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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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만, 상말이었다. ---------------------------------------------------------------------------------------------- <철학의 주요문제에 관한 논쟁>, 나이절 워버턴, 간디서원(1997) 읽다. 이 책의 원제는 PHILOSOPHY : THE BASICS이다. 한마디로 철학의 기본을 주요문제에 관한 논쟁을 통해 전달하고 있는 책이 되겠다. 매우 훌륭한 책이고, 저자가 고작 서른네 살 때 쓴 책이라 기분이 나쁘다. 서른 네 살이라고 해봤자 지금 내 나이에서 고작 십년밖에 안 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일로 화를 내고 있다면 너무 이기적이다. 이 책의 역자는 이 책의 저자보다 나이가 더 많다. 아아, 얼마나 기분이 나빴을까. 다행인 것은 각 주제마다 전혀 생소한 내용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아는 내용들을 일목요연하게,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느낌이었다. 얼마나 다행인가. 이제와서 이런 책 보고 “우와, 이런 세계도 있었어? +_+”라고 할 정도면, 얼마나 쪽팔렸을까. 전역하면 공부 열심히 해야지. 그나저나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 적당히 똑똑하고 철학에 관심이 있는 열 아홉 살, 스무살 정도의 어린 친구를 골라잡아, 이런 책을 읽히며 세미나를 시키면, 그리고 그후 관심있어 하는 분야에 맞춰 탁탁탁 커리큘럼을 제공해주면, 현재의 내 수준 정도는 고작 2-3년이면 따라잡을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이런 생각도 무리한 것이, 철학에 대한 재능이라는 건 가령 수학적인 재능과는 또 틀려서, 도대체가 그 문제에 관심이 없으면 논증의 논리적 구조고 뭐고 전혀 눈에 들어오지를 않으니 말이다. 한국의 사회환경에서 열 아홉 살, 스무살이 이 책에 서술된 문제들 모두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 세미나를 시켜봤자, 지금의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없는 것일 게다. 그러니, 남 세미나 해줄 생각하지 말고 내 공부나 열심히 해야겠지. 왕도는 없고, 따라올 사람들은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 있으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