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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노정태, "돌출 행동을 수습하는 방법에 대하여" : http://basil83.egloos.com/4907034


0. 총평

이따구 글을 쓰고 나서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니, 안구에 습기가 찬다. 제발 노정태는 블로고스피어에서 당분간 떠나 심신을 돌보고 요양을 했으면 좋겠다. 안드로메다까지 스스로 날라가 있는 놈을 따라가서 줘패는 것도 한 두 번이지...


1. 글쓰기 방법의 문제

노정태식 글쓰기의 가장 큰 문제점을 찾는다면, 그가 언제나 ‘연역논증’을 하려 든다는 것이다. 물론 연역논증을 할 수 있을 땐 해야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려는 글에서는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다. 전공자들이 전공에 관계된 논의를 할 때 자기들 교과서에서 의심없이 받아들여지는 어떤 공리를 들고 글을 쓸 때에나 연역논증은 유효하다. 노정태는 그런 글쓰기를 동경한다. 말하자면 이과생들의 권위 혹은 포쓰에 현혹되어 있는 거다. 그가 자꾸 sonnet에게 시비를 거는 것도 그것과 연관이 있는 듯 싶다.


하지만 노정태는 글을 시작하는 자명한 공리를 어디서 찾아오는가? 그가 하려고 하는 정치평론에 그런 자명한 공리가 있을까? 대개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정태는 자기가 읽은 무언가에서 그걸 찾아온다. 미국 저널리스트 누구가 이렇게 말했는데, 이게 옳다, 여기서부터 시작해보자, 다른 놈들은 다 틀렸다, 뭐 그런 거다. 이번 글도 그렇게 쓰여져 있다. 억지로 끼워맞추느라 글은 길어지고 횡설수설 난리도 아니다.


2. 잘못된 예시 적용

목수정은 노정태의 예시에서 판사를 찾아간 시위군중에 속한다기 보다는 시위군중을 이끌고 간 변호사에 속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을 했고, 그에 응당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는 이라는 점에선 말이다. 차라리 목수정을 변호사로, 투쟁하는 오페라단을 시위군중으로 비유했다면 얘기가 좀 더 적절했을 것이다. 그래봤자 이 얘기와 별 상관없는 비유이긴 하지만 말이다.


3. 논점 호도

사람들이 말하는 것은 “노정태의 행동이 잘못 됐다.”이다. “침묵하는 것이 옳다.”는 아니다. “침묵하는 것이 옳지 않다.”라는 것에 동의한다고 쳐도, 그게 “침묵하지만 않으면 무슨 짓이든 해도 된다.”는 주장을 함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노정태는 <급진주의자들을 위한 규칙>이란 텍스트에서 “침묵은 옳지 않다.”라는 공리를 이끌어낸 후, “그러므로 침묵하지 않은 내가 옳다.”는 결론을 이끌어 낸다. 그 전제에선 그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의 글의 전반부는 티끌만큼의 가치도 없다.


내가 생각하기에 목수정의 문제의 글이 기사화가 되었을 때 목수정이나 진보블로거들이 했어야 하는 일은 다음과 같다. 1) 정명훈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다. 2) 오페라단 문제를 부각시켜 이 투쟁의 정당성을 강변하고 홍보한다. 목수정은 정확히 반대로 했다. 노정태는 목수정의 그 짓거리를 가장 한심하고 파괴적인 방식으로 도왔다. 그 상황에선 누구도 그들을 도울 수가 없었다. “소나기를 피해야 한다.”는 내 말은 1)에 대해서 침묵하라는 말이지 2)에 대해서 침묵하란 말은 아니다.


논파는 다 했으니 이 참에 나도 공리(?)를 하나 가져와야겠다. 타임지 에세이스트 로저 로젠블라트는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의 세 번째 규칙으로 “나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를 제시한다. 이 챕터에 나오는 예시 중 가장 유명한 사례는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을 동성애자라고 비난(이 아니라 사실지적) 한 이를 고소했다가 피 본 얘기다. 나는 노정태가 급진주의자라고 믿지 않는다. 그러니 유쾌하게 나이 들기 위해 이 규칙을 따르는 편이 현명할 것 같다. 


4. 조폭 논리가 정당의 권위를 지켜주나?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 고 언급한 후 노정태는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몇 가지 헛소리를 한다. 그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 하지만 무기력하게 당하는 진보신당, 진보신당 당원이 당 이름까지 들먹였는데 아무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그따위 진보신당, 댁 같으면 찍어주고 싶겠는가? 완전 호구 집단으로밖에 안 보이지 않을까? 이것은 '정당정치' 이전의 논리이다. 인간의 집단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내가 국외자였다면, 목수정이 다구리당하도록 방치하는 이따위 정당에는 결코 호감을 가질 수 없었을 것이다(물론 이 입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


한심해서 말이 안 나온다. 그 입장은 보수적인 것이 아니라 조폭적인 것이다. 그것도 기업형 조폭들은 그런 식으로 일 안 하고, 무협소설에 나오는 협객들이나 관우 죽었다고 60만 대군을 와장창 털어먹는 유비같은 이들이나 저런 식으로 사고한다. 보스를 호구로서 조직원들에게 내어주는 짓거리. 이걸 진보신당이 해야 한단 말인가?
 

당의 권위를 숭상하는 보수적인 태도란 이런 것이다. 그럴 리가 없지만 의인화된 정당을 상상해보자. 목수정이 찾아왔다.


“정명훈이 나쁜 놈이에요!! 정명훈을 당이 타격해야 한다구요!!!”


보수적이고 권위를 가진 당이라면 어떻게 말해야 할까?


“정당은 퀵서비스맨이 아닙니다. 스스로 벌인 일은 스스로 해결하세요. 생환하시길 빕니다.”


자신의 오류를 방어하기 위해 진보신당 전체가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 노정태류가 당의 권위를 운운할 자격이나 있을까?


5. 인민재판이 나빠서 나는 옳다?

노정태는 인터넷에서 인민재판을 하는 이들을 마케팅의 대상으로 삼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어차피 진보신당을 찍지도 않을 거라는 이유에서다. 말 자체로는 맞는 말이다. 목수정에 대한 모든 비판이 인민재판은 아니라는 사실에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말이다.


그렇다고 그게 노정태가 옳다는 논거는 될 수 없다. 왕년의 노빠들의 반응을 생각해보자.


1) 노무현이 삽질을 한다.

2) 조중동과 상식인들이 비난을 한다.
3) 노빠들은 조중동이 왜곡보도를 했다고 성질을 부린다.


조중동‘도’ 비난을 했다는 것이 노무현의 삽질을 덮을 수는 없다. 노무현쯤 되면 조중동의 왜곡보도는 ‘상수’로 둬야 한다. 마찬가지로 진보신당, 게다가 여성당원쯤 되면 그를 비난할 때 ‘진보혐오’와 ‘여성혐오’의 수사가 겹치는 것 정도는 ‘상수’로 둬야 한다. 합리적으로 먼저 목수정의 잘못을 비판한 뒤에야 그녀에 대한 과잉비난도 비판할 수 있는 것이다. 나쁜 놈들 핑계대면서 제 잘못을 덮는 건 빠가 많았던 노무현이나 취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같은 노씨지만 노정태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6. 소수자 운동가들을 보호하자고?

“둘째, 목수정이 다구리당하는 것을 수수방관하는 진보신당의 모습은, 앞으로 소수자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의 충성도를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 미안한 말이지만, 소수자 운동은 오래 하면 할 수록 '쿨'해질 수가 없다. 당연한 일이다. 소외된 자신을 끝없이 확인하면서, 자신이 억압의 주체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과 맨몸으로 부딪쳐야만 하는 일이 바로 소수자 운동이기 때문이다.

목수정이 이번에 보여준 '비매너'는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돌출 행동'을 한 누군가를 당원들이 전혀 챙겨주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렇듯 경험적으로 확인되면, 소수자들은 움추려들 수밖에 없다.”


호랑이 풀 뜯어먹는 소리 하고 있다. 목수정이 소수자 운동하다가 이런 일을 냈나? 그리고 만일 훌륭한 소수자 운동가라도, 저런 잘못을 하면 왜 비난하면 안 되는가? 그의 평소의 활동과 그의 구체적인 행동을 결부시켜 얘기해야 할 필요는 없다. 반대로 한 번의 실수에 대해 비판하면서 그의 행적 전체를 부정해야 할 이유도 없다.  

 

목수정 사례를 돌출 행동에 대한 수습이라는 프레임으로 볼 수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 스스로가 수습을 거부했다. 레디앙 기사가 뜬 정도의 돌출 행동이 있었고, 차라리 그녀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몰라 가만히 있었다면, 우리는 노정태가 언급한 것과 같은 수습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 사건 자체가 그녀의 통제를 벗어난 일이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과도한 비난이 부적절하다는 사실을 강변하며, 오페라단 문제에 집중할 것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목수정은 그런 모든 가능성을 분쇄해 버렸다. 기사화가 문제가 아니라 그 후의 행동이 더 큰 문제라고 내가 지난번에 언급했던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7. 정치인적인 것?

노정태는 목수정을 비판하자는 논리가 ‘정치적인 것’이라 주장되고 있지만, 실은 ‘정치인적인 것’이라 얘기한다. 참 지 맘대로 말도 잘 만든다. 무슨 뜻으로 쓸지는 정해두었을까?


‘정치적인 것’은 요즘 몇몇 철학자들이 밀고 있는 개념으로 아는데, ‘정치’와는 좀 다른 의미라고 들었다. 잘 몰라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이 개념을 이 문제에 적용하는 것은 그렇게 적절한 일은 아닐 듯 싶다. 게다가 ‘인’자를 하나 더 붙여 족보도 없이 방금 만든 개념(?)으로 다른 이를 비난하는 데에야...


