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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느티나무 서울에서 고사 직전
◀ANC▶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 들어서 화제를 모았던 1천 년 된 느티나무가 시들어 가고 있습니다.
늘 사람들의 욕심이 문제죠.
조문기 기자입니다.
◀VCR▶
지난여름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에 들어섰던
천년된 느티나무입니다.
싱싱한 초록 나뭇잎과
굵고 거친 몸통.
시공사가 새로운 천년의 징표로 만들겠다며
무려 10억 원을 주고 옮겨 심은 것입니다.
그러나 오늘 느티나무의 모습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가지들이 대부분 절단됐고
몸통은 깁스를 한 것처럼
헝겊으로 둘러싸였습니다.
고사 직전의 상황입니다.
시공사측은 10m 높이의 방풍막을 치고
포도당을 비롯한 각종 영양제를 주사하며
느티나무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SYN▶ 시공사 관계자
"옮겨오기 이전부터 수령이 많은데다
큰 구멍이 나서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옮겨온 이후에 더 나빠져서
특수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 느티나무는
경북 군위에서 고령으로,
고령에서 다시 서울로
두 차례 옮겨졌습니다.
두 번의 이식에다
남부보다 추운 중부지역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INT▶김선희 박사/국립산림과학원
"나이가 너무 많은 수종 같은 경우는
뿌리 분 뜨기 전까지의 단계가
2년에서 3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됩니다."
계절의 변화 속에서도
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고목의 슬픔은,
자연에 역행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 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문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