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피지알 유감

조회 수 960 추천 수 0 2007.03.18 14:05:50
  메딕아빠
  [공지] 잠시 쉽니다.

안녕하세요 homy 입니다.
PgR21을 좋아해 주시는 여러분에게 않좋은 소식이 있네요.

PgR21 은 게임을 좋아 하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돈을 - 권력을 좋아 하는 사람들의 놀음에 얻혀가는 팬이 되어 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게임판의 또 다른 주역인 팬으로서 현 상황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팬에 대한 배려도 없이 이런 상황까지 몰아간
협회(IEG)-방송사-게임단에 대해서 실망을 금할수 없습니다.
팬들이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을 담아
피지알은 당분간 쉬기로 결정 하였습니다.

이 시간 이후로 피지알 모든 게시판의 글쓰기를 제한합니다.
언제 다시 글쓰기가 가능하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말씀 드릴 수 없을 듯 합니다.
( Pgr Tournament Season 4 대회는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


저희 사이트는 내부-외부적인 한쪽의 의견에 동의하는 결론에는 도달하진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예선 도중에 멈추어야 할만큼의 긴급한 상황과
그런 상황을 모두 감내해야 하는 팬을 무시하는 협회 그리고
그 책임의 공동선상에 서있는 게임단 그리고 방송국 모두에게  
외면 당하면서까지 게시판을 열고 있어야 하는 이유를 찾을수가 없습니다.

정치적인 이유로 사이트를 이용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것은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수준에서의 게임판의 진행입니다.
서로 싸워도 좋고 돈가지고 우겨도 좋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것의 바탕에는 게임을 좋아 하는 팬들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이트는 돈을 위해서나 명성을 위해서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직 한가지 게임을 좋아하기 때문에 6년여를 함께하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고 싶지도 그럴 의지도 없습니다.
( 특정 사이트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불행히도 우리가 게임을 순수하게 좋아할 수 없는 지금 사이트를 열고 있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바랍니다.
아니 그보다 게임판의 양 주체인 협회(게임단) - 방송국 의 적극적인 양보와 협상을 기대 합니다.
회원 여러분께 불편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양해 바랍니다.



이 문서는 21세기 초 한국 20대들의 정치적 무능을 보여주는 위대한 기념비로 보관되어야 한다. 농담이 아니라, 혹시 피지알이 사라지는 일이 있을까봐 링크도 안 걸고 이렇게 퍼다놓은 것이다. 이 문서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첫째, 부정한 어른(돈)과 순수한 아이(팬)의 구도가 있고,

둘째, 후자가 훼손되었을 때엔 거기에 항의하는 것이 아니라 행위의 동력을 상실하고야 마는 천진난만함이 있으며,

셋째, 합의가 되지 않는 것을 두려워 하는 정치에 대한 공포증이 있고,

넷째, 그들 윗세대(가령 386)와 마찬가지로 "상식이라 믿는 것들이 갈라지는 때가 정치적인 순간"이란 사실을 인지하기 거부하는, '상식'이란 단어를 끝까지 판단의 최종심급으로 사용하는 도착증이 있다.

이 모든 것은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이다. 나는 일전에 "‘스타리그를 좋아하는 순수한 팬’이라는 범주는 ‘협회리그’가 등장하는 순간 백만년전 과거 속으로 사라져 버릴 것이다. 왜냐하면 그때는 어느 누구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정치적 변명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썼다. 그런데 이들은 협회리그가 출범하기도 전에, 이미 '순수한 팬'이란 범주가 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 범주가 가능하지 않다면 '순수한'은 때려치더라도 '팬'으로 남기 위해 '정치적 변명'을 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외적 요인들에 의해 스타리그가 막장으로 치닫는 지금은 분명 그런 때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그 사실을 인지하기 거부한다. '순수한 팬'이 아닌 다른 무엇도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남은 결론은? 논쟁에서 빠지는 것 뿐이다.

물론 피지알 게시판이 문을 닫는다는 것이 그들이 모두 손을 놓을 거라는 사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운영진 중에 다른 입장을 가진 이가 있었을 수 있고, 그들은 피지알이 아닌 다른 틀에서 활동을 해야겠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피지알에 드나들던 이들 역시 스갤러들이 만들어놓은 몇 개의 커뮤니티에서 스타리그의 막장을 저지하기 위한 모종의 행동을 취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목좋은 곳을 스스로 포기하는 정치적 자살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에 시사점이 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하다.