노정태가 하려는 말은 간단하다. “나는 원칙으로 목수정을 옹호한다. 너희들은 전략론으로 목수정을 비판한다.” 틀렸다. 그런 적 없다. 목수정을 비판한 건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고 지난 번 글에 써두었다. 그렇다면 거기에 대해 반박을 해도 해야지, 그냥 “너희들은 정치인이구나, 개객기들!!!”하면 이걸 글이 아니라 고함이다. 충고를 한마디 하자면 고함은 블로그에서가 아니라 대로변에서 질러야 속이 좀 풀린다.


8. 또 잘못된 예시 적용

“정말 합창단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전달하고 홍보 행위를 하고 싶었다면, 목수정으로 인해 이목이 집중되었던 그 때, 목수정을 내버리지 않으면서 그 논의를 진행했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정치적'인 행위이며, 빨갱이 논란의 한가운데에서 평화통일론을 내세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천재성이 드러난 것도 바로 그 정치적 행위를 통해서였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김대중이 잘난 것과 노정태가 못난 것 사이엔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는데.


“작년 국군의 날 강의석이 탱크 앞에 시원하게 벗고 곧휴를 드러내며 과자로 만든 총을 쏘고 '군대? 그게 뭔가요? 먹는 건가요?'라는 퍼포먼스를 저질렀을 때, 진보신당 계열 블로거들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강의석의 사진을 올려놓으며 '나는 강의석의 퍼포먼스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물론 강의석 본인이 워낙 비호감일 뿐더러, 한국 남성들의 군대 문제에 대한 정서적 저항감도 매우 극심해서, 욕을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경우에는 충분히 'damage control'이 되었다. 상대방이 살살 봐줘서가 아니라, 이쪽에서 확실히 세게 나갔기 때문이다.

'강의석의 저러한 행동은 평화 운동에 도움이 안 되고...'같은 소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묻혔고, 강의석은 살아났다. 50000쯤 먹을 욕을 24380 정도만 먹고 지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강의석같은 역사와 전통의 비호감이 저지른 극도의 비호감질도 이토록 어느 정도 방어가 가능할진대, 어찌 목수정같은 극히 알려지지도 않았던 사람의 입장에 대한 옹호가 불가능하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는가? 게다가 강의석을 옹호하던 사람들 모두 강의석을 결코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었을텐데?“


그건 강의석의 의도나 평소 행실에 대한 구구한 억측은 집어치우더라도, 그의 퍼포먼스 자체가 옳았기 (혹은 틀린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왜 강의석을 옹호하던 이들이 목수정을 옹호하지 않느냐고 노정태는 질타한다. 왜 그는 강의석을 옹호하던 이들이 목수정을 옹호하지 않는지 생각을 안 해보는가? 왜 편하게 앉아서 밥을 먹지 않고 물구나무 서서 밥을 먹는가?


8. 수습, 그리고 잘잘못의 문제

“돌출 행동이 저질러지면 누군가는 수습을 해야 한다. 혹자는 목수정을 고문관에 비유하기도 하더라만, 어차피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대한민국에 대고 고문관질을 하는 거나 마찬가지 아닌가. 목수정을 옹호하면서도 합창단 문제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며칠 전 정도로 시간을 되돌려보면, 이쯤에서 수습이 필요한 대상은 목수정이나 노정태가 아니었다. 그들에 의해서 ‘병진들의 집단’으로 격하된 진보신당이었다. 그래서 할 일도 많은 내가 애써 설거지를 했다. 다른 이들은 오페라단 문제 자체를 알리는데 힘을 썼다. 그게 수습의 경과다. 노정태는 그 과정에서 일관되게 저항을 했다. 왕따가 되었으니 스스로 ‘내가 하려던 방식의 수습’이 실패했다는 사실은 깨달은 모양이다. 이제 하나만 더 깨달으면 된다. 자신이 수습의 주체가 아니라 객체라는 것. 


아직도 "내 말만 들었으면 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됐을 거다!! 근데 왜 내 말을 안 들어!!! 내 말 들어!!!!"라고 우기면 어떻게 하나? 사람은 누구나 가끔 틀린 소리를 한다. 자신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라는 사실만 인정하면 그의 세계는 적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넓어질 것이다.


“지금은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에는 너무 늦은 시간일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뭐가 잘못된 것인지 명확하게 알고 넘어가느냐 그렇지 않느냐이다. 나 또한 이 사태에 개입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 우리는 모두 틀렸다.”


웃기는 소리다. 노정태는 처음에 “돌출 행동으로 인한 위험을 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맞는 소리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무슨 평생 일 할 필요없는 부르주아의 자식으로 태어나 24시간 진보신당을 위해 일하기로 결의하지 않은 이상, “개입한 시점이 너무 늦”는 상황을 피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틀린 일이 아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틀리지 않았다. 틀린 건 노정태 혼자다. 

 


고시생

2009.04.09 13:26:30
*.145.62.111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딱 하나 뿐임. Don't feed the troll!

하뉴녕

2009.04.09 13:34:23
*.241.15.63

죄송합니다. 명심하겠습니다.

파도

2009.04.09 13:55:34
*.41.231.218

비유는 현란하던데요 미국 변호사 이야기가 나오고 하이에나가 나오고 골룸이 나오고

하뉴녕

2009.04.09 13:58:52
*.241.15.63

현란한 게 아니라 그냥 본인도 정신이 없는 겁니다...

주성치

2009.04.09 14:58:45
*.88.211.174

ㅋㅋ 친절도 하셔라~ 저런식으로 담론 부풀리다간 정작 해직 오페라단원들은 클로킹 되겄어요. 역시 OO에겐 먹이를 주지마세요가 진리.

leopord

2009.04.09 16:42:31
*.252.178.38

노정태 씨가 아주 블로거들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것 같습니다.-_-;; 저도 덕분에 두 개 정도 썼습니다만...

정말 노정태 씨 혼자만 틀렸다능...-_-;;;;;

변희재

2009.04.09 17:50:31
*.224.221.250

한윤형의 글을 흥미 있게 읽고는 했었다. 정확히, 찾아 읽고는 했었다(과거형이다)
처음으로 그에게 실망했었던 것은 그가 거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는 과학철학의 논의로 아이츄판다를 찍어누르려다 되레 압사 당했을 때였다. 그가 몰랐다는 데 실망한 것이 아니다. 비겁하고 졸렬했다. 알량한 지식의 권위로 찍어 누르려다 상대의 내공이 생각 이상으로 엄청나자 억지를 부리고 없는 말 지어내고 철학자들에 대한 요상한 해석들이 출몰했다. 그런 와중에 한윤형은 나름 탄탄한 철학적 이해를 갖추고 있던 노정태에게 얻어 맞았다. 그들이 나눈 철학 관련 논의에서 나는 거의 대부분 노정태의 손을 들어준다. 한윤형은 몰랐고, 혹은 읽지도 않은 것(으로 생각되는 것)을 말했고, 노정태는 전적으로 그가 옳다 말할 수는 없겠으나 최소한 자신에 의해 호명된 철학자들에 대한 나름의 이해가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실수할 수 있고, 논쟁 중에 몰리면 허둥대다 평소 하지 않던 짓거리도 하게 된다 생각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물론 둘 사이에 무슨 다른 사연이 있는지 나는 모르나, 드문드문 그들의 글을 읽어온 나로서는 이 일이 계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윤형는 노정태의 변희재가 되었다. 진중권의 글을 읽으면 변희재의 글이 미루어 짐작되듯이, 노정태를 읽으면 한윤형의 글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물론 한윤형의 글이 변희재보다는 낫다. 그러나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언젠가부터 이 블로그에 오지 않게 되었다. 한윤형의 글을 읽고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되더라도 뒷맛이 개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겸손함을 가장한 과시욕과 시뻘건 (허)명예욕. 역시 어린애인가? 안티조선에서 그가 보인 명민함과 그로 인해 얻은 이름값이 그에게 칼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고, 그 시절 그가 그런 명성을 얻는데 나름대로 일조했던 나의 찬사들이 조금은 벌쭘해졌다.
노정태의 글에 달린 트랙백이 한윤형의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누르지 않았을 것이다. 한윤형의 블로그라는 것을 알게된 순간 짜증이 쑥 치밀어 올랐다. 그리고 예상은 벗어나지 않았다.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그냥 조용히 나가면 될 것을 굳이 이렇게 글을 남기는 이유는 좀 복잡하다. 아직 한윤형에게 애정이 남아서 인지도 모르겠고, 이번 목수정을 둘러싸고 벌인 한윤형의 노정태에 대한 변희재짓이 다른 어느 때보다 비열하다 판단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나름 전문 영역에 소속되어 있음에도 나는 이 글에서 한윤형의 논증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없기 때문이다. 노정태의 글을 열거하고 결론은 내리는데 그 결론은 하늘에서 떨어진다. 나름의 추측으로 메우라는 말씀이신가? 아니다. 한윤형은 이 글을 쓰면서 충분히 설명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글의 대부분이 노정태 글에 대한 분석이 아니라, 글에 대한 단순 평가, 어처구니 없다는 탄식으로 채워지는 것도 같은 이유로 생각된다. 목수정에 대한 분노와 노정태에 분노. 그 분노에 한발 살포시 올리면, 한윤형 만세. 킹왕짱!
앞을 보니 이미 몇몇 포스팅이 있었다. 그리고 급기야 이 글을 트랙백 보냈다. 노정태의 침묵이 속상한 것인가?
입장에 따라 내리는 결론이 아니지만 믿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평하면, 글의 구성이나 논리성 면에서 한윤형의 이 글은 낙제점이다. 한윤형의 평소 실력을 감안할 때, 노정태의 글을 꼼꼼이 읽지 않았다고 짐작되는데 이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계속 내가 불편해지고, 굳이 조용히 꺼지지 못하고 글을 남기는 이유다.

