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28일, 문래동 룩스 히어로센터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09-10 5라운드 5주차 3경기에서 ‘폭풍저그’홍진호가 ‘폭군’이제동을 꺾고 팀 승리에 물꼬를 텄다. 홍진호의 기선제압으로 인해 공군은 화승에게 3:1승리를 거뒀고 창단 이후 첫 3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다음은 홍진호와의 일문일답

- 이제동을 꺾고 승리한 소감은
▲ 예전에 제동이한테 한 번 진 적이 있는데 그 때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내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복수할 기회를 벼르고 있었는데 오늘 복수에 성공할 수 있어서 기쁘다.

- 장기전을 펼쳤는데
▲ 매치포인트라는 맵 자체가 상대가 12드론을 했을 때 9발업을 한다고 무조건 이기는 맵은 아니다. 최대한 피해를 주고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큰 피해를 주지 못했다. 솔직히 말해서 중후반 이후에는 무아지경에 빠져서 본능적으로 게임을 했기 때문에 경기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유리한 쪽은 나였기 때문에 그런 점을 잘 이끌고 빨리 끝냈어야 하는데 제동이가 어떻게든 따라오는 것을 보고 대단하다고 느꼈고 ‘역시 잘하는 선수구나’ 하고 느꼈다. 마지막에 멀티가 없는데도 나가지 않길래 뭔가 또 있나 할 정도로 끝까지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 퀸과 디파일러가 난무하는 비범한 경기였다
▲ 연습 때도 이런 상황은 잘 나오지 않았다. 다만 연습 때도 퀸을 사용하려는 생각은 있었다. 그런데 상대방의 두 번째 저글링에 정찰을 당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퀸을 잃어서 아쉬웠다. 후반에는 스타일상 그런 난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 지난번에 운영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성공한 것 같다
▲ 운영이 많이 들어가서 만족스럽긴 한데 동족전이 아닌 경우에도 운영으로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 팀과 본인 모두 2를 넘어서 3연승을 달성했는데
▲ 지난 번에 인터뷰를 하면서도 3연승을 언급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이번 경기로 그 기대를 충족할 수 있어서 기쁘고 특히 팀의 3연승이 창단 이후 처음이기 때문에 공군이 더 발전하는데 좋은 자극이 될 것 같아서 기쁘다.

- 반대쪽에서는 KT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는데 소감이 어떤지
▲ 굉장히 기쁘다. 지난 번에 우정호 선수를 이기고 KT를 이긴 적이 있는데 KT입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약간 미안한 감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런 감정을 떨쳐버릴 수 있게 1위를 확정 지어서 후배들이 굉장히 자랑스럽고 기쁘다.

- 다음 경기는 STX인데
▲ 강한 팀이기 때문에 힘든 싸움이 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KT를 이겼을 때 STX도 이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있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 스스로 목표를 계속 정하고 달성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

- 1승만 더 하면 목표했던 10승이다.
▲ 항상 방심하다가 목표 앞에 무너졌다. 지금 기세대로라면 쉬울 것 같지만 방심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 한다.

- 월드컵 스코어를 맞춰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 굉장히 신기했다. 처음엔 의식하지 않고 있다가 계속 맞아떨어지고 이슈가 되니까 신기하더라. 확실히 우연이긴 하지만. 이번 우루과이전에서도 후반 22분에 골 찬스가 나더라. 이청용이 정말 22분에 골을 넣어서 같이 보던 사람들이 모두 소리를 질렀다. 골이 들어간 기쁨도 있지만 22분에 들어간 것이 신기해서 더 함성을 질렀던 것 같다. 그런 우연은 뭔가 활력소가 되는 것도 같고, 기분 좋은 일인 것 같다.

- 최근 올스타전에서 팬투표 1위로 시작했다고 한다. 인기가 여전한 것을 넘어서 더 많아지고 있는 듯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 인기라는 것이 보통 ‘난 정말 저 선수의 팬이야’하면서 동경의 대상으로 시작해서 얻게 되기 마련이데 지금의 내 인기는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물론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관심을 보내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런 것에 대한 책임감도 느끼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연습을 하면서 도와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고 올드게이머들에게 많은 응원과 사랑을 보내 주시는 만큼 나도 팬들에게 그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 내 세대는 물론이고 내 후배들도 올드 반열에 올랐는데 모두 힘을 내서 최고의 선수가 되지는 못하더라도 희망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늘 응원해 주시는 중앙전산소장님에게 감사 드린다.

kangzuck@fomos.co.kr


덧글 반응은 너무 길어서 접어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