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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노무현 노풍은 과연 안전한가?

조회 수 1177 추천 수 0 2002.04.21 13:54:00
안티조선 우리모두 게시판에서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이문옥의 선거운동(?)을 잠깐 했다. 미둥이라는 노무현 지지자가 "민주노동당 울산은 안전한가?"라며 비꼬길래 제목만 패러디해서 하고 싶은 얘기를 했다. 아흐리만이라는 아이디로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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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홍 게이트"를 비롯한 김대중 정권의 권력 비리는 지금까지는 "노풍"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노풍의 성질을 말해주는 것일 것이다.


노무현의 급부상을 보면 그리스 신화의 끝부분을 읽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신들의 사회"는 곧바로 인간 개개인의 열망이 반영되는 세상으로 바뀔 수는 없다. 중간단계에서 나타나는 것은 영웅이다. 여기서 영웅의 등장이, "인물 중심의 세계관"을 존속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비판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영웅의 힘은 신들의 사회를 뒤집기를 원하는 다수의 열망의 투사이기 때문이다.


헤라클레스처럼, 제우스의 핏줄을 이어받았더라도 상관없다. (노무현 역시 기성정치인이다.) 문제는 인간이 신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다. 헤라클레스는 헤라의 갖은 심술에서 살아남아, 신을 능가한 인간이 되었다. 그러나 그는 무작정 신을 증오하지 않는다. 그는 "거신족의 반란"을 제우스 일가 대신 진압하여 제우스의 권위를 세운다. 겉보기엔 제우스의 권위가 지켜졌지만, 사실 인간의 권위가 지켜진 것이다. 옛 지배권 잔당의 찌꺼기들인 한나라당 "거신족"으로부터 민주당 "제우스 일가"를 사수하는 노무현은 민의의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영웅 헤라클레스가 권위를 해체하면, 트로이 전쟁의 전사들은 신의 권위를 무시할 수 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는 신이 될 수도 있다.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올림푸스로 포섭하기 위해 노력했다. 71년에 민의의 지지를 받고 나선 김대중은 결국 스스로 신이 되버렸다. 그건 그의 본의는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주의 구도로 그를 가둬버린 "신들"에 대항하기 위해 그 역시 신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는 신의 "기질"을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라, 신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을 "활용"한 것이다. 그러나 그렇기에 "신들의 사회"는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


죽어서 올림푸스로 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여하튼 헤라클레스는 인간의 땅에서 죽었다. 영웅시대의 의의가 신의 해체라고 본다면, 헤라클레스의 존재는 소중하다. 그러나 그 소중함은 우리가 헤라클레스를 바로 그런 방식으로 해석할 때 나타나는 것이다.


노무현은 개개인의 열망이 제대로 반영되는 정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 되어야 하며, 현재 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71년도 돌풍을 일으킨 김대중이 "민의"가 아닌 "지역구도"에 갇혀버린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필요한 것은 제 2 제 3의 노무현이다. 영웅은 한명만 있어서는 신들의 포섭대상이 된다. 영웅은 끊임없이 나타나야 한다. 김대중은 돌풍을 일으켰지만, 후속주자가 없었기 때문에 기성정치권에 일정한 지분을 가지도록 기득권세력이 조처했다. (우발적으로 "신"이 된 것으로 처리했던 것이다.) 노무현은 김대중의 전처를 밟아서는 안 된다.


이것은 정당과는 관계가 없는 문제다. 기존 정치권의 당리당략이나, 세력구도, 당파성을 뛰어넘을 수 있는 민의를 대변하는 사람을 생산해 내야 하는 것이다. 원래 좌파들은 인물론을 믿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 상황을 긍정하고, 제 2의 노풍을 일으키려고 하고 있다. 노무현이 "신"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신들의 사회를 해체하는 영웅이 되고 싶었던 거라면 이에 대해 응답을 해야 한다.


민주노동당의 서울 시장 후보가 유력한 이문옥, 울산시장 후보로 선출된 송철호는 노풍을 이어갈 정당성을 가진 사람들이다. 게다가 그들은 "민주당"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에 노무현을 가두려는 거신족들의 음모를 분쇄할 수 있다. 그들은 인정하기 싫은 것이다. 영웅은 민의를 대변한다는 것을. 그래서 자신들의 궁전에 편입된 또 하나의 신으로 대우하고 싶은 것이다. 그러려면 기존 자신들의 당리당략 구도에 그를 가두면 된다. "민주당의 노무현"은 그들의 소망일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제 2 제 3의 노풍이 필요하다. "옥풍"도 좋고, "송풍"도 좋다. 그들은 국민들의 열망을 짊어질 수 있는 사람들이다. 거기에서 우리 국민들은 진정으로 "아, 지역주의가 아니라, 세력구도가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지지해도 그것이 반영이 되겠구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대선 전초전을 승리하기 위해 김민석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하지 말자. 정당에 따라서 판단하지 말자. 사실 김민석이 아닌 이문옥이야 말로, 노풍의 긍정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다. 민의를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다. 그렇다면 대변하도록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노풍도 그렇게 시작되었다.


서울시에서 "옥풍"이 일어날 수 있다면, 당선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설혹 이명박이 당선된다 하더라도) 국민들에게 분명한 메세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노풍의 긍정성을 어떻게 지킬지를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의 노무현"인가, "국민의 노무현"인가? "신들의 궁전에 갇힌 영웅"인가, "신들의 사회를 해체하는 영웅"인가?


노풍은 다음 폭풍을 위한 시작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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