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글 수 1,361
1. 사다리 걷어차기
근래 일주일은 또다시 그렇지 않았지만, 한동안은 내가 성실하게(?) 가사노동을 하여 여동생과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여동생은 이삼일에 한번씩 찌개를 끓이는 정도의 일밖에 하지 않았고, 그냥 밥을 한다든가, 냉동고에 있는 튀김을 튀겨서 내놓는다던가, 먹은 설거지를 한다든가, 쓰레기를 배출한다든가 따위의 일은 모두 내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흠, 빨래는 가끔 여동생이 돌리는 경우도 있고, 청소는 둘 다 게을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고려해야겠지만, 여하간 그 불평등은 불리한 사실은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여동생조차 자인할 정도였다. 어느날 그녀가 찌개를 끓이는 광경을 바라보다가 내가 말했다.
"뭐야, 간단하잖아? 그러고보니 나 중학생 때는 찌개도 끓였는데. 다음엔 내가 끓일게."
"그러시든지."
"그러면 최소한, 내가 찌개 끓인 끼니의 설거지는 네가 해야겠지?"
"왜?"
"당연한 거 아냐?"
"요리하지마-."
"뭐? -_-;;"
"한 주방에 두 명의 요리사가 있을 순 없는 거야."
"주방의 주인이 되겠다고는 하지 않았어. 다만, 가끔 내가 찌개를 끓일 땐 네가 설거지를 하라는 거지. (내가 밥차려내오는 경우에 대해선 언급도 안 했다.)"
"가끔 보조요리사로써 요리를 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주요리사가 설거지를 한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그런 말은 금시초문이야."
"그야, 이 논의 자체가 방금 네가 만든 개념이니까......"
"불만이 있으면 경선을 하자. 누가 만들었는지 표시를 하지 말고, 둘다 찌개를 끓여서 엄마한테 검토를 받는 거야. 그걸로 주요리사 권한을 뺏어가시던지."
"......난 지금 그 권한의 존재와 성격에 대해 전혀 인정을 하고 있지 않거든?"
이건 명백한 사다리 걷어차기다. 여동생에게 부림을 당하는 것이 가사노동 능력의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구나. 안 그래도 요리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 옆에서 부추김을 받고 또 받아야 할까 말까인데, 쩝.
2. 신년운수
여동생이 들어와 컴퓨터를 하는 내 앞에서 쫑알쫑알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수다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편이지만, 어쨌든 들어야 할 의무(?)는 있다.
"타로점을 보고 왔어."
"(건성으로) 으응."
"전반적으론 운이 좋아. 100점 만점에 95점인가 그래. 근데 금전운은 별로래. 아예 운수가 거지래. 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이 많아서 돈을 쓸 수는 있다네? 알바는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겠지만, 별 성과는 없을 거래. 대신에 애정운이 괜찮고...(요즈음의 연애와 관련지어 4분동안 썰을 품) 공부운이 아주 좋다네? 올해 열심히 해야 성과가 있대. 아, 그리고 카드를 보니까 뒤에서 웬 남자가 돈을 들고 있던데....오빠래. 오빠 올해에 금전운이 좋대."
"(건성으로 듣다가 갑자기)...잠깐."
"왜?"
"그 운수를 전반적으로 정리하자면, 너는 무리해서 일할 생각하지 말고 오빠를 뜯어먹으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잖아???"
"그야 그렇지."
"즐-."
"왜 그래. 설거지도 해놨다구. ㅋㅋㅋ"
3. 신혼집 침탈
이틀 연속 각기 다른 신혼집을 침탈했다. 한쪽 부부는 나와 나이 차이가 십여세. 선배처럼 지내고 있는 관계고, 다른 한쪽 부부는 나와 나이 차이가 육칠세. 거의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관계다. (이렇게 적고 나니 뭔가 부조리해 보인다.)