한윤형이 이제 조금쯤은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진중권

2009.04.09 18:33:46
*.166.175.132

노정태 씨 여기서 이러면 안 되죠~ 하려다 보니, 진짜로 노정태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누군지는 몰라도, 논거를 갖춘 반박은 없고 평가만 있는 걸 보니, 원문에 토를 달 수준은 안 되는 것 같고...

blus

2009.04.09 19:05:32
*.132.255.174

굳이 노정태씨가 그것도 변희재씨를 사칭하리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아니

2009.04.09 20:50:59
*.42.49.28

이 글에서 논증을 읽을 수 없다니요. 난독증 환자임?

ㅇ.ㅇ

2009.04.09 22:13:34
*.207.92.154

위서가 ㅎㅇ 요즘 좀 심심한가봐?

하뉴녕

2009.04.10 09:32:50
*.109.154.60

아이추판다 님과의 논쟁에서 제가 많은 삽질을 한 것은 사실입니다. 뭐가 뭔지도 몰랐던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노정태 님이 철학을 잘 안다...이건 정말 아니구요. (푸히히) 노정태 님은 저와는 달리 지난 십년간 단 한번도 "내가 생각이 짧았다"느니 "그땐 내가 좀 잘못한 것 같다."는 말을 입에 꺼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무류해요. 그런 분의 철학적 소양은 저와 비교될 수 없지요.

그리고 제가 노정태 님의 완전한 적대자가 되기까지에는, 이 블로그만 쳐다봤어도 몇 개의 계기가 보였을텐데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셨던 것 같네요. 정말로 정나미가 뚝떨어지는 오프라인에서의 한심한 소리도 있었는데, 그런거야 제가 알아서 다 생략해 드렸고...

그리고 이 글은 형식 자체가 '노정태의 논증(?)을 논파하는 글'인데 논리가 없다고 하시면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글을 어떻게 썼다고 말씀하시는 건지...저는 노정태처럼 재주있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논리가 없으면 글이 안 나옵니다. 차마 안 써지더라구요.

똠방

2009.04.10 10:46:56
*.71.52.150

변희재에게 스토킹을 당한 경험이 있기에 변희재란 이름에 우선 몸서리 부터 칩니다. 닉넴을 변희재라고 쓰는 것 만큼, 변희재스럽군요. 논리를 이야기 하면서, 그 논리에 대한 주장은 늘 동어반복인 게 변희재죠. 자신만의 프레임을 설정한 다음에, 모든 것을 그 안에서 규정짓는...
아이판춘다님과 윤형님의 댓글 논쟁은 당시 '어.. 아닌데..'했습니다. 하지만 그걸 인정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그것마저 빌미로 트집잡는 부류도 있지만서도 말입니다.

변희재라고 썼던 사람

2009.04.10 17:37:05
*.224.221.250

변희재라는 이름에는 역시 문제가 많다. '변'이라서 역시 '변'인가?

노정태의 블로그에 트랙백이 삭제되어 있어서 한윤형이 뭔가 느끼고 삭제했는가 보다 기대했었다. 노정태가 삭제한 것이라는 것을 알고 둘 모두에게 조금씩 실망한다.
그러나 내가 쓴 글 밑에 달려있는 댓글들의 수가 요것 밖에 안 되는 것도 그 삭제 덕이라는 것도 알겠다. 트랙백의 삭제가 없었다면 이글루의 하이에나들에게 보다 더 익사이팅한 욕을 다량으로 쳐 먹을 수도 있었겠다. 한윤형이 지금 자신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일에 동조하고 있는 것인지 혹은 어떤 일을 선동하고 있는 것인지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을 기회를 날려버린 것 같아 아쉬움도 남는다. 찍어 내고 있다. 노정태에 대한 한윤형의 분노는 그 정도였던 건가? 도려내서 버려야한다고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에 옮길 만큼? 혹은 그래야만 하는 당위가 있는 것인가? 진보 신당을 위해?
나는 노정태가 철학을 잘 안다고 말하지 않았다. 노정태도 한윤형처럼 학위 과정생일 뿐이다. 나름의 이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것은 그가 적어도 자기가 언급한 철학자들의 책을 읽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말이다. 한윤형은 라깡도 훗설도 쿤도 (아마도) 읽지 않았다. 그러나 말했다.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노정태. 잘 알고 있다. 문제다. 그러나 모르는 것을 기반으로 보다 모른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 칼을 들이대는 것. 이건 문제가 아니라 악이다. 철학적 소양? 앞으로 가능성'만'을 묻는다면 닫혀있는 노정태보다 한윤형이 나을 수 있다. 중요하지 않다.
나는 논리가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 논증이 없다고 말했고, 이 없음이 한윤형이 이번 일에 개입하면서 설명의 필요를 별로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형식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애초의 글은 그냥 감상이었다. 그리고 이 글도 그렇게 쓰고 싶었다. 그냥 오래 전부터, 그가 처음 인터넷에 글을 쓰기 시작할 때부터, 인터넷 공간이라는 서로에게 가깝고 그러나 무한히 먼 곳에서 지켜보던 한 사람이 한 마디 건넸다고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안에 적어도 뭔가 전달하고 싶은 진실함을 담았으리라 기대해주고 찾아보려 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마지막 글이 될 것이다. 괜한 감상에 빠졌다.

하뉴녕

2009.04.10 17:51:47
*.241.15.63

트랙백이 삭제되어 저도 아쉽습니다.

말씀을 하시려면 목수정의 행동이나 노정태의 논변이 어떤 식으로 일리가 있는데 한윤형의 비판으로는 그것이 충분히 논박되지 않았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세요. 제가 보기엔 님의 글이 논리가 없습니다. '논리'라는 단어는 있지만요. 한숨과 탄식을 빼고 건조하게 쓴다고 해서 글에 논리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가겠다는 분에게 야박하게 굴어 미안합니다. 그럼 이만.

노정태는

2009.04.09 20:41:22
*.218.7.110

이건 뭐 논객이야 논개야?

희재는 좋겠네. 가만히 있기만 했는데 중권이 횽아가 논객으로 인정한 노정태와 같은 레벨됐네.

목수정 사태로 인해 결과적으로 피해가 가장 큰 쪽은 진중권인가...

소년교주

2009.04.10 07:10:02
*.164.49.189

저번 신해철 때도 유승준과 연결지어서 '개념인'이라는 카테고리에 묶는 것을 보고 논점은 보고 있으나 논리 전개의 비약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기본적인 맥락을 읽는 능력이 노정태에게는 부족해 보이네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정태 본인도 충분히 고민해봐야 할 사항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뉴녕

2009.04.10 09:36:26
*.109.154.60

요새 기대치가 낮아져서 그런 지도 모르겠는데, 차라리 그 글은 요즘 다른 글들에 비하면 괜찮았던듯. 댓글 논쟁에서 법에 대해 아는 척하다가 삽질을 좀 한 것 같긴 하지만요.

그리고...사실 제가 그때 우연히 서핑을 하다가 소년교주 님의 라디오방송을 들었답니다. ㅋㅋㅋ ㅡ.,ㅡ;;

소년교주

2009.04.10 15:24:44
*.110.32.93

노정태씨 블로그에서 삽질은 많이 발견되니까요. 따로 덧붙일 필요도 없을 것 같구요.

그나저나 제 라디오를 들으셨군요. 이거 부끄러우면서도 좀 놀랍고 그렇습니다...ㅋㅋ

지나가다

2009.04.10 10:34:50
*.99.14.180

딴건 둘째치고 노정태씨는 제발 글 좀 짧게 썼으면 좋겠다능. 읽어보려고 하면 스크롤의 압박 때문에 웬만한 도전정신이 아니고선 덤비기가 어려움. 가끔 큰 맘 먹고 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읽어내려가면 의외로 별거 없더라능. 그리고 무엇보다 굳이 이렇게 길게 쓸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기보단 권위적인 지성인의 지식을 차용해 논리를 강화시키거나 자신이 공부한 잡다한 지식을 지나치게 많이 설파하려는 경향이 있는 거 같음.

오래된눈팅

2009.04.10 21:52:47
*.47.91.193

변희재의 글이 한윤형보다 못합니다.물론 항상 그런건 아닐수도있고(혹은 아니고)..^^

참 뻑이 가는게,
"겸손함을 가장한 과시욕과 시뻘건 (허)명예욕. 역시 어린애인가? 안티조선에서 그가 보인 명민함과 그로 인해 얻은 이름값이 그에게 칼이 된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했고, 그 시절 그가 그런 명성을 얻는데 나름대로 일조했던 나의 찬사들이 조금은 벌쭘해졌다."
와우~ 이 부분인데요 한 마디로 ,감당이 불감당입니다.
스스로의 발밑자리도 한번쯤 돌아볼만한데...
(그나저나 변희재님도 한윤형의 책을 샀을듯?블로그 글이야 "찾아 읽고는 했었"겠지만 책이야 사서 봤겠지 ^^)
이상, 듣보잡 눈팅이어요^^

하뉴녕

2009.04.10 22:01:54
*.241.15.63

저분은 변희재가 아닙니다. 그렇긴 한데, 안티조선 우리모두 초창기 맴버인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뭐 그렇거나 아니거나 하겠지요. 별 관심은 없습니다. ^^;;

그리고 제 생각에 (진짜) 변희재는 제 책을 사지 않을 것 같아요. ㅎㅎ

그리고 변희재의 글은 적어도 근 몇 년간은 항상 저보다 못했습니다. 2000년에서 2003년까지의 글이라면 취향에 따라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겠지만요. 제가 발로 써도 그보다 더 잘 씁니다. 물론 이건 능력의 문제라기보다...포지션의 문제이긴 한데, 엉뚱한 포지션에 오래있다 보면 정말로 능력 자체가 사라지는 건지도...

고양이

2009.04.11 00:52:10
*.140.136.143

사람의 뇌는 인지부조화를 오래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엉뚱한 포지션에 오래 있으면 정말로 능력이 사라집니다.

ghistory

2009.04.12 03:33:41
*.140.0.197

어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사람이 문제를 키우고 있으니…

저기요..

