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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오늘(10월 20일 월요일) 오후 4시부터 오전에 있었던 폭력적인 시위현장 침탈에 항의하는 항의 집회가 열렸습니다.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기륭회사 정문에서는 용역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진입루트 중 한 방면인 대로변쪽 길을 전경이 봉쇄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은 용역과 전경의 위대한 합동작전이 벌어진 날입니다. 국가폭력과 자본폭력, 공적 폭력과 사적 폭력이 아무런 위화감 없이 결합했습니다.


그들은 처음부터 대기하고 있었지만, 특히 오후 5시경부터 시위대가 쌓기 시작한 철탑 때문에 자극받았습니다. 기륭회사는 최근의 합의안과 기자회견 등으로 그들이 이른바 ‘기륭사태’의 사회적인 의미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들은 스스로 법이며 정의였으며, 그들이 보는 기륭분회원들은 불법한 행위를 저지르는 모리배일 뿐이고, 분회원들의 요구조건을 들어주는 것은 “불의와 타협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오로지 사회적 약자들에게 지극히 불리하게 세팅된 작금의 실정법의 관점에서만 사태를 판단하고, 농성자들에게 푼돈을 쥐어주어 이 사태를 종식시키려고 하는 그들에게, 기륭사태의 사회적인 의미를 다시 한번 주지시키기 위해 김소연 분회장은 농성장에 철탑을 세우고 그 위로 올라가기로 결의했습니다. 그리고 철탑의 건설은 바로 오늘 오후 5시에 급작스럽게(!) 진행되었지요.


이런 순서로 철탑이 만들어졌습니다. 5시 20분에서 30분 사이에 찍은 사진들입니다.

철탑에 사람이 올라가면, 이것을 그냥 밀어내서는 사람이 크게 다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사다리차가 오지 않는 이상은 끌어낼 수가 없습니다. 전경과 용역이 힘을 합쳐 바로 오늘 농성자들을 일망타진하려고 했던 사측은 크게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후 5시 30분경 갑자기 대로변쪽 길의 전경이 전진을 시도했습니다. 일몰이 된 것도 아니요, 합법적인 시위를 진행중인데 경찰이 갑자기 개입하기 시작한 것이죠. 전경들 앞에는 원래는 여성 시위자들이 대치하고 있었는데, 전경이 밀자 남성들이 합류해서 그것을 막아냈습니다. 경찰로서는 당황해서 진격한 것이지 이 시간엔 끝까지 밀어부칠 명분이 없었죠. 그러던 중 오후 6시 경 김소연 분회장이 드디어 철탑에 올라갔습니다.


사측은 농성장 앞 회사 대문을 열고 용역을 전진시켰습니다. 일부 용역이 철탑을 흔들자 김소연 분회장은 사람이 죽는 꼴을 봐야겠냐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맨 앞줄의 비계만 그득한 떡대 용역들은 제발 그렇게 해달라며 해맑게(?) 웃으며 박수를 쳤습니다. 전경은 큰길쪽 길에서 벗어나 기륭회사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아까 대치했던 전경이 회사 앞으로 온 것을 보았지요. 전경의 숫자는 점점 더 증강되었습니다. 경찰간부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밖에 없다고 경고방송을 날렸습니다. 그 곳에 있던 ‘시민’들은 시위대밖에 없었는데 말입니다. 농성장 뒤편의 아파트 주민들은 창문으로 이 모든 사건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파트 정문은 시위대가 도망갈 수 없도록 굳게 봉쇄되었습니다.


날이 어두워지고 있던 6시 10분 경 용역과 전경들이 일시에 시위대를 밀치고 나왔습니다. 체지방이 40%는 넘어보이는 떡대 용역들은 삽시간에 대로변쪽 길과 충남슈퍼쪽 길을 장악했습니다. 그래서 기륭농성장에 있던 20여명의 시위대는 삽시간에 고립되었고, 나머지 시위대는 양쪽 진입루트에서 용역들과 대치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용역들 사이로 기륭전자의 직원 복장을 한 이들도 섞여 있었는데, 기륭분회 노조원 중 한 명은 저기에도 그저 직원 점퍼를 걸친 용역이 섞여있다고 말했습니다. 3년전부터 보았다고 하면서요. 용역이 양쪽 진립루트를 막고 있는 한편 전경들은 철탑 아래에서 일부 시위대와 대치했습니다. 마치 전경들이 철탑과 김소연 분회장을 수호(?)하는듯한 모양새였습니다. 소수 시위대가 전경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자, 뒤편에서 특히 추악하게 생긴 떡대 용역이 비웃듯이 큰 목소리로 “둘 넷 여섯 여덟 열~”하며 시위대 숫자를 세었습니다. 농성장의 시위대는 이미 소수였고, 게다가 여성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철탑 위에 올라가 있던 한분은 저 떡대 용역들 뒤에서 경찰간부들이 상황을 지휘하고 있다고 고발했습니다. 경찰과 용역, 그들은 한몸이었습니다. 


