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글 수 1,361
감기 5일차, 1일차에 깝죽대다가 2일차에 더 심해지는 것을 겪고 난 후 나흘째 두문불출이다.
신종플루였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여하튼 타미플루 처방 안 받고도 몸이 괜찮아지는 중이다. 어제가 그제보다 나았고, 오늘은 어제보다 낫다.
먹고 약먹고 자고 하는 와중에 계간지 마감을 하나 처리했다. 70매 안팎 부탁했는데 쓰고 나니 85매가 되었다. 이 뒤로도 일이 주루룩 밀려 있다. 단행본 편집자들에겐 더 이상 독촉의 전화도 오지 않는다.
글을 쓰던 중 일부 내용이 필요하여 2008년 9월쯤 썼던 A4 35p 가량의 원고를 들춰보았다. 실패한 프로젝트 팀의 유산으로, 결코 어디에도 발표되지 않았던 원고다. 그래도 이 시기에 고민했던 것들이 후에 여기저기서 얘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앞으로도 결코 발표할리 없는 원고겠지만, 내용들은 추려내어 쓸 수 있을 것 같아 메일함에서 노트북으로 파일을 옮겨 놓았다.
사실 원고 자체는 조야하다. 당시에도 여기저기 칼럼같은 건 쓰고 있었을 텐데, 지금 쓰는 글들이 현저하게 더 나아 보인다. (지금도 많이 모자라지만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교다.) 하긴 그 동안 단행본을 두 권 썼으니까. 지금 쓰는 글들도 일년만 지나고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 (낸 책들도 다시 보면 부끄럽다. 근데 나는 그 부끄러움을 감내하는 것이 더 용기있는 일이라 생각하는 편이다.) 긴 글은 짧은 글과는 별도의 수련이 필요한 것 같다, 출판사가 필자 기근이라고 아우성을 치면서도 반짝반짝하는 글을 쓰는 블로거들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같다.
칼럼 분량의 글을 쓰다가 단행본 분량의 글을 쓰기 시작하는 것은 확실히 무리가 있는 것 같고, 그 중간에 계간지 원고 같은 것으로 수련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 같은데, 잡지가 다 죽어가는 이 시대에 그러한 수련의 장이 있을리 만무하다. 더구나 출판사는 매년 '단군 이래 최대 불황'을 갱신하는 중이고, 블로거들로선 굳이 그런 수련을 해야 할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그런 걸 한다고 뭐가 생기는 것도 아니니까. (여기 산 증인이 있소이다.) 거기에 쓸 노력을 다른데 투입하면 확실히 돈이 더 될 것이다. 이건 책을 쓰고 싶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글이 아니라 작가를 팔아먹는 시대에, 글을 수련한다는 것은 하등 쓸모가 없는 일이다. 책을 내고 싶다면, 글쓰는 연습을 할 것이 아니라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자기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는 쪽이 낫다. (물론 이건 아직도 글을 더럽게 못 쓰는 햇병아리 작가의 말이긴 한데, 나보다 잘쓰는 어른들에게 물어봐도 마찬가지 대답을 하니까 믿어도 된다.)
어쩌다 보니 아무에게나 괄시받는 일을 하고 살게 되었지만, 그래도 주어진 일은 해야지 뭐.
뚱딴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님은 대한민국에게 있어서 중요한 분이라고, 저는 굳게 믿고 있습니다.(좀 낯간지러운 소리같긴 합니다만... 쩝) 앞으로 20년이상은 님 글이 이 사회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니까요. 분명, 이쪽도 저쪽도 아닌, 그러나 아직까지 꽉 막힌 정도는 아닌 저같은 인간들의 계몽(이런표현싫어하실거라생각들지만..딱히)에는 님 글이 분명 효험이 있답니다.
그러니 아무쪼록 몸아프시면 파딱파딱 병원가십시오.(이번 신종은 젊은 분이라면 방콕이 더 좋을 거 같긴합니다만)
p.s: 별 생각없이 오늘 굽시니스트님의 2권을 구매했네요.... 생색내는 건 아니고... 님의 저에대한 파워가 그렇다는.. 흠.
그러니 아무쪼록 몸아프시면 파딱파딱 병원가십시오.(이번 신종은 젊은 분이라면 방콕이 더 좋을 거 같긴합니다만)
p.s: 별 생각없이 오늘 굽시니스트님의 2권을 구매했네요.... 생색내는 건 아니고... 님의 저에대한 파워가 그렇다는.. 흠.
