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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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 그리고 지인이 아닌 사람들의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보면 크게 보아 두 가지 종류의 고민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남이 만든 고민'이다. '유물론적인 고민'이라 불러도 될 것 같다. 허약한 체제와 무능한 상사와 동료에 대한 규탄의 심사가 가득한 직장인들의 글을 보면 이러한 고민이 무엇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어쨌든 학생의 신분으로 그러한 최전선에선 뒤로 물러나 있는 나로서는, 이런 고민들을 접하면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내가 하는 고민들은 일신이 평안해서 자연스레 생겨난 것들로 여겨지는 것이다.
물론 세상에 한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이 나밖에 없는 것은 아니고, 돌아다니다보면 '내가 만든 고민' 혹은 '유심론적인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들과 나를 위해 약간의 변명을 한다면 내가 만든 고민이라 해서 마음만 달리 먹으면 금세 해결할 수 있는 주관적인 망상에 불과한 것은 아니다. 유물론적인 고민이 '나'와 '내가 아닌 것'들 사이의 긴장관계에 위치한다면 유심론적인 고민은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내가 모르는 나' 사이의 관계설정과 가치정립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 '내가 모르는 나'는 물리적인 조건들만큼이나 나를 포박해 오는 외재적인 어떤 것이다. 우리는 종종 그 거미줄에 걸려 파닥거리는 불쌍한 파리에 불과하다.
특정한 환경에 떨구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어떤 종류의 고민을 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군인일 때의 나는 우울해 하는 것들도 행복한 것들이라고 여길 만큼 독립된 영역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백일휴가 나왔을 때 정처없이 길을 걷다가 나는, 오랜만에 우울해 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고 좋아했던 것이다.) 유물론적인 고민이 아니라 유심론적인 고민에 시달리고 있었다. 몸뚱아리가 저 북쪽의 최전선으로 끌려갔을 때, 정신은 오히려 근 몇년간 시달려온 말싸움의 최전선에서 뒤로 물러서서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보급병으로서의 생활에 대해 쓰기는 했지만, 사실 나는 그 모든 상황들에 대해 그다지 현실감을 가지지 않았다. 나는 그 세계 안에 있으면서도, 그 세계의 바깥에서 그 안에 있는 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만일 그 세계가 유일한 세계였다면, 나는 저편의 세계를 동경하는 사람들, 니체가 비난하는 형이상학자들의 유형에 들어가는 사람이었을 거다. 말하자면 탈세속적인 인간이었다는 건데, 그렇게 사는 것이 은근히 편한 구석이 있어 이곳에서도 종종 그렇게 살아보려고 노력하지만, 그게 잘 되지는 않는다. 그럴려면 진짜로 종교인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요즘 하는 고민은 대개 이런 것이다. 나처럼 떠들기를 좋아하는 인간이 계속해서 공부하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헛소리를 늘어놓게 될 터인데, 그런 나를 나 자신이 견딜 수 있겠냐는 것. 견딜 수 없으므로 나는 공부해야 할 터이지만,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지에 대해서 전혀 준비된 대답이 없다. 그 점을 떠올리면 우울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저기 많은 적을 흩뿌리고 다녔기 때문에, 이전에는 나의 적들이 내가 멍청해지는 것을 좌시하지 않을 거라는 모종의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요샌 적들의 수준과 활동이 별 볼일 없어져서, 열심히 공부하게 만드는 것은 고사하고 살고 싶다는 의욕을 이끌어낼 정도도 못 된다. 적이 무언가를 줄 수 없다면 차선책으로 친구들이라도 무언가를 줘야 할 테지만, 요새 나와 친구들의 관계는 과거에 누렸던 쾌락을 상기해 내는데 급급한 듯 싶다. 더 이상 증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종종 고통을 호소해야 하는 사람과 비슷한 상황. 말하자면 나는 스물 여섯살의 나이에 이미 내 인생은 내리막길이라고 느끼고 있다. 이런 느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면 연장자들은 기가 막히다는 눈으로 나를 쳐다 보지만, 2007년 한해 내내 나를 지배한 기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여동생은 내가 늙은이처럼 옛날 얘기만 한다고 타박하니, 실상 정신상태는 이미 늙은이일 지도 모른다.
Jocelyn
고민은 고민의 바닥을 치는 게 결과적으로 더 바람직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저도 그게 굳은 치즈덩어리인지 모르고 바닥이라 여겼는지 확신할 순 없지만, 여하튼 뭔가 끝까지 가라앉다가 치고 올라올 때 더 커진 무대를 발견하고 더 재미나고 치열하게 싸웠던 것 같습니다. 예전에 내가 뭐하러 그 좁은 무대에서 법석떠느라 급급해서 이 재미난 걸 못봤을까 싶은 게 무더기 무더기 나오기도 하고요. 제 경우가 스테레오타입이란 개소릴 하려는 게 아니라, 혹시 모르잖습니까? 세상엔 은근 고민하면서 기다릴 가치가 있는 일이 많은 거 같더라고요.
