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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그래, 테러리스트를 어떻게 잡을래?

조회 수 1040 추천 수 0 2004.06.25 22:33:00
이건 이글루스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고 김선일씨의 복수를 위해 아랍에 특전사를 파견해야 한다는 우익들을 조소하는 글이다. 한국 극우파들은 좌파들이 '이상주의적'이고 '현실'을 모른다고 비난하지만 자기들의 자존심이 걸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굉장히 무대뽀적으로 일을 처리하려고 든다. 불가능한 일도 당위적인 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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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제1 원칙 "노무현은 옳다."와 사유의 제 2 원칙 "조중동은 그르다."가 정면으로 충돌하여 두뇌가 아이작 아시모프 소설의 로봇 두뇌 뽀샤시듯 부셔진 이후에, (그러게 누가 원칙을 그렇게 단순하게 정하래...) 뇌도 없이 휑한 눈으로 게시판들을 배회하며 고 김선일씨 욕이나 하고 자빠진 지박령 노빠들에게 열을 내다 보니, 글쎄 복수심에 의한 파병찬성론자들에 대해서는 잠시 까맣게 잊고 있었다. 사실 파병찬성 여론이 부상하는 현상은 언론들의 부추김 탓이 크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역시 한국인들의 감정적인 특질에 기반하고 있을 것이다. 별 수 없이, 반론 들어간다. 요새 기분이 별로 안 좋은 관계로 앞으로는 편의상 반말 구어체.


1. 먼저 이라크에게 복수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반론. 응? 이라크에게 복수를? 파병철회론자인가? 우리 부대 이라크 재건하러 가는 거 아니었어? 이미 이라크에 있는 우리 부대 이라크인들에게 사랑의 의술을 배풀고 있는 거 아니었어? 재건부대는 물론이고, 의료부대까지 다 빼서 이라크인 엿먹이자는 얘기지?

어? 그 얘기가 아니래? 파병 하자는 얘기래? 그럼 뭐야. 머리 속에선 "이라크 파병=이라크인 조지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야? 으아, 이 정신분열. 무섭다. 무섭기가 거의 "한국전쟁은 민족해방전쟁입니다~"라고 말하면서 "근데 미제와 남조선이 북침했수다~"라고 말하는 '북괴'의 이중성에 맞먹어. 그 좋은 민족해방전쟁을 왜 지들이 안 시작했대? 정말 무섭다 그쟈? 역시 우리 민족은 하나다, 그쟈?


2. 여기까지 오시면, 눈 꿈뻑꿈뻑하며 이렇게 반론하시겠지. "그게 아니라, 이제 전투병 위주로 보내서 테러범을 잡자구. 테러범. 걔들 이라크인도 아니래. 요르단쪽에서 온 테러범들이래." 음, 이 정도면 주제에 뉴스 열심히 보신 분 되겠습니다. 그럼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자. 뭐가 문제야? 어. 테러범 잡는게 문제지?

자, 그러면 이제부터 테러리스트를 어떻게 잡을지 고민해 봅시다. 단체 이름은 알았고.... 근데 얼굴은 아나? 웬걸, 모르지. 뭐 뒤집어쓰고 있는데 보이나. 우리가 궁예인가. 어이구 그 미션 어이없기는. 그럼 베트남에도 한국군 5만명 갔으니, 최소한 그 만큼은 가야겠다, 그쟈?

그런데 이게 막막하다 말이지. 차라리 이라크 정권이 아직 후세인 독재치하에 있다고 치고, 후세인이 우리 원수라고 치고, 미군따라 쫄랑쫄랑 가서 후세인 잡는건 어려운 일 아니야. 후세인이야 얼굴 뻔하고, 정권 수반인데 지가 가면 어딜 가겠어. 망명이나 가지. 망명가도 행선지 나와. 잘못한거 있으면 신병 인도 요구해서 전범재판 때리면 돼. 뭐 이것도 한국 외무부가 그 정도 실력이 있다는 전제하에서 말이긴 하지만.

근데 이건 뭐여. 요르단에서 온 넘들. 다시 요르단으로 못 가? 한국군이 테러범 잡겠다고 씩씩대고 있으면, 그래서 전 이라크 다 뒤집으며 이라크 무장단체들 (이들 중 상당수는 제 나라 침략한 침략군을 잡겠다고 나선 정당한 이들이외다~) 미군 대신 때려잡아 주고, 실수로 민간인도 몇 죽이고, 그 동영상 세계에 퍼져서 전세계에 한국군의 야만성을 과시하고 나면, 그래서 이라크가 평정되고 나면, 이 넘들 이라크에 붙어있을까? 얘들은 이라크 차원이 아니라 아랍 차원에서 활동하는 애들이잖아. 알 카에다, 기억나지?