첫번째 부부는 얼마 전에 득남하셨다. 아내 되시는 분께서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수천만번은 반복되었을 대사를 내 앞에서 읊으셨다. "아빠는 (애 키우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집에 만만치 않게 술을 비축해 두는 집인데, 물론 모든 술을 다 마셔버리고, 새벽에 택시비를 얻어 택시 타고 돌아왔다.
두번째 부부는...... 집에 사람들 초대해서 술먹는 일을 종종 하는 모양이다. 이 커플과는 몇년 동안 친하게 지내오고 있는데, 도무지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혼식장에서 잡담하더라던 그 부부. 어제는 그 집에 놀러갔더니 동아리 친구들이라는 사람들 몇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 문학동아리 맴버들이다.
그 지난한 동아리 내 정치의 역사를 듣다가 내가 한마디 내뱉었다. "문학동아리잖아요. 문학을 한 얘기는 물론이고, 문학에 대해 얘기했다는 얘기도 하나도 안 나와. 이거 어떻게 된 거에요? -0-;;"
동아리 친구들이 떠나갈 때, 난 한잔 더 마시고 가도 된다고 그냥 개겼다. 그리하여 셋이서 앉아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 집에 있는 술을 다 꺼내먹고 다 떨어지면 그때그때 땡기는 술을 사오다 보니 맥주, 와인, 소주, 청하, 다시 와인? 나중에 맥주, 뭐 이런 식으로 갔다. 술과 안주를 모두 작살내고 새벽 6시 취침.
해장국 끓여줄테니까 먹고 가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서 깨어나서도 안 가고 뭉기적 거리고 있었는데, 이 커플이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않는 거다. 내 꼴이 디제이의 내각제 공약을 대중없이 기다리는 김종필 꼴이 된 것 같아 그냥 좀 기다리다 나왔다.
4. 핸드폰 비
타사 이용료가 부가세 합쳐서 9천원이나 되는데도, 핸드폰 비는 3만 3천원일 뿐. 컴퓨터를 망가뜨린 주범인 닥터 바이러스 이용료 연장은 해지했고, 충동적으로 벅스뮤직 결제를 했다. 아마 다음달에도 타사 이용료는 9천원 수준일듯.
5. 시사in 원고
며칠 전에 시사in에서 원고 청탁이 왔다. 기한은 내일 오전 9시까지. 주제는 "내 인생의 책", 분량은 7매. 무슨 책으로 할지는 결정했지만 (이런 건 거짓말로 쓸 수는 없는 거니까;; ) 아직 원고 쓸 정신상태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쿨럭 ;;
근래 일주일은 또다시 그렇지 않았지만, 한동안은 내가 성실하게(?) 가사노동을 하여 여동생과의 불균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여동생은 이삼일에 한번씩 찌개를 끓이는 정도의 일밖에 하지 않았고, 그냥 밥을 한다든가, 냉동고에 있는 튀김을 튀겨서 내놓는다던가, 먹은 설거지를 한다든가, 쓰레기를 배출한다든가 따위의 일은 모두 내가 하고 있었던 것이다. 흠, 빨래는 가끔 여동생이 돌리는 경우도 있고, 청소는 둘 다 게을리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고려해야겠지만, 여하간 그 불평등은 불리한 사실은 결코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여동생조차 자인할 정도였다. 어느날 그녀가 찌개를 끓이는 광경을 바라보다가 내가 말했다.
"뭐야, 간단하잖아? 그러고보니 나 중학생 때는 찌개도 끓였는데. 다음엔 내가 끓일게."
"그러시든지."
"그러면 최소한, 내가 찌개 끓인 끼니의 설거지는 네가 해야겠지?"
"왜?"
"당연한 거 아냐?"
"요리하지마-."
"뭐? -_-;;"
"한 주방에 두 명의 요리사가 있을 순 없는 거야."
