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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현직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

조회 수 873 추천 수 0 2008.04.21 16:44:49
일본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1일 한·미 쇠고기 협상 타결과 관련,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이 없더라도 했어야 할 문제였다.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져 그런데, 일찍했으면 관련이 없었을 일을 미루다가 이렇게 됐다”며 “우리가 양보했다고 하는 주장은 너무 정치 논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유선진당이나 친박연대 성향의 정치인이 저런 문제에 대해 발끈했다면 "우리가 양보했다고 하는 주장은 반미주의자들의 이념 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를 지탱하고 있는 환상도 그런 것이 아니다. 대운하에 찬반을 표하는 것은 좋지만 그걸 두고 총선에서 쟁점화하는 것은 정치논리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명박이다. 요즘 택광 선배가 자주 말하는 '중립국가의 환상'이란 것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한국 정치는, 정치 영역 자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강준만 교수의 경우 이명박과 노무현을 인물비평의 차원에서 비슷한 캐릭터로 분류하고 있고, 그 평에 동의할 수 있는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물비평을 넘어 각 정당에 대한 기능적인 측면에서도 그렇다.) 하지만 적어도 이 지점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 열린우리당 vs 한나라당이라는 정치적 맥락 안에 들어와서 정치를 하려고 애썼고 그렇게 하면서 커다란 반발을 낳았다. (비록 당시의 청와대도 정당을 중시하지는 않았지만, 열린우리당이 존중할 만한 정당이 못 되었다는 면도 있었다.) 반면 이명박은 정치에서 초연한 초월적인 지위로 올라서려 한다. 그가 하는 것은 '통치'고, 거기에 대해 찬반을 표하는 것은 '정치'인데, 놀랍게도 후자는 별로 쓸데없는 일이라는 게 그의 생각인 것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그런 태도가 한국인들에게 별로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지는 않는가 보다. 이 경제 모르는 자칭 '경제 대통령'의 정치 혐오증이 어디까지 치달을 것인지, 그리고 언제까지 추인받을 수 있을 것인지 어디 한번 지켜볼 일이다.




dal

2008.04.21 18:12:41
*.191.50.68

저도 그 인터뷰 기사를 읽고 이택광 선생님의 '정치제거 프로젝트', '중립국가 환타지'가 생각나더군요.

정통고품격찌질찌질

2008.04.25 21:02:34
*.216.114.61

노무현의 대연정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과연 열린우리당 vs 한나라당이라는 정치적 맥락을 중시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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