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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홍콩여행 20100304-20100308 (중)

조회 수 3912 추천 수 0 2010.04.19 09:10:51



밤의 도시는 다시 유화처럼 질료감이 없다. 나는 높은 건물을 주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찍어야했다. 아래에서 높은 건물을 바라보면 건물의 높은 부분은 그것이 대지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 마치 그 자체로 하늘에 떠 있는 양 보였다. 도시 자체가 '천공의 성' 라퓨타 같았다.



홍콩에 이런 동네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 구룡반도의 한 외곽이었다는 것 같다. 말하자면 홍콩의 '시골마을'인데, 홍콩사람들도 그 존재를 잘 몰랐던 그런 시골이다. 고속철도 노선이 이쪽을 통과할 거라는 얘기가 전해지자, 이곳 주민들은 삼보일배와 매우 흡사한 시위를 펼친다. 두 손 안에다 씨앗을 담은 채로 절하면서 전진하는 시위를 벌인 것이다. 당시 홍콩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는데, 그것은 그들조차 홍콩 내부에 씨앗을 심을 수 있는 땅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연 경관의 색감으로 보자면 무슨 동남아의 밀림에 온 듯 하였다. 얼핏 <아마존의 눈물>도 생각이 나고...


하지만 농가의 분위기는 마치 30여년 전의 경상도 농촌 가구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고속철도가 지나가게 된 이곳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곳 사람들이 정부에 내건 조건은 이색적이었는데, 1) 가능한 멀지 않은 곳에 이주하고 싶다. 2) 친척들이 주변에 사므로 친척들과 함께 이주하고 싶다. 3) 이웃들도 함께 이주하고 싶다. 기르는 가축들도 함께 이주할 수 있는 땅이어야 한다. 4) 마을사람 전부를 한 번에 처리해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측에서 분리대응할 수 있기 때문) 5) 홍콩 도심의 주말농장처럼 집과 일터(농토)의 거리가 멀어지면 (평균적으로 자동차로 한시간 거리 정도) 곤란하다. 집과 일터는 함께 있어야 한다. 등이었다. 공동체 자체를 옮겨달라는 근원적인 요구였다. 한국인들은 한국에 그와 비슷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평택에서 겨우 이와 아주 약간 흡사한 사례를 발견할 수 있을 뿐이었다.



중국 군사시절 근처에서. 별로 할 일이 없어 보이는 군사시설이라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훼손하는 시설이 차라리 이곳에 들어서길 바랐지만, '이 시설은 매우 중요한 군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어렸을 때는 소가 들어가서 풀먹으며 뛰노는 시설이었다는데,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 시설 경비가 더 엄중해지기는 했단다. 헬기가 지나갈 때마다 그 모습을 포착하고 싶었는데, 번번히 기회를 놓쳤다. 겨우 하늘 저 편으로 잠자리처럼 사라지는 헬기를 잡아낼 수 있었다.



농촌 마을을 떠나기 전에 그곳 주민에게 얻어 먹을 수 있었던 수제비 비슷한 음식. 밥은 이렇게 먹어야 제 맛이다.


시만

2010.04.19 15:46:48
*.99.62.34

우왕.. 진짜 맛있었겠군. 언제 홍콩까지 다녀온 겨. 저 풀밭(?)은 충격이긴 하오.

하뉴녕

2010.04.19 21:36:09
*.152.196.107

날짜가 기록되어 있습니다만 한참 전의 일이에요...ㅠㅠ 정리를 못해서 ㅠㅠㅠㅠㅠ

오디♪

2010.04.19 19:15:04
*.70.127.35

잘 다녀왔수? ^^ 후배들한테 얘기 마~~~~이 들었어 >.< ㅎㅎ

하뉴녕

2010.04.19 21:36:51
*.152.196.107

잘 다녀왔지...ㅠㅠㅠㅠ 재충전 잘 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기력이 쇠했어....ㅠㅠㅠㅠㅠㅠ 난 다녀오고 여행멤버들 한 번도 못 봤는데...언제 한번 같이 봐야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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