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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취미 활동

조회 수 981 추천 수 0 2007.05.06 16:11:04
어제는 진중권에게 전화를 했다. 번호는 친구에게 물어봤는데, 거의 2001년부터 바뀌지 않은 번호인 듯 했다.

"예. 진중권입니다-"

"(소리가 시끄러워서) 아, 저기, 지금 통화가능하세요?"

"아, 지금 비행중이라서요. 이따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어찌보면 전화하자마자 신원을 밝히지도 않고 끊어버린 이상한 통화가 되어버린 셈이지만, 진중권은 원고 청탁이나 강연 요청 등으로 워낙에 모르는 사람에게 전화를 종종 받는 사람인지라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두 시간쯤 후에 그에게 전화가 왔다.

"아, 아까 전화하셨던 분이죠?"

나는 웃으면서 신원을 밝혔다. 군대 가기 직전에 신촌 부근에서 만났으니, 목소리를 들은지도 2년이 넘었다. 나이는 나보다 스무살이나 많고, 예전에 종종 볼 때는 물론 사석에선 그가 나에게 반말을 썼지만, 언제나 오랜만에 통화할 때는 서로 예의바른 존댓말이었다. 나는 인터넷에서 만난, 나보다 나이 많은 남자들과의 관계를 친근한 쪽으로 변화시키는 주변머리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이택광도 꽤 오랫동안 봤는데도 요즈음에 들어서야 '선배'라고 부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누나'들한텐 잘 엉기는 편인데. 흠, 이건 누구나 다 그런가?

군인일 때부터 종종 다음에 있는 그의 비밀(?) 블로그를 들어갔기 때문에, 그가 요새 경비행기를 몰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아까 내가 전화했을 때가 이륙하기 직전이었단다. 2002년에 그는 비행기 조종을 배우기 위해 모은 돈을 (민주노동당 서울시장 후보) 이문옥 선거운동 비용으로 썼다고 신동아에 밝힌 적이 있었으니, 4년 정도 우회하여 오랫동안 꿈꿔오던 취미 활동의 길로 접어든 셈이다.

내가 사는 곳을 묻더니 멀지 않다며 어떤 장소를 가르쳐주었다. 친구가 운영하는 카페인데, 일주일에 한번씩 일정한 시간에 그곳에서 술을 먹고 있단다. 그러니까 보고 싶으면, 그쪽으로 오는게 좋을 거라고 했다. 술을 일주일에 한번 정해진 시간에 먹다니, 바쁘게 살면서 취미활동도 하는 사람다운 선택이다. 아예 술을 안 먹는 것보다도 멋지고, 술을 대중없이 먹는 것보다도 멋지다.  

어떻게 놀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정말로 멋진 사람이다. 룸사롱을 다니는 남자들 중에서는, 물론 정말로 그것이 취향에 맞아서 가는 이들도 있겠지만, 돈이 약간 남을 때 어떻게 놀아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가는 이들도 있을 법하다. 즐겁게 노는 법을 모르는 인생만큼 피폐한 인생도 없다. 하지만 나는, 아직까진 얘기 통하는 사람들과 밤새 술을 먹는 정도에서 충분히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다른 것을 시도해 볼만한 돈이 없기도 하고.

극단혹은중용

2007.05.06 17:46:39
*.48.150.25

아흐리만님도 그렇고, 진중권님도 그렇고

사석에서는 어떤분이신지 참 궁금합니다. ^^

이상한 모자

2007.05.06 21:54:52
*.41.204.64

극단혹은중용 / 사석에서도 똑같은 인간들이지 싶습니다. OTL

김규섭

2007.05.07 01:00:19
*.134.38.17

형이 입대하기 직전 진중권씨를 만났던 자리에 운좋게 꼽사리꼈으나, 막상 할말이 없어서 느꼈던 그 뻘쭘함은 아직도 생생 . . 물론 나도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라 또 기회가 되면 꼽사리끼고 싶긴 하군.

그러고 보니 개인적으로 그 경에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 . 그 이후로는 정말 "즐겁게" 놀지도 못하고 "피폐한 인생"으로 전락해버린 것 같아서 -_- 이 글은, 특히 마지막 문단은 착잡한 기억을 환기시키고 있어. ㅠㅠ

룸싸 자주 가는 몇몇 지인들의 경우 대체로 지명에 꽂혀서 가거나, 남자끼리 술먹으면 칙칙 & 우울하다는 생각들을 해서 가거나 . . 거의 그 정도인 듯.

연애편지

2007.05.07 02:43:46
*.188.216.118

진중권씨하면 선뜻 다가서기 힘든 독특한 분인것 같아요. 그분의 글을 접하면 강준만씨 이상의 독특함이... 자기색이 강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어요.

호불호를 가리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살짝 불편했던것 같았아요. 오프에서 만나봐야 알겠지만... 386이 만들어낸 인물은 아닐까 ...^^

이상한 모자

2007.05.07 11:43:48
*.136.140.229

김규섭 동지, 5월 20일 민주노동당 강남구위원회 야유회에 참석하시기 바랍니다.

김대영

2007.05.07 12:57:47
*.138.150.124

ㅋㅋㅋ 김규섭 동지는 반드시 야유회에 참석하라~ 그건 그렇고 이상한 모자 동지는 언제 점심이나 같이 합시다 그려~

김규섭

2007.05.07 15:04:37
*.241.78.241

님들아 . .

형님 저나 사주세요 곱창!

하뉴녕

2007.05.08 15:19:17
*.176.49.134

님하, 점심으로 곱창은 약간 이상하지 않으3?

김규섭

2007.05.09 13:25:53
*.241.78.242

웬 점심..?? 아니 접때 사당역 쪽 젼나 맛있더라궁;

lee

2007.05.07 16:53:12
*.43.239.56

한윤형님은 진중권을 싫어하는줄 알았는데.. 아니였군요^^ 제가 착각했네요 ...

이상한 모자

2007.05.09 11:36:57
*.136.140.229

곱창! 곱창!

lee / 제 1의 진빠에게 뭐 그리 섭섭한 말씀을..

김대영

2007.05.09 13:37:03
*.46.64.5

조만간에 곱창 회동을 한번 해야쓰겠군...ㅋ

노지아

2007.05.09 15:44:47
*.149.21.192

나도 껴주오, 곱창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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