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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키워질의 진화심리학적 기원

조회 수 3373 추천 수 0 2011.02.05 13:37:04

...앞뒤 문맥은 수렵채집민의 환경에 맞도록 설계된 도덕적 상상력에 관한 (심리적) 장치가 기술발전으로 사뭇 달라진 오늘날의 세계평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인데...그것과는 상관없이...;;;;


"이러한 방해의 기원을 추론적으로 간단히 설명해 보겠다. 우리의 두뇌는 수렵채집 사회 속에서 진화했다. 그 세계에서 도덕적 논쟁은 다윈주의적 결과를 야기했다. 누가 누구에게 부정한 짓을 저질렀는지에 관해 경쟁자와 공개토론을 벌인다면, 관중의 판정은 논쟁자의 사회적 지위와 자원에 대한 접근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 두 가지 모두 그 사람의 유전자를 다음 세대에 물려줄 가능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경쟁자의 불평에 유효한 근거가 없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주장하는 능력은 자연선택에 의해 발달되었을 것이며, 이러한 능력을 부추긴 성향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자신의 논쟁에 확신을 불어넣을 수 있는 믿음, 즉 경쟁자의 불평에 유효한 근거가 없다고 믿는 성향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경쟁자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보는 것만큼 이러한 믿음에 위협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반면 경쟁자가 아닌 동맹자들을 다룰 때 도덕적 상상력이 더 활짝 날개를 펼치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운명이 당신의 운명과 묶여 있고, 그들과 넌제로섬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대의에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자신을 위하는 길일 수 있다. 그래서 적어도 어떤 경우에는 우리는 친구나 친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데 능숙하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우리의 이익과 결부된 그들의 이익을 옹호하는데 도움이 되며, 그들이 궁지에 몰렸을 때 동정의 목소리를 높임으로써 그들과의 유대를 강화하는데 유용하다.


간단히 말해서, 도덕적 상상력은 인간의 다른 기능들처럼 우리가 성공적인 게임을 치를 수 있게 이끌어 주도록 설계되었다. 이득이 확실한 넌제로섬 게임에서는 그러한 이득을 챙기고, 제로섬 게임에서는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도록 인도해준다."
 
- 로버트 라이트 <신의 진화> 19장 도덕적 상상력에서 (p547-548)



...키워질의 진화심리학적 기원이라 이름 붙여도 하등 문제가 없겠네...;;;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행동을 하시는 분들 앞에서 좌절하기 전에 "아 하긴 인간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졌지..."라고 내뱉을 수 있다면, 조금 위안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지만, 조금은.)


아래는 잡담.


이런 사실을 숙지한다면, '이중잣대'를 활용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근거는 이중잣대 그 자체, 즉 '일관성의 요구'가 아니어야 할는지도 모른다. (물론 그런 것이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보다 더 근원적인 질문은 그가 이중잣대를 적용하는 이유에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를 묻는 것일 수가 있다. 말하자면 그가 어떤 상황을 넌제로섬 게임으로 인지하고 다른 상황을 제로섬 게임으로 인지하는게 얼마나 타당한지를 질문하는 것이다. (어떤 이를 동맹자로 대우하고 다른 이들을 경쟁자로 대우하는게 타당한지를) 이를테면 당신의 감정 장치가 그 장치를 설계한 유전자의 의도에 부합하게, 변화된 환경에 맞춰서 작동하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라고 묻는다는 것인데......;;;


물론 진화심리학이나 게임이론을 몰라도 할 수 있는 얘기다. 상식 수준에서도 가능하고, 관점성이나 상대주의 운운하는 인문학 담론 활용해서도 할 수 있는 얘기일 거다. 그러나 그것이 위 서술의 필요성을 부정하지는 못한다. '박은 돈'으로 부르나 'sunk cost'라 부르나 상황을 설명하는데 차이가 없다 해서 경제학이 필요없는 것은 아니니까. 학적 인식을 실용적으로 활용하려면, 어차피 그것이 어떤 상식적 진술을 어떻게 정당화하는지(혹은 반박하는지)를 보여줄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이런 저런 이론을 공부하는 분들도 그 이론이 현실문제를 상식적 진술보다 얼마나 더 탁월하게 설명하는지를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는데, 물론 '공부'라는게 당장은 실용성 생각하지 않고 그 내적논리에 파묻혀야 진전이 있는 종류의 일이긴 하니까 모두에게 강요할 일은 아니긴 하다. 다만 본인이 하지 않는 일에 힘쓰는 사람들에 대해 존중심은 가졌으면.



idler

2011.02.05 22:27:32
*.182.132.25

좌파와 우파가 분리되는 것은 진화심리학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결국 유전자 보존을 둔 편가르기에 불과?
각각의 사람들이 선호하는 정당이 각각 다르다는 사안을 발생학?적으로 따져보는 것도 재밌을것같아요.
제 경우에도, 진보지식인들의 말에 더 동의하는 이유가 뭔지, 설명이 안되는것같구요.

하뉴녕

2011.02.05 23:53:41
*.40.203.249

뭐 그거 유전형질로도 설명하는 것 같긴 하던데 그게 뭐 그리 중요할까 싶긴 하네요. 경향성만 보는 것이지 개인의 상황을 보여주는 건 아니니까요.

두 사람 사주를 맞춰서 궁합을 본다고 해서 내가 저 사람을 왜 좋아하는지를 알려주진 않는 것과 같은 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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