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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85757&PAGE_CD=N0000&BLCK_NO=3&CMPT_CD=M0006

원본주소입니다.

사실 저는 '변명'을 의도했던 것이 아닙니다.

20대 개새끼론, 혹은 순화시켜 20대 보수화담론에는 몇 가지 잘못된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하나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치세력이 20대를 포함한 보통의 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치적/정책적 대안을 주지 못하는 현실을 책임있게 통감하지 않는다는 것.

둘은 이명박 정부를 쉽사리 과거의 독재정권과 치환시켜 '민주화 투쟁'의 대의명분으로 이 정권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

이런 프레임에 갇혀서야 우리는 87년의 틀을 반복할 수밖에 없고, 소위 '개혁세력'이 재집권한다 하더라도 나중엔 '민주화 세력 무능론'이 돌아오게 되겠죠. 그리고 또다시 무한반복-.

20대 보수화 기획이라는 틀에 맞춰 그런 얘기들을 조금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효과는 잘 모르겠지만.

그나저나 오마이뉴스 시스템 아시죠? 이 기회에 원고료 한번 직접 주는 재미를 느껴보시는 것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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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20대는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었다. 세상을 바꾸려 무던히 노력했다. 한국 현대사에 큰 획을 그은 4·19, 6·10은 '행동하는 학생들'의 힘으로 이뤄냈다. 현재 20대의 모습은 어떤가? 학창시절 IMF에 무너지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다. 사회에 나갈 때가 되자 지독한 경제침체가 발목을 잡는다. 20대는 점점 세상 밖으로 나오길 두려워하고 있다. '88만원 세대', '인턴 인생'이 되지 않기 위해 제 몸값 높이기에 몰두한다. 이를 두고 20대가 보수화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오마이뉴스>는 '우향우 20대?' 기획을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20대를 재조명 해보고자 한다. <편집자말>
  
20일 저녁 미디어법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단식농성중인 정세균 대표를 지지방문한 민주당 대학생정책자문단 학생들이 국회 출입제한조치로 본청 건물내로 들어가지 못하고 대표실 창문 밖에서 "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외치고 있다.
ⓒ 남소연
정세균 대표 지지방문

 

노무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에, 인터넷 커뮤니티 여기저기에서 30대와 10대들이 연합하여 '20대들은 투표권을 박탈해야 한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많은 이들이 문제삼은 김용민 교수의 칼럼은 그냥 인터넷 세계의 '세론'을 '담론'의 영역으로 편입시켰다는 느낌이 들 뿐이다. 

 

일단 난 일명 '20대 개새끼론'이 매우 부당하고 허황된 담론이라고 본다. 그 이유는 내가 20대 당사자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정치적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금 이명박 시대의 민주화 후퇴에 대해서 분노하고 있다면 민주주의에 대한 더욱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이명박이 문제라면 도대체 왜 이명박이 대통령이 되었는지에 대해 물어야 하지 않겠는가? 87년 체제와 그 이후의 민주정권들, 특히 참여정부가 해온 일이 어떤 면에서 어긋났는지를 성찰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지금의 우리에겐 그런 것은 없고 이명박 정부에 대비되는 노무현, 그에 대한 향수만이 그득하다.

 

참여정부가 다시 돌아오는 것이 합당하다면 바뀌어야 할 것은 개혁세력의 역량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판단이 필연적으로 도출된다. 한 마디로 말해 국민이 개새끼라서 이명박을 찍었다는 논리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가령 "국민이 죽였는데 무슨 국민장이냐"는 왕년의 노사모 대표, 배우 명계남의 논리가 그런 식이 아닌가.

 

10대에게 투표권 주고 20대는 박탈하라?

 

참여정부의 공과에 대한 평가는 이 글에서 다루기에 너무 거대한 주제이지만, 이 논변은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큰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 왜냐하면 그 말이 옳다면 우리는 다시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다고 해도 의미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그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은 많이 생긴 것 같다. 그러나 이 죄의식이 '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을 보장해 주진 않는다. 설령 유시민이 대선에 나올 수 있다고 해도 그건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국민 개새끼론'은 이 상황을 타개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것을 말하는 사람들조차도 그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굳이 세대론으로 사태를 보고 싶다면 차라리 2002년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지지자의 1/3 정도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을 지지했다는 통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노무현과 참여정부를 탄생시킨 수도권 386들 중 상당수가 이명박을 지지했고, 지금은 박근혜를 지지하고 있다.

