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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내일] 친박연대 vs 진보신당

조회 수 2947 추천 수 0 2008.04.14 05:27:36
친박연대 vs 진보신당 416호


지인들과의 술자리에서 도대체 친박연대를 어떻게 영어로 옮길지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결론은 Park-Friendly Fellowship. 도저히 정치집단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걸 보니, 아주 정확한 번역이다.


친박연대라는 상징


친박연대는 한마디로 정치가 정치로 작동하지 않는 어떤 광경을 상징한다. 사실 애초에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의 ‘공천혁명’이란 것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정치적 지향은 온데간데없이, 실정법 위반 여부만 문제 삼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정도 기준도 수용하지 못한 공천을 받지 못한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변신해 당을 뛰쳐나왔다. 밥그릇 싸움 이외의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는 정국이 만들어졌다. 차이를 구별하기 힘든 정치세력 간의 쟁투가 치열하게 펼쳐졌는데, 특히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친박연대 세 집단의 박근혜에 대한 집단구애 퍼포먼스는 길이길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 와중에도 페넬로페가 오딧세우스 기다리듯 꿈쩍 않고 항의 농성을 계속한 박근혜의 근성(?)도 함께. 이 의미 없는 싸움을 재미있게 관전하기 위해 한국 사람들은 정치공학을 좋아하게 되나 보다.


거여를 견제하겠다는 통합민주당도 범 한나라당계와 구별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손학규 대표는 군소정당들의 대운하 반대 연대 제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동작을에서 전국 최대의 빅매치를 펼친 정몽준, 정동영 두 후보는 둘 다 똑같이 뉴타운 공약을 내걸었다. 한쪽은 현임 서울시장에게 동의를 구했다고 말하여 선거법 위반 조사를 받았고, 다른 한쪽은 서울시장이 (민주당 인사로?) 바뀌면 뉴타운 공약을 추진하겠다는 멋쩍은 소설을 쓰고 있었다. 이런 변별력 없는 테스트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의 기권율이 높아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진보신당



한편으론 친박연대라는 상징의 대극에 진보신당이 있다. 이 글을 쓰는 나는 아직 총선 결과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진보신당의 선거운동이 한국 사회에서 매우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민주주의 이후에도 국가의 경제정책은 서민을 위하지 않았다. 특히 참여정부는 ‘유연한 진보’의 이름으로 ‘(대)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어 진보세력이 경제를 망쳤다는 편견을 유포시켰다. 그 와중에 진가를 발휘해야 했을 민주노동당 역시 민생 문제를 얘기하지 않고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같은 것에 올인했다. 그 결과가 냉소주의였고,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었다. 민주노동당은 내홍을 겪다가 17대 총선 기간에 이름을 널리 알린 노회찬 심상정 등이 나와 새로이 진보신당을 만들었다.


분당은 그 자체만으로도 효과가 있었다. 2007년 대선에서 코리아 연방공화국 등 민생과 전혀 상관없는 공약을 내세우던 민주노동당이 민생 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반면 그 민생공약들을 만든 이들이 탈당하여 만든 진보신당은 인지도가 너무 낮아 홍보에 곤란을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회찬과 심상정이 수도권에서 선전했다는 사실은 큰 의미가 있다.


민주노동당은 두 개의 지역구에서 승리를 거둔 적이 있지만, 조직화된 노동자들이 유권자의 1/3에 해당하는 도시에서 이룬 성과였다. 반면 수도권의 지지자들은 비정규직 노동자, 자영업자들을 포괄하는 여러 종류의 서민들일 것이다. 비록 아직 정당지지율로 이끌어내진 못했지만, 이런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서민의 이해관계를 노회찬, 심상정 두 후보에게 투영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수많은 지식인과 연예인들이 이 두 사람을 지지한 것 역시 그렇다. 이 인물에 대한 지지를 어떻게 정당정치 안에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가 앞으로의 진보신당의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 정치를 향한 그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하뉴녕

2008.04.14 05:32:03
*.176.49.134

어차피 발로 쓴 글이긴 하지만... -_-;;;
강기갑이 당선될 줄은 몰랐다능- 그래서 글이 이렇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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