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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이번 주 씨네21 원고 외

조회 수 821 추천 수 0 2008.03.03 19:14:20

1.
씨네21 유토피아 디스토피아 란에 원고가 실렸습니다. 제목은 "<디 워>의 꿈 vs 영어몰입교육의 꿈".  

오오, 누구 말대로 <디 워>는 나의 사골국물인 것인가. 뭐, 이젠 무슨 단행본을 쓰거나 하지 않는 이상은 이런 짧은 원고에서 <디 워>를 다루는 일은 없겠죠.


2.
대한민국은 이미 '사실상 사형제 폐지국'이죠. 경향신문에서 그후 사형수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에 대한 기사를 실었네요. 네이버 리플들이 가관입니다. 사형제 논쟁은 예전에 미디어몹에서도 많이 했었는데...

주장의 부적절함을 떠나서, 정말이지 탁월한 비문을 하나 발견했어요. 곧바로 인용 들어갑니다.

사형제는 김대중 정권부터 잘못 만들어진 피해자의 망상적 역사이다. 이는 인권을 존중한다는 명분하에 법치국가로써의 존재를 부정하는 반 위헌적이고 반역사적인 불법행위이다. 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헌법행위를 위만하는것이며, 악마같은 악질범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이기에 결코 용납되선 안되고 유영철같은 악마는 사형시켜서 그 무고한 생명을 죽인 냉엄한 댓가를 치루게 해야한다. 그리고 이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야한다

자, 만일 컴퓨터에게 인간의 언어를 가르친다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도무지 독해해 내지 못할 것입니다. 아마도 무작위의 장난에 의해 생성된 문자라고 인지하겠죠. 한문장씩 뜯어볼까요?

사형제는 김대중 정권부터 잘못 만들어진 피해자의 망상적 역사이다.

사형제를 반대하시는 분 같죠? '피해자의 망상적 역사'(물론 이 구절도 문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습니다만)를 대변하는 게 사형제라고 합니다. 비문임을 감안하고 문맥으로 읽는다 해도, 피해자들의 분노를 지나치게 반영한 사형제는 잘못 되었다, 그리고 그건 김대중 정권부터 시작된 제도다, 라고 읽히는 군요. 하하하.  

이는 인권을 존중한다는 명분하에 법치국가로써의 존재를 부정하는 반 위헌적이고 반역사적인 불법행위이다.

흠 '서의'와 '써의'는 자격격과 기구격인데, 이건 뭐 저도 잘 틀리는 거니까 패스. 사형제의 근거가 헌법에 나오지도 않지만, 적어도 '반헌법적'이라고 적으셔야죠. ㅠ.ㅠ 아니면 '위헌적'이라고만 적으시던가. '반위헌적'이라니, 그건 헌법에 대한 이중부정이 되니, 결국은 헌법에 합치하는, 합헌적이라는 의미가 되지요. ㅠ.ㅠ

그리고 헌법이 법 위에 있는데, 위헌적이고 반역사적이다, 라고만 하면 되었지, 뒤에 불법행위라는 말이 따라붙는 건 또 무슨 까닭이람. ㅠ.ㅠ 아주 견적이 안 나옵니다.

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헌법행위를 위만하는것이며, 악마같은 악질범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이기에 결코 용납되선 안되고 유영철같은 악마는 사형시켜서 그 무고한 생명을 죽인 냉엄한 댓가를 치루게 해야한다.

이 구절은 그래도 이분이 쓰신 몇 안 되는 문장 중에선 가장 쉽게 읽히는 군요. 하지만 '위만'이란 단어에서 아연실색하게 됩니다. 이분은 '기만'이란 단어와 '위반'이란 단어에 대한 심상의 사이에서, 참으로 창조적인 글쓰기를 하셨습니다. 좀더 세심한(?) 비평에 들어가면, '무고한 생명' 앞엔 '그'가 나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가 없다면 무리없이 연결이 되는데, '그'라는 말을 들으니 마치 앞에 뭔가 지시대상이 있는 것 같잖아요. 컴퓨터가 읽으면 '그 무고한 생명'이 유영철의 생명이 아닌지 잠깐 동안 의심할 지도......

그리고 이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야한다

이것도 구조적으로 묘하게 이상한데...... '냉엄한 댓가=이 세상에서 사라짐'이죠?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라는 문장은  앞문장의 한 부분에 대한 부연설명이죠. 이것을 '그리고'라는 대등접속사로 연결시켜 놓으니...... 뭐, 단어가 틀리고 호응이 안 맞는 이분에게 기대할 수 있는 글쓰기 스킬은 아니겠습니다만......



누군가가 이런 식으로 글을 쓰고 있다면, 그를 '문맹'이라 불러도 합당할 거란 생각이 들어요.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서구의 경우 문맹의 기준이 우리보다는 훨씬 높다고 합니다. 이렇게 언어능력을 갖추지 못 하신 분들도 스스로 무언가를 주장하는 글을 쓸 수 있다고 믿고, 또 그런 믿음이 상식인들에게 무리없이 수용되는 이 상황은 참으로 안습입니다......

......아, 물론, 이 분이 이렇게 되신 이유도 영어교육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겠죠;;


어렸을 때 저는 비문을 쓰는 인간들은 글을 쓰지 못 하도록 하는 왕초가 지배하는 조그마한 뒷골목을 상상했었죠. 끄적거리던 판타지 소설 설정 중에 하나였습니다만 ;;;



P.S 어떤 멍청이들은 비문 쓰지 말자, 그리고 제대로 된 단어를 사용하자, 고 하면 엘리트주의나 학력주의의 징후를 읽어낼지도 모릅니다. 왜 이렇게 인간들이 하향평준화되었는지. 위에 언급한 것들은 중학교 수준에서 떼어야 하는 거라구. 저는 사람이 선량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만 요구합니다. 미문을 쓰라는 얘기도 아니고 그저 비문을 쓰지 말란 얘기인데. 뭐 물론 살다보면 가끔 비문을 쓸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사실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나아질 수도 없는 것이겠고. 요새 보면 어떤 이들은 줄곧 "내가 깽판을 쳐놓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권리(?)"를 주장하시는 것 같아요. 흐흐.


*************************************************************************************************

문법이 어쩌구 저쩌구... 저도 잘 모르는 얘기를 하다가 삑사리를 낸 상황이 되었으니 윗글을 한번 글쓴이의 원의에 맞춰 수정해 보도록 하죠. 표현 자체는 되도록 손되지 않았습니다.

사형제 폐지담론의 역사는 김대중 정권부터 잘못 만들어진 인권단체들의 피해망상의 역사다. 이는 인권을 존중한다는 명분하에 법치국가의 존재를 부정하는 위헌적이고 몰역사적인 행위이다. 이는 엄연히 존재하는 헌법질서를 위반하는것이며, 악마같은 악질범의 존재를 존중하는 것이기에 결코 용납되선 안 된다. 유영철같은 악마는 사형시켜서 그 무고한 생명을 죽인 냉엄한 댓가를 치루게 해야 한다. 그런 이는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야 한다.

