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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인물과 사상

조회 수 789 추천 수 0 2007.11.29 16:14:18
한국일보에서 <우리 시대의 명저 50> 시리즈의 47번째 권으로 강준만의 '인물과 사상'이 소개되었다.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0711/h2007112817525884210.htm

문제는 말미에 내 코멘트가 들어갔다는 것.

강 교수는 <인물과 사상>이 8년 만에 종지부를 찍은 것에 대해 “인터넷의 활성화가 종간의 가장 큰 이유라고 보면 된다”고 답했다.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하는 한윤형(아이디 아흐리만)씨는“지성계와 생활세계 간의 간극을 메우려고 노력했지만 <인물과 사상>은 충분히 지적이지 못했고 또한 순간 순간에 대중의 반(反)지성주의에 부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며 그 한계를 지적했다.

이메일로 코멘트를 보낸 셈인데, 내가 생각하는 인물과 사상의 장점과 한계에 대해 기술해 달라고 해서 몇줄 써서 보냈다. 기사를 읽어보니 '한계'에 대한 코멘트를 요구받은 건 나밖에 없는 것 같네. 그냥 기사만 읽어보면 뭐 별 것도 아닌 녀석이 혼자 이 책을 시니컬하게 바라보고 있겠구나 싶겠다. ('인터넷 논객'이란 소개는 '아무 것도 아닌 놈'이란 뜻이랑 비슷하다.)

저 코멘트는 물론 내가 한 것의 축약본이 맞다. 하지만 애초의 의도는 약간 다른 맥락이 있는데....

충분히 지적이지 못했고

이 말은 단순히 강준만이 지적이지 못했다라는 말은 아니고 지성계 전체가 강준만의 작업을 중대하고 심각하게 (seriously)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에 '지성계와 생활세계 간의 간극을 메우려'는 의도를 충분히 펼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어느 때는 강준만도 문제가 있었고, 강준만의 문제제기에 반응한 논쟁 상대방들은 더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았으며, 동조자들도 언제나 도움이 된 것은 아니었다. 2000년의 상황에서 <아웃사이더>라는 잡지가 과연 따로 만들어져야 할 필요가 있었는가에 대해 나는 종종 의문을 가지고 있고, 이메일 코멘트에서도 그 부분은 직접 거론을 하기도 했지만,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이렇게 잘려서 나오고 나니 후회막급이다.

또한 순간 순간에 대중의 반(反)지성주의에 부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부분은 내가 한 말 그대로다. 지나고 나니 굳이 쓰자면 "인물과 사상의 인기가 대중의 반지성주의와 맞닿은 부분이 있다."라고 하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렇게 써도 심난하긴 마찬가지군.

단행본 인물과 사상의 종간 이유에 (월간 인물과 사상은 아직도 있다.) 대한 강준만의 코멘트가 '인터넷'인데, 물론 맞는 말이다. 문제는 인터넷이 강준만의 책을 읽으려는 (특정한) 대중의 욕망은 해소시켜버렸으되, 강준만이 하려고 했던 활동을 모두 대변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정부 5년 동안 그 지지자들이 인터넷에서 펼친 담론(?)을 살펴보자면, 이들이 얼마나 강준만의 주장을 단순화시켜서 이해해 왔었는지를 깨닫게 된다. 그 점에 대해 나는
강준만 혹은 어떤 무공비급 이라는 글에서 지적한 바 있다.

나는 인물과 사상에 대해서 1999년부터 2002년 경까지는 충실한 독자였을 것이고, 2003-4년 즈음에는 불성실한 독자였을 것이며, 2005년에 군대를 간 이후부터는 오히려 강준만 교수의 단행본은 종종 읽는 일이 있어도 인물과 사상을 보는 일은 거의 없었다. 코멘트가 이렇게 독립적으로 나올 줄은 몰랐는데, 뭔가 평가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해서 평가해버린 느낌이다. '견해'를 가졌는지 아닌지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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