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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은 언제나 시기상조

아흐리만(한윤형)의 부끄러운 과거를 여러분 앞에 모두 공개합니다!

'진정성주의'와의 투쟁은 계속된다. 진보누리에 아흐리만이란 아이디로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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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노무현 대통령이 입당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그 잘난 '정신적 여당'으로써 국정을 책임지기 위해 '이라크파병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다. 그리고 그들이 개혁시키겠다는 조국 대한민국을 명분없는 전쟁에 세계에서 세번째로 많은 병력을 보내는 '파병국가'로 만들었다. 오랜만에 서프라이즈를 방문해보니 의외로 대문에 그 결정을 비판하는 글이 많았다. 이라크파병 문제의 심각성 때문인가, 아니면 '밥 게이트' 이후 실추된 이미지를 세우기 위해서인가? 이유야 어찌되었든 서프라이즈의 전향적인 편집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한가지 우스운 것은 열린우리당의 '이라크파병찬성'을 소극적으로 옹호하는 사람이든,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사람이든, "민주당은 정파적 이해 때문에 파병반대한다."는 말을 빼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무의미한 수사가 또 어디있나 싶다.


나도 "민주당은 정파적 이해 때문에 파병반대한다."는 말에 찬성할 수 있다. 파병에 반대한 민주당 의원들의 면면은, 파병에 찬성한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면면에 비교할 때 전혀 산뜻하지 않다. 그 중 몇몇은 거의 지역유지화 된 '수구' 의원들이다. 민주당의 파병반대는 노무현과 열린우리당에 대한 발목잡기의 성격이 짙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열린우리당은? "우리 열린우리당은 개혁적이에요. 다만 힘이 없어서 그래요~"라는 노빠들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열린우리당은 이라크 파병반대를 하고는 싶지만, 괜히 파병반대를 했다간 조중동 등 수구세력에 의해 피를 볼까봐 "정파적 이해 때문에 파병찬성"하는 것 아닌가?


1. 정파적 이해 때문에 파병반대한다.
2. 정파적 이해 때문에 파병찬성한다.


둘 중 어느 것이 더 '나쁜' 일일까? 아무래도 흑심을 품고 나쁜 일 하는 것보다는 흑심을 품고 좋은 일 하는 게 더 좋지 않겠는가? 이번에 민주당은 아주 오랜만에 명분상으로도 전략적으로 올바른 일을 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자충수를 두었다. 어쩌면 두고두고 열린우리당을 괴롭힐 짐이 될지도 모르는 그런 자충수를.


애초에 "저 놈은 순수하게 일을 하지 않아." 따위의 논리는 궁예 치하의 후고구려라면 몰라도 정치 세계에선 불필요한 논리인 것이다. 저렇게 '정파적 이해' 따지며 "노무현은 개혁의지가 있는 정치인, 그 '의지'를 투명하게 꿰뚫어보는 나는야 노빠~, 여기에 딴지거는 녀석들은 진정성 없는 녀석들~"이라는 고장난 축음기를 틀어대는 사람들은,


결국 상당히 미심쩍은 민주당의 행동을 '정파적 이해'에 의한 것으로 몰아치는 것으로 모자라, 당당히 자기포지션을 지키고 있는 민주노동당 등 진보진영의 '파병반대'까지 '진보-개혁적인 포지션을 선점하기 위한, 정파적 이해에 의한 파병반대'로 보게 되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의 이익에 배치되면 무조건 정파적 이해에 따르는 것인가? 그리고 그런 정파적 이해에 좀 따르면 어떤가? 좋은 일인데...


정치영역의 토론에서 그놈의 '진정성' 주의는 사라져야 한다. 시민단체들이 홍위병이네 어쩌네 하던 지난 DJ 정권 시절의 한나라당 이데올로그들의 말이 '삽질'이라면, 오늘날 노무현의 진정성과 반노무현의 정파성을 말하는 노빠들의 말도 '삽질'일 것이다. 자기 마음 속 깊이 노무현을 신뢰하는 것은 남이 말릴 수 있는 일은 아니나, 그리고 그것을 털어놓는 일까지도 남이 말릴 수 있는 일은 아니나, 그 '믿음'에 근거해서 '분석'을 하는 행위는 뜯어고쳐야 한다. 정치는 종교현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선무당들의 영빨을 시험하는 만신전이 되어서도 안 된다. 노빠들이 위험한 이유는 바로 그러한 짓거리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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