내용은 여전히 구리지만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ㅠ.ㅠ

-_-

2008.03.03 21:55:42
*.150.246.170

마지막 문장 심히 공감합니다. 의 대성공과도 뭔가 연관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정확하게 잡아내진 못하겠네요.

asd

2008.03.03 23:54:12
*.48.14.214

네, 전 한윤형씨가 생각하는 그 멍청이 일이삼 중의 하나인데요. 다만 저 리플을 단 사람이 글쓰기라는 양식에 익숙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인데, 너무 몰아세우는 것은 아닌가 싶네요. 글쓰기라는 표현 수단을 갖지 못한 자, 그 입 다물라는 말로 들려 참 살벌합니다.
그나저나 '하향평준화되다'와 '반위헌적'이라는 표현 사이에는 얼마만한 간극이 있을까요?

하뉴녕

2008.03.03 23:56:59
*.176.49.134

글쓰기라는 양식에 익숙하지 않으면, 개념어를 동원하지 않고 좀 더 심플하게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그런 건 아무 문제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만 문제는, 저 사람은 자신이 글쓰기라는 양식에 익숙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지 못 했을 거라는 것. 그래서 저렇게 쓰고도 아무 문제도 느끼지 못했을 거라는 거죠.

그나저나 하향평준화라는 단어에 대해선 어떤 불만을 가지고 계시길래?

Azure

2008.03.04 02:58:16
*.130.36.194

"법치국가로(써)서의 존재를 부정하는 (반)위헌적이고 반역사적인 불법행위이다."
여기서의 '불법행위'는 아마도, 어디선가 주워들은 게 있어서 국가배상책임이라는 얘길 하고 싶었던 모양이네요. 어차피 성립은 안 되겠지만...

저는 맨 첫 문장의 '사형제'란 단어를 '사실상의 사형제 폐지'로, '피해자의 망상적'이란 부분은 '(인권옹호론자의 입장에서)피해망상적인'으로 고쳐 읽는 쪽으로만 이해가 되네요. 그렇지 않고서는 김대중 정권을 시기상 시초로 언급한 것과 유영철을 죽여없애야 된다는 부연은 도저히 이해할 길이...?

어쨌거나, 매번 네이버 덧글란을 볼 때마다 '바벨의 언어'가 따로없다는 느낌이 든다는.

하뉴녕

2008.03.04 00:04:03
*.176.49.134

물론 글쓴이의 의도를 고려한다면 그리 읽어야 하지만, 그렇게 읽기에 애로사항이 많은 글을 썼다는 것이 문제죠. 그러고보니 "피해자의 망상"이 "피해망상"의 오기겠군요. 이건 좀 무섭습니다. -0-;;;

hyun

2008.03.04 00:27:51
*.99.81.195

"비밀글입니다."

:

하뉴녕

2008.03.04 00:34:00
*.176.49.134

감사함다. ^^;; 원래 신경쓰는 인간인데, 지금은 가려낼 정신이 없고 내일쯤 체크해야 할듯 ㅋㅋㅋ

kritiker

2008.03.04 01:27:11
*.50.194.71

야, 저런 문장 보여주지 마...헷갈려...ㅠㅠ

W

2008.03.04 02:19:34
*.121.130.198

저는 댓글을 크게 신경안쓰고 대충대충 가볍게 쓰는편인데..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 아닌가 싶네요. 솔직한 심정은 이제 아흐리만님 블로그에 겁나서 댓글 못 남기겠삼;;; -_-;;

하뉴녕

2008.03.04 09:15:50
*.176.49.134

저도 맞춤법 지적 많이 받는데요 뭘. ㅋㅋ
서로가 서로를 갈구면서 실력향상을 도모...(후다닥)

이삭

2008.03.04 06:13:17
*.55.7.250

저는 그 '뒷골목' 지금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

Jocelyn

2008.03.04 09:13:03
*.246.187.134

네이버에서 제가 유일하게 좋아하는 기능인 '댓글 숨기기'를 활용해야 한답니다. 일단 댓글 봐버리면 눈 버리고, 자꾸 읽다보면 저도 막 헷갈려요!

MW

2008.03.04 11:04:39
*.177.1.29

인용한 문단은 문법적으로 말하면 비문은 거의 없고, 단어 선택의 오류와 맞춤법 오타, 개념혼란이 있어서 좀 이해하긴 어렵지만, 과하게 해석하신게 아닌가 합니다. ("댓가" "치루다"가 맞춤법 오류고."위만"은 위반을 치려다가 두 키의 근접성에 의거한 오타겠죠.) 잘못된 개념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상이나 행동적 경향 때문에 비문 문제를 끌고 오신 듯한 느낌이네요. 우리가 모두 동감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내용을 저렇게 쓴 사람이 있다면 비문 따위는 크게 문제가 안 되겠지요. 할머니들의 삐뚤빼뚤한 글씨나 비문법적인 문장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듯이.물론 비문이 잘못된 사고방식의 외현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이 경우는 확신할 수 없는 일 아닙니까.

우리가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건 부끄러워 해야 할 일이지만, 사회 전반적으로는 오히려 글쓰기를 유려하게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발언권을 얻을 수 있고 쓸 수 있는 세상이 저한테는 더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언어능력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주장하는 글을 쓸 수 있는 세상이요. 보는 사람에게는 짜증스럽겠지만, 보는 사람의 짜증을 다 받아줘야 할 능력이 누구에게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또, 글을 쓰지 않고서 어떻게 비문인지 아닌지 판가름할 수 있으며, 고칠 도리가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사람들은 네이버 댓글 아니면 평소에 글 한 번 쓰지 않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은데, 쓰게 하지 않는 한 바뀔 리도 없겠죠.


위의 댓글 몇몇 개를 읽으니 제가 오히려 더 부끄럽네요. 말씀하신 대로 글을 제대로 못 써도 누구나 쓸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인 줄 알았는데요.


(사족)
굳이 까칠하게 굴자면,

"...길래"는 저도 고집스럽게 쓰고 있지만 "...기에"의 오기이고,
본문에서 뒷골목을 묘사한 부분이 약간 비문의 냄새가 풍깁니다. 문법성과 수용성의 차이로 볼 수는 있겠지만, 이 문장이야말로 컴퓨터가 곤란해할 문장이죠. 아마 그런 뒷골목이 있다면 그 왕초부터 아무 글도 못 쓸지도. 잘못된 영어교육의 폐해는 여기서도 조금 보이긴 합니다.

'바벨의 언어'라는 표현은 제게는 모호하네요. 바벨탑 이전의 언어는 동일성의 언어고, 바벨탑 이후의 언어를 각 어족이 소통할 수 없는 언어라는 의미로 쓸 수는 있겠지만, 후자는 많은 분들이 믿고 있는 올바른 한국어(만의) 문법의 기반이 됩니다.

"그리고" 뒤에 연결되는 문장은 문장 자체로는 별 문제 없습니다. 앞 문장의 화제와 초점이 "유영철 같은 악마는" 이기 때문에. 물론 부연이 별로 필요없는데 붙였다는 문제는 있겠지만.

서구의 문맹은 교양이 없어서 비문을 써내는 상황을 지칭할 수도 있겠지만, 글쓴이의 의도와 문맥을 확대해서 읽을 능력이 없는 경우도 포함할 수 있겠죠.

