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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슈리 님의 답변에 대한 코멘트

조회 수 2693 추천 수 0 2011.05.19 01:48:37


슈리/ 좌파는 성매매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본인의 비평

슈리/ 한윤형의 '비평'에 답하며 


슈리 님은 본인의 첫번째 글에서 좌파(혹은 맑스주의자)는 성매매특별법 옹호론자와 성매매 합법론자 사이에서 선택할 것이 거의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말해야 할 것은 모
든 인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를 타도하자는 보편명제이며, 성매매와 같은 특수한 문제들은 정치적 진리의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 정확한 타이밍의 침묵도 진리를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좌파들은 이 문제에서 침묵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맑스의 자본주의 체제 분석은 우리가 이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최고의 진리라고도 했다.


나는 지금 슈리 님의 글을 인용하지 않는데, 그건 그의 블로그가 포스트에 대한 '복사'를 막아놓았기 때문이다. 이는 슈리 님의 자유이지만 신속한 논쟁에는 방해가 된다. 어쨌든 슈리 님의 첫번째 글의 결론이 그렇다면 문제는 '맑스의 자본주의 체제 분석'이란 진리에서 성매매가 위치하는 자리일 거다. 그래서 나는 1절의 논의가 3절의 결론에 대해 훨씬 중요하다고 보았다. 그런데 본인은 1절에 대해
"이 부분은 내 글에서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고 말씀하신다. 놀라운 일이다. 거듭 말하지만 내가 슈리 님의 글에서 받은 인상은 이 글에서 중요한 부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말은 내게는 납득이 가지만, 그렇다면 그의 글을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애매해진다.


그는 내가 자신의 2절에 대해 잘못된 독해를 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그가 문제삼는 부분은 '독해'한 부분이 아니라 그의 글이 '논증'이 되려면 필요했던 부분, 하지만 결코 존재하지 않는 빈 구멍에 대한 언급이다. (알아들을 이들은 다 알아들었을 것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나는 슈리 님이 맑스주의의 관점에서 성매매가 노동이 아니라고 밝힌 후, 성매매가 기타 노동이 아닌 일들과 뭐가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기 위해 2절에서 도덕 얘기를 늘어놓았을 거라고 '추정'했다. 이것은 그의 글이 뭐가 됐든 '의미'를 가지기 위해 최대한 선의적으로 가정된 것이다. 물론 이 '추정'이 틀릴 수는 있는데, 그러면 슈리 님은 도대체 자신이 2절을 왜 썼는지에 대해서 스스로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뭐라고 말씀하실까? 두 번째 글을 보면, 슈리 님은
"내가 언제 성매매가 법으로 금지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논의라도 하고 있었단 말인가?"라고도 말씀하시고, "나는 애초에 성매매가 윤리적으로 비난받는 이유를 설명하거나 정당화하겠다고 나서지도 않았다."라고도 말씀하신다. 


물론 직접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 근데 그런 목적을 추정하지 않으면 2절의 의미가 난망해진다. 2절의 전반부를 보면, 그는 성매매업자들의 궁극적 요구인 합법화는 그 행위에 대한 도덕적 판단을 유보해 달라는 것이라 번역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핵심은 '성매매는 부도덕한가?'라는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3절에 나오는 이 글의 결론은 앞에서 설명했다시피, 좌파는 성매매특별법 옹호론자와 성매매 합법론자 사이에서 선택할 것이 거의 없고 이 문제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이에서, 그가 성매매의 합법화 문제, 성매매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인가? 그러면 이 논의는 어떻게 되는가? 


그가 직접 설명하는 2절의 요지는 무언가. 두 번째 글에서 그는 2절의 요지가 칸트주의 등 몇몇 도덕적 접근 방법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성취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성매매가 부도덕하다는?)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명제적으로는 정당화되지 않으며, 맹목적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한다. 좋다. 두번째 글에서 말하는 이 설명이야말로 2절의 진정한 목적이라고 새롭게 추정해보자. 그런데 이 메타-윤리학적 설명은 이 논의에서 무슨 위치를 지니는가? 다시 한번 이 글의 결론을 반복해 보자.  