 

그러나 386세대는 펀드와 부동산에 눈이 멀어 이명박을 찍은 자기 자신을 비판할 수는 없다. 그 아랫세대인 30대들도 386들을 비판하는 것은 버거운 일인가 보다. 그리하여 그들은 구체적인 다른 희생양을 찾는다.

 

유레카! 20대가 바로 그들이다. 20대가 투표율이 낮았다.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다. 우리는 대학 다닐 때 그렇게나 열심히 운동을 했는데, 애들이 발랑 까져서 저 먹고 살 궁리만 한다. 친일파와 기득권세력이 쥐락펴락하고 있는 조국의 현실에 대한 성찰이 없다. 수구세력에 투항했다! 20대를 타도하라! 아니, 그들을 포기하자. 우리에겐 그들과 달리 긍정과 희망의 정치를 약속하는 귀여운 10대들이 있지 않은가? 촛불시위를 만들어낸 그 10대들이! 10대들에게 투표권을 주고 20대들의 투표권을 박탈하라!

 

굳이 정리하자면 대충 이런 논리적 흐름이다. 그래서 20대 개새끼론은 논박의 대상이 아니다. 그것을 만들어낸 심리적 욕망을 파헤치면 그것이 정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담론이라는 것이 명백해지니 말이다.

 

모든 사회문제의 원인이 되어버린 '20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이 학계와 종교계, 문학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전국 23개 대학 총학생회장들이 'MB OUT 민주회복을 위한 대학생행동연대(가칭) 제안'기자회견을 열고 현 정부의 민주주의 훼손에 대해 규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시국선언

한편으로는 주로 386세대와 그 아래 세대 30대들이 말하는 '20대 개새끼론'과 구별되는 '20대 책임론'이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 말하자면 20대의 부모세대에 해당하는, 참여정부 시절 풋내기(?) 386세대의 아마추어리즘이 나라를 망쳤다고 믿는 50대 이상 어른들에게도 20대 책임론이 있다. 대충 "배가 쳐부른 젊은이들이 눈높이를 높여 취직을 안 해서 외국인 노동자는 늘어나고 그에 따라 범죄율도 상승하고 청년실업률이 늘어나 경제는 활력을 잃었다"로 요약되는 그런 20대 책임론이다.

 

한쪽은 한국 경제의 문제를 전가하고, 다른 한쪽은 한국 정치의 문제를 전가하니 담론의 세계에서 20대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이 말들이 올바르다면 20대들은 한국 사회문제의 유일한 원인이며, 20대들만 개조하면 한국 사회는 선진국 진입은 껌이거니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을 것 같다. 20대를 비판하던 사람들은 이쯤에서 정말로 그렇게 믿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질문해 주시기 바란다.

 

덧붙여 담론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20대들은 아버지 한나라당 지지자들과 삼촌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언제 취직하냐"는 압박마저 받고 있을 게다. 현실세계에서 20대의 부모님은 "눈높이 낮춰서 빨리 비정규직으로 공장이라도 취업해서 외국인 노동자를 몰아내고 한국 경제의 활력을 살려내라!"고 말하고 있을까? 그럴 리 없다. 아마 "첫 직장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격언(?)을 들이밀면서 오랫동안 취업준비 하더라도 무조건 대기업 정규직으로 가야 한다고 권하고 있을 거다. 그래서 세상을 대면하지 못하고 각자의 방에 꽁꽁 틀어박혀 취업준비를 하는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더구나 20대의 부모님 세대는 4년제 대학을 다닌 사람이 드물었다. 그분들은 머리는 나보다 나쁜데 집안 잘 만나 대학졸업해서 팔자 핀 자신들의 친구들을 너무 많이 보아왔다. 그것이 한이 되어 그분들은 피땀 흘려 얻어낸 당신들의 노동가치를 투여하여 자식들에게 대학교육을 시켰다. 그리하여 이 시대의 대학진학률은 86%에 달한다(OECD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하는데, 이거 자랑이 아니다. 대한민국은 고졸로 사회에 나오면 할 게 없다는 야만적인 현실을 폭로하는 데이터일 뿐이다).

 

그렇다면 그분들은, 당신 시대의 고졸이나 지금 시대의 대학생들이나 별반 처지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까? 그럴 리 없다. 대학 못 나온 나도 이만큼 사는데 부모 쌩돈 들여 대학교육까지 시켜준 너는 훨훨 날라다녀야지 왜 빌빌 기어다니느냐고 분통을 터트리고 있을 거다. 부모님 심정도 공감이 가지만, 그 말을 듣고 있는 20대들은 어디로 가겠는가. 쥐구멍도 없는데. 