2009.04.17 02:49:53
*.131.242.150

1. '노정태식 글쓰기의 가장 큰 문제점을 찾는다면, 그가 언제나 ‘연역논증’을 하려 든다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님이 말씀하신 '연역논증'의 의미가 뭐죠? '논리적으로 타당한 논증'인가요? 아니면, '전칭명제로부터 특칭명제를 추론하는 논증'인가요?

2. 만약 후자의 의미라면, 노정태의 '돌출 행동을 수습하는 방법에 대하여'라는 글이 어떻게 후자에 해당하는 건지를 논리학적으로 확실하게 설명해주세요.

3. 그리고 아울러, 그게 왜 문제인지도 좀 설명해주시면 참 고맙겠네요..

세 가지 모두 부탁드립니다.^^

하뉴녕

2009.04.17 10:04:11
*.241.15.63

1. 후자입니다.


2. 어떤 설명을 원하시는 걸까요? 하긴 노모님이나 그의 몇몇 지지자들은 노모님이 글 서두에 제시한 그 규칙이 '공리'가 아니라 하나의 '예시'라고 주장할 것 같네요. 하지만 그는 그 규칙을 설명하는데 무척 공을 들였고,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그가 내세운 근거 역시 그 예시에 있습니다. (다른 근거는 거의 없어요.) 별로 들어맞지도 않는 예시에 대해 규칙이 성립함을 애써 증명하고 그걸 통해 "이번에도 침묵해선 안됐다!!"고 증명하려고 하니 연역논증이라고 비판한 것이지요.

여담으로 한마디 더 하자면, 본문에도 썼지만 "침묵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습니다. 저는 처음에 "침묵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분까지 봤을 때, "뭐? 목수정을 처음부터 깠어야 했다고??"라고 반응했습니다. 그래서 그의 글의 전반부가 의미없다고 본 거지요. 그 얘기도 본문에 있습니다.


3. 사회문제에 대해 글을 쓸 때, 연역논증에 쓰일 만한 공리를 찾아내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증명이 불가능하고 합의도 불가능에 가깝죠. 그러니 우리는 각자의 자료와 견해에 입각한 각자의 판단을 견주어보면서 '합의'를 도출해 나가야 할 텐데, 노모님은 다른 사람들의 자료는 '팩트 골룸'이라고 욕을 하면서 내쫓아 버리죠.

물론 문제의 핵심을 뒤흔들지 않는 사소한 팩트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팩트가 왜 사소한 것인지도 본인 스스로 설명해 내야겠지요. 그렇지 않다고 믿는 분들은 또 반론을 하겠죠. 그 과정에서 서로의 견해가 풍부해질 겁니다. 그분은 자신이 그런 것을 하시고 있다고 믿겠지만, 제가 보기엔 맨날 잡귀 쫓는 푸닥거리나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표 하나 그려놓고, 이 금을 넘어오는 팩트는 사기야! 이런 식입니다. 가끔 지나가다 보면 헛웃음이 나옵니다. 노모님보다는, 오히려 그 푸닥거리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이해씩이나 하는 분들이 저는 더 존경스럽습니다. ^^;

그래서는 대화가 되지 않습니다. 남들과 얘기를 못하고 혼자 방언을 나불대니 당연히 '문제'가 되는 거죠.

저기요..

2009.04.17 13:42:57
*.43.54.3

잠깐만요.. 우선 한 가지만 확인 좀 하고요.
님이 말씀하시는, 노정태가 그의 글에서 '공리'로 삼고 있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인가요?

하뉴녕

2009.04.17 13:52:16
*.241.15.63

"침묵해서는 안 된다."요. 본문에 명시는 안 되어 있지만, 못 알아먹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_-;;

저기요..

2009.04.17 14:28:54
*.43.54.3

이상하네요..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은 결론 아닙니까??

하뉴녕

2009.04.17 14:43:17
*.241.15.63

노정태 님의 글을 읽기는 하셨나요?

1번에서 침묵은 유효한 전략인지를 물은 후, 미국 민권운동의 대부 어쩌구 저쩌구의 규칙을 하나 제시하지요.

2번에서 그에 입각해서 목수정 사건에 대한 '진보 블로거'들의 대응을 비판하지요. (이 과정을 제가 비꼬아서 연역논증이라고 한 겁니다.)

'침묵은 안된다' 논제는 결론이 아니라 노모님 글의 초반부를 구성합니다. 저는 그 부분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것이구요.

하뉴녕

2009.04.17 14:44:04
*.241.15.63

저기요 님은 노모 님 글을 옹호하시는 분인가요? 어떻게 제대로 이해도 하지 못한 글을 옹호할 수 있는지 저로서는 납득하기 힘들군요. ㅎㅎㅎ

저기요..

2009.04.17 18:50:35
*.43.54.3

좀 이상하군요..
노정태가 첫머리에서 미국 변호사 시위 사건을 언급한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유비논증’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데, 님이 자꾸만 복잡하게 말씀하시니 정리가 좀 필요한 것 같네요. 노정태의 글을 숨은 전제를 찾아 정리를 좀 해보면, 다음과 같은 두 논증(귀납논증과 연역논증)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1. 미국 변호사 시위 사건의 상황에서 침묵한 것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2. (이명박이) 촛불시위 상황에서 침묵한 것(무기력하게 당한 것)은 (이명박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았다.
3. 그러므로, 위와 유사한 모든 상황에서 침묵해서는 안 된다.
4. 목수정 사건은 위와 유사한 상황에 해당한다.
(5. 더구나, 목수정 사건의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참고 버티는 것)은 어리석을 뿐더러 진보신당의 지지자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노정태 글 중의 ‘첫째’와 ‘둘째’)
6. 그러므로, 목수정 사건의 상황에서 침묵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위의 논증에서 님이 말씀하신 그 ‘공리’가 3번이란 건가요? 3번은 1번과 2번의 확증사례를 근거로 한 귀납논증의 결론 아닌가요? 그리고 동시에, 3번 이하의 연역논증의 전제 중 하나이고요. 대부분의 논증이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는 것 아닌가요? 도대체 위의 논증에서 ‘공리‘란 말이 왜 나오며, 3번 이하의 논증이 연역논증인 게 왜 비꼴만 하다는 건지(논리적으로 타당한 논증을 하지 말란 말인지).. 님이 노정태의 논증에 반박을 하려면, (1번과 2번보다 더 강력한) 3번에 대한 반증사례를 제시하시든지, 4번이 거짓이라고 주장하시든지 하면 될 텐데, 자꾸만 너무 복잡하게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네요.

barbarie

2009.04.17 23:33:14
*.83.48.88

한윤형씨가 제 트랙백을 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런식으로 날아드는 트랙백이 한 두개 겠습니까? 대상은 님이었지만 님보다는 님의 글을 읽고 선동될 다른 사람들을 염두해서 썼습니다.

윗분의 분석은 저와 차이가 있지만 지적하는 것은 공통됩니다. 한윤형씨의 노정태의 글에 대한 독해는 잘 못 되었고, 그 잘못으로 노정태의 글에 대한 한윤형의 논증은 논증다운 논증이 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무엇이 논파해야할 부분인지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 님은.
윗분과의 댓글이 몇 번 오가는 사이에도 님 스스로 우왕좌왕 하십니다. 연역논증이면 연역논증이지 '비꼬아서'는 뭐고, 다른 근거가 없으면 없는 것이지 '거의' 없는 것은 뭐며, '침묵해서는 안된다'가 공리라면서 노정태가 증명하려던 것이 '이번에도 침묵해서는 안됐다!'라는 건 또 뭡니까? 연역논증의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은 '이번에도'와 느낌표뿐이라는 말입니까? 이건 연역논증이 아니라 순환논증일 뿐이죠.
이 모든게 한윤형씨에게는 논리적으로 떨어지는 답이겠지요. 메타 논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노정태 바부시끼. 그놈은 그렇게 말하니까. 아니라는 겁니다. 윗분이나 저나. 노정태의 글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문제는 한윤형씨가 연역논증으로 파악한다는 데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파악함으로써 님이 논증해야할 대상을 찾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님이 글에서 논증의 대상으로 삼은게 무엇인지 살펴보면 꺼꾸로 어디서 오독하게 된 것인지 깨달으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뉴녕

2009.04.18 08:42:31
*.241.15.63

전혀 상관이 없는 사례를 '유비논증'이랍시고 하고 있으니까 '연역논증'이라고 하는 겁니다. 말꼬투리 잡지 말고 핵심을 얘기하면 제 글 전반부의 핵심은 "침묵해야 한다."에서 "목수정 옹호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니 그의 글 1/3 지점까지 자못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는 "침묵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얼마나 같잖냐는 거죠. 노모씨의 비논리적인 글은 잘도 독해하면서도 왜 이 부분은 이해하 가지 않는 걸까요? 간단합니다. 글을 읽을 생각이 없기 때문이죠. 노모씨의 글은 이미 예전의 서프라이즈 논객의 글들과 마찬가지로 눈으로 읽히는 것이 아니라 코로 읽히는 수준에 도달한 것 같군요.

노모님은 민변 변호사들이 촛불시위대를 챙기는 것과 같은 짓을 진보신당원이 다른 진보신당원에게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시위군중에 대한 사례를 분석해서 얻어진 미국 활동가의 규칙을 이 사례에 적용할 수 있었던 것도 그래서지요. 이건 반론하고 자시고도 없습니다. 아예 상황 자체가 달라요. 시위의 문법과 정당활동의 문법은 전혀 다릅니다. 그도 그걸 알기 때문에 "너희들이 하는 것은 '정치인적인 것'이다!!!"라는 같잖은 수사를 덧붙인 것이겠구요. 차라리 정당가입 필요없고 계속 광장에 머무르자!!! 라고 하면 일관되기나 하지 시위하듯이 당원질해야 한다는 주장은 독해불가입니다.

