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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민주당은 노무현을 밀어라!

조회 수 1117 추천 수 0 2001.11.30 02:54:00
가끔 노무현 찍었다고 자신은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내 앞에서 '오버'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럴 필요 없다. -_-;;;;; 아흐리만으로, 안티조선 우리모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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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과 실천에 실린 주대환 님의 글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우리는 실패라고 말하지만, 그들에겐 성공이다."라는 귀절이었다. 지당한 말이다. 박용진 님이 용감하다고 표현한 노무현의 경제 마인드도 그 정도일 것이다. 민주당이나 한나라당이나 정당도 아닌 것들이라서 정책이 없지만 최소한 성향은 존재한다.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신자유주의에 가깝고, (꼭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다들 그렇게 말하니 아래에 그렇게 표기한다.) 그것이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독재자는 경제가 망하면 망한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제한하는 행위는, 국가의 영광을 약속함으로써 정당화 된다. 그래서 독재자는 경제와 전쟁에서 패배하면 안 된다. 나폴레옹 1세도, 나폴레옹 3세도 약속을 못 지켜서 망했다. 박정희가 경제의 천재라고 주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데 만약 그랬다면 그는 죽지 않았을 것이다. 사람은 민주주의만을 위해 정권을 갈아엎을 정도로 몸을 바치진 않는다. 밥이 모자라야 일어난다. 박정희가 죽은건 중화학 공업을 위해 무리하게 외자를 쏟아부은 탓이고, 그것때문에 디플레이션이 닥쳐와 살기 어려워진 탓이다. 물론 일반 서민들의 복지를 신경쓰지 않은 박정희 경제질서의 구조적 모순도 있다.

 
  정권도 마찬가지다. 아직 경제학의 논리보다는 문화인류학의 논리로 지도자를 판별하는 우리 국민들이 정권을 현재의 경기변동으로 판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예를들어, 박정희가 쿠데타를 일으켰다. 첫해에 고도성장을 했다. 아니 들어서자마자 고도성장을 하다니? 그렇다면 이건 박정희 공이 아니라 제 2공화국의 기본 베이스다. 이런 판단이 전혀 없다. 그냥 박정희가 들어서서 나라가 잘된 줄 안다.


  여하튼 그래서 김영삼은 원래 닭이었지만 닭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런데 대단히 웃긴 건 김대중 정권의 경우 영남민심의 이반 현상이 경기가 안 좋아지기 전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내 기억에 4.13 총선 당시 크게 경기는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때 이미 영남은 정형근을 당선시킬 정도로 불만에 가득 차 있었다. 물론 지역차별감정에 기인한 반 디제이 정서 탓이다.

 
  호남 사람들이 정말로 요직을 독점했느냐의 여부는 의외로 크게 중요치 않다. 언론의 과대포장일 수도, 실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원래 한국국민들이 그런 사람들이 아니었다는 데 있다. 누가 요직에 있든 잘 먹여살려주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내가 그렇게 생각한다는 건 아니다.) 정치에 참여하는 영호남인과 현실의 영호남인의 등치시키는 수법. 현실의 호남인은 영남인보다 못산다. 훨씬 못산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하여간 주대환 님 말대로 신자유주의적인 경제철학 위에서 김대중 정권은 정책을 세우고, 집행했다. 그 마인드에서 보면 크게 실정한 것은 없다. 노동자 서민이 어려워진 것은 아이엠에프 탓이다. 물론 김대중이 진보적인 정책을 안 편 탓이기도 하다. 그런데 어차피 그가 아니면 들어설 사람이 이회창이었다는 것을 상기하면 아이엠에프 탓이라는 얘기다. ( 비판적 지지가 전혀 효과를 못봤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전교조 등의 단체 합법화 방안을 날치기 처리해준 정권이 어느 정권인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남민심이 현재 요모양 요꼴이라는 걸 우리는 상기해야 한다.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보적이지 않다는 건 다 인정해야 한다. 진보적이라서 김대중 씹는 게 아니란 거다.)

  그 민심을 기반으로 삼아, 합리적인 자본의 이득에 충실한 정권의 정책에 사사건건 반기를 든 극우정당이 있었다는 사실을 역사는 흥미롭게 기록하지 않을까? 한나라당이 한 일이라곤 민주당 반대한 일밖에 없다. 다른 건 겨우 이해가 해 주는데,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예산안 하나 처리해주는 것도 왜 그렇게 질질 끄는지. 걔들은 자본의 적인가?


  여하튼 이렇게 자본의 이득을 대변해주는 정권도 암초에 걸리는 이런 괴상한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마인드를 가진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인물을 생각해보자.