 

'20대 문제'라고 적어놓으면 언제나 나는 그중에서 가장 큰 것이 '20대의 말이 사라졌다'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20대는 말이 없다. 김용민 교수의 글(너희에겐 희망이 없다)에 대한 20대들의 반발은 참으로 예외적인 (그래서 소중한) 케이스였다. 그전의 오랜 시간 동안, 20대는 산업화 세대가 더 이상 산업화가 되지 않는 이유로 자신들을 지목해도, 민주화 세대가 더 이상 민주화가 되지 않는 이유로 자신들을 지목해도, 군소리없이 듣기만 했다. 어쩔 때는 자기네들 스스로 그 말이 좋다고 여기저기 퍼다나르는 메저키즘적인 작태를 보이기도 했다.

 

부모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았으나 그 투자를 회수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20대들은 부채감에 시달린다. 그 부채감이 그들로부터 말을 빼앗아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들은 자신들의 생각이나 현실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얘기하지 않고 자신들을 모든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사회에서 겉돌게 된다. 

 

언론들이 지적하는 '20대 보수화'는 무엇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들이 지적하는 '20대 보수화'라는 레토릭에는 분명히 어떤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라고 물을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그 말은 옳다. 그런데 올바른 해법을 찾으려면 사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20대 보수화 담론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치에 참여하는 20대들의 숫자가 줄어들었다는 것, 다른 하나는 20대의 정치에 대한 관심 자체가 줄어들어 투표율이 낮아졌다는 것이다. 이 두 가지는 같은 얘기인 것 같지만 실은 다르다. 해법은 분명히 다르고, 아마 원인도 다를 것이다.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해 한 정당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내가 진보신당원이라 편의상 진보신당이다. 전자의 문제는 "진보신당은 20대 활동가들을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만들어낸다. 반면 후자의 문제는 "진보신당은 20대의 지지를 어떻게 얻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으로 나아간다.

 

정당에서 피부로 느끼는 20대 보수화는 이런 것이다. 선거 때 연락을 돌려도 대학생들이 선거운동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 대학생들이 강연회를 열어도 많이 모이지 않는다는 것, 더 나아가 대학생 당원들의 활동이 거의 없다는 것 등이다. 이런 문제들은 20대들의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비판으로 해결할 수 없다. 20대가 마음을 다잡는다고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대 정치 참여자, 20대 후반이거나 초반이거나

 

나는 2001년도에 대학을 입학했는데, 2007년도에 대학을 입학한 여동생과 대화를 나눌 때마다 그 동안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절감하게 된다. 내가 지하철 타는 시간이 아까워 심심풀이 땅콩으로 즐길 만한 소설책을 붙들고 읽고 있으면, 여동생은 거기에 무한한 호기심을 보인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봤더니, 자기 주변에는 전공도서가 아닌 책을 손에 잡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요새 공대와 경영대의 분위기가 대략 그렇고, 인문사회대도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참고로 내 여동생은 평균적인 대학생들에 비해 정치에 관심도 좀 있고, 궁금한 게 있으면 이것저것 물어보는 편이다. 그러나 심심풀이로 책 한권 읽을 시간이 없는 이들이 무슨 수로 정치적 행사에 참여하겠는가? 여동생은 이런저런 행사가 있으면 얘기하고 데려가 달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작 무슨 일이 있을 때 물어보면 언제나 시간이 안 된다고 얘기한다. 정치에 관심을 가질 뿐 아니라 참여까지 하는 젊은이가 있다면 그는 정말이지 자신의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형편이 다른 이들이 있기 마련이고, 한 세대의 몇 명은 정치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그런데 20대들의 정치참여가 매우 저조하다면, 이것은 뭔가 이상한 상황이 아닐까? 타당한 의문이지만, 이 의문에 대해 명쾌하게 대답하기는 쉽지 않다. 진보신당의 경우를 보면 20대 당원들이 나와 같은 20대 후반이거나 아니면 막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 새내기거나 그렇다. 그 아래는 청소년들이다. 청소년 모임 멤버들은 이전과는 달리 대학생 모임으로부터 어떤 노하우도 전승이 되지 않는 분위기에 실망하고 놀라워한다. 말하자면 중간이 비어있다. 왜 그런 것일까?

