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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이건 작가세계 가을호에 실리게 될 원고지 70매 가량의 원고입니다. 역시 앞부분만 좀 따다가 올려둡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나중에 서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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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필가는 세상을 어떻게 담아내는가?
- 네 사회참여 지식인의 글쓰기에 대한 소고


2000년대 초반, 한국 사회에는 역사상 보기 드문 사회참여 지식인들의 연대가 이루어져 있었다.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 활동이 탄생시킨 ‘안티조선 운동’은 좌우파 지식인들의 참여를 가져왔고, 그들은 <인물과 사상>과 별도로 <아웃사이더>란 잡지에 자리를 잡았다. 지식인들의 윤리의식에 질문을 던졌던 안티조선 운동은 지식사회의 각 영역에 크고 작은 파장을 미쳐 김정란, 권성우, 그리고 <비평과 전망> 동인들이 주도한 ‘문학권력’ 논쟁을 일으켰다. 그런 와중에 이 지식인들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자신들의 생각을 각자의 관점과 문체에 담아 저술로 표현해 내고 있었다. 이 시기에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젊은이가 있다면 그는 복받은 이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는 어려운 이론서와 직접 씨름하지 않고도, 운동의 현장에서 직접 좌절을 겪지 않고도, 다양한 사상의 스펙트럼과 각자의 결을 지닌 문필가들의 사회적 수필들을 접하면서 자신의 생각을 키워나갈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강준만, 고종석, 유시민 같은 자유주의자와, 홍세화, 진중권, 김규항같은 좌파들과, 김정란, 노혜경과 같은 페미니스트 문인들의 작품까지.


그러나 그 연대의 시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직접적인 사건으로는 2002년에 터진 강준만-진중권 논쟁의 여파라고 볼 수 있었으리라. 하지만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참여정부의 집권, ‘노무현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 지식인들은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야만 했다. 노무현을 지지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그리고 구체적인 시책에 대해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의 간극 속에서 그들은 합의점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으로는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대중화와 ‘대중운동’이라는 속성이 강했던 노무현 지지자들의 활동도 큰 영향을 미쳤다. 강준만은 2007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인물과 사상>의 종간에 대해 “인터넷의 활성화가 종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노무현 지지자들은 자신들 커뮤니티의 ‘인터넷 정치평론’을 신뢰하면서 저 지식인들의 글을 멀리하게 되었다. 심지어는 그 커뮤니티에 발을 붙인 참여정부를 지지하던 지식인들조차도 자신의 영향력의 쇠퇴를 명백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한 시대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의 탄생은 이명박의 집권을 막는데 무력했던 인터넷 담론의 무기력증을 폭로했고,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정치평론에 대한 관심을 돌려줬다. 진중권은 모 학교 강연회에서 “내가 논객질하면 못 먹고 산다고 충고 하고 다녔는데……. 생각을 바꿨다. 몇 년간은 가능할 것 같다.”라고 선언했다. 과거의 지식인들에 대한 관심도 돌아왔다. 모 인터넷 서점 인문MD는 이를 일컬어 “논객의 귀환”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들이 꾸준히 글을 쓰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확히 표현해 ‘논객에 대한 관심의 귀환’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그때 그 시절’과는 달리 이들의 글쓰기는 고독한 각개약진에 가깝다. 연대는 깨지고 작가만 남았다. 이 작가들의 뒤로, 후학들의 진출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그런 현상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들에게 억지로 그 연대성을 복원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가 그들의 각개약진하는 주장을 현실정치의 맥락 속에서 상이한 주장으로 배치시키고, 세밀한 논평을 통해 그 주장들이 서로를 논박하고 보완하는 어우러짐을 이루도록 할 수 있다면, 그들의 활동은 따로 떨어져 있으되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일은 아마도 그 좋은 시절에 그들 덕분에 정치의식을 가지게 된 나같은 젊은이의 의무이기도 할 것이다.


이 테마리뷰가 소재로 삼는 저자는 강준만, 고종석, 박노자, 유시민 네 명이다. 강준만의 경우 최근 나온 <대한민국 소통법>을, 고종석의 경우 <경계긋기의 어려움>을, 박노자는 허동현과의 대담집인 <길들이기와 편가르기를 넘어>와 함께 최근 출간된 <왼쪽으로, 더 왼쪽으로>를, 유시민은 <후불제 민주주의>를 주요 대상으로 삼아 평론하려고 한다. 이렇게 주제도서들을 잡고 보니 순서가 문제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 ‘노무현 시대’가 이 지식인들의 길을 어그러놓은 교차점이라면, 단순화의 우려는 있더라도 ‘노무현’을 중심에 두고 지도를 그려봐도 되지 않을까? 그래서 이 리뷰는 참여정부 시절 국회의원과 장관을 역임했던 돌아온 정치평론가 유시민으로부터 시작한다.


(이후 목차)

유시민, 현장에서 돌아온 정치평론가


박노자, 혹은 ‘좌파 모범 평론’의 명과 암


직관의 강준만, 성찰의 고종석



zeno

2009.07.25 20:12:03
*.136.141.95

크크.. 이렇게 홍보할 수도 있군요 ㅋㅋ

하뉴녕

2009.07.27 02:13:57
*.49.65.16

ㅋㅋㅋ

asianote

2009.07.25 21:59:37
*.196.43.51

지식인의 대동주의를 외치실 건가요?

하뉴녕

2009.07.27 02:14:12
*.49.65.16

앗 대동단결하라고 말한 것은 아닙니다. ^^;; 본문에도 나오듯이 ㅎ

언럭키즈

2009.07.25 23:51:33
*.100.93.35

계간지라는게 하나의 희망이로군요.
겨울 되기전에 이 두 책은 꼭..!

하뉴녕

2009.07.27 02:14:20
*.49.65.16

가...감사!

오~!!

2009.07.26 01:06:49
*.154.102.196

무척 기대되네요. 님 책을 한권 구매하긴 했습니다만, 갠적으론 작가세계 가을호가 무척 기대됩니다. 특히 박노자님에 대해 어떤 비판을 하셨을지 궁금해 죽겠네요ㅎㅎ... 근데 최소 한,두달은 더 기다려야겠죠? ㅠㅠ

하뉴녕

2009.07.27 02:14:33
*.49.65.16

네 아마 그럴듯 ㅠㅠ

xmio

2009.08.01 21:10:32
*.203.239.164

생각해보니 복 받을 뻔.. 했군요. 뭣 모르고 아웃사이더에 나오는 지식인들의 이름을 기억하려고 애썼던.역시 '그 시기였을 뿐'이라는 것도 몰랐어요.솔직히 아주 가끔은 몇년만 아니 한 십년만 더 일찍 태어났더라도 내가 더 격하게 살았을까 ? 와 같은 또는 전혀 달랐을 거 같은 이 나이의 모습을 상상하고 싶어진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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