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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꽤 기분좋았던 하루

조회 수 817 추천 수 0 2007.09.21 01:03:02
사실 요 근래 한달 정도 계속해서 기분이 나빠지기만 했다. 외롭다랄까, 허무하달까, 그런 감정을 넘어 아예 생의 의지 자체가 다운되는 느낌이었다. 굳이 따지자면 거기엔 몇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기 때문에 원인을 안다 해도 소용이 없다. 이런 경우엔 열심히 무언가를 하거나 생각없이 노는 걸로 대항할 수밖에 없는데, 전자를 택하기엔 뭔가 맥이 풀려 있었고 후자를 택하기엔 나이를 먹어버렸다. (;;)

그런데 오늘은 8con님이 컴퓨터를 고쳐주기 위해 출장을 왔다.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포멧할 정도는 아니라며 (그는 포멧할 경우를 대비해서 시디 몇장도 들고온 상태였는데) 바이러스, 스파이웨어, 그레이웨어 등을 정리하고 온갖 종류의 쓸데없는 프로그램들을 갖가지 방법으로 제거하는 수고를 했다. 몇 시간 동안 리부팅을 열번 가까이 했는데, 마치 잡초가 무성한 무덤을 벌초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컴퓨터는 정말로 오묘한 물건이다. 나는 정말이지 대충 쓰고 있고.

다섯배나 빨라진 컴퓨터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꽤 기분이 좋아졌는데, 뒷풀이(?)겸해서 가볍게 맥주를 한잔 하다가 8con님이 더욱 더 쇼킹한 발언을 했다. 군대 가기 전에 출판을 하려다가 실패한 원고인 <***** 길들이기> 한글 파일을 자신이 모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이 파일을 몇몇 지인들에게 주고 군대로 향했지만, 2년이란 시간은 대개의 사람들 모두 컴퓨터를 한번쯤은 갈아엎을 시간이라서 남아있는 파일이 거의 없었다. 나중에 돌아와 몇개를 그러모으긴 했지만 일부였고 게다가 초안의 형태였다. 8con님은 집에 도착하자 마자 곧바로 엠에센 메일로 파일을 보내왔는데, 그가 보내온 파일은 내가 마지막으로 수정한 버전이었다.

이게 생긴다고 무엇이 좋아지지는 않지만, 갑자기 기분이 매우 좋아졌다.




P.S 깜빡 잊고 말을 안 했는데 8con님은 내게 반기가짜리 USB도 하나 선물했다. 휴대폰에 달아놓았다. ㅋㅋ



P.P.S 문예중앙에 실린 진중권의 글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7686  (이 글은 명문이다. 김정란의 정치적 의도라는 부분에 대해 나는 공감하진 않지만, 그 사람이 쓴 글을 생각해 볼 때 이 정도 비판은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 일부가 자신의 이메일을 해킹하고 표절했다는 김휘영의 주장을 보고 한참 웃었다. 자신이 지인에게 이메일을 9월 19일에 보냈는데 그후 13시간 후에 진중권의 글이 인터넷에 돌기 시작했단다. 이 친구는 심형래의 뒤를 잇는 코미디언이 되고 싶은가 보다. 진중권의 글은 거의 9월 1일부터 다음넷에 있는 비공개 블로그에 올라와 있었다. 게다가 13시간이라니. 이미 컨셉이 다 나온 주간지 원고도 잡지가 나오기 최소한 사나흘 전엔 줘야 한다. 월간지라면 잡지마다 다르겠지만 최소한 열흘은 필요한 것 같고. 이 자칭 '문화평론가'는 종이매체에, 하다못해 학보사에도 기고한 적이 없는가 보다.

tango

2007.09.21 01:29:56
*.51.10.39

글 쓰는 사람에게, 잃어버린 원고를 되찾는 일은 더할 수 없이 행복한 경우지요. 컴터를 엎다가 잃어버린 건지 아무리 컴터를 뒤져봐도 없고, 먼지 쌓인 서류 뭉태기 속을 뒤져봐도 프린트본 조차 없을 때, 난감하지요^^ 축하합니다. 배 부른 기분이었겠네요 오늘.

