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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근무요원임에도 불구하고 자꾸 스케쥴이 헛갈려서 수첩을 하나 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랍에서 김남희 선수가 좀 쓰다 냅둔 마린블루스 시스템 다이어리를 발견한게 이 모든 사건의 화근이었다.
일단 나는 마린블루스 캐릭터가 마음에 안 들었다. 그래서 속지만 좀 점잖은 것으로 새로 사다가 갈아 끼워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인터넷 쇼핑을 했다. 한 9천원 어치를 지른 것 같다. 배송되어온 속지를 본 나는 깜짝 놀랐다. 사이즈가 다른 것이다! 보통 시스템 다이어리의 반 밖에 안 되는 사이즈다!
나는 속상해서 (사실은 다른 일로..) 또 술에 취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홧김에 그 다이어리 겉 껍질을 또 질렀다. 7천원 정도였다. 그리고 배송되어온 물건을 보고 난 또 깜짝 놀랐다. 이건 창피해서 들고 다닐 수가 없을 정도다. 어떻게 어떻게 마음을 진정 시키고 뚜껑(?)을 열어 보았다. 전에 산 그 속지가 번들로 들어있다. 아, 화딱지 나. 아직은 그래도 써보려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지만 그냥 포기하고 수첩 하나 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이폰 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