친절한 전경들은 시민의 수호자답게 철탑과 김소연 분회장을 지켜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은(는) 훼이크고 전경 ㅅㅂㄻ !!! 오후 6시 20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양쪽 진입루트와 농성장 사이의 왕래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았습니다. 농성장의 사람들은 촛불을 받고 농성장에 앉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6시 20분부터 6시 40분 사이에 전경들은 다시 한번 밀치고 나와 농성장의 소수 시위대를 완전히 둘러쌌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전경들은 용역들과 함께 두 진입루트의 시위대와 몸싸움을 시작했지요. 그리고 일부 전경들은 철탑의 아래쪽에 있던 몇몇 농성자들을 물리적으로 끌어냈습니다. 그 와중에 시위대 일부가 부상해서 시민들은 구급차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두 진입루트의 전경은 시위대가 아무리 구급요원이 지나가야 하니 길을 트라고 해도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구급요원이 길트기를 요구한지 십여분이 지난 다음에야 한쪽의 전경대열이 열리기 시작했는데, 그순간 다른쪽 전경대열이 시위대를 덥쳤습니다. 서로 욕하는 전경과 시위대, 그런 이들에게 도발하지 말라고 만류하는 시위대 등, 상황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경찰은 끊임없이 불을 밝히고 사진을 찍으면서 ‘채증’을 했습니다.


구사대 앞의 촛불과, 촛불 옆의 전경. 촛불이 포위되어 있습니다. 5시 25분에 찍었습니다.


오후 8시에는 경찰이 스피커차 코드를 칼로 끊고 다시 한번 당신들은 불법집회를 하고 있다는 경고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전경이 밀치는 가운데 다치는 사람이 속출했고 경찰들 사이로 용역들이 왔다갔다 했습니다. 8시 30분에는 용역들이 철탑을 흔들면서 김소연 분회장에게 죽으라고 위협했다고 합니다. 그후로도 현장에선 지속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9시 10분 경에는 기륭 최동렬 회장이 정문에서 나와서 걸어갔고 이를 본 시위대가 야유하는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사람들이 얻어맞는 비명소리가 들린다고 하며, 부상자가 구급차로 이송되는 장면도 목격되었습니다.

 

용역들의 폭력에는 침묵하다가, 용역과 협잡하여 시위대를 완전히 몰아내려고 하는 것이 대한민국 경찰입니다. 국가는 최소한의 조정기능도 포기하고 기업주들의 요구를 들어주었습니다. 아니, 완전히 그들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기륭분회원들은 많은 것을 바랐던 것이 아닙니다. 딸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곧바로 달려가도 해고당하지 않는 직장, 몸이 많이 아플 때는 하루 정도 휴가를 내도 해고당하지 않는 직장, 업무상 과실이 아닌 이상한 트집으로 그것도 핸드폰 문자를 통해 해고당하지 않는 직장을 바랐을 뿐입니다. 회사측은 대한민국엔 그런 직장을 주라는 법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법이 바뀌어야겠지요. 하지만 우선은 회사측에게 그런 열악한 고용환경을 제공한 것은 잘못이라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회사측이 좀 더 노동자에게 책임을 지는 고용형태를 받아들이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기륭분회원들은 바로 그러한 정치적 요구를 위해 싸우고 있습니다. 무려 1천일이 넘는 시간 동안을요. 회사가 원하듯 그들이 돈이나 몇푼 받고 떠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이분들이 이렇게 버티고 있는 동안, 회사측은 돈독오른 투쟁전문가들이 잘나가던 수출중소기업을 말아먹고 있다고 악의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노조원들이 적개심에 가득 찬 투사가 되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1천일이 넘는 전체 노동자를 위한 투쟁의 시간 동안 함께 하지 못한 우리들의 책임을 거론하고 싶습니다. 그분들이 적개심에 가득 찬 투사가 되도록 방치한 우리는, 부채감에 가득 찬 채무자가 되어야 합니다. 숱한 채무자들이 부채감을 느끼며 함께 할 때, 그분들의 투쟁은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포위당한 기륭의 싸움을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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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과 함께 하는 네티즌 연대
"함께 맞는 비" 카페입니다.
http://cafe.daum.net/kirungRelay  

 


이상한 모자

2008.10.21 10:41:50
*.50.160.205

하뉴녕

2008.10.21 14:24:13
*.139.194.168

헐... 이자제한법을 개정해야!!!

단홍시

2008.10.21 23:03:26
*.254.24.177

학교 게시판에 원주소 명기하여 퍼갈게요

하뉴녕

2008.10.23 14:01:31
*.202.103.155

니엡

감은빛

2008.10.22 18:40:06
*.241.158.118

고생하셨습니다!
여러 현장에서 용역들과 접해봤지만 이번 경우처럼 용역들과 섞여서 오래있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네요.
또 어떻게 될지는 모르지만 끝까지 힘냅시다!

하뉴녕

2008.10.23 14:01:41
*.202.103.155

수고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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