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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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이론도 '그대로' 적용해서 현상을 분석하지 않는다. 일단 내 안으로 들어오면, 이론은 나의 방식대로 재배치 당한다. 이게 나의 철칙이다. 그래서 나는 지젝, 라캉, 바디우를 닮았으면서도 전혀 지젝, 라캉, 바디우가 아니다. - 이택광, "나의 이론"
"나는 어떤 이론도 '그대로' 적용해서 현상을 분석하지 않는다." 이 말은, "나는 어떤 레서피도 그대로 '적용해서' 저녁식사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과 마찬가지로 범상하다. 범상해야 한다. 어쩌면 그보다 더 당연한 말이어야 할 것이다.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울 때에는 레서피 그대로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저녁식사 준비를 할 때라도 레서피에 나오는 재료를 그대로 구입하여 레서피 그대로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겠으나, 우리 앞에 놓여진 현상이 저 이론이 탄생하던 그 장소의 현상과 동일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그것을 '현상'이라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요리책에 나오는 것과 다른 식재료를 가지고 있는 가정주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요령껏 요리를 한다. 하지만 이론을 접한 어떤 이들은, 마치 어설픈 시청자가 TV의 요리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시선을 거기에만 꽂은 채 칼질을 하는 것처럼 (자신 앞에 놓여진 재료가 무엇인지, 그것의 상태는 어떤지, 심지어는 그것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원저자의 활동을 그대로 모방하려 든다. 그런 사람들이 "너는 **를 잘 모르는구나."라고 노상 말하는 동네에선, 저 평범해야 할 말이 일종의 성찰적인 고백으로 변신하게 된다. 레서피의 신봉자들과, 아마도 그들로 인해 생겨난 레서피에 냉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 곳을 찾기 힘든 사람의 고백. 이쯤되면 가히 마술적인 현상이다.
"나는 어떤 이론도 '그대로' 적용해서 현상을 분석하지 않는다." 이 말은, "나는 어떤 레서피도 그대로 '적용해서' 저녁식사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말과 마찬가지로 범상하다. 범상해야 한다. 어쩌면 그보다 더 당연한 말이어야 할 것이다. 요리학원에서 요리를 배울 때에는 레서피 그대로 요리를 할 수 있을 것이며, 저녁식사 준비를 할 때라도 레서피에 나오는 재료를 그대로 구입하여 레서피 그대로를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겠으나, 우리 앞에 놓여진 현상이 저 이론이 탄생하던 그 장소의 현상과 동일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그것을 '현상'이라 부를 수도 없을 것이다.)
요리책에 나오는 것과 다른 식재료를 가지고 있는 가정주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재료를 활용해서 요령껏 요리를 한다. 하지만 이론을 접한 어떤 이들은, 마치 어설픈 시청자가 TV의 요리프로그램을 틀어놓고 시선을 거기에만 꽂은 채 칼질을 하는 것처럼 (자신 앞에 놓여진 재료가 무엇인지, 그것의 상태는 어떤지, 심지어는 그것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않은 채) 원저자의 활동을 그대로 모방하려 든다. 그런 사람들이 "너는 **를 잘 모르는구나."라고 노상 말하는 동네에선, 저 평범해야 할 말이 일종의 성찰적인 고백으로 변신하게 된다. 레서피의 신봉자들과, 아마도 그들로 인해 생겨난 레서피에 냉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갈 곳을 찾기 힘든 사람의 고백. 이쯤되면 가히 마술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