 

90년 이후 모든 운동권들은 선배들로부터 "너희들이 후배를 안 키웠다"는 질책을 들어왔다. 재생산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운동권의 몰락을 대사로 웅변하는 그 내리갈굼의 피라미드가 90년대 후반에 정점을 찍었고, 그리하여 21세기 초의 대학생들은 정치에 참여하는 길이 막혀버렸다는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이들도 어디를 가야 자기와 비슷한 선배들을 만날 수 있는지를 알지 못해 혼자서 우울증에 시달리는 시대였다는 거다. 다행히 이 시대는 이명박 정부의 탄생이 되돌려준 새로운 정치의 시대로 인해 종결된 것 같다. 이 사태에 대한 서술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2007년 대선 때 20대들의 진정한 경향성은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지난 5월2일 보라매 공원에서 '등록금 인하와 청년실업 해결을 촉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다.
ⓒ 남소연
한대련

그러나 20대 활동가가 정당에 없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해 1980년에서 1990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 중에 정치인이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그 자체가 개탄할 만한 일인 것은 아니다. 문제는 그렇기 때문에 정치세력들이 젊은이들의 문제에 다가갈 수 있는 정책대안이나 감수성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에 생긴다. 이 경우 '20대 활동가의 부재' 문제는 곧바로 '20대 지지율 확보' 문제로 이어진다.

 

이것을 염려하여 20대 활동가를 뽑고 싶다면, 정치세력 스스로가 구체적인 노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더 핵심적인 문제는 젊은이들의 생활세계와 감수성에 접근하는 정치세력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대 활동가는 그것을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 본질은 아니다.

 

2007년 대선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20대들의 투표율을 분석하면서 20대들의 보수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①투표율이 낮다는 점 ②이명박이나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 흔히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2007년 대선에서 20대들의 표심의 진정한 경향성은 '한나라당 지지'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의 몰락'이었다. 2007년 대선의 20대들은 문국현 후보에게 가장 많은 표를 준 세대이기도 했다. 다만 그들은 한나라당과 기타 정당 사이에 있는 열린우리당을 정치적 대안으로 보기를 거부했던 것이다.

 

지금 발표되고 있는 통계들도 비슷한 것 같다. 가령 <조선일보>에서 대학생 보수화의 논거로 가져온 서울대 여론조사는, 한나라당에 대한 20% 지지율과 함께 진보신당에 대한 19%의 지지율도 전한다. 서울대에 강남 학생들이 많이 입학하는 추세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나라당에 대한 20%의 지지율은 별로 놀랍지 않다. 오히려 더 놀라운 것은 진보신당에 대한 19%의 지지율이다.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증대된 이유를 한 마디로 분석해 보자면, 한나라당은 집값 올려주고 세금 깎아주겠다는 걸 알겠는데 소위 진보·개혁 세력들은 나에게 뭘 해주겠다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을 굳이 따진다면 정치세력의 잘못이 되는 것 아닐까?

 

20대 문제를 넘어 한국 정치 전반의 문제로 봐도 이 문제는 심각하다. 한나라당이 아닌 다른 정치세력들은 서민들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는 것인지, 정치라는 것이 우리의 생활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권을 '독재'로 규정하고 '민주화'를 소리높여 외치는 거대담론을 벗어나 구체적인 언어를 획득해야 하지 않을까?

 

발상을 전환하여 20대들에게 다가서야

 

그래서 나는 민주당과 진보정당들, 그리고 이미 정치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20대들에 대한 적극적인 만남을 강조하고 싶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너희 손해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0대들이 투표를 하지 않으면 한나라당만 이득이다"도 성립한다. 말을 잃은 20대들이 자신들의 처지를 진솔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을 만들어주고,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이 대학을 더 자주 찾고 그들의 말을 들어가면서 그들의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요즘 진보신당의 학생모임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구 말을 들으니, 당에서 '88만원 세대의 문제'를 소리높여 외치지만, 정작 학생들은 돈 들여 행사해도 잘 오지도 않고 선거 때 별로 도와주지도 않는다는 이유로 학생사업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눈앞의 비즈니스(?)만 생각한다면 맞는 판단일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젊은이들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지지율을 쌓아 가려고 하는가?

 

이는 20대 뿐만 아니라 10대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다행히 10대들은 자기 세대의 정치참여자, 활동가를 배출하는 지점에서는 20대들과 구별이 될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맞닥뜨릴 사회적 현실은 바로 오늘날의 20대가 처한 그 현실이다. 정치세력들이 그 현실을 직시하고 다가서려고 하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10대들 역시 미래에는 그 정치세력들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될 것이다.