바바리 님께 답변하자면, 그 글을 쓴게 노모님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읽었다면, 저는 "왠 바보가 하나 있네..."라면서 지나쳤겠죠. 앞으로도 어지간하면 건들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번에도 제가 개입하게 된 것은 진보신당의 이미지 때문이었지, 다른 것 때문이 아닙니다.

barbarie

2009.04.18 23:09:08
*.224.221.250

그러니까 본문의“그러므로 침묵하지 않은 내가 옳다.”와 댓글에 쓰신 "이번에도 침묵해선 안됐다!!"가 모두 "목수정을 옹호해야한다"는 주장을 가르키신 거라는 거죠? 그렇다면 제가 잘 못 읽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제가 쪽팔리는 것 말고 달라지는 것은 없어요. 노정태의 글이 연역논증이 아니라는 것은 인용부분을 제거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 부분이 없어도 노정태의 글에서는 여전히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다. 침묵하지 말고 발언해야한다(목수정을 옹호해야한다)"는 주장이 도출되요. 도대체 어느 나라 연역논증이 공리(그것이 공리라면)를 구성하는 부분을 제거해도 성립될 수 있답니까? 한윤형에 의해 주장된 정태나라 연역논증이? 말꼬투리 잡는 것 같았지만 님의 댓글에서 '거의'를 문제 삼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다른 근거가 있다면 그건 연역논증이 아니죠.
님 스스로 반증해주고 있어요. 노정태 글의 후반부를 구성하는 침묵하지 말고 발언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님은 '조직의 이름을 더럽힌 자, 제거되어야한다'는 매우 아름다운 인류애적인 논리로, 논증 없이, 단칼에 쳐 버리고 계신데, 그렇게 따로 논하고 계신 이유가 뭡니다. 노정태의 글에서 목수정을 옹호해야한다는 주장이 '소위' 연역논증을 통해 주장되는 것이었다면, '소위' 님의 논파 이후 님은 이를 따로 논할 필요도, 할 수도 없어요. 그런데 하고 있죠. 이게 인용된 내용에서 연역되어 나오는 주장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님은 연역논증이 실패해서 그렇다고 말하실 테지만, 애초에 연역논증이 아니었다고 말하는게 맞습니다.
처음부터 하고 있는 말은 동일합니다. 님은 노정태의 글을 연역논증으로 파악함으로써 논의해야할 논점에 대해 하나도 논의하지 않았어요. 님의 말대로 연역논증이 실패한 것이라고 맘껏 상상하더라도, 노정태의 글이 여전히 '침묵하지 말아야한다, 목수정을 옹호해야한다'를 주장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아무것도 논증된 것이 없어요. 님이 상상하신 정태나라 연역논증 밖에는.

하뉴녕

2009.04.18 23:18:43
*.139.79.204

연역논증을 빼고 생각하더라도 그 뒷부분에서 저는 노모님의 주장을 다 논파했네요... 뭐 그걸 못 봤으니까 애초에 '논리가 없다...'고 말씀하셨겠지만...

님은 노모님 글도 독해를 못했고, 제 글도 독해를 못했죠...남은 건 정서고, 정서가 노모님이랑 비슷하니까 그의 글이 타당해 보인 거죠...

이 정도로 얘기를 끝내겠습니다. 노모님에 대해선 더 쓸 생각이 없지만, 김규항 때문에 이 사건의 흐름을 한번 더 정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도 제 생각이 이해가 안 가시면 그때 다시 한번 보든지 하세요. 그럼 이만.

barbarie

2009.04.19 09:42:41
*.224.221.250

'논리'가 없다고 말한 적 없다고 그렇게 말씀드려도 끝까지 논리라고 하시네요 ㅋ 병입니까?
논증이 없다고 했고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다 논파하셨겠지요. 한윤형의 조폭 환타지에서 불가능한 것이 뭐 있겠어요?
가끔 현실세계가 궁금하시면 트랙백 읽어보세요. 어디를 논증하셨어야하는지 적어 놓았습니다.

하뉴녕

2009.04.19 11:04:13
*.139.79.204

논리는 있는데 논증은 없다라니 그건 뭔 소린지... 말꼬투리 잡기와 물타기 말고는 할 게 없죠?

님의 트랙백은 클릭은 했는데 도저히 안 읽힙디다. 전반부 내용은 그 문제의 연역논증 얘기일 테고, 그래 후반부 얘기는 뭡니까? 제가 뭘 논증했어야 한다는 겁니까? 세줄 요약 해 보세요.

barbarie

2009.04.19 17:15:54
*.224.221.250

말 그대로죠. 처음부터 지금까지 하고 있는 말은 똑 같아요. 논의되어야하는 논점이 논의되지 못했다는 거죠. 더 설명 필요합니까?
이제 그만하시죠. 님은 지금 취하신 입장을 변화시킬 수도, 시키고 싶지도 않을 것이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어요. 비아냥 거리는거 말고는.

하뉴녕

2009.04.19 21:17:15
*.139.79.204

그 '논의되어야 할 논점'이 대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이왕 뿔이 나서 열심히 대꾸를 하셨으면 해야 할 말을 하셔야죠. 왜 빙빙 돌다가 그냥 갑니까? ^^;;

barbarie

2009.04.20 09:00:56
*.224.221.250

트랙백을 읽어보라니깐 못 읽겠다하고, 대신 세 줄 요약하라고 말하시니 더 이상 논의할 이유가 없다 생각한 거지요. 정말 논의를 하시려는 의사를 가지고 세 줄 요약을 부탁하셨군요. 오해해서 미안합니다. 글을 하도 건성건성 쓰셔서.. 다만 제 능력이 부족해서 세 줄 요약은 못합니다.

너무 많아서 한 가지만 적어드립니다. 우선 이거 답해주시고 나머지는 답변에 따라 제가 다시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급하시면 트랙백 읽기를 권합니다. 님 글의 단락마다 간단하게 정리해 두었습니다. 뒷부분과 관련해서는 끝에서 두 번째 단락만 읽으셔도 되는데 좀 더 쉽게 이해하시려면 그 위의 단락도 보시고요. 다만 제가 오독을 했기 때문에 님의 글 5에 대해서는 다시 써야 됩니다.

님은 노정태의 주장을 "나는 원칙으로 목수정을 옹호한다 너희들은 전략적으로 목수정을 비판한다"로 요약하고 그런 적 없다고 "목수정은 비판한 건 전략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였다고 적었습니다. 그러나 노정태는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문제가 되는 단락 앞에 노정태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명확히 해두었습니다. "대중적 반감을 거스르지 않기 위해 해야 할 말을, 옳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정치적'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즉 목수정이 옳다고는 생각하나, 전략적인 이유로 침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목수정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전략적으로 침묵하지 말고 발언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때 님이 논파를 위해 논증해야 하는 것은

1) 그들의 전략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거나,
2) 침묵이 전략적인 것이 아니라 원칙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거나,
3) 노정태가 말하는 그런 사람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 중 어느 것 하나라도 논하셨습니까? 그냥 바꾸셨지요. '원칙적으로 비판한다'는 말로. 이렇게 글이 왜곡됨으로써 글의 수취인이 바꾸었습니다. 그런데, 이미 상관 없지만, 이 '원칙적으로 비판한다'는 것이라도 논증하셨습니까?

사실 님 스스로 침묵도 비판도 전략적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님은 이번 일에 대해 취했어야 할 입장으로 '1) 정명훈 사건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다'를 말했습니다. 맞죠? 원칙이면 비판을 하지 왜 침묵합니까? 이 침묵, 원칙입니까? 그럼 님의 비판이나마 원칙에 따른 것이었습니까? 님은 이번 일에 개입한 것을 '진보신당의 이미지를 위해서'라고 말했습니다. 님의 말하는 원칙은 '진보신당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면 비판한다'는 것이었습니까? 근데 이건 무엇을 위한 이미지죠? 그 이미지가 오페라단과 관련해서 어떤 도움을 줍니까? 정당정치를 위한 이미지, 집권을 위한 이미지지요? 이게 노정태가 말하는 정치'인'적이라는 말의 의미입니다. 옳은 것보다는 집권을 위해 필요한 행동을 하는 거. 님은 이번 일에 아주 노골적으로 정치인적으로 행동했고 하고 있습니다. 당을 위해 목수정을 모른 척 해야 한다는 점도 역설하셨지요. 개인적으로 노정태의 글 중 가장 호소력 있다 느끼는 문장은 이겁니다. 님도 인용하셨는데 '이것은 정당정치 이전의 논리다. 인간의 집단은 이런 식으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김규항 선생의 글 중 가장 호소력 있다 느끼는 문장은 또 이거죠. '이념이고 합리성이고 이전에 염치가 있고 자의식이 있어야 사람이다.' 반면 한윤형의 글 중 가장 뭣 같은 것은 이겁니다. '정당은 퀵서비스맨이 아닙니다. 스스로 벌인 일은 스스로 해결하세요.생환하시기를 빕니다.' 물론 이게 님의 원칙이라면 원칙과 전략의 멋진 만남으로 인정해드리겠습니다.

'형님, 명훈파가 저를 죽이려고 합니다!'
'이번 일은 우리 윤형파에 도움이 되지 않으니 개입하지 않겠다. 니 똥은 니가 치워라!'
이건 전략이겠고
'이번 일이 우리 윤형파의 명예에 누를 끼쳤다. 원칙에 따라 내가 너를 죽여 주마!'
이건 원칙이겠죠.

한윤형의 조폭 판타지는 물타기가 아닙니다. 전략적인 것에 대한 비판, 정치인적인 것에 대한 노정태의 비판과 맞물려 있기 때문입니다.

자. 님이 어떻게 이를 '소위' 논파하셨는지 우매한 저를 위해 설명해주세요. 간다는 사람 붙잡았으면 친절은 하셔야죠. S’il vous plaît.