"슈리 님은 본인의 첫번째 글에서 좌파(혹은 맑스주의자)는 성매매특별법 옹호론자와 성매매 합법론자 사이에서 선택할 것이 거의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가 말해야 할 것은 모든 인민이 인간다운 삶을 누릴 권리가 있고,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하는 사회를 타도하자는 보편명제이며, 성매매와 같은 특수한 문제들은 정치적 진리의 자리가 아니라고 했다. 정확한 타이밍의 침묵도 진리를 드러내는 중요한 수단이 되기 때문에 좌파들은 이 문제에서 침묵하는 것이 좋을 거라고 했다. 맑스의 자본주의 체제 분석은 우리가 이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최고의 진리라고도 했다."


성매매가 맑스주의적 해석 속에서 '노동'이 아니라는 인식에, 성매매를 부도덕하다고 말할 도덕적 근거가 명제적이지 않고 맹목적임을 결합하면, 이런 결론이 나온다고? 이거 진짜 황당한 소리가 되지만 일단은 논증이 심하게 거칠었거나 구멍이 숭숭 뚫렸다고 애써 눈감아 주기로 하자.


그런데 이렇게 본다 하더라도 그의 2절은 아귀가 안 맞는다. 왜냐하면 그는 '성매매는 부도덕한가?'라는 질문을 던진후,  이 문제에 답하는 방법으로, (계보학적 방법을 이용한 문화연구나 자연과학적 방법을 이용한 사회생물학, 진화심리학 등등의) 실증적 방법에 맞서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방법을 이용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고찰로는 성매매 여성을 다른 업종의 종사자와 구분지을 방법이 딱히 없음을 스스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그의 논지가 좌충우돌임을 비평한 것이다. 그런데 이제 두번째 글에서 슈리 님은 내 비평이 오히려 자신의 요지를 전달한 것인데 왜 그것을 비평하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다시 엄청나게 선의추정을 하여 2절의 메타-윤리학적 논의를 다음과 같이 재구성해보자.


- 성매매에 대한 도덕적 판단의 근거를 부인하는 것은 실증적인 접근이다. 
- 우리가 실증적인 접근을 부인하려면 1)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방법을 사용하거나, 2)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맹목적이라고 주장하거나, 3) 판단의 근거를 찾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 나는 1)을 사용해 봤는데 근거가 없었다.
- 그런데 나는 3)을 택해서는 안 된다.
- 그러므로 나는 2)를 택하겠다.



솔직히 말하면 이건 논증도 아니고 도덕적 판단의 근거가 분명히 있어야 하니까 뭐라도 만들겠다는 식의 '부당 전제의 오류'다. 논증해야 할 것을 전제로 삼는... 어떤 도덕적 판단에 대해선 그런 것이 설득력 있을지도 모르지만, 성매매는 그게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혹은 없는지에 대해 사람들이 첨예하게 논증하는 부분이 아닌가? 거기다 대고 "사람들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부당하다 느낄거야...이유는? 기냥!!!"이라고 말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더군다나 요즘 세상에서 도덕적 판단의 근거를 맹목적인 것이라 한다면, 그것은 도덕감정론 같은 정서론으로 귀결되기 쉽고, 이 귀결은 자연주의적으로 분석되기 쉽다. 즉 왜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그런 감정을 갖는지에 대한 심리학적 탐구가 진행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는 서두에 실증적인 접근에 대항해야 한다고 말했으니, 2)를 택하면서 실증적 접근을 거부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적어도 이 정도는 얘기해야 그가 두 번째 글에서 본인의 2절의 요지라고 설명한 메타-윤리학적 관점에 대한 논의가 성립한다. 


그러나, 다시 한번 그의 글의 2절을 꺼내어 보라. 과연 저런 취지를 담고 있는가? '글쎄올시다'다. 그는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있거나, 혹은 무의식적으로 '사후정당화'를 하고 있거나, 아무리 좋게 봐줘도 글을 심하게 못 썼다. 또한 설령 2절이 저런 논의였다 하더라도, 여전히 앞서 말한 문제는 남는다. 1절과 2절의 내용을 합쳐도 도저히 3절의 결론이 안 나온다는 문제 말이다. 


