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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제가 장르소설 전문잡지 월간 <판타스틱>의 객원 에디터였을 때 김남훈 에디터와 함께 전민희 작가님의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판타스틱> 9월호, "당신 대신 성장하는 소년과 환상세계의 이야기" 였죠. 당일 인터뷰 진행은 거의 김남훈 씨가 도맡아 하다시피 했고, 저는 후에 녹취를 풀고 인터뷰 원고의 초안을 썼고 김남훈 씨가 그것을 약간 편집했죠. 인터뷰는 4p짜리였는데, 1p 사진을 제외하면 사실상 3p인지라 분량상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도 많았는데, 반영이 되지 못한 거죠. 그후에 판타스틱 인터뷰 면이 좀 더 넉넉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08년 이후 제 생활은 판타스틱은 물론 장르소설 그 자체에서도 멀어지고 있지요. ㅠ.ㅠ 그런데 판타스틱 편집부에서 뜻밖에도 전민희 작가 님이 김남훈 에디터와 저에게 소포를 보내주셨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황송할 데가 ㅠ.ㅠ 여기저기 일에 치이는 중이지만 잽싸게 가서 수령해 왔지요.  





소포는 일단 이렇게 생겼습니다.




소포를 열면 전민희 작가 님의 역작 중 하나인 <룬의 아이들 - 윈터러> 애장판이 나옵니다. 초판 1쇄는 2001년 7월 27일, 그리고 초판 25쇄(!!)는 2007년 8월 27일이네요. 애장판인 신판 1쇄는 2008년 3월 7일이라 찍혀 있습니다.





한국에서 76만부가 팔렸고 일본, 대만, 중국에 번역되었다고 적혀 있지요? 작년엔 대만에서 팬사인회도 여셨다고 합니다. 저희가 인터뷰한 것이 그 직후였죠.




친필 사인의 감동. ㅠ.ㅠ 순간 디시 판갤 가서 인증하고 자랑해 볼까... 라는 생각까지 들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난 판갤에 한번도 글을 쓴 적이 없는 걸. 쿠쿠;; 그래서 그냥 블로그에서 자랑하고 말렵니다.


전민희 작가님은 점점 더 어려운(?) 소설의 길로 나아간 이영도 작가님과는 달리 청소년들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쓰려고 의도하셨다고 합니다. 책도 오락거리의 하나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는군요. 그러면서 매우 영악하면서도 어른은 되지 않으려고 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을 비판하는 것은 아니지만 책임감을 부여하는 결말로 나아가고 싶었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는데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제 시선과 포개지는 면을 발견하고 기뻐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의도를 가진 오락거리라면, 꽤 훌륭한 오락거리겠죠.


다행히 컴퓨터를 뒤져보니 분량상 잘려나간 인터뷰 말미의 제 코멘트가 남아 있네요. 흠 지금보니 좀 닭살스럽기도 하다.;;;  


비슷한 구조의 이야기라도 세대에 맞춰 재창작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작가의 말에 동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구조의 이야기의 끝에 나오는 소년의 성장은 정말이지 우리네 소년들에게 필요한 성장이다. 작가 본인은 보편적인 플롯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한국에서 그렇게 하는 사람이 그녀밖에 없다면 그건 희소한 일이 아닐까? 오늘날의 십대들 중 일부라도 훗날 외국 동화 대신 《룬의 아이들》을 말하게 된다면, 그 ‘보편적인 희소함’은 하나의 보석처럼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다. 


귀한 선물을 받았으니 언젠가 다시 정독하고 알찬 리뷰를 올려야겠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언제? ;; 긁적긁적;;;; (가을까지 일정이 차 있는 듯한 이 느낌... 착각이었으면 좋겠다.)


 

Jens

2008.04.02 04:22:32
*.127.216.122

헐.. 정말 많이 팔렸네요. 좋은 일이군요.
전 윈터러 세트 에디션 나왔을 때 질렀었는데.
양장본이 나오다니;; 하하;
나중에 데모닉 양장본 나오면, 그리고 만약 그 때 돈이 된다면 사고 싶네요 ㅠ_ㅠ
윈터러는 참.. 가슴 짠하면서 좋은 성장물이죠.
리뷰 기대하겠습니다.(압박은 아니구요 ;))

수하이

2008.04.02 08:17:17
*.119.234.112

이렇게 심한 염장질을 당하긴 처음이군요^^ (부러버~~~)

홍선생

2008.04.02 13:00:49
*.241.126.234

학교도서관에서 해리포터보다 더 많이 읽히는 책! 애장본도 이참에 구비해둘까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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