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jiva 님이 활자로 된 조선일보 홍정욱 인터뷰를 읽더니 "뭐야 이거, 무릎팍 도사아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당연히 노회찬을 지지했던 패잔병인 나는 네이버 메인에 올라왔던 그 인터뷰를 차마 정독하지 못했지만, 그의 말에 호기심이 생겨 한번 들여다 보았다. 과연, 그랬다.
jiva 님이 지적하고 내가 동의한 부분은 이 부분.
문 : 누군들 좋아할까마는, 지는 거 너무나 싫어하지요?
답 : 이렇게 말하면 제대로 '안티'가 생길 텐데…. 사실은 져본 적이 없어요."
문 : 벤처 하다 망해 먹었고, 중국 유학 갔다가 중도 포기 한 건 진 게 아닌가요?
여기까지 들으면, 화면이 멈추고, 홍정욱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며, 킬빌의 배경음악이 흐르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action! 이라는 소리가 들리면,
답 : 그건 스스로 잘 합리화했어요.
강호동과 주변 인간들 폭소. 뭐 이런 식.
홍정욱은 약점이 많은 인간이다. 예전에 가끔 본 조선일보 인터뷰는 억지로 없는 약점도 만들어서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 보기가 불편했는데, 상대가 홍정욱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약점이 그냥 사실 자체로 주어져 있으니 찌르는 것 자체가 흥미진진하다. 문제는 이 정확하게 약점을 타격하는 질문들이 결국엔 홍정욱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을 증폭시키는데 쓰인다는 거다. 언젠가 진중권이 다른 텍스트를 비평하면서 썼던 말을 활용한다면, 이 인터뷰는 풍자의 대상이 되어야 할 홍정욱을 해학의 대상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는 그를 보호한다.
홍정욱의 답변은, 굳이 따지자면 그의 '성공'이 '그의 성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의 '실패'는 그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음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그 자신의 계층적 환경의 문맥에서 '성공을 위한 준비'로 탈바꿈 되니까. 그런 합리화는 억지로 돈 끌어다 자녀를 유학보낸 중산층 기러기아빠의 자녀들이 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유학은커녕 등록금 대기에도 허리가 휘는 서민층의 자녀들에겐 말할 나위도 없고. 인터뷰 기사는 홍정욱의 아버지가 아들의 유학자금을 대기 위해 밤무대를 전전했다는 '사실'을 애틋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 기러기아빠들도 그만한 출혈은 감수하고, 기러기아빠가 되지 못하는 서민층 부모들도 자식새끼 때문에 허리가 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실패는 나뉜다. 이건 심지어 입지전적이지도 않건만, 존경의 대상이 된다.
인터뷰 자체가, 쇼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명사들의 약점을 찌르고, 거기에 대한 '인간적인' 변명을 들으며 친근감을 증폭하는 방식이 언제부터 널리 유행하게 되었는지를 나는 잘 알 수 없다. 쇼프로그램을 즐기지 않으니까. 다만 이 익숙해진 코드가 홍정욱과 같은 위인을 방어하는데 유용하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조선일보의 인터뷰는 그 의도에 부합한다는 면에서 볼 때는, 매우 탁월하다. 이것은 정치신인 홍정욱이 아니라 가령 박근혜와 같은 중량급 정치인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용비어천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중들 앞에서 정치인을 보호하는 어떤 방식이 탄생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아무리
조선일보에서 신경써서 키우고 있는 차세대의 주역이죠...
아마 최초의 조선일보 정치부 여성편집장을 염두해둔 꿈나무로 보입니다..
이라크 다녀오더니 확실히 세련되어 진듯합니다.
여대생의 이라크 여행 싸이 미니홈피에서
여기자의 이라크 여행일기로 바뀐것 이지만요
세세한 맛의 밸런스를 고려하는 미식가나
영양가를 고려하는 의사들 입장에서는 이런게 불편해 보이기도 하겠지만..
대중들 입맛에는 참 맛있는 요리를 대접하는 요리사죠...
조선일보의 힘은 이런 젊은 기자들과 시대에 따른 스타일의 변화에서 나오는듯 합니다.
80년대에 조갑제가 있었다면 2000년대엔 강인선이 있는거겠죠.
외국에서 오래살아 그러나 싶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