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블로그의 번성에서 매체 환경의 변화를 읽어내는 시각은 다소 타당한 면이 있으나, 대개는 지금의 블로거들이 블로고스피어에서 느끼는 쾌감을 표현하는 감탄사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이유는 ‘새로운 매체’에 대한 그들의 언급이 몰역사적이고, 간혹 역사성을 지닌다 하더라도 지극히 단편적이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그들은 PC 통신의 시대나 게시판이 번성하던 시대를 블로그 시대의 전 단계로 사유하지 못한다. 쌍방향성이란 것이 발달되어 왔다면, 어느 시대에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지, 블로그 시대와 그 전 시대의 다른 특성은 무엇인지를 짚어내지 못 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판단은 언제나 이분법의 수준에서 확정된다. 기존언론이 A라면 블로그는 not A라는 식이다.
블로거들의 자기 인식이 이 정도라면 블로그가 할 수 있는 일도 그리 많지는 않을 게다. 매체 환경의 변화는 언제나 있었다. 전화기가 처음으로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을 때, 당시 조선일보 주필이었던 극우논객 선우휘는 옛날 독자들은 사설이 마음에 안 들어도 그냥 참고 살아야 했는데 요새 독자들은 곧잘 항의전화를 걸어댄다며 전화라는 매체의 ‘쌍방향성’에 분통을 터트린 바 있다. 우리는 (비록 미시적인 부분일지라도) 역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파악해야 한다. “세상이 바뀌었다.”는 단언 역시 세대마다 있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통’을 무시하는 그러한 언변(‘전통’이란 단어를 나는 일반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거기에 대해서는 전통이란 글을 참조할 것.)들을 하나의 역사 속에 위치시키는 일이다. 블로그 시대를 논하는 것 역시 바로 그러한 일이 되어야 한다.
(계속)
P.S 오랜 눈팅들은 이미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1)”이라고 달아놓은 글에 대해 크게 책임지지 않는 편입니다. -_-;;;; 혹시 바로 “(2)”가 올라오리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까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첫 문장,쾌감을 표현하는 감탄사에 지나지 않았다,라는 문구에서 그 대상이 무엇인지요? 문장에는 나타나 있지 않은 것 같거든요,,
전체적인 맥락에서 블로그를 이해해 보라는 말씀인가요?
블로그와 연관한 미디어 혹은 웹의 역사와 전통의 맥락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