이젠 어떻게 할까? 테러범 잡으려면 전 아랍을 다 커버해야겠네? 근데 세계 초강대국이며 세계 제일의 깡패인 미국이 이를 악물며 전쟁 두 개 치뤄가며 방방 뛰었는데, 오사마 빈 라덴 죽었던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하여간 미국애들한테 신병인도는 안 되었지? 쪼그만 꼬마깡패가 아랍가서 지 돈 써가며 사람죽이며 발광해봤자, 그게 어디 잡힐까?


3. 김선일씨를 참수한 놈들을 잡았다고 치자. 얘들 찢어발기는 것은 정당한 처형이며, 문명의 승리라고 니들 생각하지? 그게 그리 간단치가 않단다. 모든 것은 조직적인 행위가 되면 책임추궁이 어려워져. 가령 국가를 생각해 보자. 현대에 와서 사람들을 경악케 할만한 많은 학살이 일어난 것은, 국가 조직의 정교화에 큰 원인이 있단다. 그리고 책임이 도대체 묘연하다는 것이지. 자, 미군 부대 하나가 베트남 양민을 학살했어. 그러면 누구 책임일까? 일선 부대원들은 소대장의 명령이라고 해. 군대에서 명령에 안 따르면 죽으니까. 그럼 소대장은 중대장 명령이라고 해. 중대장은 대대장 명령이라고 해. 그런데 대대장은 명령받은 적 없다고 해. 그럼 누구 책임? 그 중에 적당히 장교 하나가 옷 벗고 나가는 거야. 진정한 책임은 회피되지.

뭔가 자료가 축적되어야 할 것 같은 국가가 이 지경인데, 테러조직은 어떨까? 김선일씨 참수현장에 있었던 걔들, 혹시 들러리인지 누가 알아? 그 짓 안하고 오면 상급자에게 지들이 디질 운명이었는지 누가 알아?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할건데? 정말 생각하기 귀찮다, 그쟈. 그럼 우리 한번 알카에다 전체를 박멸해볼까? 죄의 경중엔 신경쓰지 말고 무조건 사살해 버리고. 정의의 이름으로? 하여간?


4. 첫째로 비용이 무지 많이 들거다. 한국인들도 많이 죽을 거고. 테러리스트들이 천사냐. 천사면 뭐하러 테러리스트 하냐. 자기들이랑 한국이 전면전 하겠다면, 당연히 한국내 테러하겠지. 지금 테러리스트들에게 굴복하는 것처럼 보이는게 존심상한다구? 그럼 63빌딩 날라가고 항복할래? 한국은 미국이랑 달라서 그때엔 광분할 자존심도 없을걸? 하여간 그런 가능성 제끼더라도 그냥 순수한 의미에서 '돈'도 무진장 많이 들거다. 국방력도 많이 빠지고. 그런데도 그런 말 하는 거 보면 "북한군 무섭다~" "주한미군 없으면 죽는다~ ㅠ.ㅠ"도 쪼오끔은 엄살이었나봐, 그쟈?

둘째로 그게 뭐하는 짓인가 생각을 해보자. 한국이 아랍테러리스트들과 무슨 연관이 있냐? 걔들이 증오하는 억압의 주체는 좁게 보면 미국이고 넓게 봐야 '서구'지. 이스라엘이 그 '적'들의 교두보고 말야. 도대체 한국이 그 대립구도랑 무슨 상관있어? 뭘 얻어먹었는데? 왜 그렇게 죽도록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데? 서구쯤 되면 그 비용 지출하고서라도 아랍 장악하고, 석유도 장악할 수 있으니까 '제국주의적' 이득이라도 있지. 한국이 그 짓 할 수 있나. 아니, 그 짓하게 미국이 내비둔대나?

이게 도대체 뭐하자는 짓이냐고. 니들은 평소 진보주의자들이 1. 감상적이며, 2. 비현실적이라고 주장해 왔잖아. 이 말을 좀더 저급하게 말하면, 1. 질질 잘 짜고, 2. 돈계산을 못 한다, 뭐 그런 뜻이지? 근데 지금 니들 봐라. 질질 짜면서 사람 죽이자고? 전우하나 죽으면 아 씨발 씨발 개씨발하면서 보지도 않고 갈겨버리는 군인처럼 죽여보자고? 계산도 안 나오는데? 니들이 명색이 '현실주의자'냐? '우익'이냐? 어느 나라 우익이 제나라 윤리적으로 개망신당하고 경제적으로 망할 짓 시켜? 감정적으로? 심지어 제국주의적 이득도 안 나오는데? 니들 미쳤냐?


5. ...그런데 너희들이 복수해주겠다는 그 김선일씨는, 무엇을 원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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