  첫째로 신자유주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복지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사실 대한민국은 신자유주의를 할만한 여건이 되지 않았다. 복지정책이 너무 없었던 탓이다. 대한민국은 "가족복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더 정확히 말하면 "회사복지"의 나라였다. 평생고용을 보장해 주고 퇴직금까지 주는 회사가 있는 나라에서, 실업률이 거의 없었다. 국가가 굳이 복지 해줄 필요 없었다. 그런데 노동유연화같은 정책이 선진국에서 실시될 당시 선진국들은 이미 탄탄한 복지제도를 가지고 있었다. 오히려 돈이 많이 든다고 삭감해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그러나 대한민국에는 애초에 복지제도라는 것 자체가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신자유주의를 하더라도 어느정도 복지정책을 만들어나갈 틀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로 극우정당을 자본의 적으로 만드는 반디제이 정서, 지역차별정서의 공세에서 가장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 가장 부합한 사람은 민주당에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진보적인 사람은 아니다. 아니, 그것은 아직 알 수 없다. 의외의 진보성이 발현될 수도 있고 있어도 기존 정당체제에서 발현되지 못할 수도 있다. 하긴 진보적이지 않기에 민주당에서 적격이라고 말하는 것이지만. 그러나 보수적인 경제정책 시각에서 복지정책을 만들어나갈 정도의 마인드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는 한때 노동자의 편이라고 불렸다. 사상이 진보적은 아니라는 것은 최근 노동자들 앞에서 한 발언으로 증명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대변하는 변호사, 한때 시위현장에서 환영받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은 그가 어느정도 노동자 서민에 대한 마인드가 있음을 증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따뜻한 합리성은 대북정책에서도 긍정적으로 발휘될 것임에 틀림없다. 즉, 자본의 이득에 충실한 햇볕정책을, 북쪽 굶주리는 사람들을 돕는 따뜻한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또한 무엇보다 그는 영남인이다. 이 사실은 한국사회에서 매우, 매우 매우 중요하다. 조선일보는 김대중을 맘대로 씹는다. 아예 이 정권을 가지고 논다. 그런데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영남인들은 노무현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안 할 수도 있다. 호남당의 영남후보라는 논리에 휘말려서. 그러나 그렇더라도 영남인들은 노무현을 증오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좋아한다. 비록 표를 주진 않더라도, 그들은 영남대통령을 조선일보가 마구 휘두르는 것을 별로 좋게 보지 않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한 짓이 있어서 노무현을 씹을 수밖에 없겠지만 그것은 제 무덤을 깊게 깊게 깊게 파는 일이 될 것이다. 노무현은 극우 기득권의 반자본(?)적인 사상공세에서 자유롭다.


  게다가 그는 이런 성향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와 소신을 가지고 있다. 언론개혁 전선에서 몸을 사리지 않은 점, 조선일보와의 인터뷰를 거부한 점 등은 그가 정면돌파하는 정치인임을 알려준다. 오히려 권모술수에 능한 김대중보다 더 떳떳한 개혁정책 (물론 신자유주의의 테두리에서다)을 표방할 수 있을 것이다.


  한화갑과 김근태는 영남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실격이다. 호남후보 한화갑의 대권도전은 민주당의 자멸수다. 그들은 대통령이 될 수도 없을 뿐더러, 된다해도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 이인제는 대통령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대선후보가 되면 그가 티비토론에서 어리버리한 이회창을 제압해 버릴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물처럼 유연한 정치인인 이인제는 반 디제이 정서에 편승하여 티비 토론 과정에서 김대중의 신자유주의 업적을 부정해 버릴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진보적인 것도 아니고. 이인제가 대통령에 당선될 때 즈음엔 그의 발언은 아마 이회창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시류를 따라 변하는 물이기에. 그렇다면 당선된 다음 김대중이 칼맞을 가능성도 커진다.   


  그래서 민주당에 가장 적합한 대선후보는 노무현이다. 명분, 당선가능성, 당선후 행보 모두 월등하다. 민주당 지지자라면 마땅히 대선후보 노무현을 바래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위에서 살펴보았던 대로, 그것은 진보와는 큰 상관이 없다. 진보정당 사람들의 정책 철학은 노무현을 평가하는 기준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개혁적 보수세력과 진보진영은 극우헤게모니에 대항해서는 손을 잡지만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은 다르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따라서 진보정당이 노무현을 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큰 설득력이 없다. 비판적 지지를 할 것인가, 소신대로 밀고 나갈 것인가는 그 사람들이 결정할 일이다. ( 그간 김대중은 재야 혹은 진보세력과 연합했다가 빨갱이로 몰려 실패를 거듭했다. 그 이미지를 뒤집어 쓰지 않기 위해 그 후 민주당은 진보세력과 손을 잡은 적이 없다. 나는 노무현이 대선후보가 되면 소신있게 연정을 추진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물론 단순히 기대다. 그런데 최소한 민주당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정도는 되야 진보정당의 현실 판단을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빨갱이 소리 듣기 싫어 연정 안 하는 주제에, 무슨 표깎아먹는다고 비판은....)


  민주당은 노무현을 밀어야 한다. 그건 예측가능한 사회를 위해서이다. 그 토양 위에서 진보와 보수가 공존할 수 있는 지점이 생길 것이다. 노무현의 건투를 빈다.


                                                                아흐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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