 

정치적으로 무능한 오늘날 20대의 현실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비평'의 대상이다. 그리고 비평을 넘어 상황의 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결국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정치적 행동이 절실하다.

덧붙이는 글 | 한윤형 기자는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 저자입니다. 



구독자

2009.08.04 14:10:44
*.33.127.145

국문학과라 그런지, 주변에 쓸데없는 책을 보는 친구들이 많더군요. 뭐 후배들 보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기는 합니다만. 음 진보신당 학생모임은 민노당학위처럼 전위조직?으로 활동하지 않는가 보군요?

ㅠㅠ

2009.08.04 14:36:15
*.217.98.221

원고료를 드리고 싶은데 저도 부채에 시달리는 20대라... 좋은 소식 들어오면 원고료를 드리도록 합죠...ㅠㅠ

여울바람

2009.08.04 15:06:23
*.8.88.100

"덧붙여 담론의 세계에서 벗어나 현실로 돌아오면" 이 부분은 정말 '리얼'합니다. 서러울 정도로….

asdf

2009.08.05 00:38:50
*.222.65.226

20대 개새끼론에 대해 비판하는 글을 보고 싶었는데 마침 적절한 글이 올라왔네요. 그런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전체 논조가 '진보정당이 20대 개새끼론에만 매진하지 말고 20대의 지지를 받기 위해 노력하라'는 것이어서 '20대 개새끼론' 자체에 대한 비판이 그다지 엄밀하게 되어있지는 않다는 느낌입니다.
제대로 읽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에서는 아마 '20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20대가 개새끼라서가 아니라 주변 상황등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라는 것 같은데 맞나요? 이게 맞다면 이를 그대로 이용해서, '20대가 무슨이유로 문제가 되었든 간에 문제가 되는건 사실이니까 희망이 없는 20대를 버리고 10대를 갖자'는 식의 말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요?

아, 원고료는 그냥 책사는걸로 대신할게요 ㅋㅋ;

무슨말씀인지...

2009.08.05 03:02:18
*.154.102.142

asdf// 저한테 질문하신것도 아닌데, 답답해서 글 남깁니다. 님은 생각이 너무 지나치신게 아닌지..

한윤형씨는 20대 개새끼론에 대해 충분한 근거를 가지고 정면으로 비판하시고 계신거 같은데요...

황당해서 반론도 못드리겠습니다만(사실 언변이 무척 부족한 관계로ㅜㅜ) 굳이 비유를 하자면..,

님의 질문은, 주차해 있는 차를 들이받아 놓고는 "네 차가 그자리에 없었더라면, 이런 사고 발생하지 않았을거 아니냐" 라는 소리와 뭐가 다른건지...

마지막으로, 20대가 마음에 안들면 버려도 되는 무슨 물건입니까? 이런 사고방식이 전제가 되지 않고서야 어떻게 님 같은 발상이 나올 수 있는지..(물론 님이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닌건 압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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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형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울러 원고료 못드려서 죄송합니다. 원래 전자결제같은 것에 거부감이 많은데다가...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간쯤 읽다가 감동먹어서 원고료 보내야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고 찾아보기도 했습니다만... 일이천원이면 보내겠는데... 5천원이란 말에... 결국 변명입니다만... 죄송합니다.

p.s: 님글 보고 예전에 읽기 힘들다는 댓글 남긴거.. 완전 취소!! 고것도 아울러 사과드립니다. 저의 무지였습니다ㅜㅜ

보내지네요ㅎㅎ

2009.08.05 03:14:53
*.154.102.142

한윤형님// 보내지네요... 그래서 이천원만 결제 했습니다요.. 좋은 글이 이천원밖에 안되냐? 하시면,, 그래서라기 보다는, 글 읽은 사람들이 다 일이천원씩은 내야하는데... 저 같은 몇몇만 냈다고 생각해주삼...ㅎㅎ

하뉴녕

2009.08.05 10:16:29
*.49.65.16

asdf// 저는 오히려 반대로 제 문제의식에 비해 20대 개새끼론에 대해서만 반론하는 형식을 취하게 된 것이 좀 아쉬운데, 기획의 틀도 있고, 담론 밖에서 얘기하는 꼴이 되면 사람들이 잘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래서 이런 식으로 쓴 거죠.

