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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가 죽었다. 오늘 오후 12시 15분 경의 일이다. 사실 이틀 전부터 의식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였다. 간간히 깨어나면 벌벌 떨다가 다시 고개를 떨궜다. 그러다가 힘들면 마지막 힘을 짜내서 몇 차례 울기도 했다. 나는 여러 방법으로 음식을 먹이거나 최소한 물이라도 먹을 수 있도록 하려 했지만 불가능했다. 의사도 손 쓸 방법이 없다고 했고, 고양이 스스로도 이제 더 이상 극복할 힘이 없었으며,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도와줄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요 며칠 간은 그런 객관적 상황 - 고양이의 죽음을 정서적으로 받아들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물이 흥건한 상태의 바닥 위에 널부러져 있는 고양이를 발견 했을때, 나는 이것이 마지막일 것임을 직감했다. 고양이는 자기 자리를 나와 가까스로 걸어가다가 물그릇을 엎고 그 위에 쓰러져 버렸던 것이다.
젖은 고양이의 몸을 수건으로 감싸고 난방을 가동했다. 고양이는 큰 소리로 울었다. 저 녀석이 지금 얼마나 살고 싶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는 깜빡 잠이 들었다. 꿈에서 고양이는 갑자기 상태가 좋아져 먹이를 잘 먹어 나를 기쁘게 했다. 다시 눈을 떴을때 고양이가 마지막으로 울었다. 몇 차례 기침을 하고 고양이는 마지막 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