실례인 줄은 알지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면 단문 쓰기 전에는 누구도 자유롭진 않다는 뜻에서 써 봤습니다. 물론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은 아니었습니다만.

하뉴녕

2008.03.04 12:25:00
*.46.105.45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 말씀을 듣고, 음, 다시 읽어보니, 제가 컴퓨터가 아니라서 화가 난게 맞군요.

하지만 저 정도로 쓰기가 쉽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아저씨들 쓰는 것도 많이 봤는데, 저런 차원은 아니에요. 인터넷이 익숙하지 않아 버벅거렸을 확률은 저도 충분히 계산에 넣고 있지만 '위만' 이외에는 고려의 여지가 없을 것 같군요. 말씀하신 대로 많이 틀리는 맞춤법의 경우는 지적도 안 했고...

우리가 동의할 수 있는 아름다운 내용을 저렇게 썼을 경우에 별 문제가 없었을 거라는 의견에는, 개인적으로는 동의하기 힘드네요. 저런 식으로 개념어를 남발하다가 교양이 파탄나는 문장은 대개 증오심을 주체하지 못해 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끌어오다가 생기는 거거든요. 누군가 이명박을 저 지경으로 까고 있다면 거기에도 경악했을 것이구요. 무언가에 대해 예찬하고 있을 때는 저런 문장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모르면 그냥 자기가 아는 범위 내에서 서술하고 말거든요, 그런 경우엔.

Azure

2008.03.04 12:55:59
*.130.36.194

바벨의 언어란 표현은 신화에 등장하는 상징적인 단어를 차용해 단순히 'babelize'를 뜻하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전자도 후자도 아니라, 같은 지역(바벨) 안에 살던 같은 어족들끼리 어느날 말이 안통하게 된 상황을 말하려던 것이지요(굳이 따지자면 바벨탑 = 인터넷의 발달, 야훼의 분노 = 인문교양의 붕괴). "후자는 많은 분들이 믿고 있는 올바른 한국어(만의) 문법의 기반이 됩니다." 라고 하신 부분은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네요.

하뉴녕

2008.03.04 12:55:51
*.46.105.45

Azure/ 저도 그냥 문맥상 알아들었어요. '바벨의 언어'라고 할 때는 바벨 이전의 언어인지 이후의 언어인지 헷갈리는 건 사실입니다. ^^;; "네이버에 바벨화가 진행되고 있다."라고 한다면, 더 그럴 듯 하겠지만.

설명하시려던 내용은 모든 개인이 처음에는 제각각의 언어를 사용했을 거라고 말했던 루소를 떠올리게 하네요. ^^;;;

MW

2008.03.04 14:20:21
*.177.1.29

예, 저도 사실은 자신의 주장을 잘 펴기 위해 올바른 글을 써야 한다는 윤형님의 논지에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또한 말씀하신 대로 논리 없이 휘갈기다 보니 저런 비문들이 양산된다는 것도 맞는 관찰이고요.특히 말씀하신 대로 "까는 행위" 일 때 비문이 나오는 경우가 무궁무진하게 많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문을 비이성적인 글, 혹은 읽거나 쓸 가치가 없는 글로 항상 동일시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논리가 확대되어 위험할 정도가 된 듯하여, 무례를 감수하고 써 봤습니다.
(무언가에 대해서 예찬하고 있을 때 어마어마한 비문이 나오는 경우는 아이돌 팬덤 게시판에 가면 흔히 목격할 수 있을지도...)


'바벨의 언어'라는 말을 그렇게 쓰셨다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냥 그렇게 쓰고 있을 거고요. 실상 틀리게 쓰셨다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Babelfish가 번역프로그램의 이름이고, 다국어로 구글 검색을 해보시거나 해도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이 어구는 또한 모든 이들이 소통하는 언어를 지칭하는 용례도 꽤 많습니다. 성경을 몰라도 글 쓴 분이 쓰신 의도와 문맥을 모르는 사람은 많지 않겠습니다만, 엄격한 기준을 들이대면 누구나 모호성이 20% 이상 정도는 함유된 표현을 답습해서 쓰고 있다는 의미였고요.

또한 여기에 부연된 문장의 의미는 이렇습니다. 우리는 바벨의 언어, 혹은 바벨탑 이후의 언어를 혼란스러운 언어 상태로 이해하고 있지만, 실은 이런 불통의 상태로 인해 동일성을 공유한 언어공동체가 태어나게 되었다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자국의 문법이나 국어정신을 주장할 수 있는 것도 역설적으로 바벨의 파괴 이후 (신화를 실재로 이해한 것으로 오해하시니 굳이 부연하자면 바벨탑의 파괴로 상징되는 언어의 분파 현상) 혼란스러웠던 언어 상황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불통이 생겨나면서 소통하는 언어를 가진 사람들끼리만 모여서 그 언어의 문법을 만들고, 그 규범에 어긋나는 현상들을 규제하게 되죠. 긍정적인 시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국어 정체성 세우기라고 하고 부정적인 시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언어 감찰이라고 할 수는 있겠습니다. 따라서 '바벨의 언어'란 표현을 쓰신 의미를 반영하여 약간 다른 각도에서 이해하자면, 이게 없이는 어느 민족에게건 우리말과 올바른 자국어 문법이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이 속뜻과 사회적 해석은 각자에게 다를 수 있겠고요. 결국 '바벨의 언어'가 남긴 파편이 다른 문화에 사는 사람들의 여러 언어입니다.

게다가, 어차피 바벨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 말에서 나오지 않은 고유명사기는 하지만 그 단어를 이용한 한국어 어구를 설명하는 데도 영어 단어를 빌려야 손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이 또한 '바벨'이라는 의미를 다층적으로 보여준다는 생각이 드네요. 바벨의 언어라는 표현을 이해하기 위해 'babelize'라는 우의화된 영어 단어에 기대는 게 더 빠르고 손쉽다면 이게 우리가 받았던 영어교육의 단편적 효과일 수도 있겠군요. 이 교육이 영어몰입교육 찬성론자들이 주장하듯이 "the singular language of Babel"을 가져다 줄지, 아니면 반대론자들이 말하듯이 혼란스럽고 잘못된 언어관과 습관을 일으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또 노파심에서 덧붙이지만 그 중용도 있겠지요.

