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7음 2휴

조회 수 863 추천 수 0 2007.03.07 17:06:29

근래 내 생활 패턴을 돌이켜보면 7음 2휴쯤 된다. 7일쯤 마시면 2일은 쉰다는 것이다. 쉬지 않고 술을 마시는 것은 이미 취미가 아니라 酒님에게 충성을 바치려는 의지적인 행위다. 대개는 마시고 마시다보면 지쳐서 하루 정도는 찍 뻗어 자게 된다. 이걸 두고 술을 '쉬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그저 '끊어줬다.', '못 먹었다'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이틀을 쉬면 이제는 '쉬었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당신의 간은 아마 그 문제에 대해 이와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을 거다.

전역하고 나서 한번도 '3휴'를 해본 적이 없다. 평소에는 주위 사람들 모두가 "넌 좀 과하게 마시는 것 아니냐."라고 하지만, 막상 자기가 마시고 싶을 때는 나같은 인간을 찾는다. 그래서 사흘을 쉬기는 힘들다. 아, 드디어 사흘을 쉴 수 있겠구나라며 행복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면, 평소에는 내가 술마시는 것을 고깝게 쳐다보던 인간들이 전화와서 갑자기 오늘 술이 땡기는데 어떻게 안 되겠느냐고 한다. 이런 부탁을 거절하기는 굉장히 힘들다. 이걸 거절했다간, 다음에 그는 내가 술먹을 때 훨씬 더 고깝게 쳐다볼 것이므로. 술꾼의 길도 결코 쉽지 않다.

학교도 다니고 일도 하고 있는데 어떻게 술마실 시간은 자꾸 나는지, 그리고 어떻게 술 먹으면서도 학교는 안 빼먹고 다니는지 -군대가기 전에는 일도 하다말다 하다말다 했고 주로 학교 빼먹으면서 술먹으러 다녔는데- 신기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원래 3월 초에 끝나기로 되어 있었던 이번 알바일이 3월 중순까지 미뤄졌고, 이 일은 막판에 더 힘든 일이라 요새 아주 피똥을 싸고 있다. 어제 밤새 일하고 대충 세시간쯤 자다가 꾸역꾸역 학교를 다녀왔으니, 지금부터 찍 뻗어자면 꽁으로 '2휴'를 달성하는 셈이다.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요지는 내일 나보고 술먹자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거다.

쟁가

2007.03.07 18:01:54
*.50.69.85

진정한 술꾼은 리듬감 있게 먹지요. 쉴 때 안쉬어주면 지방간 생깁니다.^^
걱정이 되는게, 이 글이 평소 '한주당'을 고깝게 보던 누군가를 자극하지나 않을까 하는 점이지요...

하뉴녕

2007.03.08 17:08:26
*.176.49.134

'평생토록 지속가능한 음주'를 위해 주위 주당들을 불러모아 '사당동 의정서'라도 체결해야 겠어요. 하지만 역시 체결하고 난 다음엔 술이나 푸겠지요? -_-;;

이상한 모자

2007.03.07 19:02:45
*.63.208.238

사직서 내려고 하는데 돈이 없어서 도저히 사직서를 낼 수가 없습니다. 뭐라도 좋으니 저처럼 늦게 일어나고 게으르고 할 줄 아는게 없는 사람이 즐겁게 할 수 있는 알바 좀 어디 없나요?

하뉴녕

2007.03.08 17:45:45
*.176.49.134

'뭐라도 좋으니'라니....-_-;;
그런 알바가 있다면 나도 하겠다. 난 요새 심지어 일찍 일어날 수도 있다구. (아참 아직 학교다니는구나.;)

노정태

2007.03.08 19:36:05
*.152.81.184

스타하노프 운동을 전개하세요. 직접 뛰어들지는 말고, 남들더러 그렇게 하라고 지랄성 독촉을 하는 겁니다. 그러면 님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또 사용자로 신분상승할 수 있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01 오늘의 스갤 감명글 [4] 하뉴녕 2007-03-18 848
300 "참여정치의 추억"을 보고 [3] 하뉴녕 2007-03-18 1094
299 피지알 유감 [6] 하뉴녕 2007-03-18 960
298 [축] 박정석 듀얼토너먼트 진출 [2] 하뉴녕 2007-03-16 853
297 [연합뉴스펌] 인기 여배우 중에는 한씨가 왜 많을까 하뉴녕 2007-03-15 2321
296 음주 남매 [11] 하뉴녕 2007-03-14 931
295 정치적 설득과 매혹의 문제 [2] 하뉴녕 2007-03-14 1100
294 어라, 1만 히트가 넘었네? [30] 하뉴녕 2007-03-12 798
293 스타리그가 결코 망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이유 [1] 하뉴녕 2007-03-12 951
292 Kespa는 장사하는 법부터 배워야 [9] 하뉴녕 2007-03-11 1198
291 스타리그와 한국경제 : 로망의 영역에 침입한 한국적 현실을 설명하기 위해 file [3] 하뉴녕 2007-03-09 1128
» 7음 2휴 [5] 하뉴녕 2007-03-07 863
289 갈등을 드러내기 위해 [38] 하뉴녕 2007-03-06 1166
288 영구혁명론도 못 들어봤냐? file [1] 하뉴녕 2007-03-04 943
287 연금술과 학문 [2] 하뉴녕 2007-03-04 883
286 김택용 선수가 우승하다니 ;;;; [6] 하뉴녕 2007-03-03 1041
285 마재윤 대 프로토스 -_-;;; [2] 하뉴녕 2007-03-02 913
284 이어령의 '자살' 비난을 보고 [2] 하뉴녕 2007-03-02 1144
283 멀티플 연애에 관한 몇가지 용어들 [7] 하뉴녕 2007-03-02 876
282 고 윤장호 병장의 명복을 빕니다. 하뉴녕 2007-02-28 7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