하뉴녕

2009.04.20 09:34:52
*.139.79.204

철저하게 노정태 님의 입장에서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반대로 돌리면 한윤형 등은 그게 원칙에 입각한 비판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왜 '정치인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느냐고 노정태를 물고 늘어지는 것이 가능합니다.


목수정 비판이 원칙에 입각한 말이라는 말은 제가 " '마케팅'론, 정치적 주체, 그리고 목수정"이라는 포스트에서 이미 했고, 님이 옹호한 노모님의 포스트는 그 후에 쓰여졌습니다. 노모님이 제 포스트를 읽지 않고 썼다면 할 말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전 포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새로운 비판문에서 그 점에 대한 자세한 논증이 생략된다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님은 바로 그 지점을 '논증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지요. 그래서 제가 공허하게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공정하게 논의를 하려면 제 것도 읽고 (이해하고) 하셔야지요.


각설하면 저는 "옳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의 비난이 무서워서 피해가야 한다."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면 저는 디워 사태 때 진중권을 비난했겠지요. 그리고 진보신당에서 성소수자 후보를 내서 사람들의 반응이 별로 좋지 않았을 때 대중의 반응을 고려하여 그 후보의 출마를 만류했겠지요. 노모님 말마따나 비호감 대마왕이라는 강의석 님의 국군의 날 퍼포먼스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비판했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적이 없습니다. 노모님은 아마도 저의 이런 행동을 '이중잣대'라고 말할 겁니다. 그렇게 이해하는 쪽이 자신에게 편하니까요. 그런데 관전하시는 입장에서는 이게 '이중잣대'가 아니라 사태를 바라보는 다른 잣대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다는 점을 '가정'해봐도 좋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님이 저의 행동을 전략적이라고 보는 이유는 어떤 의미에선 매우 상식적인 듯 한데, 대략 이런 이유 때문이겠지요. 1) 정명훈은 분명 나쁜 놈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도(사실은 저는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고 했지요.)...지금은 침묵하자고 한다. 전략적이다. 2) 진보신당의 이미지를 위해 이 사태에 개입했다고 한다. 전략적이다.


그런데 정치행위에선 그런 식으로 원칙과 전략이 아예 다른 영역에 위치하는 게 아닙니다. 하나의 행동에도 원칙이 있고 전략이 있지요. 가령 김대중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총선 직전에 발표한 것, 얼마나 전략적이었습니까?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평화통일 추구라는 정부의 목표에 동의하고, 선거 전에 정치세력의 정책이 판단근거로 쓰이는게 아무 문제도 없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것을 비난하지 않았던 것이겠지요. (물론 더 많은 사람들은 마뜩찮게 생각했고, 결과적으로 선거는 실패했습니다만.) 이처럼 어떤 행위가 전략적이라고 해서 그것이 원칙적인 행동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정치행위에서 세우는 원칙은 "어떤 전략이 용인될 수 있고, 어떤 전략은 용인될 수 없는가."와 관련되는 경우가 왕왕 많겠죠. 2002년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에 대한 비판을 생각해 봅시다. 그 비판은, "그러한 전략은 원칙에서 어긋난다!"라는 것이었겠죠? 그리고 그런 비판에 입각하여 단일화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전략'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겠죠.


다시 이 얘기로 돌아오면 저는 매우 간단한 얘기를 한 것인데 노모님은 저를 매우 정치적으로 노회한 인간으로 몰더군요.


그 간단한 얘기가 무엇이냐구요? 이미 말을 했지만 바바리 님의 부지런한 덧글을 고려해서 한번 더 쓰겠습니다. 왜 정명훈 사건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고 말했는가? 정명훈 사건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투쟁주체의 의사와 상관없이 운동의 전선을 임의로 수정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오페라단 사태의 핵심은 복직요구입니다. 좀 빠른 얘기지만 정부와 협상이 시작된다면 어떤 형태로 복직이 가능할지 여부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겠죠. 그리고 어떤 안건을 수용하느냐의 여부는 사실 투쟁주체들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합니다. 가령 이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 문제를 널리 알려야 했는데 이 투쟁은 좀 미흡하다! 더 하자! 혹은 다르게 하자! 라고 옆에 있는 좌파 운동가가 참견하거나 강권할 권리가 있을까요? 그때까지 같이 연대해왔던 우정으로 조심스레 권고할 수는 있겠지만, 결국 판단내리는 건 투쟁주체입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시죠?


그러면 정명훈을 타격한다, 그것도 진보신당 차원에서 정명훈을 타격해야 한다, 는 주장은 무엇입니까? 오페라단 문제에 동의하는 이들은 여러 종류의 사람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철폐되거나 제어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닌 사람들, 갑자기 클래식 매니아가 된 노모님처럼 음악은 너무 아름다운 것이므로 이런 대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들, 그런 대우가 있을 수도 있지만 오페라합창단은 그간 보여준 능력이 출중하여 이렇게 해산되어서는 안 된다는 사람들까지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을 모두 포괄하여 합창단 동지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운동의 방식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명훈 비판을 하자는 것, 그것도 당 차원에서 하자는 것은 이 전선을 갑자기 무시하고 반 정명훈 vs 정명훈, 진보신당 vs 보수세력으로 바꾸자는 겁니다. 두 개를 별도로 병행하자고는 말할 수 있겠는데, 정명훈에게 서명받으러 갔다가 면박을 받고 온 진보신당 활동가가 갑자기 오페라단 투쟁과 별도로 정명훈 반대투쟁을 하겠다고 말한다면 이 두 투쟁이 별도라는 것을 누가 납득하겠습니까? (그리고 목수정 님은 정명훈 투쟁 하자고 할 때 두 개의 투쟁이 별도고 뭐고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습니다. 힘센 사람에게 의지하려는 것이 합창단 노동자들의 생각이었고, 그것이 거부당했으니 우리끼리 힘을 합쳐 그를 더 거세게 때리자!! 이런 식이었지요. ㅠ.ㅠ)


이걸 하지 말자고 하면 정명훈이 무서워서 그러느냐고 합니다. 저는 정명훈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음악계에 이해관계가 하나도 없어서 그렇습니다. 정명훈이 제게 뭘 할 수 있겠습니까? 진보신당도 비슷한 상황일 겁니다. 진보신당은 정명훈과 싸움을 한다고 해도 (비록 오페라단 투쟁을 말아먹은 그 무능한 정치력에서 비난을 얻게 되겠지만) 정명훈 때문에 해코지를 당한다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오페라합창단 투쟁 노동자들은 앉아서 손해를 봅니다. 정명훈이 직접 해코지를 할 가능성은 일단 제하도록 하지요. 그 문제를 떠나서, 전선 자체가 그들의 동맹군이 줄어드는 쪽으로 바뀐다는 겁니다. 이 사실 자체를 그들이 명확히 인지하고 감내하면서도 자신들의 투쟁을 그렇게 바꾸어가기로 결의했다면 물론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수정 님은 자신의 블로그에서 일방적으로 진보신당에게 이렇게 하자는 러브콜을 보냈을 뿐입니다.


저는 애초에 목수정에 대한 비난이 과도한 면이 있다...라는 식의 허지웅/노정태 님의 글에 대해선 문제삼지 않았습니다. 저는 바로 이 부분에서 목수정 님을 비판하고 있었고, 양자는 사태의 다른 면을 보고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노모님의 경우 '팩트골룸'이란 규정으로 자신과 다른 주장을 하려는 이들을 쓸데없이 짓밟았고, 논의 중에 목수정 님의 SOS에 응대하는 것이 바로 진보신당의 (혹은 당원들의) 의무라고 주장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저는 그와 극명하게 갈라설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혹자는 말합니다. 투쟁주체라는 점에선 합창단 노동자들이나 목수정 등이 똑같은 것 아니냐고. 아 물론 노모님이 사랑하는 촛불시위 등 가두행진에서는 참가한 이들의 권리가 대략 동등하지요. 하지만 이런 경우엔 투쟁 노동자와 목수정 님의 권리가 같다고 볼 수 없습니다. 투쟁노동자는 복직이냐 아니냐를 걸고 싸우는 거고,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은 자기 시간도 쓰고 돈도 쓰고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언제나 활동을 접을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냉정하게 얘기해도 이해관계에 있어 걸고 있는 것이 천지차이인데 똑같은 권리를 가질 수는 없는 겁니다. 님은 좌파들이 노동자 운동에 결합할 때 노동자들에게 전략적으로 이래라 저래라 하면 좋겠어요? 목수정 님은 심지어 자신의 블로그에서 합창단 노동자들을 비난하기도 했지요. 좌파들이 대중을 지도하려 든다고 욕은 먹지만, 대개는 일을 이런 식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자 여기서 저의 두번째 전략적 고려에 대해 설명드리지요. 블로고스피어의 많은 사람들은 목수정 님의 레디앙 기고문을 통해 그녀를 비판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후에는 그녀의 블로그에서 흘러나오는 수많은 소스(!!)들에 흥분했습니다. 문제는 돌출행동에 대한 수습이 아니었습니다. 목수정 님 스스로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돌출행동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명훈 타격론'을 주장했는데, 이것이 황당하고 원칙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전략이었다는 겁니다. 질로 따지자면 촛불시위 현장에서 확성기 들고 소리친 다함께 여성분보다 1천배는 나쁘죠. 이 여성도 대중에게 다구리 당했죠? 좀 심하게? 그때도 원칙적으로 이 여성을 옹호했어야 할까요? 아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여성이 잘못한 바가 없다고 말해선 곤란하지 않겠어요? (따지고 보니 목수정 님에 비하면 큰 잘못한 것도 없군요. 확성기로 외친다고 경찰이 이쪽을 터는 것도 아닌데.)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 하면,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사람들은 아, 좌파들은 대중들을 (그리고 노동자들을) 이렇게 자기 정치선전 운동의 도구로 취급하는 구나, 라는 느낌을 받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번 사건에서. 그리고 그걸 몇몇 블로거분들이 옹호하면서 진보신당의 이미지는 아주 '볍진'으로 급락했지요. 그리하여 제가 부득불 갑자기 관심을 가지고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것인데, 물론 이것은 전략적 고려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얘기했던 바 그것이 "원칙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대중들이 싫어하기 때문에 목수정/노정태를 비판해야 했던" 그런 전략적 고려인 것은 결코 아니죠.