간단하게 적으려 했는데 너무 길어졌네요. 실례했습니다.

fjkd

2008.03.04 13:23:54
*.131.47.204

수정하고 나니까 근거와 결론에 대해 쉽게 검토할 수 있게 됐잖아요. 비문의 관문을 설치해 두면 비판자와 싸울 때 유리해져요.

asd

2008.03.04 14:02:15
*.48.14.214

사실 글의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 개념어를 사용하는 것은 누구나 애용하는 글쓰기의 전략 중 하나죠. 이번과 같은 경우에는 그 오용의 정도가 조금 심하다 뿐, 그렇다고 해서 저 리플을 쓴 사람의 발언을 막아야 한다는 건 아니라고 보여요. 그에 대한 냉소는 자유지만, 한윤형씨가 종종 지적하는 바와 같이 냉소는 아무 것도 바꾸지 못하잖아요.
아 그리고, '하향평준화'가 문제가 아니라 '~化되다'가 '반위헌적'과 동일한 맥락에서 어법을 벗어난 표현이란 이야기 였습니다. 化와 어근 '되'가 중복되거든요, 반과 위가 중복되듯이.
비문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신 것 같은데, 실제 학교에서 비문을 교정하는 수업, 예컨대 논문작성법같은 경우 교재로 일간신문을 씁니다. 일간지의 기자들이 얼마나 빡세게 정확한 글쓰기에 대한 교육을 받는지는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아실테지요. 하지만 그런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이들이 쓴 기사 안에서도 수십 개의 비문이 검출됩니다. 그들도 이중 수식이나 의미 중복같은 애매한 경우는 많이 틀리거든요. 대체로 문장 성분 간의 호응을 맞추는 선에서 유도리 있게 교정교열을 보는 거죠. 정말 정확한 글쓰기가 요구되는 논문이 아닌 한, 비문의 문제는 어느 정도 융통성있게 받아들이는 게 좀 더 스트레스를 덜 받는 길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름다운 소녀의 노래'는 비문이지만, 누구도 그 뜻을 못알아 듣는 건 아니니까요.

양녕

2008.03.04 14:39:28
*.24.179.53

하향평준화되다랑 반위헌적은 경우가 좀 다르지 않나요. 하향평준화되다는 그냥 관용적인 표현이지만 반위헌적이라는 말은 잘 쓰는말도 아니고 무엇보다 중복으로 인해서 의도한 뜻과 정반대의 말이 되니까요

하뉴녕

2008.03.04 14:29:28
*.46.105.46

MW. asd / 두분 말씀을 이해는 합니다만 조금 다른 상황이 아닌가 해요. 어떤 글의 내용이 애매모호하다는 것과 잘못 썼다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여겨지니까요.

asd님이 말씀하신 '아름다운 소녀의 노래'가 비문이라는 건 제 상식으로는 금시초문인데요, 만일 사실이라면 이유를 좀 설명해주셨으면 해요. 두 가지 뜻으로 해석할 수 있으니 '애매'하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일상언어가 애매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대해 저는 아무런 반감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말씀하신 기자들의 사례는, 제가 "비문을 쓰지 말자."고 얘기할 때 그 얘기를 가장 강한 주장으로 받아들이고 계실 때 나올 수 있는 반례일 것이구요. 저는 일상언어의 화자답게 다소 애매하게 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향평준화되기'에 대해 말하자면, '하향평준화다.'라고 쓰는게 더 한자어 뜻에 맞긴 하겠습니다만, 제가 쓴 문장에선 오히려 그렇게 쓰는 쪽이 한국어의 어감에 비추어 어색하지 않을까요? 강의하는 어떤 교수는 "시리어스한 문제"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영어의 '시리어스'가 형용사라고 해서 '한'을 왜 붙였느냐고 시비를 걸 순 없는 것 아니겠어요? 그리고 그게 같은 종류의 반복이라고 하더라도, 가령 '역전 앞'이라는 흔한 오류와 '반위헌적'이라는 해괴한 개념의 성립에 대해 같은 취급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저는 찬성하기 어렵습니다.

MW님이 말씀하신 바벨의 언어에 대한 다층적인 이해의 경우 역시 애매함의 문제이거나 모호함 (적용대상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음)의 문제일 것 같아요. 그 문제와 이 문제도 다른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면 뭐가 다르단 말이냐고 했을 때, 처음의 제 생각과 달리 오히려 형식적인 면에서는 통상적인 오류들과 비슷한 형식의 오류라는 점이 드러났으니 형식의 문제는 아닐 것이구요. 이를테면 저런 방식의 작법은 헌법이 법위에 있다는 상식이 부족하다는 수준도 아닙니다. 저는 저 개념들이 문장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단어와 단어의 연상작용을 이어다 붙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사형제 찬성과 사형제 폐지가, 합헌과 위헌이 혼동되기는 어려운 일이지요. 단순한 오타로 저런 혼동이 나올 수는 없습니다. 프로이트식이라면 "저 사람은 실상 무의식적으로는 사형제 폐지에 찬성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을 수도 있을 텐데, 저 사람의 저 명백한 반감을 생각해 보건대 이 역시 사실이 아니겠구요.

낱말 카드를 대충 배열하면 글이 된다고 믿는 어린아이가 중간에 부정어를 빼먹었다... 이런 느낌을 받는 다고 말씀드리면 정확할는지요.

MW

2008.03.04 14:48:14
*.177.1.29

약간 딴 말이지만 윤형님을 기분 좋게 해 주기 위해서는 네이버에서 댓글 빨간펜 프로그램 같은 걸 만들어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아, 정말 어의없다"라고 치면, "회원님, 혹시 '어이없다'를 의미하신 게 아니셨습니까?" 이런 식...
"비가 낳아요, 세븐이 낳아요"라고 하면 "회원님, 혹시 '나아요'를 의미하는 게 아니셨습니까?"

더 발전하면 "비가 딸을 낳아요, 아들을 낳아요"로 고쳐줄지 모릅니다. 이런 식이 되면 '반위헌적' 정도는 당연히 알아서 고치고....

하지만 심각하면 컴퓨터 자연어 처리로는 불가능.


그리고 위에 쓰신 글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이번에 쓰신 댓글은 저와 인상이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던 건 이 사람이 되는 대로 글을 써 붙여 나쁜 글을 썼는데, 이게 단순히 비문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데 아래로 가면서 그게 비문이라는 문제로 국한되는 느낌이 있어서 이렇게 말씀드린 거고요.

저렇게 개념어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사람이 네이버 댓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 호감을 가질 수는 없지만 과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는 거죠. 거기서 저도 일단 과한 댓글을 썼고요. 제 생각엔 저렇게 나쁜 글쓰기 습관은 목격할 수는 있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어서 딱 잘라 말할 수가 없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윤형님과 제 입장 차이는 이런 것 같아요. 윤형님은 "웬만한 수준이면 저런 글은 쓰지 않는다.", 저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웬만하면 저런 글이 나올 수도 있다. 고치길 바랄 순 있지만 자기 글 수준을 떨어뜨리는 건 자기 책임이다." 어느 쪽이 더 엘리트주의인진 모르지만 윤형님이 좀 더 낙천적인 동시에 엄격한 듯요. ^^;

그리고 바벨의 언어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모호한 지점에 대한 이야기인 게 맞습니다.

양녕

2008.03.04 16:15:27
*.24.179.53

민주주의 사회의 딜레마죠. "반위헌적" 이런 표현을 쓰는 ㅄ 들 조차 발언의 자유가 보장되는것이... 정작 당사자는 알까요? 자기 자신이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하뉴녕

2008.03.04 16:31:09
*.176.49.134

당연히 과하게 규제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규제한다고 하면 아마 저역시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이겠구요. 언젠가 김용갑(확실하진 않은데 아마 맞을 거에요.)이 김대중 정권을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발언하자 진중권이 "저런 쉐리들을 보면 확, 혁명을 해 버리고 싶어"라고 외친 적이 있었는데 뭐 비슷한 심정 아닐까요. 진중권이 저런 말을 했다고 해서 갑자기 무장봉기를 조직하고 다닐리는 없으니까요. 쿨럭 ;;

...제가 원하는 건 아마 그런 글이 보일 때는 주장 여하에 관계없이 주변 사람들이 불쾌감을 표시하고 그 때문에 그가 자신의 글을 반성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는 그런 상황이 보편화되는 것이겠죠. 하지만 제가 저 덧글을 네이버에서 발견했을 때는 제법 추천도 붙어 있더군요. ^^;; 거기서 폭발한 것일 터이고......

