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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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내 생활 패턴을 돌이켜보면 7음 2휴쯤 된다. 7일쯤 마시면 2일은 쉰다는 것이다. 쉬지 않고 술을 마시는 것은 이미 취미가 아니라 酒님에게 충성을 바치려는 의지적인 행위다. 대개는 마시고 마시다보면 지쳐서 하루 정도는 찍 뻗어 자게 된다. 이걸 두고 술을 '쉬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끊어줬다.', '못 먹었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이틀을 쉬면 이제는 '쉬었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당신의 간은 아마 그 문제에 대해 이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거다.
전역하고 나서 한번도 '3휴'를 해본 적이 없다. 평소에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넌 좀 과하게 마시는 것 아니냐."라고 하지만, 막상 자기가 마시고 싶을 때는 나같은 인간을 찾는다. 그래서 사흘을 쉬기는 힘들다. 아, 드디어 사흘을 쉴 수 있겠구나라며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면, 평소에는 내가 술마시는 것을 고깝게 쳐다보던 인간들이 전화와서 갑자기 오늘 술이 땡기는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한다. 이런 부탁을 거절하기는 굉장히 힘들다. 이걸 거절했다간, 다음에 그는 내가 술먹을 때 훨씬 더 고깝게 쳐다볼 것이므로. 술꾼의 길도 결코 쉽지 않다.
학교도 다니고 일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술마실 시간은 자꾸 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술 먹으면서도 학교는 안 빼먹고 다니는지 -군대가기 전에는 일도 하다말다 하다말다 했고 주로 학교 빼먹으면서 술먹으러 다녔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원래 3월 초에 끝나기로 되어 있었던 이번 알바일이 3월 중순까지 미뤄졌고, 이 일은 막판에 더 힘든 일이라 요새 아주 피똥을 싸고 있다. 어제 밤새 일하고 대충 세시간쯤 자다가 꾸역꾸역 학교를 다녀왔으니, 지금부터 찍 뻗어자면 꽁으로 '2휴'를 달성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내일 나보고 술먹자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걱정이 되는게, 이 글이 평소 '한주당'을 고깝게 보던 누군가를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