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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캐스팅 가이드 : 이태성과 박은빈

조회 수 1016 추천 수 0 2007.10.27 09:26:00

‘연하남 강속구 투수’와 ‘무대뽀 조폭’을 동시에 커버한 이태성. 아역배우로써 폭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박은빈. 어느 정도 이미지를 구축한 것으로 보이는 두 배우에게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전차(戰車)의 돌진, 그리고 후퇴


이름 : 이태성
프로필 : 1985년생, 2007년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 홍보대사


이태성은 2006년 지하철에서 사람을 구하고 숨진 일본유학생 고 이수현씨의 추모영화 <너를 잊지 않을 거야>에서 주연인 이수현 역을 맡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일합작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태성은 그것이 자신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라 생각하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는 이미 2005년과 2006년에 거쳐 영화 <사랑니>와 <폭력서클>에 조연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사랑니>는 흥행과는 거리가 멀었고 <폭력서클>에선 정경호에게 눌렸다. 


드라마 <9회말 2아웃>과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비중 있는 배역을 맡은 탓에 그의 인지도는 어느 때보다도 높아져 있다. 두 드라마에서 이태성의 캐릭터는 매우 다르면서도 공통점이 있다. 그는 장기판의 차(車)처럼 돌진한다. <9회말 2아웃>의 김정주는 순수한 운동부(운동‘권’이 아님을 주의할 것.) 학생인데, 사랑함에 있어 돌진밖에 못하는 성격이다. 꿈이냐 연애냐의 문제에서 그는 ‘돌아가는’ 선택을 하지 못한다. 몇 년 후를 기약하는 것이 아니라 연인과 결혼하겠다며 미국행을 포기해 버린다. <개와 늑대의 시간>의 배상식은 보스의 눈에 들기 위해 안달하는 ‘개’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역시 그는 목표가 정해지면 앞뒤 가리지 않고 돌진한다.


그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느껴질 만한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다. 이목구비가 뚜렷하지만 얼굴선은 샤프하지 못하고, 목소리는 충분히 낮지도 않고 굵지도 않다. 사람들이 전차같이 돌진하는 그의 모습에 반응하기 시작한 이유는, 이태성이 다른 배우들에 비해 평범한 자신들과 비슷해 보였기 때문이다. 잘난 놈들의 세상에 떨어져 믿을 것은 과격함밖에 없는 인물의 자신감, 혹은 자신감 없음이 그들의 심금을 울렸던 거다. 말하자면 그는 감정이입의 대상이 되기 쉬운 사람이라는 것인데, 이 지점은 앞으로도 계속 활용되어야 한다.


빠지는 데는 없지만 남성성을 드러낼 포인트가 부족한 이태성으로서는, 전차의 돌진으로 형상화된 자신의 이미지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전차는 돌진 뿐 아니라 후퇴도 한다. 다만 돌진할 때와 마찬가지로 직선으로 돌아올 뿐이지. 로맨스물이 되었든, 장르물이 되었든, 그러니까 여자에게든 적에게든 다음에는 확실한 전진 이후 필요할 때는 확실한 후퇴도 할 수 있는 캐릭터를 맡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무대뽀’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확실히 물러설 때를 알기에 쉽게 패배하지 않는 주연 혹은 조연. 이태성에게 잘 어울린다.


맞춤배역이 필요하다.


이름 : 박은빈
프로필 : 1992년생,


박은빈은 드라마 <백야 3.98>로 데뷔한 신인이라 볼 수 없는 아역배우다. 최근에는 <강남엄마 따라잡기>에서 강남의 최강중학교 여중생으로 출연했고, 곧이어 <태왕사신기>에서 기하(문소리)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고 있다.
박은빈의 매력은 명백하다. ‘순수한’ ‘티없는’ ‘백합을 연상시키는’ 따위의, 물정모르는 소년이 소녀에게나 갖다붙일 낯간지러운 수사들이 어울릴 이미지다. 그런 점에서 현재 그녀가 맡고 있는 배역들이 그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릇인지는 의문이다. <강남엄마 따라잡기>의 지연은 결코 단순하지는 않을 가정안의 불화를 어느 정도 얼굴에 드러내야 하는 인물이다. <태왕사신기>의 기하 역시 살던 마을을 몰살시키고 자신을 데려온 화천회의에서 가진의 환생이라며 떠받들어져 살아온 만큼 쉽게 설명되지 않는 내면을 가졌을 것이다. 박은빈의 매력이 이런 배역들과 전혀 어울릴 수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 매력을 극대화시키지는 못한다. 게다가 문소리의 매력은 좀 특별한 것이라 박은빈과 어울리지도 않는다.


박은빈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연기력 또한 향상시킬 수 있는 맞춤배역이 있을 것 같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소공녀’다. 어린 시절에는 욕심 부릴 필요 없이, 남을 의심할 필요도 없이 해맑게 자라났으나, 인생의 어느 국면에서 시련을 맞이하고 남들과 똑같은 세상으로 떨어져버린 여자아이. 이런 배역이라면 박은빈의 표정 하나하나가 상황에 어울릴 것이다. 주변에서 쳐다보는 남자들의 시선도 너무나도 적절할 것이고. 처음에는 여전히 귀족집 딸아이처럼 굴다가 회가 진전되면서 점점 더 갖가지 감정이 살아나는 연기를 펼친다면, 사람들은 이걸 연기력의 향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 캐릭터 자체로 볼 것이다. 만일 훌륭한 선택이 이루어진다면, 한예슬이 <환상의 커플>의 조안나를 선택한 것보다도 더 임팩트 있는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한윤형 (드라마틱 27호,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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