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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오마이뉴스 유감

조회 수 827 추천 수 0 2002.12.02 19:01:00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에 미디어비평을 연재하던 시절에 보낸 원고. 분량이 살짝 넘쳐서, 어느 부분인가 짤려서 나왔던 것 같다. 별 내용은 없지만 기록물로써의 가치는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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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시안 편집국장 박인규 씨는 경향신문 미디어 비평에서 한 인터넷 논객의 말을 전한다. "일부 수구언론들이 갑작스레 필자의 논리와 유사한 논리를 동원해 (중략)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본 순간, '아하, 후보단일화가 맞는 주장일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조중동은 무조건 거짓말쟁이. 과연 그런가?  


물론 조중동 세 신문의 보도행태는 문제가 있다. 박인규 국장의 말처럼,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결정이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 여론조사 지지율을 근거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고로 '노무현 흔들기'를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던 조중동은 '여론조사에 의한 후보 결정'을 원칙의 이름으로 비판할 권리가 없다.  


그러나 그 반대편에 서 있는, 이른바 '진보언론'들은 어떠한가? 시사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영향력이 10위안에 든다는 두 '진보언론', 한겨레와 오마이뉴스를 살펴보자.


한겨레의 경우 최소한 원칙을 뒤집기 버거워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10월 19일 후단협의 논리를 "민주적 논의와 결과에 대한 승복"이라는 원칙으로 부정한 한겨레는, 이후 노-정 협상국면에서 단일화를 정면으로 부정하지는 못했지만 절차와 명분을 챙길 것을 꾸준히 주문했다. 그리고 민주당 탈당파를 심판해야 한다고 유권자에게 요구한다.


반면 오마이뉴스는 한겨레에 비해 상황적응력이 뛰어난 매체라는 느낌이 든다. (물론 오마이뉴스는 사(社)의 주장이 있는 매체는 아니지만, 기자회원들의 주장을 배치하는 편집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비중있게 소개된 주장에 대해선 매체가 책임의식을 지녀야 마땅하다.)  


오마이뉴스의 미디어 비평 기획인 [13인위원회의 신문읽기]에 참여하는 소설가 정도상은 8월 6일 미디어 비평을 통해 민주당 탈당파와 일부 언론의 '노무현 흔들기'는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논리"라고 말했다. 그러나 11월 9일 정도상은 단일화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김민석 의원이 탈당할 당시 "정몽준은 이회창보다 오른쪽이다", "이회창이나 허경영과 단일화를 추진하는게 마땅하다"며 김민석을 비판했던 문성 기자와 배성록 기자는 한달 후 "국민의 뜻"을 말하며 단일화를 수용하게 된다. 김민석도 여론조사에 나타난 "국민의 뜻"에 따라 탈당하지 않았던가?    


배성록은 한술 더떠 진보언론이 후보단일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것이 현실이고, 反개혁세력의 주장에 반대되기 때문이란다. 나는 박인규 국장의 말을 인용하겠다. "무릇 비판에는 일체의 정파적 고려가 개입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오마이뉴스에는 "정파적 고려"가 넘친다. 배성록의 충고를 받아들인 듯 김석수·김형효·민경진 기자 등이 단일화의 의의를 선전한다. 특히 김석수 기자가 김민석의 충심을 이해하자고 주장하는 바람에, 그를 설득하기 전에는 한겨레의 소망이 이루어질 수 없게 되었다. 당연한 결과다. 이제 후단협을 비판할 근거는 진정성 뿐인데, 그걸 어떻게 평가하는가? 통밥으로?      


이 문제에 대해 가장 균형잡힌 시각을 보여준 것은 고용국 기자다. 그는 단일화가 명분도 없고, 권력분점이 아직 불투명하기에 야합도 아닌, 판돈을 모두 걸고 벌이는 도박이요 "블랙코메디"라고 말한다. 이런 양질의 기사를 편집진에서 가려주지 못할 경우 오마이뉴스의 "결과적 편향성"은 계속해서 문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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