.20.106

[확률 낮으니 그냥 쳐먹으라는게 어른이 애한테 할 소린가.] =_=b...그렇죠…….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집회에 대해 이러저러한 다양한 논의들이 나오는 군요.:)
선동성, 과장성, 감성, 이성, 파시즘, 분노, 먹거리, 욕망, 정치, 10대, 여고생, 팬클럽, 2mb,

등등 여러 생각이 듭니다.

한국사회에서 '투표'가 아닌 '정치표현'의 다른 통로로 '촛불'이 이뤄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다음의 '아고라' 또한 마찬가지이고…….
다만, 그 '정치적 의사표현 통로'를 더 다양하게 확대시켜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제, '광우병 촛불 집회'에 대해서 형사처벌 까지 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 경찰인데..

이상한 모자

2008.05.05 12:43:48
*.77.133.85

일전에 '쌈밥'을 먹으며 나눴던 대화.

행인 : 미국산 쇠고기만 문제인건 아니예요. 내가 옛날에 사료공장에 다녔는데, 한우한테 주는 사료에 분명 우골분이 들어갔거든? 한국 사람들이 먹는 한우도 동물성 사료 다 먹고 했어요. 광우병만 안 생긴거지..

나 : 이거 지금 돼지고기도 문제 많다고 그러던데..

행인 : 여기 돼지고기에도 성장촉진제가 들어간다구요. 사실 돼지도 광우병 같은거 발병하지 말란 법은 없거든? 근데 성장촉진제 놔서 빨리 키운 다음에 광우병이건 뭐건 병이 발병하기도 전에 그냥 도축한다구요. 그래도 우린 열심히 먹지.. 혹시 모르죠. 성장촉진제라서 내 키 좀 더 클지..

나 : 그래서 미국산 쇠고기 그럼 먹어도 돼요?

행인 : 에이, 그건 아니구.. 지금 뭐 SRM 얘기 하는데, 혈액이나 단순한 살코기에서도 변형 프리온 검출 되었다는 사례도 있고 그렇거든요. 게다가 지금 광우병 검역 방식은 도축하지 않으면 검사를 할 수 없는 것이라서.. 샘플 채취해서 한다구요. 혈액을 채취해서 할 수 있는 키트가 있다고는 하는데.. 미국 축산 자본이 반대하는지 그걸 안 쓴다 그러더라구. 30개월 미만이든 뼈가 있든 없든 일단 들어오면 무방비 상태라고 봐야돼요.

그람시오타쿠 : 근데 어차피 우리 몸의 저항력이란게 엄청나거든. 이런거 다 먹고도 멀쩡히 살잖아요, 아무튼.

나 : 근데 나는 살긴 사는데 애는 아토피가 있으니깐 그게 문제죠. 아토피가 임신 중에 피자 몇 판 먹었다고 생긴건 아닐거 아녜요?

그람시오타쿠 : 건 그렇지..

dd

2008.05.09 15:28:36
*.125.146.242

당신이 씨네인가 하는 잡지에 글 올린 거 봤는데요, 뭘 잘못 아시고 계시더군요, 이명박 정부의 소고기 개방 정책이 노무현 정부껄 중단 없이 시행한 게 문제라고요? 소고기 협상이라는 제목만 있으면 다 같은 건 줄 아십니까? 협상 내용이 다르잖아요, 내용이 뭔지도 모르고 글 쓴 겁니까? 노무현 정부가 언제 30개월 이상, 완전 개방을 했습니까? 30개월 미만 살코기만 수입하고, 뺘 나오면 반송하고, 검역도 우리가 하도록 한게 노무현 정부의 협상내용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협상 내용과 뭐가 같다고 노무현 정부껄 이명박 정부가 중단 없이 했다는 거죠? 내용을 모르면 좀 찾아 보고 글을 올리던가요, 모르면서 그렇게 함부로 글 쓰지 말고요, 그리고 네티즌들이 언제 참여 정부에 지나치게 관대 했나요? 당신 처럼 뭣도 모르고 까대기만 하던 인간들이 뒤늦게나마 정신 차리고 조금 바르게 보기 시작한거죠, 관대는 무슨 관대, 이명박 정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참여 정부 물고 늘어지는 거 조중동이 쓰는 치사한 수법 아닌가요? 정신병자들이 보는 조중동이랑 똑같은 수법을 자랑하셔서 참 좋으시겠습니다

하뉴녕

2008.05.09 15:57:26
*.176.49.134

강기갑 의원의 폭로 이전에 글을 써서 그렇습니다. 어쨌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팩트가 어긋난 꼴이 되어버렸으니 비판은 달게 받겠습니다. 하지만 네티즌들이 참여정부에 관대했다는 주장은 여전히 고수하고 있습니다. 참여정부 까는 일이 '정신 못 차리는' 짓이라면, 전 아직도 정신 못 차렸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꼴통 짓을 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참여정부의 개혁성이 과대평가되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문제에 대한 제 견해에 별로 관심이 없으실지도 모르지만, 좀더 확인하고 싶으시다면http://yhhan.tistory.com/717 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4번항에 참여정부와 이명박 정부 얘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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