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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애정결핍이 평론가들에게 미치는 영향

조회 수 944 추천 수 0 2006.12.15 16:55:00
극도말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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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휴가 때 노정태군과 SSY씨와 함께 오후 세시부터 열시까지 노가리를 까면서 맥주 3천씨씨를 7개 비운 적이 있다. 그때 어쩌다가 갑자기 나온 얘기다.


"나도 서태지 좋아하는 사람이긴 한데, 평론가들이 서태지를 찬양하는 걸 보면 굉장히 불편할 때가 있거든....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서태지를 좋아하는 이유는 대충 이런 감정선을 타고 있단 말야.

너와 나는 비슷하다.

나는 실패했고, 너는 성공했다.

그러므로 너는 위대하다.


딱 이거야. 굉장히 배배꼬인 감정으로 서태지를 좋아하는 거지."


(이 말은 그날 술자리에서 꽤 히트를 쳤고, 노정태와 SSY는 즉석에서 리바이벌을 요청했다.)


저런 식의 과도한 찬양이 조금만 변하면 과도한 비판이 되기 십상이다. 사실 저 문장은 한 문장 한 문장이 다 틀렸다. 일단 '너와 나는 비슷하다.'부터 틀렸다. 그런데 그들은 그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이렇게 서태지를 찬양하던 그들이 서태지를 비난하게 되는 감정선을 요약해 보면 이렇게 된다.


너와 나는 비슷하다.

왜 너는 그 사실을 부인하려 드는가.

나는 실패했고, 너는 성공했다.

그러므로 너는 부정직하다.



서태지만큼 그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적실하게 보여주는 대상이 없긴 하지만, 여하간 이런 식의 사유전개는 서태지에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많은 평론들이 분석대상에 대해 주목을 요구하는 대신 평론가 자신의 정신상태에 대한 주목을 요구한다. 나 자신도 그런 글을 많이 써봤다는 전제하에서 하는 얘기다. 물론 나는 아직 그런 글을 돈 받고 써본 적은 없다.


sapa

2008.02.13 22:34:27
*.151.141.123

이거 오래전 글인데 지금 봤습니다. 논점과는 전혀 다른 얘기지만 아직도 서태지 좋아하는 평론가들이 있나는 생각이 드는군요. 개인적으로 서태지는...말하자면 화장빨 미녀랄까, 아침에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도대체 내가 왜?'라는 후회가 밀려오게 만드는 존재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90년대 전체가 그에게 저당을 잡혔던 거죠. 뒤돌아 바라보니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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