하뉴녕

2008.03.04 16:34:27
*.176.49.134

그나저나 심심하고 우울할 때 어디선가 남의 글을 긁어와서 빨간펜질을 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어요. ㅡ.,ㅡ;;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는 것보단, 그냥 어디가 틀렸는지를 수정된 문장으로 보여주는 것이 훨씬 즐거울 듯도 하구요. ;;

asd

2008.03.04 17:52:33
*.48.14.214

뭐라뭐라 댓글을 작성하다가 날려먹고 다시보니 해괴한 사람이 등장했네요. 참 글자 몇개 잘못썼다고 병신취급까지 하나요. 글자를 아예 모르는 사람같은 경우엔 그냥 동물이라고 생각하시겠네요? 아무튼 전 여기서 키보드워리어질은 그만둘랍니다. 그냥 제 기분이 상하네요. 윤형씨가 지적한 부분에 대한 설명은 뭐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죠

양녕

2008.03.04 19:22:34
*.230.44.91

미트스핀까지 아시는 분이 왜 약한척입니까?

Jocelyn

2008.03.09 14:03:51
*.75.190.159

ㅠ_ㅠ;; 난 몰라
링크된 홈페이지 갔다가....
눈 버렸.....
조낸 ㅎㄷㄷ 한....!!

하뉴녕

2008.03.09 23:47:20
*.176.49.134

Jocelyn 님때문에 저도 낚여버림. 제기랄 이건 완전 테러수준인데 -0-;;; (다른 분들은 절대 클릭하지 마3)

Jocelyn

2008.03.10 00:41:15
*.75.190.159

코....코끼리.... ㅠ_ㅠ;;
게다가 횟수는 왜 세어주는 거야!! 했다능..

지나가다

2008.03.04 23:57:17
*.142.158.226

글은 소통을 전제로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글을 쓰겠다는 사람은 최소한 보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의 문장력은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방 벽에다 혼자 소리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전 충분히 그런 사람들에게 문장력을 갖추고 글을 쓰라는 충고 정도 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사족일 수도 있겠지만 전 종종 '교수'란 사람들이 쓴 책에서도 개념어의 남발과 각종 비문을 발견합니다. 물론 학술적 글쓰기가 일반 글쓰기와 다른 점은 인정하지만 몇 번 읽어야 겨우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글은 좀 자제했으면 합니다. 이 점에 대해선 강준만 교수도 몇 차례 지적했죠.

자주오다

2008.03.06 02:56:19
*.39.239.134

조롱과 비웃음으로 일관하는 여기의 글들을 <충고>라고 할 수 있습니까? 정확한 언어의 사용을 논하고 교양의 파탄을 고발하기 전에, 먼저 인간에 대한 존중이 있고 예의를 보여야지요. 그래야지 <충고>라든가 <선량하다>는 둥의 듣기에도 참 좋은 말들이 정확한 사용을 가질 수 있는 거 아닐까요.

부끄러움을 줘서 반성하게 하는 것도 거기에 맞는 방식이란 게 있는 겁니다.

지적으로 덜떨어져 보이는 사람을 두고 모욕을 주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그런 의도가 분명한 글을 이렇게 미화하고 있는 것이 문제란 거죠.

한윤형씨는 컴퓨터도 알아먹을 수 있는 글을 뜻의 전달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으로 삼는데,

기호언어학으로 환원할 수 있는 문장을 말하는 건가요?

중학생 정도만 되어도 그런 오류가 <없는>이 아닌 오류를 이해할 수도 없고 용납할 수도 없는 언어의 사용을 습득해야만 된다는 이야기로 들려서 섬뜩하기까지 하네요.

그래서 사형제도 폐지라는 사안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저 사람이 무얼 말하려 하는지를 충분히 알 수 있는,

매우 단순한 주장을 담고 있을 뿐인 글을 친절하게 수정본까지 제시하며 이런 글은 이렇게 써야 하느니라....하는 겁니까?

참 논술세대의 선두주자다운 문장론입니다.

비문이 없는 문장을 쓰고 개념어를 정확히 사용하자는 것이 한윤형씨의 주장이란 건 알겠지만, 대체 그것이 사형제도 폐지랑 무슨 관계가 있다고 그것과 관련된 글을 가져와서 이런 사람의 발언을 규제하니 마니, 규제한다면 내가 가장 먼저 반대한다느니 하고 있는 겁니까?

한윤형씨가 보통 사람들에 비해 매우 정확한 문장을 구사한다는 것은 사실일 겁니다. 그러나 다른 누구에게라도 그것은 그 사람이 그런 정도의 교육을 받았고 그런 형태의 공부를 했음을 뜻하지 다른 의미를 둘 수 없습니다. 당신의 다른 사람보다 올바른 문장이 다른 사람보다 더 올바른, 가치 있는 생각을 표현하고 있지 않는 이상은 말입니다.

봉구

2008.03.06 04:37:37
*.38.8.111

'어떤 멍청이들은 비문 쓰지 말자, 그리고 제대로 된 단어를 사용하자, 고 하면 엘리트주의나 학력주의의 징후를 읽어낼지도 모릅니다. 왜 이렇게 인간들이 하향평준화되었는지.'의 실례를 위엣분께서 정확히 보여주고 계시군요. 상처받은 자존심(?) 부여잡고 앙탈부리시기 전에, 문장론이니 언어학이니 하는 어휘들을 부릴 깜냥으로 출판사니 신문사니 하는 글 다루는 곳마다 왜 교정자가 반드시 붙어있는 지 돌이켜 생각해 보시길 권합니다. 다같이 대대손손 공정하게 아껴쓰는 '맑은 우물'에 왜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구정물을 섞으려 하시나요? 말과 글을 생각없이 쓴다고 해서 '엘리트에 대한 복수'가 되겠습니까? 공동체의 공공성을 해치는 것은 신분의 아래위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해가 될 뿐인 것을..

자주오다

2008.03.06 09:09:43
*.39.239.134

내가 쓴 글이 엘리트에 대한 복수도 되지 못하는 복수라고 읽혀진다면 공연한 시간 낭비를 한 셈이군요. 엘리트에 대한 복수가 된다면 그건 꽤나 말과 글에 <생각이 있는> 좋은 글이 되나 봅니다. 이제까지 살면서 남의 글이든 내 글이든 <글쓰기>에 대해 그런 기준을 가져본 적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내겐 그런 능력도 없을뿐 아니라 그런 의사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분명히 내가 나를 속이고 있거나 당신이 나를 잘못 보았거나 둘 중의 하나겠죠.

