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아무도 오지 않는가 싶어 겁도 났습니다. 그런데 하나 둘 사람들이 농성장에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평범한 학생과 주부부터 홍세화씨 같은 유명인까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부터 칼라TV스텝들까지. 그렇게 "기륭 동조 릴레이 단식단"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릴레이 단식"을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동참하고 싶다. 하지만 집을 비울 수 없다. 집에서 단식하면 안되느냐..."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여기서 하루 단식을 하면 안되느냐..."
농성장을 지키며 며칠씩 단식을 하는 것만이 전부는 아닌 듯 합니다. 누군가는 농성장을 지키고, 누군가는 집에서 함께하고, 응원하면 되는 것 같습니다. 어디에서 무얼하든 마음만 통하면 되는 듯 합니다.
하루, 한끼를 참는 작은 실천이 59일째 단식하는 기륭 여성 노동자들에게 힘이 되고, 비정규직 800만이라는 이 시대를 바꾸는 힘이 될 것입니다
1. 현장 단식 : 기륭 농성장에 상주하며 1박 2일, 24시간, 하루 단식을 하실 분! 2. 직장 단식 : 직장에서 단식을 하시고, 저녁에 기륭 농성장에 오셔서 1박을 함께 하실 분! 3. 자율 단식 : 각자의 공간에서 기간과 관계없이 자율 단식으로 함께 하실 분! 4. 지지 방문 : 매일 저녁 7시의 문화제, 강연회/좌담회에 참가해 기륭과 함께 하실 분!
8월 09일, 토, 7시 : 문화 공연, 간담회 - "심상정과 함께 하는 비정규 이야기" 8월 10일, 일, 7시 : 간담회 - "박래군과 함께 하는 인권 이야기" 8월 11일, 월, 7시 : 문화 공연, 간담회 - "정태인과 함께 하는 경제 이야기" 8월 12일, 화, 7시 : 문화 공연, 간담회 - "홍세화와 함께 하는 세상 이야기"
기륭전자. 디지터위성방송 수신기 전문기업. 생산물의 100% 전량을 해외에 수출하는 우수기업. 그러나 이 나라가 항상 그렇듯이 거기에는 희생이 있었네요.
2005년 당시 기륭전자 비정규 직원들의 월 급여는 64만1850원이었다고 합니다. 그 해 최저임금보다 딱 10원 많은 금액. 그런데도 항상 해고 위협에 시달려야 했던 여성 노동자들.
2005년 7월, 노동자들은 노조를 결성하고 단체협상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에 가입한 계약직, 파견직 직원들을 해고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기륭의 파업. 부당해고에 맞선 기륭 여성 노동자들의 싸움이 1081일째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회사 쪽과의 막판 합의가 번복된데 항의해 시작한 단식. 좁디좁은 경비실 옥상에서 목숨을 담보로 벌이고 있는 단식이 어느새 59일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싸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베이징에서 화려한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8일은,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부당해고에 맞서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 지 1081일째 되는 날이다. 또 회사 쪽과의 막판 합의가 번복된 데 항의해 단식농성을 시작한 지 59일째 되는 날이다. 회사 경비실 옥상에 천막 하나 쳐 놓고 뜨거운 폭염 아래, 때론 폭우를 맞으며 두 달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으니 노동자들의 상태가 어떨지는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건강이 ‘의학적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그들을 만나본 의료진의 얘기다.
지난 6월7일 어렵사리 이루어진 단체교섭에서 회사 대표이사는 ‘자회사에서 1년간 교육 후 정규직 채용’을 제안했고, 노동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회사 중간관리자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합의는 없었던 일이 되고 말았다. 어이없는 일이다. 만약 이 합의가 지켜졌다면 기륭전자 여성 노동자들이 생명을 건 단식농성을 벌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회사 쪽은 ‘한국에서 더 공장을 가동하지 않고 중국에서 가동하기 때문에, 기륭전자로의 정규직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지난달 23일엔 한나라당이 나서 중재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그 내용을 보면 설립 주체와 운영 주체, 사업 내용조차 불분명한 신설 회사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1년5개월 뒤 정규직화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어서, 3년 ‘직접고용 정규직화’를 외치며 농성해 온 노동자들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이런 상태로는 여성 노동자들의 단식은 오늘도 또 내일도 계속될 것이다. 생명이 위급한 상황이다. 정치권과 정부, 시민사회단체 모두 비상한 관심을 갖고 기륭전자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노사 모두 한걸음씩 물러서더라도 원만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기륭전자 해고노동자들의 정규직 채용은 정말 불가능한 건지, 만약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고용의 질과 안정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지난 3년 동안 노사간에 쌓인 앙금을 어떻게 털어낼 것인지 등을 놓고 진솔한 대화가 절실하다.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목숨을 걸고 단식하는 그들을 외면한다면 우리 사회는 ‘야만의 사회’가 된다. 우리 모두 나서 그들이 웃으면서 다시 회사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기륭전자 투쟁에 동참할 수 있는 방법을 여러모로 생각하겠습니다. 물론 제 개인으로 당장 참여할 거고요. 전 요즘 KBS 앞에서 노상 지내는지라... 모든 촛불은 연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는 게 슬플 뿐이죠. 그렇다고 슬픔이란 걸 가만히 안고 있을 순 없습니다. 윤형님의 블로그를 통해 들은 기률전자 소식에 다시한번 반성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