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중도우파' 압승…좌파 '울상'
뉴시스 | 김선주 | 입력 2009.06.08 17:54
【서울=뉴시스】
유럽연합(EU) 유럽의회 선거 결과 '중도우파'가 압승했다.
가디언, BBC, 로이터 등 영국 유력 언론은 7일(현지시각)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유권자들이 국제 금융위기 대처 과정에서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한 좌파에 등을 돌렸다"는 분석을 내놨다.
각 국 중도우파 정당들이 중도좌파 정당들을 크게 누르고 승리했기 때문. 중도우파 정당들로 구성된 유럽국민당(EPP)는 36.3%의 지지율로 전체 736석 가운데 267석을 차지했다.
반면 중도좌파인 유럽사회당(ESG)은 21.6%의 지지율로 159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이 외에 ▲ 자민동맹(ALD) 81석 ▲ 녹색당(GG) 51석 ▲ 유럽국가연합(UEN) 35석 ▲ 유럽좌파연합(EUL) 33석 ▲독립·민주그룹 20석 ▲기타 정당 90석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난 선거보다 8석 많은 의석을 확보한 녹색당 공동대표 필리페 램버츠는 "이제 사회민주주의는 전만큼 명료한 비전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217석에서 159석으로 의석 수가 줄어든 유럽사회당 대표 마틴 슐츠는 "비탄에 잠길 정도로 실망스럽다"며 "우리는 더 나은 결과를 기대했다"고 토로했다.
100석에서 81석으로 줄어든 자민동맹 대표 그래함 왓슨도 "이제 우리는 좌우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선거는 각 국 집권 여당의 중간평가 성격도 띄고 있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도 했다.
독일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기민당-기사당연합이 야당인 자민당을 누르고 득표율 1위를 차지했다.
프랑스에서도 여당인 대중운동연합이 야당인 사회당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아일랜드에서도 여당이 압승하기는 마찬가지.
최근 미성년자와의 스캔들로 궁지에 몰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도 선거 승리로 한 고비 넘겼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이끄는 인민자유당이 야당인 민주당을 10%포인트 차이로 이기면서 재기의 발판을 다질 수 있게 된 것.
물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기대했던 43~45%의 지지율에는 미치지 못한 수치지만 영부인의 이혼 선언 등으로 수세에 몰렸던 총리로서는 선거 결과로 한 숨 돌리게 된 셈.
반면 최근 '주택수당 스캔들'에 휘말린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는 울상이다. 보수당(29%), 영국독립당(17%)에 이어 집권여당인 노동당이 15%의 지지율에 그쳐 영국 내 3위를 차지한 것.
전면 개각까지 단행하며 유럽의회 승리를 노리던 브라운 총리는 향후 당 안팎의 거센 사퇴 압력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