"주방의 주인이 되겠다고는 하지 않았어. 다만, 가끔 내가 찌개를 끓일 땐 네가 설거지를 하라는 거지. (내가 밥차려내오는 경우에 대해선 언급도 안 했다.)"
"가끔 보조요리사로써 요리를 하는 일은 있을 수 있어. 하지만 주요리사가 설거지를 한다니,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그런 말은 금시초문이야."
"그야, 이 논의 자체가 방금 네가 만든 개념이니까......"
"불만이 있으면 경선을 하자. 누가 만들었는지 표시를 하지 말고, 둘다 찌개를 끓여서 엄마한테 검토를 받는 거야. 그걸로 주요리사 권한을 뺏어가시던지."
"......난 지금 그 권한의 존재와 성격에 대해 전혀 인정을 하고 있지 않거든?"
이건 명백한 사다리 걷어차기다. 여동생에게 부림을 당하는 것이 가사노동 능력의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구나. 안 그래도 요리를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라 옆에서 부추김을 받고 또 받아야 할까 말까인데, 쩝.
2. 신년운수
여동생이 들어와 컴퓨터를 하는 내 앞에서 쫑알쫑알 떠들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수다를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는 편이지만, 어쨌든 들어야 할 의무(?)는 있다.
"타로점을 보고 왔어."
"(건성으로) 으응."
"전반적으론 운이 좋아. 100점 만점에 95점인가 그래. 근데 금전운은 별로래. 아예 운수가 거지래. 하지만 주변에서 도움이 많아서 돈을 쓸 수는 있다네? 알바는 들어올 때도 있고 안 들어올 때도 있겠지만, 별 성과는 없을 거래. 대신에 애정운이 괜찮고...(요즈음의 연애와 관련지어 4분동안 썰을 품) 공부운이 아주 좋다네? 올해 열심히 해야 성과가 있대. 아, 그리고 카드를 보니까 뒤에서 웬 남자가 돈을 들고 있던데....오빠래. 오빠 올해에 금전운이 좋대."
"(건성으로 듣다가 갑자기)...잠깐."
"왜?"
"그 운수를 전반적으로 정리하자면, 너는 무리해서 일할 생각하지 말고 오빠를 뜯어먹으면서 열심히 공부하라는 것이잖아???"
"그야 그렇지."
"즐-."
"왜 그래. 설거지도 해놨다구. ㅋㅋㅋ"
3. 신혼집 침탈
이틀 연속 각기 다른 신혼집을 침탈했다. 한쪽 부부는 나와 나이 차이가 십여세. 선배처럼 지내고 있는 관계고, 다른 한쪽 부부는 나와 나이 차이가 육칠세. 거의 친구처럼 지내고 있는 관계다. (이렇게 적고 나니 뭔가 부조리해 보인다.)
첫번째 부부는 얼마 전에 득남하셨다. 아내 되시는 분께서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수천만번은 반복되었을 대사를 내 앞에서 읊으셨다. "아빠는 (애 키우는데)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집에 만만치 않게 술을 비축해 두는 집인데, 물론 모든 술을 다 마셔버리고, 새벽에 택시비를 얻어 택시 타고 돌아왔다.
두번째 부부는...... 집에 사람들 초대해서 술먹는 일을 종종 하는 모양이다. 이 커플과는 몇년 동안 친하게 지내오고 있는데, 도무지 결혼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결혼식장에서 잡담하더라던 그 부부. 어제는 그 집에 놀러갔더니 동아리 친구들이라는 사람들 몇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 문학동아리 맴버들이다.
그 지난한 동아리 내 정치의 역사를 듣다가 내가 한마디 내뱉었다. "문학동아리잖아요. 문학을 한 얘기는 물론이고, 문학에 대해 얘기했다는 얘기도 하나도 안 나와. 이거 어떻게 된 거에요? -0-;;"
동아리 친구들이 떠나갈 때, 난 한잔 더 마시고 가도 된다고 그냥 개겼다. 그리하여 셋이서 앉아서 다시 술을 마시기 시작-. 집에 있는 술을 다 꺼내먹고 다 떨어지면 그때그때 땡기는 술을 사오다 보니 맥주, 와인, 소주, 청하, 다시 와인? 나중에 맥주, 뭐 이런 식으로 갔다. 술과 안주를 모두 작살내고 새벽 6시 취침.
