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끄트머리의 인터뷰는 접어두고 아직 안 읽었습니다.
하지만 구어체 대화에서는 가령 틀린 표현이나 비문이 있대도 별 문제 없으니,
읽은 부분 가운데 놓친 데가 없는 한 여기에 추가될 항목은 없겠습니다.
34쪽, '56킬로바이트퍼세컨드(56kbps)' -> '56킬로비트퍼세컨드(56kbps)': 조금이라도 더 빠른 듯 보이고 싶은 제조사 입장에서는 kBps보다 kbps 표기를 선호했지요. ^^
59쪽,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자 금세' ->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다 금세': 틀렸다고 잘라 말하긴 어려운 면이 있지만 아마 의도는 후자 쪽이었을듯.
75쪽, '진보 개혁 세력을 분열시키는 한나라당 제5열' : 제5열이라는 수사는 보통 어떤 조직 내부에서 그 조직을 '사보타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 걸로 아는데, 그러고 보면 맥락상 '한나라당 제5열'은 좀 맞지 않는듯. 아마 원래 의도는 '한나라당 2중대' 정도가 아니었을까?
108쪽, '연합군이나 주축군의 진영을 선택하고' -> '연합군이나 추축군의 진영을 선택하고'
108~109쪽에 다수, '주축군' -> '추축군'
111쪽, '의미 없는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데 최고인 다른' -> '의미 없이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데 최고인 다른'
129쪽, '문건 없이 전전긍긍하지 않고서' -> '문건 없이, 전전긍긍하지 않고서' (?)
'그 당시 운동권에는 ~ 명확하지 않았다.' -> '그 당시 운동권에서는 ~ 명확하지 않았다.' (?)
165쪽, '성격을 가진다는 한국 노동운동의 오래된 뿌리인' -> '성격을 가진다는, 한국 노동운동의 오래된 뿌리인'
이 정도 분량의 책에서 눈에 띄는 착오가 이렇게 조금이라니 굉장하네요.
내 배가 부르대도 이웃이 굶주리고 있다면 그게 얼마나 위태로운 노릇인지를 다수가 깨닫고 체화하는 날이 꼭 오기를,
그리고 건필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 '4'
김기응
동격 형태인 '프랑코파(인) 제5열'이라면 말이 됩니다. (1)
반면 '프랑코파 ((내)의) 제5열'이라면 틀린 거고요. (2)
이제 "레닌을..."이라는 책의 지적한 부분에서 맥락을 볼 때 위 (1) (2) 가운데 어느 쪽으로 느껴지기 좋으냐 하는 건데,
제가 읽은 어감으로는 '한나라당 (내의) 제5열' 처럼 느껴져서, 맞지 않다 생각했지요.
사실 맥락상 그렇게 (즉 '한나라당 내의 제5열'이라고) 보아서는 말이 안 되므로 별 문제가 아니라고 치부할 수 있으나,
제5열이라는 수사를 사용할 때 보통 취하는 형태(즉 그냥 수식 없이 '제5열' 또는 '숙주 집단의 이름 + 제5열')를 굳이 저렇게 변형해서 쓰고 그래서 이상하게 들릴 가능성이 생겨나는 무리를 무릅써야 할 이유는 뭘까요.
그러니 "레닌을..."에서는 '분열시키는 제5열' 또는 '분열시키는 진보 개혁 세력 (내부의) 제5열'로 쓰는 게 깔끔하게 똑 떨어지지 않냐, 그런 겁니다.
내부에 있으면서 외부세력에 호응해 그것에 정치적·군사적 원조를 주기 위해 교묘하게 위장한 집단.
단순히 스파이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군대의 행진대열이 보통 4열 종대(縱隊)이므로 열외(列外), 즉 제5열에 있는 부대를 가리킨 것에서 비롯된 말이다.
스페인 내란 당시 마드리드 내부의 프랑코 호응파를 제5열이라 부른 데서 유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