전에 Dali라는 닉을 썼던 사람이올시다.(이렇게 쓰니 제가 뭐라도 된 것 같은.. 켁켁)
전에 Dali라는 닉을 썼던 사람이올시다.(이렇게 쓰니 제가 뭐라도 된 것 같은.. 켁켁)
아 안 그래도 다시 오시면 간에 좋은 음식을 뭘로 챙겨 드셨는지 여쭈려는 참이었는데... 저저번에 리퍼러로 님 블로그를 간 적이 있지만, 그후엔 찾을 수가 없어서 따로 연락도 못 드리고... ㅋㅋㅋ
고민 날아가 버렸어요. 왜냐하면, 남은 방학 기간 동안 인터넷 강의만 하루에 8시간씩 듣지 않으면 목표로 한 짓을 끝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컴퓨터는 돌아가지 않고, 주변에 컴덕후가 많지만 나는 컴맹이고... 친구들에게 SOS를 쳐놓고 나는 지금 피시방에서 인강을... 이건 고민하거나 우울해할 문제가 아니라 짜증낼 문제죠. 짜증이 나니 다시 살아난 듯 싶습니다. 쩝 ;;
고민 날아가 버렸어요. 왜냐하면, 남은 방학 기간 동안 인터넷 강의만 하루에 8시간씩 듣지 않으면 목표로 한 짓을 끝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죠. 그런데 컴퓨터는 돌아가지 않고, 주변에 컴덕후가 많지만 나는 컴맹이고... 친구들에게 SOS를 쳐놓고 나는 지금 피시방에서 인강을... 이건 고민하거나 우울해할 문제가 아니라 짜증낼 문제죠. 짜증이 나니 다시 살아난 듯 싶습니다. 쩝 ;;
Jocelyn
밀린 글 읽는 사이에 리플다셨네요. Dali라는 닉네임은 없애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도 닫고 있답니다. 이노무 인터넷 강국에서는 같은 닉네임을 오래 쓰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나중에 비밀댓글이라도 달게 되면 새 블로그 주소를 찍어두겠지만, 워낙에 별 볼일 없는지라. 인터넷에서 이래저래 개싸움판을 연출하던 때도 있었지만 올해 서른, 다 귀찮네요.
그나저나, 안그래도 완산정 갈 때면 목을 빼고 둘러봅니다, 혹시 한윤형씨 없나 하고. (나는 상대을 알되 상대는 나를 모를 때의 은밀한 즐거움이란..ㅋㅋㅋ)
간에 좋은 음식은 부지런해야 챙겨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상황버섯과 결명자를 반씩 섞어 끓여먹는데, 이런 건 불가능하시죠? 그럼 비타민A부터 한 통 구입하시고, 부추를 자주 드시고, 콩나물과 조개와 친하게 지내시지요. 전 기본안주로 모시조개국이나 재첩국이 나오면 일단 한 그릇 쭉 들이키고 더 달라고 합니다. 선지 잘하는 집은 미리 챙겨놨다가 일주일에 두 끼를 먹었읍죠.
하지만 오래오래 건강하게 술 마시고 싶다면, '술 마신 다음 날 토할 것 같아도 아침을 먹고, 하루종일 물을 무리할 정도로 계속 마셔댄다'는 철칙을 지키셔야 할 거에요.
그나저나, 안그래도 완산정 갈 때면 목을 빼고 둘러봅니다, 혹시 한윤형씨 없나 하고. (나는 상대을 알되 상대는 나를 모를 때의 은밀한 즐거움이란..ㅋㅋㅋ)
간에 좋은 음식은 부지런해야 챙겨먹을 수 있습니다. 저는 상황버섯과 결명자를 반씩 섞어 끓여먹는데, 이런 건 불가능하시죠? 그럼 비타민A부터 한 통 구입하시고, 부추를 자주 드시고, 콩나물과 조개와 친하게 지내시지요. 전 기본안주로 모시조개국이나 재첩국이 나오면 일단 한 그릇 쭉 들이키고 더 달라고 합니다. 선지 잘하는 집은 미리 챙겨놨다가 일주일에 두 끼를 먹었읍죠.
하지만 오래오래 건강하게 술 마시고 싶다면, '술 마신 다음 날 토할 것 같아도 아침을 먹고, 하루종일 물을 무리할 정도로 계속 마셔댄다'는 철칙을 지키셔야 할 거에요.
뭐...그래도 어차피 죽지 않는 이상 살아야 할거고. 죽을 고비를 넘겼으니 스스로 죽기는 억울해서 살기는 살아야겠지.
뭐....다른 똑똑한 사람들을 보면서 자극받아 봐 외국 책들 보면 천재들 많잖아.
그래도 고흐전은 가지 말아라. 거기 다녀오고 완전 우울해졌어. 천재도 좀 행복하고 성공한 천재들을 보고 자극을 좀 받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