저는 "20대를 이렇게 만든건 상황이니 20대를 비난하지 마라."고 얘기한 게 아닙니다. 그렇게 얘기하면 그냥 20대 개새끼론의 전제조건을 수긍한 상태에서 놀게 되는 거지요. 저는 "20대 개새끼론을 구성하는 전제조건들이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다."고 얘기한 겁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그것을 두 가지 논점으로 정리해서 다시 올리기도 했지요.

하지만 애초에, 20대를 위한 변명으로 타이틀을 걸고 있는 만큼, 그 사실에 주목한 독자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_-;;


무슨말씀인지..// 원고료 감사드립니다. ㅎㅎ

asdf

2009.08.05 12:49:28
*.222.65.226

무슨말씀인지..// '20대가 개새끼다' 라는 데에 '20대를 이렇게 만든건 상황이니 20대를 비난하지 마라' 라는 식으로 대답하면 충분히 저런식으로 나옵니다 ㅎㅎ 애초에 20대 개새끼론이라는 것 자체가 20대에게 각성을 요구하는 효과를 불러일으키기 보다는 20대를 버리고 10대를 취하자는 식으로 흘러가니까 그런 거구요...

한윤형//전 20대 개새끼론의 핵심은 '10대와 비교해서(혹은 386세대와 비교해서) 20대가 개새끼다'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10대와 비교해서(혹은 386세대와 비교해서) 특별히 더 20대가 개새끼인 것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블로그에 올린 2가지 논점은

'하나는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치세력이 20대를 포함한 보통의 서민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정치적/정책적 대안을 주지 못하는 현실을 책임있게 통감하지 않는다는 것. 둘은 이명박 정부를 쉽사리 과거의 독재정권과 치환시켜 '민주화 투쟁'의 대의명분으로 이 정권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는 것.'

인데 20대 개새끼론을 주장 하는 사람들은, 같은 상황에서 10대는 행동하고 20대는 행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거 아닌가요? 그러니까 저런 논점으로는 김용민교수의 이 문장 '나는 지금 10대에게 큰 기대를 건다. 이 친구들은 촛불의 발화점이 됐던 소위 촛불 소년 소녀 세대이다.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에 대해 적극적으로 토론하는 애들이다. 독재 권력은 물론,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구조적 불평등 현상에 대해 강렬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에 대한 적절한 비판일 될 수 없는거 아닐까요?

asdf

2009.08.05 13:02:21
*.222.65.226

그러니까 '10대와 비교해서 20대가 개새끼다'라는 말에 대한 반박으로 크게 두가지 정도가 있는 것 같습니다.

1.'20대를 이렇게 만든건 상황이니 20대를 비난하지 마라'라는 식으로 이야기 하면 이건 말한대로 20대 개새끼론의 전제조건을 수긍한 상태에서 놀게 되는 거고요,

2.'10대와 비교해서 특별히 더 20대가 개새끼인 것은 아니다'라는 식의 이야기, 즉 쟁가님이 이야기한 '회사 다니는 30대들은 20대 혐오를 표출하는 직접적인 '근거'로 자기 밑에 들어온 20대들의 무능과 무개념을 들며 광분하곤 한다. 나도 겪어봐서 안다. 내가 봐도 요즘 20대들이 좀 개념이 없긴 하더라. 근데 니들이 눈에 넣어도 안아파하는 10대들이 회사 들어오면 중뿔나게 다를 것 같니? 내가 비밀 하나 말해줄게. 니네들 신입 시절에 말야, 386 사수들 사이에 스트레스성 원형탈모가 유행이었어.' 이런 얘기가 될 수 있겠네요.

1번과 2번이 딱히 틀린얘기는 아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얘기하거나, 아니면 둘을 섞어서 이야기하곤 합니다. 윤형님의 글도 아마 둘을 섞어서 이야기 하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전 1,2번만으로는 20대 개새끼론에 대한 반박으로 충분치 않다고 생각합니다. 1번은 당연히 반박도 뭣도 안되는 것이고, 2번처럼 얘기하면 20대 개새끼론 주장자들은 '요즘 20대는 특히 더 심하다'는 식으로 말하기 때문입니다.

하뉴녕

2009.08.05 13:54:50
*.49.65.16

님의 의견 모두 '자질론'을 수용한 상태에서 결국 어떻게 반박을 해도 '20대 개새끼론'에 의미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설명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나가면 당연히 그렇게 되지요.