나라는 사람이 엘리트에 대한 <복수가 될 수 있는> 제대로 된 글을 쓰는 역량이 되지 못한다는 당신의 지적에 충분히 공감하고 그런 확인과 확신을 가지고 가겠습니다. 나는 좋은 글을 쓰지 못하더라도 되도록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말의 철자법과 발음을 틀리지 않으려 애쓰면서 이를 구실로 한 <인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존중이 없는 냉혹한 정신상태로 서로를 가르쳐야 한다고 한다면 그건 잘못이라고 말입니다.

그가 그런 말을 쓴 것은 사람이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그냥 말이 아닌 말 속에 담긴 사상들이기 때문일 겁니다.

이 게시물에서 몇몇분들의 건전한 지적이 있었건만 그런 잘못에 대한 인정이 없다는 점에서 이건 좋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가져온 글에 못지않게 저속한 의식으로 쓰여진 글이란 것이 분명하게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속>이라느니 <잘못>이라는 건 저의 사견일 뿐임으로 그러나 역시 사견이기에 해보는 말일 따름이었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글쓰기가 잘못인지 아닌지는 이 게시물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각자 잘 가려지리라고 봅니다.

그러나 나와 같이 불쾌감을 느끼게 된 사람이 아주 없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나 역시 그런 사람들 중의 하나임에도 그걸 굳이 말로 표현한 대가로 졸지에 언어학이니 문장론이니 하는 감히 함부로 쓸 수 없는 굉장한 말을 아무 생각도 없이 쓰는 원한의식으로 가득한 인간이 되었으니 이것은 참 충분한 결말이라고 보여집니다.

hj

2008.03.06 15:13:11
*.140.20.40

'말과 글을 생각없이 쓴다고 엘리트에 대한 복수냐' 라는건, '생각이 있는 좋은 글이 엘리트에 대한 복수이다' 라는 뜻이 아니죠. 문맥상 '생각없이 글쓰는 것', 즉 비문이나 잘못된 단어를 쓰는 것을 엘리트주의의 대척점에 위치시킨 것이 아닙니까. 굳이 따지자면 저 명제의 이는 '맞춤법 맞추란다고 그게 엘리트주의냐' 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듯 합니다. (그리고 애초에 명제가 참이라고 그 명제의 이가 반드시 참인 것도 아니고요.)

자, 보세요. 님은 제 기준으로 볼 때 공정한 게임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봉구님 글의 논지의 핵심은 '당신의 글은 엘리트에 대한 복수도 되지 못하는 복수이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동의 여지가 있는 한 문장만을 끌어다가 상대의 논지를 흐려버리고 논쟁의 주제를 빗겨갔습니다.

혹은 정말로 오역했을 수도 있죠. 그렇다면 이것은 한윤형님 주장에 대한 좋은 근거가 됩니다. 봉구님 글처럼 쉽고 명확하게 쓴 글도 한두 문장의 오역이나 혼동에 의해 토론의 논지를 흐려버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면, 우리가 논쟁의 상대자에게 좀더 명확한 문장과 단어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한 것이 됩니다. 비문이나 부정확한 개념어를 남발하는 상대와 토론하는 것은 아주 피곤한 일이고, (봉구님 글에 대한 자주오다님의 반응이 그랬듯이) 생산적인 토론이 못되거든요.

(물론, 이런 이야기를 하기 위해 한윤형님이 끌어온 예시에 대한 예의의 문제는 또 다른 얘기가 되겠습니다만, 비문에 대한 예시를 대지 않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비문의 폐해를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자주오다

2008.03.07 10:27:58
*.39.239.134

비문의 폐해를 예시를 통해 말한다고 뭐라고 한 것이 아니잖아요. 이를 두고 기본적인 권리인 자기 의사 발언권조차 인정하기 싫다는 늬앙스의 발언들이 본문에도 댓글들에도 이어지지 않았습니까.

그런 걸 인정해야 한다 아니다가 아니라, 그런 걸 논하고 있다는 자체가 참 부적절해 보인다는 겁니다.

이렇게 다분히 도덕적인 문제가 제기되자 구제책으로 마련된 것이 비문의 폐해를 <충고>한다는, 내 생각으론 본문의 성격에 별로 적합치 못한 주장이 있었던 것이구요.

위의 봉구라는 분의 글에 대해 오역을 한다고 하시는데, 본인이 한번 뜬금없이 저런 형태의 글을 받아본다고 생각해 보세요. 저게 지금 토론하자고 던지는 말로 들릴런지, 이 새끼 한번 밟아줘야겠다고 휘갈긴 글로 보일런지. 그걸 무슨 해석을 하고 말고 합니까. 던진 말 그대로 받아서 돌려줘야지. 그밖에 당사자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양식의 문제인 겁니다.

한윤형씨에게는 사과하도록 하죠. 자기 블로그에서 자기 글 쓰는데 별 쓸데없는 일로 참견을 다 받은 셈이니까. 나도 그런 만큼 모욕을 당했으니까 괜한 짓을 했다는 반성에서 진심으로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나의 행위가 부적절했다고는 해도 그 지적이 틀렸다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여전히 이런 글을 쓸 때는 충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생각입니다. 한윤형씨가 사람들에게 기본적인 교양을 요구한 만큼 그러한 한윤형씨에게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교양을 말해본 겁니다. 특히나 언어사용에 따른 지적 수준에서 자신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그런 사람의 언어를 다룰 때는 더욱 그렇습니다. 킬킬킬거리면서 할 얘기는 아니라는 겁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앞으로 더욱 좋은 글들을 쓰면서 진정한 지식인으로 성장해야 하는 한윤형씨 본인에게 해가 되는 일입니다.

hj

2008.03.07 15:20:40
*.140.20.40

'뉘앙스'니 하며 흐리멍텅하게 싸잡아 비난하는 것은 반칙입니다. 한윤형님 글 어디에 의사발언권을 인정하지 않는 발언이 있습니까. 발언권에 대한 규제에 대해 한윤형님은 댓글에서 "당연히 과하게 규제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규제한다고 하면 아마 저역시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이겠구요."라고 못을 박았어요. 골목 이야기요? 그건 명백히 농담이지요. 댓글중 마음에 안드는 것이 있으면 구체적으로 명기하고 비판하셔야 할것이고요. '문맹' 이야기는 말씀드렸듯이 예의의 문제에 있어서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겠지만, 발언권과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문맹도 문자를 익히고 나면 더이상은 문맹이 아닌 것이 되니까요.

오역 이야기는, 지금까지 쓰신 글과는 참으로 배치되는 말씀이시네요. 상대방의 태도가 거칠면, 그 내용은 자의적으로 해석해도 무관하다는 이야기신가요? 말이 아니라 거기에 담긴 사상이 중요하다고 하시고서, 봉구님 글은 해석하고 말고 할 필요도 없이 '밟아줘야겠다고 휘갈긴 글'로만 보이십니까? 그렇다면 그것은, 비문을 대하는 한윤형님의 태도보다도 훨씬 더 오만한 태도입니다. 봉구님의 글은, 태도는 거칠지만, 분명 주장도 있고 논리도 있는 글로 보이니까요. (다 떠나서, 그 오역때문에 자주오다님의 두번째 댓글중 처음 세 단락은 아무 맥락없는 '헛글'이 되버린 것은 사실이죠.)

