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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6월에 읽은 책

조회 수 907 추천 수 0 2007.06.30 07:50:14

어렸을 땐 책읽는 걸 좋아했지만, 지금도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한국인의 성인 평균 독서량이 한달에 0.8권이라 하는데, 나도 이보다 월등히 많지는 않다. 평소에는 한달에 2-3권 정도? 학생이니까 책읽는데 들이는 시간은 좀더 많겠지만, 전공도서야 원체 ‘발췌독’이 되기 십상이라 권수에는 포함이 안 되니까. 하지만 이번 달엔 ‘피치 못할 사정’에 의해 권수가 좀 나와서 책 많이 읽는 사람들이 가끔 하는 이 짓을 해보기로 했다. 원고나 기말고사 때문에 읽은 책들이 대다수고, 학기 중에 못 읽은 책을 이제야 읽은 게 조금 있다. 아직도 책장엔 못 읽은 책들이 수두룩한데, 7월엔 이런 걸 올릴 정도로 책을 읽지는 못할 지도. 


1. <숙명>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구혜영 옮김, 창해(2007)

: 판타스틱 원고 때문에 읽은 책. 심플한게 매력인 장르물이다.


2. <변신>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창해(2005)

: 리뷰 있음.


3. <비밀> 1,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창해(2006)

: 나쁘지는 않은데, 이 설정은 소설로 읽으니 좀 더 찝찝하다. 그냥 화면에서 히로스에 료코의 모습을 두 시간 정도 멍하니 좇으면 끝나는 영화 쪽이 마음이 편하다.


4. <아내를 사랑한 여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히 옮김, 창해(2002)

: 리뷰 있음.

5.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의 코리아 1920-1940>, 엘리자베스 키스․엘스펫 K. 로버트슨 스콧 지음, 송영달 옮김, 책과함께(2006)

: 드라마틱 특집 준비하느라 읽은 책. 특집 내용에 별 도움은 안 되었지만, 굉장히 ‘예쁜’ 책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목판화가인 엘리자베스 키스가 1919-21년 정도의 조선의 풍경을 그린 그림 수십 점이 실려 있고, 그녀의 누이인 스콧이 쓴 글이 (원래 키스의 그림과 스콧의 글이 한데 묶여 <Old Korea>라는 책으로 출판되었는데, 이 책은 그 책의 번역에다 다른 자료에 역자의 해설을 첨부한 것이다.) 그림을 보충한다. 조선의 일상사를 포착한 키스의 그림과 3.1 운동에 온정적인 스콧의 글이 정말로 ‘예쁘게’ 어우러진다.


6. <일제 식민지 시기 새로 읽기>, 박노자 등 지음, 혜안(2007년)

관련 글 있음. 이것도 드라마틱 특집 준비하느라 읽은 책. 흠, 맥락을 모르니까, 뭘 ‘새로 읽’었다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재미는 있었다.


7. <살림지식총서 150- 모던걸, 여우 목도리를 버려라 / 근대적 패션의 풍경>, 김주리 지음, 살림(2005)

: 드라마틱 특집 준비하느라 읽은 책. 정말로 재미있는 것은 1930년대에 ‘모던걸’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맥락이 현재 ‘된장녀’라는 단어가 쓰이는 맥락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거다. ‘모던’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을 여성의 시각에서 잘 포착해 내었다... 라고 말하면 지극히 평이하지만 뭐 크게 틀리지는 않는 단평이 될 듯.


8. <살림지식총서 147 - 뱀파이어 연대기>, 한혜원 지음, 살림(2004)

: 뱀파이어에 대해선 좀 관심이 있어서 충동구매했다. 재미있게 읽었고 내가 뱀파이어에 대해 꽤 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나저나 <살림지식총서>는 마음에 든다. 월급타는 날마다 서너권씩 충동구매해도 괜찮지 않을까? (흠, 그렇게 하면 -이 시리즈는 얇으니까- 매달 책 많이 읽은 척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군.)


9. <데카르트의 철학>, 안쏘니 케니 지음, 김성호 옮김, 서광사(1991)

: 레포트 쓰느라 읽은 책. 논쟁적으로 데카르트의 철학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 안소니 케니는 명민하다.


10. <뉴턴과 아인슈타인 - 우리가 몰랐던 천재들의 창조성>, 홍성욱․이창욱 외, 창비(2004)

: 몇몇 이들과 했던 말인데, 근대화의 후발주자들은 과학을 ‘논리’로 인지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는 ‘힘’으로 인지하는 것 같다. SF는 잘 안 되고 황우석의 소문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그 때문이라는 것. 역설적인 소리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코 선진국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다. ‘과학’이 무엇인지를 설명하려고 노력한 이런 책들을 교양도서로 읽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11. <내가 춤출 수 없다면 혁명이 아니다!>. 최세진 지음, 메이데이(2006)

: 여러 방면의 문화적 현상 혹은 컨텐츠를 ‘좌파’의 감수성에서 접근하여 분석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분석은 넓고 얇은 편이다. 주장 자체가 힘이 느껴지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된다. 그리고 원래 정보를 얻으면 생각할 거리도 생기는 것이다.


12. <경성기담 - 근대 조선을 뒤흔든 살인 사건과 스캔들>, 전봉관, 살림(2006)

: 내용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사건 말미에 나오는 저자의 훈계는 좀 생략해줬으면 좋겠다. ‘근대 조선’에도 못 미치는 무슨 사대부 유림의 훈계같다.

 

13. <보이지 않는 도시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38>,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민음사(2007)

: 처음에는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읽으면 읽을 수록 흥미로워지더라. ‘도시’가 주인공이고, ‘도시’를 기호학적으로 파헤치며, 그를 통해 현대성 자체를 성찰하는 소설이라고 말해야 하나? 이 소설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이런 식의 요약은 사족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고보니 이 소설의 한 꼭지를 모티브 삼아 쓰여진 로저 젤라즈니의 <유니콘 변주곡>이 판타스틱 7월호에 실려 있다. (내가 하필 이 소설을 이 시기에 읽은 것은 전적으로 우연이다.)


읽는 중

<사다리 걷어차기>, <대한민국 이야기>, <마일즈의 전쟁>


쌓인 것들

<대한민국 사용후기>, <한국인 코드> 이것들은 빌려온 것이고, 더 있을지는 책장 정리를 해봐야.



....덧붙이는 말 : 병구야, 축하한다. 등빠는 버로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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