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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정치적 잡담

조회 수 898 추천 수 0 2008.01.04 17:47:27

1. 민주노동당에 대해서 현재의 나는, 내가 욕하는 건 괜찮지만 남이 욕하는 건 꼴배기 싫다는 이중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 자체로는 부당한 감정이지만, 따져보면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노동당이 그 정당에 대해 응당 쏟아질 수밖에 없었던 기대에 현저히 못 미친 정당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존재만으로도 한국 사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또한 민주노동당의 현재 사태가 안타까운 것은 민주노동당 붕괴 이후 한국 사회의 전망을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인정이나 절절함이 없이, 그저 손쉽게 니들은 운동권 꼴통이라고 까대는 꼴을 보면 배알이 뒤틀린다.


2. NL과 PD의 한계나 잘못된 지점을 나도 욕하긴 하지만 그저 욕만 하고 끝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 점은 이전에
다른 글 을 통해 지적한 바가 있다. 개혁당의 중심세력들이 언론에서 찬밥 대우받는 것을 못 견디고 열린우리당으로 간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무관심 속에서 정당을 만들고 키워나간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소위 '건전한 시민사회세력'이란 사람들이 자신들은 그런 일을 할 의향이 없으면서 민주노동당만 까는 것은 그다지 보기 좋지 않다. 서핑을 하다가 어떤 이가 민주노동당의 전망을 하면서 "몰락하고 그 표는 창조한국당이 먹게 될 것이다."라고 하길래 속으로 피식했다. 정당이 그렇게 쉽진 않다. 총선에서 변수는 이회창 신당이지 창조한국당도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창조한국당도 지금 심하게 삐걱거리고 있을 것이다. 대선 지지율만큼이야 나오겠지만,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에게 유권자들이 밀어줬던 것만의 표를 얻어내려면 정말이지 각고의 노력을 해야한다. 물론 확률로만 배팅한다면, 그렇게 되지 못한다 쪽에 돈을 거는 게 맞다.


3. 민주노동당 좌파들의 공세를 보며 드는 짜증. 이건 완전히 '매맞는 아내'가 결혼 후 지금껏 아무말 없이 참고 살다가 날잡고 온 동네에 우리 남편 폭행범이라고 스피커 방송을 하는 꼴이다. 물론 매맞는 아내가 그렇게 하는 건 무조건적으로 정당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이혼을 하건 말건 간에.

하지만 그들은 정치인이란 말이지. 종북주의자들이 그토록 '악마'라면 지금껏 그 악마가 정당에 있는 걸 꾹 용인하고 같이 정당활동 했던 그들은 뭐가 되는 거야? 그러니 저 스피커 방송은 일종의 자기반성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텐데, 그들은 그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그들이 얼마나 당하고살아왔는지는 알고 있지만, 그 당에 표를 달라고 요구했던 정치인이라면 공동책임이 어느 정도는 있는 거다. 종북주의라고 몰아붙이는 것도 좋고, 조선일보와 인터뷰하는 것도 상황에 따라 있을 수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자기 처지를 모르는 건 정말로 큰 문제다. 물론 그렇게 말하는 좌파들 입장에선, 분당에 회의적인, 저 자주파 당에서 뭉개려고 작정한 다른 좌파들이 타협할 여지를 안 주려고 NL들을 강력하게 몰아붙이는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에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NL의 문제뿐만 아니라 진보운동 전체의 문제를 지적하는 이재영이나 장석준의 지적이 소중한 것은 그래서이다.

사현군자

2008.01.04 21:46:12
*.39.213.117

좌파신당 만들자고 어딘가에 인터넷 까페 만든 사람들이 200명 좀 넘어가는데, 연령대 그래프를 보니까 30대 중반-40대 중반까지가 제일 많고 20대쯤부터는 기하급수적인 감소커브를 그리더군요(대차게 까페 대문에 '좌파'를 박아넣었으니 그럴지도 -_-) 그 단절이 진보정당의 성패나 민주주의의 완성에 뼈아프게 작용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더 이상 NL과의 동거는 무의미하고.. 그저 '있는 것 가지고 당장 뭔가 해보자'는 성과주의에 파묻힌 당내 좌파들도 뼈저린 자기 혁신을 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왕 새로 시작할 거면 잡다하고 허름한 구호는 다 내다버리고 지금 20대나 그 밑세대에 집중해서 손을 내밀어야 10년 이후까지 내다볼 수 있는 선명한 정치적 방향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아흐리만팬

2008.01.04 22:47:31
*.136.142.210

진중권 말처럼 일단 사민주의라도 되야 죽이되든 밥이되든 그 외의 이념들을 넣을텐데.. 북한도 좋지만 남한이 더 가깝고 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조실

2008.01.05 05:01:26
*.248.193.159

왜 같이 했느냐... 그건 우리 모두가 80년대 운동권에서 출발했기 때문이지요... 험난한 길을 걷기에는 그래도 예전의 그런 각오를 잊지 않은 사람이 낫다는... (사실 당 내부 사람들이 진짜 분노하는 것은 종북주의라기보다 패권주의입니다. 걔네들 지향이야 알았지만, 합법정당운동에 동의한 만큼 그에 맞는 최소한의 상식은 있을 거란 기대였죠...한마디로 '정치적 순진함'이랄까...)

결국 우리가 근본적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은 (NL이건 PD건, 열린우리당의 386이건) 과거의 '운동권'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선은 인민들이 먼저 나서서 80년대적 전통에 대해 심판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요. 개인적으론, (저 역시 80년대의 자식인지라) 80년대 운동의 긍정적인 부분을 간직하면서 새로운 흐름들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랐는데, 역시 낡은 신체로는 불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하기야, 스스로부터 바꾸지 않고 무엇을 바꿀 수 있겠습니까...

비대위 체제로 봉합되어 본들, 현재의 당구조 내에서 진정한 반성은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결국 우리는 또다시 더 어려운 길을 가야 하겠지요. 거의 틀림없이 '나가서 얼어죽는' 길이겠지만, 그 얼어죽은 자리까지의 개척으로 뒷사람들을 위한 이정표는 세울 수 있을 테니까요...

하뉴녕

2008.01.05 09:27:29
*.176.49.134

조실님을 안 지가 이제 8년째인데...(어릴땐 몰랐는데 시간이 참 휙휙...) 세상이 좋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저같은 위인이야 입으로만 운동했으니 또 다르지만, 조실님 같은 분들 심정이 어떨지...

김대영

2008.01.05 08:13:07
*.62.89.13

아... 답답하다...

N.

2008.01.06 04:25:07
*.5.147.41

정당에 대한 기본 인식도 안 되어있는 자가 민노당 까면서 'NL과 결별하라' 어쩌고 하는 걸 보면 그 주둥이를 콱 한 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열심히 발로 뛴 사람들 눈엔 저나 아흐리만님 같은 사람들도 꽤 얄밉게 보이지 않을까요. 하하;;

하뉴녕

2008.01.06 07:45:50
*.180.10.147

그야 물론......(먼산)
그래도 저는 민주노동당 더러 이래라 저래라 하지는 않으니까요. 사실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는 형국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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