자, 이게 제 조폭 판타지라고 생각하십니까? 설령 동의는 못 하겠더라도 적어도 무슨 소리인지는 알아들을 수 있으시죠?

barbarie

2009.04.20 19:29:23
*.83.48.88

전형적인 논점 일탈이시지요 지금 님은.
논점은 님이 노정태의 '목수정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전략적으로 침묵하지 말고 발언해야한다'는 주장을 논파했는가 아닌가 하는 것입니다. 제가 님에게 '원칙적으로 비판한다'라도 논증했는가 물은 것은 이미 논외예요. 알면서 그러신 거라면 나쁜짓이고 모르고 그러신 거라면 환기시켜드립니다. 문제는 한윤형이 위에 언급된 노정태의 주장을 윗글에서 소위 '논파'했는가 아닌가 입니다.

그리고 님이 이전 글 운운하신다면 우선 할 말 없으시겠습니다. 노정태는 그 수많은 악플과 뻘플 사이에서 님의 글을 읽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찾아보시고.. 더구나 님이 이전 글을 참조하라고 말하는 것은 반칙이죠. 사실 노정태의 이 글 전체가 '목수정이 옳다고 생각하나 침묵하는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바쳐진 글이예요. 노정태는 처음 글을 시작할 때 캡콜드를 호출하면서 그렇게 한정하고자 하지만 좀 애매합니다. 그래서 놔뒀던 것인데, 님이 이전글을 참조해야한다고 말한다면 노정태의 이전 글도 참조해서 글의 대상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상이 정해진다면 논의가 길어질 필요가 없었지요. 님처럼 연역논증으로 글을 파악해도 글에서 말하는 바는 명확해요. 이거 이해하시겠어요? 님이 맥락의 고려없이 노정태의 그 글자체에 한정해서 논의를 진행하시기에 따랐던 것 뿐입니다. 물론 님이 이전글을 끌어들여서 '원칙적으로 비판한다'를 논증하신다 해도 논점과는 전혀 상관 없지만 말입니다.

님은 제가 말한 조폭 판타지라는 말의 반만 이해하고 있습니다. 음악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넣어본 것인데 역시 클래식은 어렵네요. 판타지는 자유형식곡입니다. 노정태는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목수정의 기고에 문제가 있었건, 레디앙의 게재에 문제가 있었건, 그것은 어디까지나 당 내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가 자신이 제안하는 방안을 말하기 이전에 전제하는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님의 말처럼 목수정이 그렇게 지대한 문제를 진보신당에 가져왔다면 당의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것을 권합니다. 그리고 외부에는 이렇게 말하지요. '당 내에서 논의하고 있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이게 시스템이지요. 님이 말하는 광장의 문법과 정당의 문법차이겠습니다. '물론 이 입장은 상당히 보수적이다'입니다만.

자연스럽게 다음 문제제기로 이어지는데, 여기서 끝내시자고 하시면 끝내드리겠습니다. 노정태의 입장에서만 바라본다고 말씀하셨는데, 노정태가 말한 것 외에 말한 바 없습니다. 그리고 어떤 글이나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읽지요. 사실 님의 글도 그렇게 읽었어야하는데 짜증이 쑥 하는 바람에 오독해 버린 거지요. 아 나 참.. 쪽팔려서.. 반성하고 있습니다. 님에게도 다시 권합니다. 노정태의 글이라 생각마시고, 글쓴이의 입장에서 그 글을 다시 보세요.

환기시켜드립니다. 논점은 한윤형이 위에 제시된 노정태의 주장을 '소위' 논파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우선 이거 대답해 주시고, 님이 계속 하시기를 원하신다면 다음 문제제기 하겠습니다.

하뉴녕

2009.04.20 19:45:45
*.139.79.204

왜 논점일탈일까요. 노모님이 '목수정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전략적으로 어쩌구...' 하는 이들을 위해서 글을 썼다구요. 이게 지금 사유실험하는 것도 아니고 엄연히 맥락이 있는 논쟁을 하는 건데 그가 그렇게 했다고 해서 제가 거기에 맞춰서 놀아줘야 하나요?

저는 목수정은 잘못했다고 생각하는데?

아, 그리고 징계위원회 운운은 아니지요. 그 얘기는 도덕적 비난하고 있는데 "잘못했다고 생각하면 법으로 가보시지."라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목수정 님의 행동이 징계사유가 아니라고 봅니다. 징계하겠다는 사람도 당연히 없을 테고, 징계받아야 할 일도 아니죠. 하지만 비판은 받을 수 있겠고... 그러면 당원은 당원에 대해서 당기위에 회부하는 것 이외의 어떠한 비난도 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시는 건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요. 제가 그 말을 따라야 하는 이유는 뭘까요?

하뉴녕

2009.04.20 19:49:20
*.139.79.204

지금은 바쁘지만 며칠 안에 긴 글로 정리할테니 일단은 이 정도로 하겠습니다. 님도 이미 충분히 하신 듯 하지만 더 하실 말씀 있으면 아래에 남겨주시길.

barbarie

2009.04.20 23:44:01
*.83.48.88

아무도 님에게 비난을 가하지 말라고 말한 적 없어요. 노정태도 저도. 부탁을 거절할 권리 있다고 했잖아요.

징계 위원회는 님이 하도 진보신당이 거덜난 것처럼 난리치셔서, 그렇게 심각한 일이라면 징계 위원회에 회부하시라 말씀드린 거지요. 별 일 아니었네요 뭐. 진보신당이 잃은 것은 목수정이라는 활동가의 현실적 활동력과 위축된 결속력 정도 되겠습니다. 좋네요. 꼴.

논점일탈은 저와 하고 있는 이 논쟁(이라면 논쟁)에 한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런 주장이 아니라고요? 사유실험이냐고요? 제가 어디 다른 데서 그 주장 가져왔습니까? 노정태의 글에 써 있는대로 가져왔습니다. 왜 갑자기 맥락을 찾고 우와좌왕 하십니까? 물론 님이 그 장단에 맞출 필요는 없어요. 그러나 제가 중간에 입장을 바꾸기라도 했습니까? 지적하는 것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똑 같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선을 그었습니다. 목수정건과 합창단 건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겠다고. 님은 저와 지금, 님이 했다는 '소위' 그 논파에 대해 말하고 있어요. 아니었습니까?

뭐.. 논파를 못 하셨다는 말로 듣겠습니다. 아니라면 지금 맥락에서 설명해주시고요. 어떻게 그 주장을 논파하셨는지.
사실 어렵죠. 그말 하시기 기대하진 않았지만, 님이 노정태는 무류인간 어쩌네 하시길래 님은 다른가보네 했지요. 그냥 깔끔하게 인정하시면 되잖아요. 나는 그 글을 논파 못했다. 그러나 내가 문제 삼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어려워요? 사실 노정태의 블로그를 다시 찬찬히 보니까 사과도 잘하고 실수한 거 바로 인정하고 그러더만요. 무류 아녜요 그 사람. 무류인간은 다른 데 있는 거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목수정은 잘 못 했다고 생각하시죠? 노정태가 님에게 말하려고 했다면 목수정이 잘 못 한 것이 없다는 글을 썼겠지요. 님의 문제가 여기 있어요. 그 글을 노정태가 님을 향해 썼다고 생각하시죠? 노정태에 대한 사적 감정에서 벗어나라고 익명으로 쓸 때부터 드린 말입니다.

님이 원하면 얼마든지 더 할 수 있어요. 하실 만큼 하지 않았지요. 님이 노정태의 글을 전혀 논파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스는 얼마든지 있어요. 그러나 접지요. 저도 바쁩니다.

하뉴녕

2009.04.21 01:35:00
*.39.59.11

왜 자꾸 짜증을 내냐하면, 님이 하겠다는 논리적 분류가 전혀 말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안 되는 걸 자꾸 우기려고 하고 있어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구분을 하면서 노모님이나 허지웅님 글 같은 것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 물어보길래 "노정태와 나는 다른 부분을 보고 있는 거다."라고 말한 부분도 있어요.


그런데 최소한 노모님이나 님이 맥락을 그렇게 가져가려고 했으면 "목수정이 진보신당을 호출한 순간 도와주지 않는 이 따위 진보신당!" 따위의 수사는 내뱉지 말았어야죠. 그건 님이 줄곧 옹호하는 노모님 글에 들어 있습니다. 거기서 노모님은 "목수정을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이 옳지 않다."를 넘어서 "진보신당을 호출하는 목수정을 도와줘야 한다."로까지 간 겁니다. 그냥 거기서 얘기는 끝난 거죠.


그리고 님은 김규항을 지지한다고 말했죠? 그런데 그 김규항이 비판하는 부류에 제가 포함됩니까? 님의 식으로 주장을 전개한다면 김규항은 저를 비판하지 않은 셈이 됩니다. 왜냐하면 저는 김규항이 예시한 목수정을 비판한 사람들이 했다는 그 주장을 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니까 저는 "김규항은 나를 비판하지 않았다. 룰룰루...늦게 와서 허수아비나 때리고 있네...푸헐헐" 하고 있어야 하는 걸까요? 뭐 그럴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러지 않을 테니, 조금만 기다리시압. 이거야 원 별 날파리들이...

barbarie

2009.04.21 09:15:05
*.224.221.250

간다는 사람 붙잡아 앉혀 놓은 게 누군데 날파리 운운하면 대우가 영 아니지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나 정말 바빠요. 님이 한 말이던가요? 블로그질 뻘밭이라고.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요. 완전 동의하겠어요. 님 같은 분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고. 빈 말 아니고 정말.

