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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늦잠

조회 수 798 추천 수 0 2007.04.28 15:53:12

어제 밤새도록 술을 먹거나 한 것은 아닌데도, 오후 2시가 되도록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2시가 되자 엄청난 결단을 한 것처럼 벌떡 일어나서, 엄마에게 "월요일에 시험 하나 남아서 이번주말에도 안 내려간다, 다음 주말에 가겠다."는 요지의 전화통화를 했다.  

세수도 하기 전에 여동생이 갈궈서 화장실 청소를 했다. 요새 내가 청소를 좀 안 하기는 했다. 그래서 여동생이 집안일의 내 영역(?)에 야금야금 들어왔다. 그쪽이 시험이 먼저 끝나기도 했고. 하지만 요샌 여동생도 요리를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미안할 지경은 아니었다. 거의 일주일에 한번 있는 엄마의 '드랍'에 반찬을 의존하고 있었던 것. 내가 자는 동안 여동생은 밥을 먹었지만, 대개는 내가 집에서 밥을 먹는 일이 더 많으므로, 그 반찬의 수혜자는 철저하게 나다. 여동생은 학교가 나보다 훨씬 더 멀어서, 저녁을 먹고 오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는 술 먹으러 나갈 때도 일단 집에 와서 저녁은 먹고 가는 경우도 있고.

아는 사람과 엠에센을 하는데 그 사람은 자신도 늦잠을 자고 싶었건만 아버지가 아침 7시에 깨웠다고 한다. 당연히 아버지 입장에서는 아침을 먹이고 싶으셨던 것이다. '아침형 인간'이 건강에 좋을 수도 있겠지만 평소에 필요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직장인들이라면 사정이 다르다. 의사들도 잠이 모자란 사람들은 일주일에 하루쯤은 하루종일 누워있는게 건강에 좋다고 말한다. 나야 대개 술먹느라고 피로한 것이지만, 그 사람은 요새 한창 과로에 시달리는 중이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아팠다. 하긴 나도 부모님과 같이 살았다면 적어도 8시에는 일어났을 게다. 아침 먹고 또 잤을 지언정.

이번 주말은 시험공부와 마감의 각개격파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연합군을 상대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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