자주오다

2008.03.07 20:02:20
*.39.239.134

hj>
당연히 저는 예의의 문제에서 비판을 보였고 발언권에 대한 언급들도 그 연장에서 다뤘습니다. 그걸 자꾸 논외라고 하며 발언권 문제는 문맹 발언과 상관이 없다고 하시는데 왜 상관이 없습니까? 문맹인 사람의 글을 글로 인정할 수 있습니까? 그것을 그 사람의 의사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그건 그냥 낙서일 뿐인데 말입니다.

여기서 논해진 문제의 글은 글을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물론 결코 글일 수 없습니다. 아니 한윤형씨가 기가막혀 하듯이 아주 조금의 소양이라도 갖춘 사람의 입장에서도 그러할 겁니다.

그러나 여전히 거기에 어떤 의사가 담겨 있고 그것이 전달된다고 제가 말하지 않았던가요? 만일 그런 의사가 담겨 있고 전달되고 있지 않다면 한윤형씨는 그 글이라고 할 수 없는 글을 수정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오직 글인 것만이 글로서 교정될 수 있는 겁니다.

살면서 자기의 배움에 맞지 않는 어려운 수준의 언어에 불필요하게 노출되는 사람은 그 뜻을 정확히 모르면서도 언뜻 보기에 자신이 생각하는 개념과 엇비슷해 보이는 말들을 가져다 쓰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특히 현대사회처럼 인터넷과 다른 미디어를 통해 언어에 대한 어떤 배움이 있지 않고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환경에 처했을 때 더욱 그런 일들이 빈번할 것입니다.

한윤형씨는 이런 문제에 대해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함으로서 부끄러움을 줘야 한다고 하셨지만, 저는 그것은 오히려 더 해로운, 맹목적인 반감과 증오심만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설사 그런 자극을 통해 누군가 분기해서 공부에 열중하게 된다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 된 배움의 시작일 수는 없고 다른 긍정적인 성과를 보일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창피를 모면하는 자기만족일 뿐이고 이제 자기보다 못한 사람을 조금 더 노골적으로 우습게 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되는 정도일 뿐이죠.

그가 처음부터 지적받은 것이, 자신이 말한 바에 담긴 정신이 아닌 자신의 말하기 기술과 글쓰기의 능력에 있었을 뿐이니까요.

흔히 <못배운 설움>에 만학의 꿈을 키운다며 무슨 미담이라도 되는 듯한 일화들이 소개되지만 <배움>의 가치를 못배움의 <설움>에 대한 보상심리로 유도하려는 그런 사고방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저는 부정적으로 보는 편입니다.

어쨌든 댓글의 내용은 직접 읽어보고서 제가 언급한 성격의 글과 대화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시면 되겠군요. 없는 얘기를 하는 거면 내가 미친놈이 되는 거구요. 만일 그렇지 않다면 한윤형씨의 글은 이러한 비판이 있을 수 있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겁니다. 그래서 댓글에도 그러한 내용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일 테니까요.

hj님에게는 한윤형씨의 글이 저런 정도의 몰상식한 사람은 자기의 주장을 결코 <제대로> 표현할 수는 없다고 그 사람의 능력에 대한 주관적이 평가를 내린 것인지, 저런 사람이 자신의 주장을 표현한다는 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한 일임으로 여기저기서 의견이랍시고 공연한 소동을 부리도록 내버려 두지 말고, 차라리 문맹으로 분류하고 먼저 제대로 된 문법과 언어의 사용을 가르친 후에 발언권을 주었으면 좋겠다는 사회적인 주장을 펴는 것인지 헷갈릴 소지가 보이지 않습니까?

한윤형씨가 분명히 반대하셨다고요? 당연히 반대하지요. 그걸 무슨 못을 박고말고 합니까. 당연한 건데. 그래서 차선책으로 부끄러움이라도 줘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글을 써도 정당하다는 것이구요. 그리고 저는 이를 반대했던 것이구요.



제 글의 댓글에 대한 오역 문제는 다시 한번 말하지만 당신이 직접 저런 글을 받는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명백히 나를 향해, 나의 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까? 상처받은 자존심으로 앙탈을 부리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다음 엘리트에 대한 복수가 되겠냐고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내게 묻고 있지 않아요?

나는 물론 황당합니다. 대체 내가 왜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앙탈을 부려야 하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나한테 있는 콤플렉스와 삐뚤어진 자존심을 이 미지의 사람이 천리안으로 꿰뚫어보고 질책을 보내고 있는데 바로 그런 이유에서 이렇게 나는 그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화가 나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그래서 당신의 지적이 사실이라면 나는 그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한 겁니다. 그것을 그냥 비꼬는 정도의 대응으로 생각하신다면 그저 유감일 뿐입니다.

처음에 맥락의 문제를 언급하셨는데 어떤 맥락을 말하는 겁니까? 저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맥락에 대해서는 그저 다소 거친 태도로 말하고 있을 뿐인 겁니까?

<말과 글을 생각없이 쓴다>는 것이 나를 향한 말이 아니고 이 게시물에 언급된 형태의 엉터리 글을 말한다는 건가요? 그렇다고 해도 내가 비문이나 엉터리 개념어를 써가면서 엘리트주의에 대해 복수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라도 했다는 건가요?

"맞춤법 맞추란다고 그게 엘리트주의냐"라는 해석이 나온다고 하시는데 그걸 왜 내게, 그것도 그런 식으로 말한답니까.

나는 그런 언어사용에 있어서의 잘못에 대한 지적에도 따라야 되는 정도와 방도가 있지 않겠느냐고 하는 건데.

그러니 <당신이 엘리트주의에 대해 복수하려는 못난 인간인 건 알겠는데, 그럴려면 말과 글을 생각없이 써서야 되겠느냐> 라는 뜻으로 보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내게는 명확히 보여서 굳이 해석이고 뭐고도 없어보이는데 무엇이 오역이란 건지 모르겠군요. hj님 스스로 혼동의 여지가 있는 문장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모호한 문장에서 자신의 해석이 더 옳다는 근거를 제시하셨습니까? 그 문장에 대해서 당신 자신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하는 정도가 아닌가요?

말을 받는 사람의 입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 말의 본래 뜻에 대해서 오역을 논한다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물론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진리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역시 내쪽에서 오해한 걸 수도 있지요. 그러니까 이런 일은 본인이 나서서 그 말의 뜻이 무엇이었고 어떤 의도에서의 글이었는지를 설명하면 되는 일입니다. 무언가 자기 의사가 잘못 전달되었다고 생각된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그 분과 특별히 더 말을 섞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나를 알지도 못하면서 나에 대해서 나보다 훨씬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무척 고단한 일이니까요. 저는 그런 사람들에 대한 경험이 없지 않아서 이런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더 추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쓰다보니 꽤 긴 글이 되었는데 잘 해명이 되었나 모르겠지만, 저의 태도도 역시 오만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지적에 동의하겠습니다. 사실 누구에게 오만을 부릴 무언가가 있는 것도 아니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저도 그렇습니다. 특히 존중을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존중을 보일 만큼의 인격이 되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뉴녕

2008.03.07 20:26:34
*.33.160.131

무슨 말씀이신지 잘 알았습니다. 저와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이 명백해 보이니 이쯤에서 그만하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왜냐하면 저는 이 정도의 글에 대해서 이런 정도의 반응이 나오는 현실이 활자매체가 다 죽어가는 사회적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양녕