님이 말하는 게 노정태의 문장이 이거죠? '진보신당 당원이 당 이름까지 들먹였는데 아무도 그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그따위 진보신당, 댁 같으면 찍어주고 싶겠는가?' 님의 인용은 좀 다르네요. 주체가 목수정으로 바뀌고 '순간'이라는 긴급성이 추가되고, 결정적으로 한 단어, '아무도'가 빠졌네요. 왜곡의 일반화입니까 ? '아무도'가 들어가니까 문장 의미가 확 다르죠. 님 정신도 확 들었으면 좋겠네요. 자꾸 이러지 마요. 논쟁 저급해지게. 프로답지 못하게 왜 그래요.

자꾸 논점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시는데, 몰렸다고 그러시면 안 되죠. 제가 언제 님이 대상이 아니니까 노정태글 비판 못한다고 그랬어요? 혹은 목수정 비판 못 한다고 그랬어요? 다시 말합니다. 지겹겠지만 자꾸 잊으시는 것 같아서. 쓰는 저는 얼마나 지겹겠어요. 저는 님이 노정태의 글을 소위 논파했다는 글에는 논증이 없다. 논파가 안 되었다고 그랬고 님은 다 했다고 그랬어요. 그래서 정말 그런가 아닌가 논하고 있었죠. 간다는 사람 붙잡아서 한사코 뭐가 안 되었냐고 물어서 답해 줬더니 갑자기 내가 그 장단에 맞춰야하니마니.. 아니 글을 논파하셨다면서요. 그럼 글이 주장하는 것을 반박하셔야지요. 저는 지금까지 이 논점에서 벗어난 적도 없고, 노정태의 문제의 텍스트 밖에서 단 하나의 논거도 가져온 바 없습니다. 우긴다고 하시는데, 그렇게 써 있어서 그렇게 말한 것 뿐이예요.제가 문제제기 하기 전까지는 님도 텍스트에 충실해 왔잖아요. 그런데 왜 갑자기 이래요. 문제제기를 하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논쟁의 맥락 따지고 장단 따지고. 다른 논쟁하고 싶으면 그거 하세요. 그러나 그 전에 이 논쟁은 정리해주세요. 님의 지평에서 비판은 언제나 가능해요. 그래서 논리가 없다고 하지 않고 한사코 논증이 없다고 말한 거 기억 안 나요?

쓰신다는 글에 혹시 제 얘기도 들어간다면 그를 위해 논점 잡아드립니다. 님은 님이 쓰신 저 글에서 노정태의 텍스트 안에서 제가 정리한 주장이 논파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시거나 (불가능하죠 이건) 제가 정리한 그 주장이 그 텍스트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주시면 돼요 (이것도 불가능하죠. 저는 텍스트를 인용했을 뿐이니까). 아마 님은 맥락을 끌고 오실 수 밖에 없겠는데, 이 경우 우리가 지금까지 해 왔던 논쟁과 어떻게 벗어나지 않는가를 반드시 설명해주시기 바래요. 저는 우둔해서 설명 잘 안 해주면 몰라요.

그리고 저는 김규항 선생의 비판에 님이 포함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님을 활동가라고 생각하니까. 부러 짐작하고 그러지 마세요. 그리고 당연히 이때도 님은 비판을 할 수 있어요. 비판 못할 이유가 뭐겠어요? 문제는 비판을 하냐 못하냐가 아니잖아요. 글이 말하고 있는 바를 논했느냐 아니냐지. 갑자기 그 얘기는 왜 하신 것인지. 궁금할 따름.

뭐 기다리시라니까 기다리지요. 저와 상관 없는 글일 거라 추측되지만. 아마도 님은 논점 이탈을 하실 거예요. 그리고 아니라고 박박 우기시겠지요. 또 상기시켜 드릴까요? 우리의 논쟁이 무엇에 대한 것이었는지?

뭐.. 귀염둥이 막내를 누가 혼내겠어요. 기다리지요.

그런데 노정태가 님의 글 안 읽었다면 할 말 없다면서 왜 그렇게 말이 많아요?

하뉴녕

2009.04.21 12:17:50
*.39.59.11

바바리와 나 사이에 진행된 얘기는 이렇지요.

바바리 : 한윤형의 글에는 논증이 없다. 노정태 주장에 대해 논의를 안 하고 있고, 글에는 감정만 있어.

나 : 뭐라고? 논증이 없이 어떻게 글을 쓰냐? 다 논파했는데?

바바리 : 왜 없느냐면, 노정태의 얘기는 A인데, 한윤형은 A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아니라 딴 소리를 했기 때문이지.

나 : ...... 아니 난 그걸 A라고 정리하는 것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바바리 : 그럼 노정태 주장 논파 안 한 거 맞네 뭐. 그러니까 네 글에 논증도 없고.

나: ......;;;


각자의 논변을 정리해서 검증해볼 거면 논점 별로 정리하고 어디서 어긋났는지를 맞춰보든가 해야지 이런 식으로 하면 트집밖에 더 나오나... 그리고 저럴 경우라도 "한윤형의 논증이 허수아비를 때리고 있다."라고 하지 논증이 없다고 하지는 않는다오. (님이 애초에 말한 의미는 내가 감정적 배설만 했다는 것으로 갔으니) 그런 식으로 따지면 논쟁에 참여한 이들은 대개 허수아비를 때리고 있는게 맞는데 (자기 식으로 요약하기 마련이고 그 요약에 대해 상대편이 동의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 이건 학자들끼리 논쟁하더라도 마찬가지) 각자가 그린 허수아비가 전체 논쟁 맥락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테고. 그런데 맥락 설명 자세히 하면 '논점 일탈'이라니 뭐 어쩌자는 건지...


여튼 바쁘시다니 생업을 위해 가시고, 님의 트랙백은 제목부터가 '무례'였으니 (우리 초면 맞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님이 내게 정체를 안 밝힌 이상.) 읽지 않았다고 툴툴 대는게 웃기다는 건 인지하시고, (가는 순간 끝까지 그 무례의 기조를 유지하는 구려. 옛날같으면 이 정도 신경질로 안 끝났소...푸히히) 다음에 또 봅시다.

굿바이.

barbarie

2009.04.21 18:30:15
*.83.48.88

뭐야? 끝이야? 기다리라며? 뭐.. 할 말 없을테니 그럽시다 뭐. 다만 이건 명확히 합시다.

글이 진행될 수록 비겁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님은 이중 잣대를 사용하고 있어요. 처음 님이 연역논증 논파했다고 말한 거, 내가 오독한 그 부분, 멋졌어요. 님은 텍스트 자체를 분석했지요. 님이 처음부터 맥락 따졌으면 그렇게 안 되요. 왜? 글을 읽는 누구나 침묵하지 말자는 노정태의 말이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데 님은 맥락 제거하고 글 자체의 논리를 따졌죠. 솔직히 멋졌다니까. 와.. 잘 컸네. 역시 똘똘한 놈이야.
님의 글 자체가 그래요. 맥락 제거한 텍스트 분석이지요. 그런데 그 텍스트 분석이 잘 못 되었어요. 그래서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님은 갑자기 논쟁의 맥락을 들고 나오시네요. 이건 뮝미?
님이 유리할 때는 텍스트 분석에 집중하고 불리하면 맥락 따지고. 알면서 그런 거면 나쁜 거고, 몰라서 그런 거면 다음부터 주의하세요.

학자들 논쟁요? 학자 해봤어요? 님 습관 같은데.. 대충 아는 거를 논거로 들고 그러지 말아요. 생업은 생업이지요. 사실 지금 논문써요. 지랄. 학자들 논쟁에서 기본은 텍스트 혹은 상대방의 주장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기본이예요. 님이 본문에 쓴 글의 형식은 정확히 텍스트 논파의 형식이예요. 여기에는 각자의 논변 같은 게 들어올 여기가 없어요. 텍스트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 관건이죠. 님과 나의 논쟁은 이런 텍스트 해석에 기반한 논쟁이었어요. 아니었나요?
그래서 님이 본래 입장. 텍스트 논파에 충실하려면 텍스트 해석에서 내가 제시한 해석이 틀리다는 점을 보여주면 되요. 아니면 그 해석 안에서 어떻게 논파가 가능했는지 보여주거나. 근데 둘 다 안 되죠? 내 해석이 맞고 그 해석된 주장은 논파가 안되죠? 님은 맥락 끌고 들어오는 수 밖에 없는데.. 근데 그 순간 님은 자멸예요. 님의 연역논증 논파가(그거 멋졌다니까~) 맥락을 제거할 때만 가능한 거였으니까.

자 끝내자. 읽지 않았다고 툴툴댄 적 없어. 처음부터 읽을 거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초면은 아닐 수도 있겠다 생각되는데 잘 모르겠다. 옛날 같으면 그 정도 신경질로 안 끝났어? 나도 소싯적에는 ㅋㅋ.

됐어. 기분 나빴다면 미안하고, 애초 글의 의도에 충실해서 한마디만 할께. 너처럼 머리 좋은 애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텍스트를 너무 빨리 읽어. 단박에 파악이 되니까 당연히 그럴텐데.. 그게 텍스트가 복잡해질 수록 좋지 않을 때가 많아. 그게 저학년 때 튀던 애들이 대학원 오고, 박사 들어가서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이유 중 하나라 추측해. 조심해.
정태랑은 뭐.. 화해는 불가능할 거 같으니 그냥 모른 척 하고 살아. 괜히 이런 글 쓰지 말고. 사내 시끼들이 좀 스럽게스리..

아마 블로그는 없앨 거야. 야 너 이거 어떻게 하니? 이거 완전히 시간 잡아먹는 하마다 ㅋㅋ.
그럼 Au revo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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