하뉴녕

2007.09.21 02:21:25
*.176.49.134

헛;; 정말 가출한 자식을 찾아낸 기분이에요. ㅠ.ㅠ

hyun

2007.09.21 01:54:08
*.99.83.104

조만간 블로그 분위기가 바뀔 것 같다는 예감이...

아무튼 님 덕분에 저는 지옥같은 서울의 여름을 잘 견뎠습니다.
저도 슬슬 다시 제자리로 가려던 참입니다.

하뉴녕

2007.09.21 02:21:53
*.176.49.134

글쎄 분위기는 모르겠지만 디워 얘긴 더 이상 안할듯 ^^; ㅋㅋ

N.

2007.09.21 03:25:27
*.5.146.26

아놔 난 저 김휘영이란 작자가 써갈기는 그, 조또 모르고 함부로 써대는 글들 너무 어이가 없어요. 게다가 진중권의 글은 이미 초안이 9월 2일자로 진중권 블로그에 올라와 있었다는 거... ㅋㅋ

tango

2007.09.21 03:27:07
*.51.10.39

그 친구는 사실확인 혹은 공부는 커녕, 아예 생각을 안하는 것 같더군요^^

N.

2007.09.21 03:37:05
*.5.146.26

그 사람 글 몇 개를 봤다가 눈이 썩을 듯 느껴지면서 딱 한 가지만 생각났습니다. "조또 대중문화평론가 되기 쉽구만."

실시간 댓글놀이~ tango님 블로그 언제 만드실 거예용? (국회도서관 갔는데 tango님이 어느 분인지, "탱고님이 어느 분이세요?" 하기도 민망해서 걍 왔어요. 졸다깨다만 반복했는데 아직 기사도 못 쓰고 자료만 읽고있는 중이라죠.;;)

tango

2007.09.21 03:44:22
*.51.10.39

음...중간에서 약간 뒷쪽 좌석에 업드려 졸다가 깨다가 하는 여성분을 뵌 것 같기도 하다는^^.... 저는 앞쪽에 영화산업노조 윤성원 부위원장하고 같이 앉아있다가 맨 뒤에 보조석에서 주최측들과 놀다가 그랬답니다. 그래도 토론횐데 한 마디 하긴 해야될 것 같기도 해서 최진욱 노조위원장한테 안해도 되는 질문도 하나 하고 그랬지요. 저는 차승재 대표의 발언을 들으면서 '그래도 저 양반이 돈 번 걸로 인생 끝내지 않고 나름 존경 받기를 바라는 편이군'하는 생각도 하고 뭐 그랬답니다. 재미있었지요.

N.

2007.09.21 04:30:26
*.5.146.26

아, 혹시 마지막에 질문하셨던 김XX PD님이요?
전 앞에서 세번째 앉았습니다. 흐, 언제 소주 한잔... ^^ 안그래도 노조에 인터뷰가고 싶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차승재 대표는... 나름 한국영화판 전체를 생각하는 사람 같아요. 결국 강우석 제껴버린 것도... 명분도 합당했고요. 뭐 그래봤자 사용자이지만요...^^

극단혹은중용

2007.09.21 09:20:43
*.31.49.149

김휘영이 그런 주장을 한 글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는지 ;;

8con

2007.09.21 09:37:41
*.49.161.69

컴퓨터 잘 쓰셈~

이상한 모자

2007.09.21 10:56:45
*.216.117.225

그 반지의 제왕, 나도 잘 가지고 있는데...

하뉴녕

2007.09.21 11:14:14
*.176.49.134

뭐야 이 친구는...수소문 할 때는 버로우하고 있다가...ㅡ.,ㅡ;;

허허허

2007.09.21 18:16:22
*.157.204.82

여담이지만 진씨는
보통 그러면 맞는다, 그리고 맞으면 아프다
라는 표현을 참 많이 쓰시는듯..
그리고 나는 그걸 볼때마다 웃고..

구경꾼 2

2007.09.26 14:19:11
*.132.71.10

축하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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