2008.03.08 23:06:19
*.24.179.53

/자주오다

자꾸 ㅄ을 옹호하려니까 글이 길어지는겁니다. "반위헌적" 이런 표현쓰는놈들, ㅄ 맞습니다. 한윤형씨 주장은 그런 놈들을 법적으로 처벌하자는게 아니라, ㅄ짓 하는건 좋은데 스스로 ㅄ인줄은 알고 하라, 그겁니다. 싫으면 주둥이 닥치면 될것 아닙니까? 뭐 키워질 한다고 돈나옵니까? 님도 답답하네요.

hj

2008.03.08 01:28:45
*.140.20.40

1. 단어 몇개로 이상한 비약을 하시는데, 문맹에게 글을 가르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니겠으나, 비문쓰지말고 정확한 단어쓰는 것은 스스로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 일입니다. 아니, 글쓸때 상대방 알아듣기 쉽게 쓰라는게 무슨 발언권 제한입니까.

2. '예의'의 문제는, 예. 예시글에 한정짓자면 (특히, 그 '문맹'이라는 단어에 이른다면) 분명 논의의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오다님이 그저 단어 한두개 트집잡아서 '예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그래서 저는 이부분을 논외로 한 것입니다. 논의의 중심이 되는 것은, '비문을 쓰는 사람들' 에 대한 태도인 것일테니까요. 이부분에서는 한윤형님 댓글처럼 (저와도) 생각이 다르다는 사실이 명백해 보이니, 더 이야기할 여지는 없겠네요.

3. 자주오다님은 첫번째 댓글의 서두를 '조롱과 비웃음으로 일관하는 여기의 글들을'로 시작했죠. 대상을 명확히 한정짓지 않았을 뿐, 이 게시판에서 공유된 어떤 태도에 대해 그닥 존중을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논술주자 선두주자다운..'같은 비아냥은, 제삼자가 보기에도 곱게는 안들립니다. 다른 글의 태도를 문제삼으려면, 자기 글에는 더욱 엄격해야죠. 봉구님의 댓글에 그렇게 열을 낼 정도로, 자주오다님의 태도가 훌륭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4. 오역문제요... '비문 쓰지 말자, 그리고 제대로 된 단어를 사용하자, 고 하면 엘리트주의나 학력주의의 징후를 읽어낼지도 모릅니다. - '맑은 우물'에 왜 남의 말은 듣지도 않고 구정물을 섞으려 하시나요? - 말과 글을 생각없이 쓴다고 해서 '엘리트에 대한 복수'가 되겠습니까? - 공동체의 공공성을 해치는 것은 신분의 아래위를 막론하고 모두에게 해가 될 뿐인 것을.. 이 문장들이 서로 조응하고 있으니까요. 저 역시 너무 명확히 보여서 다른 해석을 고집하는게 잘 이해가 안갑니다. 사실, 처음에는 의도적인 오역이라고 생각했었죠.

5. 주인장께서도 나시었으니, 저도 이 게시물에는 마지막 댓글입니다. 아, 딱 한마디만 더하자면, 저도 주인장처럼 논쟁 상대방이 비문이나 비논리로 횡설수설하는걸 무척 짜증스러워 하는 편인데, 이유중에는 이 블로그에서 만났던 '질롯'의 탓도 있는 듯 합니다. ^^;

노정태

2008.03.10 03:10:15
*.52.184.241

하지만 자네도 비문의 덫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네. "H군의 음주맴버 리스트"에 달린 이 리플을 살펴보지.

"Jocelyn/ 쉬잇. 노정태 님은 그런 망상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그 망상의 잔해 한쪼가리라도 남아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 그리고 물론 노지아 님은 노정태 님의 그런 모습을 달가워하지 않겠죠. 뭐, 그라도 노정태와 엮이는 것을 좋아할리는 없겠으나....(노정태는 실명이고 노지아는 아이디죠. ㅋㅋㅋ)"

여기서 "그 사람은 그 망상의 잔해 한쪼가리라도 남아 있을 때까지 투쟁할 것입니다."라는 표현이 어딘가 어색하다고 느껴지지 않나? '한 쪼가리라도 남아 있는 한' 정도가 되어야 의미가 명확할 것 같은데. 혹은 '한 쪼가리라도 남아 있지 않을 때까지'라고 하던가. 전자를 의도한 거라면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거고, 후자를 의도한 거라면 비문을 쓴 거야.

네이버 비문쟁이들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비문을 쓴 자를 찾아가 때려주는 '형님'의 존재를 상정한다면, 자네도 저 리플을 쓴 순간 어금니 꽉 물어야 했다는 말을 하고 싶은 걸세.

하뉴녕

2008.03.10 03:18:49
*.176.49.134

틀리면 고치면 되는 거지. 그나저나 전자였는지 후자였는지 지금 봐도 모르겠네. 어쨌든 잘못 썼다는 건 사실이고. -0-; 황당한 비문을 비난하는 사람이 비문을 남발하고 다닌다면 물론 문제가 있는 것이겠으나, 그렇다고 리플 하나 쓸 때마다 어금니 깨물고 쓸 생각은 없네. 이 세상에 비문의 덫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누가 있겠나? 글쟁이가 잡지에 보내는 글조차도 교정보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겨우 비문을 벗어나거나 그렇지 못 하거나 하는 걸. 게다가 난 요새 잡지를 벗어나 있다 보니 대충 써갈기던 게시판 시대 글쓰기로 다시 가고 싶기도 하단 말야. 진갤에서 잠깐 놀았던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고.

그리고 '반위헌적'이라는 말을 규탄하는데 '비문'이라는 표현이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은 이미 이 위 리플들에서 합의가 되었으니 길게 언급하지 말도록 하세나.

그나저나 "비문을 쓴 자를 찾아가 때려주는 '형님'의 존재를 상정한다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군. " '형님'의 포지션을 의도한다면"이라는 뜻인 건지, 아니면 좀더 복잡한 의미가 있는 건지.

정통고품격찌질찌질

2008.03.12 12:49:23
*.216.114.61

딴 소리지만, 나이 지긋한 아저씨들의 통지문을 가끔 읽게 되는데, 거의 다 비문인 경우가 많어. 그 시대에는 보편적이 아니었을까 싶은. 얼마 전에는 60년대에 나온 방사능 전투시 보병의 대응에 관한 비됴를 봤는데, 거기서도 대부분이 비문 자막. 주어랑 술어가 안 맞고, 접속사 전후의 문장 주술 관계가 보통 따로 도는 데 이상하게 뜻은 대충 통한다는. (왜냐하면 컨텐츠가 뻔하니까) 좀 논쟁적인 내용을 담으면 큰일 날 소지는 있겠더만.

하뉴녕

2008.03.12 13:06:23
*.176.49.134

물론 국방부에선 교본도 비문이야. 그리고 가끔 택시의 네비게이터가 비문을 내뱉을 땐 피할 수도 없어서 그저 비명을 지르지. 하지만 이건 주술관계 문제도 아니고 긍정과 부정이 헷갈리는 수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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