어떤 궤변을 들이대더라도 지금이 피지알 게시판을 닫는 시점일 수는 없다. 운영진 사이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것은 그대로 두면 될 일이다. 게시판에서 사람들이 논쟁을 한다 해도 그대로 두면 될 일이다. 무언가 행동을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피지알은 스타리그 팬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으로써도, 지금 이 순간에 충분히 무언가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가능성을 스스로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른'들에게 상처받기 싫어서? 그 '어른'들의 농간에 놀아나 '아이'들끼리 서로서로 상처주는 것을 보기가 싫어서? 이쯤이면 피터팬 컴플렉스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는 기회비용이라는 게 있다. 그들은 결국 상처받기 싫어서 스타리그로부터 철수한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타인에게 요구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그 요구들의 조율에서 '정치'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이런 정도의 일이다. 거대 서사, 혹은 이데올로기가 사라진 시대에 들어서야 할 것은 그런 사적 개인들의 '정치적 능력' (정치인들이 정치자금을 모으고 자기네 당의 덩치를 불리는 능력과는 다른 의미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정치의 진공상태'다. 윗세대들로부터 부당한 조롱을 받아도 분노할 줄 모르는 그들의 뒤틀린 죄의식 혹은 자의식은, 한국현대사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무능한 세대를 출범시켰다. 그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 왜냐하면 그들 스스로 그들을 사랑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인지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한, 그들은 기껏해야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할 뿐이다.

그러나 '상식'에 대한 그들의 관점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전 사회적인 것이며, 사회문제에 대해 그렇게 나이브하게 바라보는 감성이 정치영역으로 투사될 때 '상식'이나 '희망'이란 단어만을 점유함으로써 사람들을 열광시킨 어떤 정치인이 이해될 수 있다는 점은 따로 지적되어야 한다.



 


kid

2007.03.18 14:23:09
*.184.44.105

안타깝지요.. 저도 그곳의 첫시절을 잘 기억합니다.
한 줄.. 혹은 한 편의 글을 올리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야하는 그곳이 좋았더랬는데 말이죠..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흐흥

2007.03.18 16:19:13
*.139.214.144

배틀로얄 세대..
자기가 원하는게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던데요. 타인에 요구하는건 관두고서라도.

노정태

2007.03.18 22:47:35
*.178.27.145

스갤 보고 있으면 피지알의 행태가 더 한심하게 보여. 스갤러들은 어떻게든 구멍을 뚫어보려고 네이버 검색어라도 올려볼까 노심초사하고, 그러면서 계속 검색어 순위가 잘린다는 사실에 절망이라도 하고 있거든. 아, 정말 한심하다 피지알...

하뉴녕

2007.03.18 22:54:48
*.176.49.134

그러고보니 내 휴대폰 기기도 SK 텔레콤이다. 상황 돌아보는 거 좀 지켜보다가 휴대폰 교체운동이라도 벌이고 싶은데, 제기랄 이건 뭐 휴대폰 빅스리가 다 스타리그에 들어와 있으니...

노정태

2007.03.18 23:26:06
*.178.27.145

그런데 회장 김신배가 SK쪽 관계자라서, 일부 스갤 애들은 SK 관련된 물품 다 팔고 핸드폰 바꾸기도 하고 그랬다더라. 단순한 행동이고 별 영향 없기야 하겠지만, 그렇게 실천을 하는 거랑 마는 거랑은 천지차이겠지.

쟁가

2007.03.19 17:23:17
*.50.69.85

한윤형님/ 옳은 지적입니다. PGR 운영자(들)의 저 글은 '자기의 발기불능 증상을 장황하게 설명하는데서 만족감을 느끼는 남성'의 정신상태 바로 그것이라고 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 [펌] 진보누리 대 아나클랜 / 이상한 모자 [13] 하뉴녕 2008-02-20 2677
30 민주노동당과 나 [15] 하뉴녕 2008-02-16 1613
29 [시사in] 내 인생의 책 :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 [36] 하뉴녕 2008-02-11 1004
28 레비나스라는 지젝주의자와의 덧글 논쟁 [18] 하뉴녕 2008-02-05 1119
27 헛소리에 관하여 (1) - 철학적 헛소리 [11] 하뉴녕 2008-01-22 947
26 시간을 달리고 싶은 소년 [3] 하뉴녕 2008-01-16 851
25 컴퓨터가 깔끔하다-. [6] 하뉴녕 2008-01-16 788
24 손석춘의 NL 운동권에 대한 감상적 시선에 대하여 [9] 하뉴녕 2008-01-07 981
23 [펌] 박정석 프로리그 80승 실패 포모스 반응 하뉴녕 2007-12-24 8052
22 냉소주의 [9] 하뉴녕 2007-09-13 1309
21 [펌] 선빵의 사실관계, 그리고 <디 워>의 마케팅에 대해서 한 말씀... / tango님 [91] [2] 하뉴녕 2007-09-06 1581
20 PGR, 고 며칠을 못 참아서... [4] 하뉴녕 2007-03-22 950
19 "팬심으로 대동단결"은 없다. 하뉴녕 2007-03-20 825
» 피지알 유감 [6] 하뉴녕 2007-03-18 960
17 정치적 설득과 매혹의 문제 [2] 하뉴녕 2007-03-14 1099
16 인용에서 인문학으로 : 어려운 여정 [6] 하뉴녕 2007-02-13 948
15 송호근의 미덕과 악덕 하뉴녕 2007-01-22 1912
14 철학, 역사를 만나다? [2] 하뉴녕 2006-05-16 1139
13 조우커의 정치비평 [2] 하뉴녕 2006-02-21 1861
12 시뮬라시옹 : 한계가 뚜렷한, 그러나 의의는 있는 하뉴녕 2005-01-10 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