해장국 끓여줄테니까 먹고 가라고 한 말이 기억에 남아서 깨어나서도 안 가고 뭉기적 거리고 있었는데, 이 커플이 도무지 일어날 생각을 않는 거다. 내 꼴이 디제이의 내각제 공약을 대중없이 기다리는 김종필 꼴이 된 것 같아 그냥 좀 기다리다 나왔다.
4. 핸드폰 비
타사 이용료가 부가세 합쳐서 9천원이나 되는데도, 핸드폰 비는 3만 3천원일 뿐. 컴퓨터를 망가뜨린 주범인 닥터 바이러스 이용료 연장은 해지했고, 충동적으로 벅스뮤직 결제를 했다. 아마 다음달에도 타사 이용료는 9천원 수준일듯.
5. 시사in 원고
며칠 전에 시사in에서 원고 청탁이 왔다. 기한은 내일 오전 9시까지. 주제는 "내 인생의 책", 분량은 7매. 무슨 책으로 할지는 결정했지만 (이런 건 거짓말로 쓸 수는 없는 거니까;; ) 아직 원고 쓸 정신상태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쿨럭 ;;
hyun
1. 여동생 말이 맞아요. 한 주방에 두 명의 요리사는 있을 수 없고 주방장은 설겆이 안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거예욤.
주방장은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아실테죠. 양념 따위들의 재고량을 가늠해서 언제 어떻게 맞춰 둬야 하는지, 들고 날 때 야채를 사들이는 싯점 등등 머릿속 한 구석에 찬장 안 그림 포션을 마련해 두고 있단 말이죠. 창조적인 공간이란 말이죠. 그런데 보조는 가끔 요리를 할 수는 있어요. 주방장 윤허하에. 그리고 널려져 있는 일들을 주섬주섬 주어지는 대로 하는 모든 보조 일에서는 능력이 향상 안 돼요. 님 말씀마따나. 그러니 지금은 윤형씨가 하시던 그 모든 주방 보조 일(단순 노동)을 더욱 잘 하도록 하시고, 혹시 나중에 혼자 살림을 하실 기회가 생기거든 그때 주방의 주인공 하세요.
2. 과거에는 여동생들이 오빠 공부시키느라 희생 많이 했으니, 21세기인 지금은 오빠가 여동생 써포트 하셔서 모범을 보이시는 것도...ㅎ
주방장은 단순히 요리만 하는 게 아니라는 건 아실테죠. 양념 따위들의 재고량을 가늠해서 언제 어떻게 맞춰 둬야 하는지, 들고 날 때 야채를 사들이는 싯점 등등 머릿속 한 구석에 찬장 안 그림 포션을 마련해 두고 있단 말이죠. 창조적인 공간이란 말이죠. 그런데 보조는 가끔 요리를 할 수는 있어요. 주방장 윤허하에. 그리고 널려져 있는 일들을 주섬주섬 주어지는 대로 하는 모든 보조 일에서는 능력이 향상 안 돼요. 님 말씀마따나. 그러니 지금은 윤형씨가 하시던 그 모든 주방 보조 일(단순 노동)을 더욱 잘 하도록 하시고, 혹시 나중에 혼자 살림을 하실 기회가 생기거든 그때 주방의 주인공 하세요.
2. 과거에는 여동생들이 오빠 공부시키느라 희생 많이 했으니, 21세기인 지금은 오빠가 여동생 써포트 하셔서 모범을 보이시는 것도...ㅎ
그나저나 주량이 제 열 배쯤 되시는 것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