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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박종태 열사 투쟁에 대해

조회 수 843 추천 수 0 2009.05.19 00:16:08

놀이네트님이 무언가를 물어보셨는데, 현역 운동권인 제가 여기다 뭘 자세히 길게 쓸 수는 없습니다. 특히 요즘 시국과 관련하여는 더욱 그렇습니다. 때문에 몇 가지 사실만 언급하여 이해에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1. 이 업계에서 대한통운을 내용적으로 이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고 박종태 동지는 이 어려운 싸움을 계속 해오다가 실의에 빠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2. 노동운동에서 '사람이 죽었다'라는 것은 한 번 크게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3. 현재 민주노총 위원장인 임성규 아저씨는 '구 중앙파'로 분류되며 2004년 이후부터 권력을 유지했던 '국민파'와는 성향이 다릅니다.

4. 화물연대, 덤프연대, 건설노조 등 소위 '투쟁력 높은' 노조의 경우 집회에서 지도부조차도 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종종 펼쳐집니다.

5. 소위 '죽봉'이라고 표현되고 있는 것은 사진 맨 뒤쪽에 보이는 검고 긴 깃발을 달아놓은 '만장'이라는 것으로 열사 투쟁이 있을 때마다 흔히 쓰이는 도구입니다. 민주노총이 특별히 폭력투쟁을 하기 위하여 사전에 준비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6. 경찰의 초강경진압에 대해서는 '지금 시국이 그래서'론과 '경찰의 최후 저지선이 뚫려서'론, '전경 중 실명을 한 사람이 있어서'론 등이 제기되고 있으나 정확히는 알 수 없겠습니다. 다만, 일부러 경찰이 폭력을 유도했다는 주장은 저로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쓰고 나니까 이상해졌는데, 경찰이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았다는 말이 아니라, 경찰은 통상적으로 늘 시위대를 자극하는데 이번 투쟁에 있어서 특별히 더 많이 진압, 연행하기 위한 흉계나 함정을 판 정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는 말입니다. 경찰은 늘 작전을 짜고 작전대로 움직이지요. 가운데를 비워놓았다가 양쪽에서 협공하는 작전, 일부가 버티는 사이 후열이 옆구리로 들어가 꼬리를 자르는 작전 등 여러가지 작전이 언제나 쓰이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이런 작전들이 성공하지 못하고 하도 격렬하니까 그냥 뚫려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놀이네트

2009.05.19 09:48:39
*.241.118.90

자세한 답변에 감사드립니다.

좀 억울하고 그래서 투정을 부린 것 같습니다.

늘 과로하시는 것 같은데 건강 잘 챙기세요.

이제부터 음료수가 생기면 안 먹고 챙겨두었다가 화물연대 동지들에게 건네주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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