이를테면 10대보다 20대가 못할게 없다고 말하려면, 1) 우리 20대도 뭔가를 하고 있거든요? -> 뭐하고 있는지 가져와봐. 가 되는 거고, 2) 10대들도 별 거 아니거든요? -> 이건 미래에 뭐가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할 수 없는 소리가 되죠. 그러니까 asdf 님의 말씀은 결국 20대 개새끼론은 모종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니 너희들은 수긍할 수밖에 없다, 는 말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런 식의 반박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그건 반박이 아니에요.

10대에 대해서 저는 10대 활동가들이 탄생한 건 사실이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어차피 활동가라는 건 그 세대의 극소수지요. (이런 식으로 치면 20대에도 활동가가 있기는 있을 거구요.) 그 세대의 정치적 지지를 얻으려면 정치가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게 문제의 핵심이라는 겁니다. 이명박은 개새끼인데 너희들이 그를 처단하지 못하니 개새끼이다, 라는 사이비-도덕판단으로 정치를 가리지 말라는 게 제 견해의 핵심입니다. 그래가지고선 87년 프레임의 '민주화투쟁'을 반복-재현할 수밖에 없고, 우리가 정치적으로 무슨 활동을 해야 하는지도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20대 개새끼론이 논박의 대상이 아니라고 글에서 언급한 이유도 그래서였습니다.

asdf

2009.08.05 16:34:49
*.222.65.226

음 제가 저렇게 주장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저런식의 이야기를 두고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 그다지 감이 안온다는 이야기였습니다-_-; 일단 정당차원은 배제하고 세론의 영역에서의 20대 개새끼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박해야 할까에 대해 생각하고, 20대 개새끼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할만한 소리를 적어둔 겁니다.

아 그리고 자질론이 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20대는 새로운 새대로서의 자질을 10대만큼 갖추고 있지 못하다 라는 얘긴가요? 맞다면 저 위의 이야기가 왜 자질론을 수용한 상태의 이야기라는 건가요?

마지막으로 '이명박이 개새끼인데 너희들이 그를 처단하지 못하니 개새끼이다'라는 말이 왜 사이비냐면, '이명박정책의 어떠어떠한 면이 개새끼인데 이에 대해 소위 진보정당이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노무현도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이명박 자체를 개새끼로 치환하고 단순히 욕질만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라는 거죠? 맞는 말이긴 한데 이와 20대 개새끼론과의 관계가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국개론에 대한 비판은 되도 20대 개새끼론에 대한 비판은 안되지 않을까요?

'http://wmck.egloos.com/4989038' 모르는 분이긴 합니다만 검색해보다가 적절히 정리해둔것 같아서 주소를 가져와봤습니다.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윤형님이 말한 '10대도 별 거 아니거든요?' + '20대를 이렇게 만든건 상황이니 20대를 비난하지 마라' 인데요, 이정도로는 위에서 얘기한 대로 20대 개새끼론에 대한 비판으로는 영 부족하죠.

아마 윤형님이 주장하는건 아예 이런 논의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 같은데요,

하뉴녕

2009.08.05 16:38:00
*.49.65.16

"아마 윤형님이 주장하는건 아예 이런 논의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 같은데요."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는 국개론과 20대 개새끼론이 같은 층위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들이 왜 같은 방식으로 부적절한 담론이 되는지를 설명하려고 한 거죠. 링크하신 반론은 그냥 말 그대로 '반론' 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asdf 님은 이거보다 더 새끈한거 없냐...고 묻고 싶으신 모양인데, 당연히 그런 건 없습니다. 논의 자체가 잘못되었다는게 제 입장입니다.

asdf

2009.08.05 16:36:35
*.222.65.226

아마 윤형님이 주장하는건 아예 이런 논의 구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것 같은데요,
문제는 '20대 개새끼론'을 주장하는 사람에게 '20대 개새끼론은 허황된거고 그런 논의 구조 자체가 문제다'라고 말하면 씨알도 안먹힐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하뉴녕

2009.08.05 16:40:32
*.49.65.16

1. 이명박 정부를 독재정권으로 몰아붙이는 논의가 오히려 정치적 문제들을 드러내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

2. 참여정부가 왜 국민의 신망을 잃었는지를 성찰하는 작업이 그 자체로 매우 중요하다는 것.

이 두 가지 논점을 말해야 된다는 겁니다. 이것을 논하면 20대 개새끼론 같은 건 자연히 발붙일 곳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런 주장을 한다면, 뭐 대면해서 논의를 하는 과정에서는 그분께서 무슨 정치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셨기에 20대들을 걸고 넘어지는지부터 물어보고 지나가는 개싸움을 할 수도 있겠지요.

