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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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좌파'라고 부르는데, NL이 아닌 인간들을 모아서 편의상 'PD'라고 부르는데 이 인간들의 공통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아무도 설명할 수 없는 세상이다. 엊그제 쓴 글에서,
과거에는 사회주의에 대한 동의 여부로 좌파와 우파를 가늠할 수 있었다. 오늘날의 좌파와 우파는, 냉소적으로 말하자면 정치적인 생각의 차이로 구별되지 않는다.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이들이 좌파이고 그렇지 못한 이들이 우파다. 2010/08/14 - [정치/용어] - 소통
라고 말하긴 했다만, 정치세력을 자칭하는 이들이 정말로 이런 '냉소적' 규정을 갖다 쓸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누구를 대변하는 정당인지를 규정하면서 정체성을 찾아보잔 제안도 했건만 2010/06/16 - [정치/정당] - [레디앙] 누구를 위한 진보정당 운동인가 이런 주장에 관심을 가지는 이는 많지 않다. 몇몇 이론가도 이 비슷한 얘기를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리고 노동운동하는 양반들 토론회를 가도 이 비슷한 견해를 들은지는 몇 년 되었는데, 이런 얘기들은 그에 해당하는 실천의 문맥을 여전히 찾지 못하고 있다. 이런 얘기엔 왈가왈부하지 않고 진중권-김규항 논쟁이나 주의깊게 관전하면서 좌파들의 이론적 관념성을 질타하는 건 무슨 콧구멍으로 설렁탕 쳐먹는 소리일까.
'진중권'이 나쁜 놈이라고 치고 봐도 그렇다. 김규항의 문제제기는 내가 폼나는 좌파라는 걸 증명하고 싶단 욕망 이외의 차원이 안 보인다. 이를테면 진보신당 내에서 자유주의자가 좌파를 핍박했다고 치자. 그럼 이게 어떤 얘기인가. 진보신당 당원이 많이 잡아봤자 꼴랑 1만 5천이다. 이들 중 자유주의자가 다수란 얘기니까 한국 사회에서 '좌파'란 종자들이 꼴랑 1만명도 안 된단 얘기가 된다. 아 그 바깥에도 급진적인 '좌파 그룹' 많다고? 30명씩 삼십개 그룹? 아니면 3명씩 삼백개 그룹?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 기표한 사람이 4%가 안 되는데 말야, 노회찬은 그 한줌도 안 되는 동네에서도 이념적으로 소비되는게 아니라 트렌디하게 소비된다. '멋진 신세계'다. '좌파'가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도대체 그럼 뭐가 좌파야? 이게 근본적인 문제인데 진중권이 자유주의자고 뭐고가 대체 뭐가 중요해? 진중권이 어디서 백만 자유주의자를 끌고 와 당을 장악했나?
한줌도 안 되는 것들이 지들 몇명끼리 읽는 텍스트 펼쳐놓고 거기서 연역적으로 뭔가 헛소리를 하는데 나같은 인간 안 끼면 다른 커뮨끼리 대화도 안 된다. 내가 무슨 무당인지 영매인지, 지랄맞다. 제 커뮨 글 아니면 '글이 어렵다'고 그런다. 아니 니 글이 어렵냐(?) 내 글이 어렵냐(?). 이 질문은 우문이다. 내 글은 반지성주의자를 위한 글이고 니 글은 글이 아냐. 싸지르면 글이냐? 닥쳐.
왕년에 빡세게 운동했다고 좌파면 김문수에게 꿇을 것이지 뭔 말이 그렇게 많나? 무슨무슨 책 읽는다고 좌파면 서양으로 유학이나 갈 것이지 뭐하러 미개한 한국어로 글 쓰나?
몇 년 전부터 하던 생각이 "멸종된 좌파를 찾아서"란 특집기획이다. 왕년에 운동하던 양반들 찾아다니면서 "당신은 아직도 스스로 좌파라고 생각하나요?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죠? 그렇게 생각 안 한다면 그 이유는 또 무엇인가요? 오늘날에 있어 좌파란 건 대체 뭘 의미할까요?"라고 묻고 싶다. 난 원래 내가 좌파라고 말하고 다닌 적이 없다. 진중권은 본인이 좌파라고 생각할 거 같은데, 난 잘 모르겠다. 그 점에 대해선 김규항에 대해 동의한다. 진중권은 좌파가 아닌 것 같다. 근데 김규항은 좌파가 뭐라고 생각하길래 진중권이 '좌파가 아니고 나는 좌파라고' 판단내리는 걸까. '중산층과 서민'이란 김대중-노무현의 레토릭을 사용하는 심상정이 더 이상 좌파가 아닌 건 맞는 거 같다. 그럼 심상정을 욕하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근거로 자기들을 좌파라고 말하는 거냐.
한 명씩 찾아가서 물어보고 싶다. 자랑스럽게 좌파라고 얘기하는 김규항은 빼고 말이다. 도대체 뭐가 좌파냐? 그런게 있기나 하냐? 그런게 없으면, 그럼 당신들이 그담부터 고민해야 하는건 대체 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