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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 박이 아이의 입장에서 인생이란 '하고 싶은 것', 혹은 '누군가 시키는 것'을 하는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은 아이가 하고 싶은 것이고 '누군가 시키는 것'은 그 누군가가 하고 싶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세 살 박이 아이의 입장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내 마음에 들거나 남의 마음에 들거나 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질문은 아이의 머릿속에 대단한 혼란을 불러 일으킬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진실을 말하든 거짓을 말하든 필연적으로 아이는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답은 해야 한다. 이 얼마나 무시무시한 일이란 말인가!
제 경험으로는 "그건 알아서 뭐할려구?" 이 대답에 그 이후로 오랫동안 단 한번도 저런 쓰잘데기 없는 질문은 안했다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