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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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 쓴 논평 초안은 두개. 그중 완성된 것은 하나.
[논평] 체포전담조가 아니라 등록금전담조가 필요하다
논지는 거의 그대로 살아 있는데, 문체는 까였다.
다른 논평 초안 하나는, 이명박 정부의 '실용주의 대북정책'을 조소하는 내용이었지만, 초안을 던져주고 내가 후다닥 수업을 들어간 사이 북한이 미사일을 쏴줘서 홀딩. 역시 김정일 정권은 대한민국 극우파의 좋은 친구다.
금요일은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대변인실에서 일해주고 후다닥 1시 수업을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도 점심도 못 먹는다. 지금부터 라면을 끓여먹어야. 게다가 어제인 목요일엔 세시간 밖에 못 잤다. 피곤한 상태였는데 지인이 불러내서 새벽 4시 넘어서까지 술을 마셨고, 택시타고 들어오니 5시였다.
그 직전에는 진중권 님과 같이 진보신당 인터넷 방송을 갔더랬다. 원래 중권 님이 나와야 하는 날은 아니었는데, 준비된 콘텐츠가 약간 꼬여서, 수습을 해주러 간 상황이었달까. 나보고 맥주를 사오라고 하더니 방송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 "맥주 마시면서 하죠. 맥주 사오라고 했고, 아흐리만도 데리고 왔어요. 자 맥주 들고 이리 오세요."라고 해서 꼼짝없이 붙들려 들어감. 환경이 열악해서 사실 아프리카 개인방송 수준이긴 하지만 그래도 생방송인데 부르니 들어가야지 뭐. 진중권 님 왈. "오늘 우연히 만났어요."
그럼 이 두 사람은 어떻게 우연히(?) 만났을까? 내가 진중권 서울대 강연회에 참석했다가 강연회 끝나고 급히 가는 중권 님에게 인사를 드렸던 거다. 그러자 그는 "아흐리만 아직 졸업 안 했어? 학교 싫어하는 놈들이 꼭 학교를 오래다니게 된다니까."라고 덕담(?)을 하더니 급기야 "아, 나 지금 컬트조(조대희씨. 방송국 담당이시다.) 만나러 진보신당 인터넷 방송국 가는데. 같이 가요."라고 말했던 것. 나도 진중권 님을 <디 워> 백분토론회 이틀 전에 보고 어제 처음 보는 거였는데, 정말이지 엉겹결에 따라갔다. 둘다 저녁을 안 먹어서 저녁 9시 30분에 오류동으로 택시를 타고 가면서 샌드위치와 삼각김밥으로 저녁을 때웠다.
그 전의 상황을 말한다면, 강연회는 성황이었다. 이틀 밖에 홍보를 못 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을 정도. 250명 정원 강의실에 400여명이 빼곡히 들어섰고, 도중에 지친 사람들이 빠져 나가면 문간의 사람들이 더 치고 들어갔다. 진중권이 예전에 비해서도 훨씬 유명해졌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어슬렁어슬렁 7시 20분쯤 강연회 장소에 도착했고, 경악했다. 그래도 강의 끝날 때 즈음엔 꽤 밀고 들어가긴 했지만.
그 전날인 수요일엔 희망청 대표가 부르길래 쫄래쫄래 따라가서 우석훈 박사님과 처음으로 대면을 했다. 그리고 또 그 전날인 화요일엔 이택광 교수님과 KBS 안피디님을 만나게 했다. 이교수님과 안피디님의 만남은 뭔가 굉장히 파워풀한 조합이었는데, 정기적으로 주선해 볼만한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이번주는 무슨 지식인 만나는 주였나보다. 월요일에 누구와 술 마셨는지 잠깐 떠올려보니 이상한 모자 님, ssy, seed 누님과 꽤 늦게까지 술을 마셨구나. 이렇게 정리해보니 이 피로가 하루이틀 쌓인게 아니다. 그 전날인 일요일엔 노지아와 술을 마셨다. 나름대로 열심히 산 주였는데, 술도 지나치게 마시고 있었구나.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소주 마시면서 담배 한갑 피우고 잔 마냥 목구멍이 따끔했다. 체력보충하면서 밀린 일들을 처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