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잘못되면 전부 망할 것처럼 세상을 뒤흔들었던 재보선이 끝났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선거는 전적으로 민주당의 승리다. 한나라당은 최소한 이 정세에서 기본 정도는 했다. 최대의 패배자는 진보진영이다.
신종플루 때문에 투표율 저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오직 안산 상록구 을 선거구만 투표율이 낮은 이유를 설명해주진 못한다. 역시 세간의 평가를 인용하자면 '단일화 무산'이 큰 변수로 작용했음이 분명하다. 김영환은 어쨌든 민주당 후보다. 아무리 천정배, 김근태가 소극적으로 굴어도, 그리고 호남향우회가 머뭇머뭇 했어도 민주당은 여전히 민주당이다. 그러나 임종인은 무소속이다. 이 차이가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애초에 단일화 실패하면 승산이 제로라고 보았기 때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득표가 지난 총선에 그치고야 말았다는 것은 임종인으로서는 치명적이다. 임종인이 얼마 남지 않은 정치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당 복당 뿐이라는 것이 증명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을 이야기 한다. 정세가 변하지 않는다면 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정도는 증명된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시간은 조선왕조 500년 만큼 남아있다.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포자기 하지 말아야 한다. 초연해야 한다.
우리는 다시 겨울을 준비해야만 한다. 길게 보고, 크게 이야기 해야 한다. 분당 후 1년,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다.
진보 낙제점 패배…2010선거도 영향 | ||||||
[안산 패배 이후] "위기 가속화될 것…'반MB' 한계, 진보연대 강화" | ||||||
임종인 무소속 후보의 낙선(득표율 15.6%)과 김영환 민주당 후보의 당선(41.2%)은 향후 민주당과 진보진영의 정치적 역학 관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10월 재보궐 선거결과가 이명박 정권 등장 이후 이어지고 있는 ‘반MB공조’의 미래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연합 전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야 3당의 연합후보가 한나라당 송진섭 후보의 득표율(33.2%) 절반에도 못 미쳤으며, 민주노동당이 출마한 다른 지역에서도 유권자들이 진보정당에게 '캐스팅 보트'로서의 가능성조차 인정해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민주당에게 진보진영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진군해나갈 수 있는 '독자성'을 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참혹한 진보진영 현실 반영
물론 이번 선거가 양당구도와 강력한 ‘반MB정서’가 작용했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는 전혀 새로운 사실이 아니며 핑계에 가깝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오히려 이번 선거 결과는 진보진영이 대안세력으로서의 주목을 받았던 과거보다 더욱 참혹한 현재를 지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번 선거에서 사실상 민주당이 승리를 했다는 점에서 강력한 여당과 약체의 보수야당이라는 정세인식을 기초로 한 다양한 전략과 전술들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여러 차원에서 이길 수 있는 선거였으나 임종인 후보의 강점을 살리지 못했던 부분은 아쉽다”고 말했다. 노 대표는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것이었지만 그에 앞서 김영환 후보와의 차별성을 대중들에게 부각시켰어야 했다”며 “그러나 차별화가 쉽지 않았고 한나라당의 어부지리를 피하기 위한 과정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향후 연대 방향 고민해야
진보양당 공조 눈여겨 볼 대목
진보진영 연대 단결 중심으로 반MB 대안투쟁 |
임종인 후보에게 보내주신 안산시민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이 안산상록을 재선거에서 펼친 의미있는 정치실험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주신 국민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임종인 후보와 임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회는 안산 상록을 선거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입니다.
임종인 후보에게 보내주신 소중한 한 표, 한 표에는 새로운 정치를 향한 국민여러분의 갈증과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고, 오늘의 결과를 계기로 삼아 더 큰 승리를 향해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09년 10월 28일 야3당 단일후보 임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회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