'씨알이 먹히는 것'을 바라신다기에 말입니다.

asdf

2009.08.05 16:38:18
*.222.65.226

아 저 위의 블로그 주소를 쓴 이유는, 대개 저정도의 비판 담론만이 오고가는데, 저것도 자질론을 수용한 상태에서 반박한 건가요?

하뉴녕

2009.08.05 16:42:15
*.49.65.16

흠 자질론을 받아들였다기보다는 자질론적 비판의 틀 안에서 반론을 하고 있다...가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네요. 자연스러운 수순이긴 한데 저렇게만 해서는 오히려 아무런 효과를 가질 수가 없어요. 제일 '진정성' 어리게 말 해봐야,

"그래, 그래, 너는 좀 열심히 했구나. 앞으로 잘 해라? 자기 반성 좀 하고."

이 정도 얘기 듣는게 한계이겠죠.

asdf

2009.08.05 17:09:14
*.222.65.226

보셨겠지만 이 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84486' , 위의 두가지 논점을 말한다고 해서 반박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윤형님은 아마 노무현 사후의 문제와만 관련해서 말하는 것 같은데, 흔히 세론의 영역에서는 그냥 전체적으로 싸잡아서 이런식으로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20대개새끼론은 '노무현 사후 이명박을 뽑은 너희 20대는 개새끼이다'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그냥 '20대 전체가 보수화되어있다'라는 식으로 쓰이는데, 위의 두 논점은 앞의 측면에 대해서만 반론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20대 개새끼론과 국개론이 같은 층위에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같은 반박이 똑같이 먹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계속 말했지만 그네(?)들은 '요즘의 20대가 특히 더 심하다'라고 앵무새처럼 재잘거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대고 '요즘의 20대가 특히 더 심한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하면 역시 맴맴도는게 되겠구요..

하뉴녕

2009.08.05 17:32:28
*.49.65.16

노무현 사후가 아니라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 국면에 그 '개새끼론'이 집약되어 있다는 겁니다. 대체적으로 그래요. 그리고 두 선거에 대한 정치적 분석을 가로막는 것이 '20대 개새끼론'이라는 거죠.

말씀하신대로 그와 별개의 현상을 지적하는 조류도 있습니다. 대학사회에서 교수-강사가 지금의 대학생들보다 더 진보적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이건 그냥 사실이 그런 거지 도덕적 판단의 문제가 아니에요.

예전 세대가 대학다닐 때의 교수가 꽤나 특권층이었다면, 사실 요즘의 교수들은 월급쟁이에 불과하고, (시간강사들은 비정규직 노동자이고) 그들 중에는 젊은 시절에 사회진보에 대한 믿음을 가졌던 사람이 많죠. 반면 오늘날의 대학생들은 계층재생산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죠. 그래서 상황이 그런 건데 단순히 "원래는 대학생이 막 나가고 교수가 기득권이어야 하는데 요즘은...어익후 말세." 이러고 말면 이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자신들이 맞닥트리는 20대 대학생들의 세계관을 "우리 때는 젊을 때 진취적이었는데 젊은 것들이 떽!"이라고 일갈한다면 제가 보기에 그건 지식인이 아닙니다. (물론 전공이 정치나 비평과 상관없는 교수님들도 있으니 일괄적으로 그렇게 말할 수는 없지만) 어떤 집단이 지배 이데올로기에 적응하여 어떤 특정한 세계관을 지니고 있다면, 그것을 분석하고 비평하는 것이 지식인의 역할이겠지요.

"...는 죽었다"식의 어법도 도덕적 개탄 이상의 의미를 지니긴 어렵습니다. 대학이 현재 한국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그것이 그 구성원들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말하는 것이 더 적절한 작업이겠죠.

특정 세대를 분리하여 '20대..론'이란 문화담론을 쓰는 것이 그렇게 적절한 일이 되기는 힘든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것을 좋아하고, 그러니 그것을 언론이 따라가는 것도 당연하고, 가끔은 저널리스트들도 자신의 견해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 담론 안에 자신의 견해를 실어야 하지요. 제 글도 그런 길항관계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겁니다.

a

2009.08.05 18:53:45
*.187.218.79

20대 개..론에서는 항상 원인은 도외시한체 현상에 집착하여 책임을 특정집단에 돌리려한다는 느낌을 받아왔습니다. 소모적인, 비판을 위한 비판이랄까요?
asdf 님과의 문답이 원문을 좀 더 깊히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네요.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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