글을 '수련' 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분명히 알면서도,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아요.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글 자체에서 한계와 매력을 느끼고 (최근 김훈씨가 그런 것 같아요. 언어라는 용기와 거기에 표현하려고 하는 내용물이 잘 조화되고 짝을 만나게 애쓰는 것이 작가들이니까요.), 하고 싶은 말 voice up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생각을 단련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생각하는 것도 훈련이고, 집중력의 끈을 놓지 않고 씨름을 하는 것도 해본 사람들이 더 잘 해내죠. 전 생각이 시들시들해지고 뻗지 못할 때는 고전들을 읽습니다. 주로 독일 철학자들의 저서를 읽으면서 개별 문장과 단락들이 어떻게 책으로 완성되는지를 따라가며 감탄하죠. (공부가 부족해 감탄이나 영감을 얻는 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기도 하고요. 끙;;)
모쪼록 별 탈 없이 건강이 회복되길 바랍니다.
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글 자체에서 한계와 매력을 느끼고 (최근 김훈씨가 그런 것 같아요. 언어라는 용기와 거기에 표현하려고 하는 내용물이 잘 조화되고 짝을 만나게 애쓰는 것이 작가들이니까요.), 하고 싶은 말 voice up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생각을 단련하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생각하는 것도 훈련이고, 집중력의 끈을 놓지 않고 씨름을 하는 것도 해본 사람들이 더 잘 해내죠. 전 생각이 시들시들해지고 뻗지 못할 때는 고전들을 읽습니다. 주로 독일 철학자들의 저서를 읽으면서 개별 문장과 단락들이 어떻게 책으로 완성되는지를 따라가며 감탄하죠. (공부가 부족해 감탄이나 영감을 얻는 것 외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기도 하고요. 끙;;)
모쪼록 별 탈 없이 건강이 회복되길 바랍니다.
sinabadon
전번에 친구랑 얘기하다가 나온 내용입니다, 짧은 글을 잘쓰고 그를 인정받아 단행본을 내는 사람들은 꽤 있는데, 일정한 주제로 단행본을 낼만한 역량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것 같다는 거죠. 서점가보면 새로운저자들의 책은 블로그글을 모아 편집한 형태인 것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한윤형님 지적(칼럼분량에서 단행본분량으로 바로 넘어가는 건 무리가 있으며, 수련의 장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없고, 사회에서 글을 수련하는 사람들에게 대가를 지불하지 못한다)에 대해 공감합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그래서 '뉴라이트 사용후기'는 참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형님은 지식을 가지고 한 글쓰기가 아니고 날로 먹은거다, 라고 하셨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날씨 추워지는데 건강관리 잘 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 멋진 생각 부탁드립니다^^
사족을 덧붙이자면 그래서 '뉴라이트 사용후기'는 참 의미있는 책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윤형님은 지식을 가지고 한 글쓰기가 아니고 날로 먹은거다, 라고 하셨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날씨 추워지는데 건강관리 잘 하시고, 앞으로도 좋은 글 멋진 생각 부탁드립니다^^
저도 위의 분들 말에 동감! 오늘부터 <뉴라이트 사용후기>를 읽기 시작했는데
2장 초반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속으로 '아 이분 참 기특하시다!!'라고 생각했다니까요....; (크크)
여러모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키보드 워리어 전투일지>도 좋았고 나름의 의미에서 감동도 받았어요. 책을 읽다보니 저 역시 2000년대 초반의 기억을 재구성하게 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또래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엿튼. 바쁜일들 잘 마무리 하시고 건강해지셔서 곧 뵐수있길. (반이다도 요새 많이 바쁘네요 ㅜㅜ)
그럼 수고하시고요 :)
2장 초반을 읽다가 저도 모르게 속으로 '아 이분 참 기특하시다!!'라고 생각했다니까요....; (크크)
여러모로 많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키보드 워리어 전투일지>도 좋았고 나름의 의미에서 감동도 받았어요. 책을 읽다보니 저 역시 2000년대 초반의 기억을 재구성하게 되더군요. 그런 의미에서 또래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엿튼. 바쁜일들 잘 마무리 하시고 건강해지셔서 곧 뵐수있길. (반이다도 요새 많이 바쁘네요 ㅜㅜ)
그럼 수고하시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