그는 내가
"온갖 왜곡과 조롱에 인신공격까지 섞어가며" 글을 쓴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글의 구절구절을 비평한 것도 아니고, (그러고 싶었지만 그가 복사버튼을 막아놓았다.) 그의 글의 취지를 요약한 후 그 취지에 대해 비평했다. 그 취지를 간파하기 위해 최대한 선의적으로 그의 논지를 구성하려고 했다.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 논지를 구성하려고 해도 논지가 구성이 되지 않았다는 '사실' 그 자체다. 지금 그의 '해명'을 받아들여 '논지의 재구성'을 시도해본 이 글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기 어디에 '왜곡'이 존재한단 말인가? 드러나는 것은 그의 글의 '무의미'일 뿐이다. 그리고 그 '무의미'는 대체 무엇을 주장했는지 본인도 확언을 못하는 그런 무의미인지라, 아무것도 정초하지 못하는 그런 무의미일 것이다. 



아이추판다

2011.05.19 02:10:20
*.46.213.112

파이어폭스를 쓰시면, 마우스로 긁은 다음에 Ctrl+C로 복사가 됩니다. 아니면 설정->내용->고급 설정에서 "우클릭 메뉴를 막거나 바꾸기"를 꺼버리면 우클릭 메뉴 막힌게 풀립니다.

하뉴녕

2011.05.19 02:38:23
*.171.69.149

몇 번 들었는데 컴맹이다 보니 잘 실천이 안 되네요. 여하튼 감사합니다.

독자

2011.05.19 02:19:21
*.131.236.19

복사를 막은 것뿐만 아니라 티스토리 유저만 덧글을 달 수 있게 해놓아 덧글도 달 수 없음. 그래놓고 덧글 안 달린다고 불평......

에헤스막

2011.05.19 02:20:50
*.159.108.64

도덕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성매매를 재단하려니 논의가 제자리를 도는듯 합니다.
도덕감정의 근원도 결국 진화론적인것일텐데, 그렇다면 인간이 왜 성매매를 악하다고 인식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진화론적으로 따져보는게 더 생산적인 논의를 위한 출발점이라고 봅니다.

하뉴녕

2011.05.19 02:41:13
*.171.69.149

제 경우 '도덕'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나 굳이 도덕 문제에서 출발해야 한다면 진화론적 접근도 해볼만 하겠지요. 근거가 명제적인 것이 아니라 맹목적인 것이라 말하면서 실증적 접근을 배격하겠다는 발상은 다소 황당해 보입니다...

나는 난독증인가?

2011.05.19 08:18:34
*.109.75.119

저는 슈리님의 글을 읽어도 당최 이해가 안 되네요. 저 난독증인가요? 그런 글을 논리적으로 추려서 반박까지 하다니, 독해력이 대단하시네요. 슈리님이 서두에 '한정된 독자'를 위해 쓴 글이라 했어도, 지적 뽐내기를 너무한 감이 있네요. 물론 그 분이 저에게 무식하다고 하면 할 말 없지만요.

저는 마르크스를 읽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마르크스 하면 난해하다고들 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분들은 마르크스의 가르침으로써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고요. 더불어 인민의 힘을 강조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정작 인민이 알아듣지 못할 언어로 이야기를 하니, 뭐가 되겠습니까? 제 눈엔 책 몇 글자 읽고 독후감을 쓰며 자위하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으니 말입니다.

하뉴녕

2011.05.19 08:40:20
*.171.69.149

난해한 이론을 공부하는 사람도, 그것을 대중에게 설득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슈리 님 글의 문제가 난해함이란 생각은 들지 않아요. 난해해서 문제라면 우리가 열심히 읽고, 글쓴이의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증진되어야 하는데, 아무리 읽고 설명을 들어도 그냥 논지가 어긋나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고학생

2011.05.24 23:38:55
*.223.131.43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마르크스 주의 공부하는 사람도 사실 뭔 말을 하자는 건지 몰랐습니다. 결론은 엉망으로 쓴 글이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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